이런 삶도 살아봤다 .. 1(퍼 옴)
지존
내 나이 5~7살쯤.
아니 어쩜 더 어릴 적일 수도 있다.
한겨울. 그러니까 60년 초반쯤. 우리 4인 가족은 정월 달 혹한의 추위가 들이닥칠 때 쯤 주인집에서 쫓아내어 길거리에 내앉을 상황에 놓였다.
달변이래야 얼마 안 되는 돈을 내지 못한 이유도 있겠지만 다른 이유는 아버지의 유식함이 주인집 큰아들을 자극해서 벌어진 일...
6·25 때 인민군도 아닌 강제로 끌려간 의용군에 입대해 무사 탈출. 거제도 포로수용소에서 우익으로 넘어와 교관을 하시다가 픽업되어 방첩대 소속으로 근무하면서, 부산에서 다시 지금의 고대를 나와 훗날 정보부에 편입되어 근무하시다가 새롭게 만들어진 연좌제 법에 적용되어 정보부를 쫓겨나는 상황에 이르렀다.
졸지에 거지가 되어 이곳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 정착을 하기에 이르렀다.
아버지는 고시공부를, 엄니는 부산에서 배운 미용기술을 가지고 야매로 미용을 하면서 근근이 살아갈 때였다.
아버지는 고시공부를 하면서도 동네 민원이나 억울한 사람들을 위해 진정서를 써주셔서 억울함을 해결해 주시면서 나름 동네에서 집은 없지만 알아 주는 ... 그런데 안집 어르신이 돌아가신 후 그 집 장남인 큰아들이 아버지를 못마땅히 여겨 한겨울에 우리 4인 가족을 내쫓아낸 것이다.
우리가 알 듯이 그 당시엔 보통 영하 20도 넘어가는 일은 예사였을 때니.
그런데 이 소식을 듣고서 동네 청년들이 발 벗고 나서서 나라 땅인 산 언덕 위에 집을 짓기 시작한 것이다.
한겨울에 언 땅을 삽으로 판다는 건 언감생심.
나무를 해다가 그 장소에 불을 피워서 언 땅을 녹여서 그렇게 내 한 키만큼 땅을 파내고 그 위에 산에서 해 온 나무들로 석가래를 만들고, 나무가지 위에 루삥이라는 집을 씌우는 재료를 사 와서 덥고 그 위에 나무와 흙으로 덮어서 움집을 만들고, 그 안에는 구둘장을 놓고, 흙벽 위에 도배를 해서 겨울에 얼어죽지 않을 만큼의 시설을 했다. 세 식구가 살아가는데 아부지께선 땅속 움막집에서 고시공부하던 걸 포기하고 문교부에서 실시하던 임용고시를 준비하셨던 것이다.
집은 마련했는데 먹을 것이 걱정인 가운데 동네에서 쌀을 퍼다가 주기도 해서 얼추 먹는 걸 해결했지만 무작정 그렇게 얻어 먹을 순 없었다.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소위 가내수공업같은 일을 그 좁은 집안에서 엄마가 시작하게 되었는데 그것은 우리가 어릴적 간식으로 먹었던 밥풀때기 뻥튀기 옥코시 등 과자를 도매상에서 사다가 집에서 작은 비닐봉투에 넣어 촛불로 봉투를 마감해 아침 새벽이면 엄마가 머리에 한 보따리 이고 나가 시장에서 팔았던 것이다.
점점 더 매출이 늘어나면서 동네 아주머니들이 저녁이면 모여들어서 다 같이 그 작업을 해서 매일같이 이고 나가 다 팔고 들어왔던 울 엄마 박여사.
장사수완이 좋아서 나가면 남김없이 팔고 들어오는 바람에 그때 5인 식구로 늘어났는데 그래도 삼시세끼 굶을 일은 없었다. 봄이면 아부지께선 야산을 개간해 호박이며 상추며 각종 채소들을 키워서 자급자족하였던 것이다.
그러다 움집생활 3년 만에 아버지께선 순위고사 시험에 합격하시어 최초로 강원도 평창에 평창국민학교에 발령받아 선생으로서의 첫발걸음을 ...
그때가 1962년 내가 국민학교 입학하기 바로 전이었다. 그사이 막내도 태어났고 5인 식구가 된 것이다.
" 점심시간이다. 어여 밥이나 먹자."
나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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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계속 이어질 지가 궁금하다.
5060카페에서 내 임의로 퍼왔으며, 나한테도 자서전(산문소설) 글감이 되기에 거듭 읽었다.
나는 서기1950 ~ 60년대의 그 가난하고 어려웠던 시대상을 기억한다.
특히나 한국전쟁이 끝난 뒤 대도시 빈민촌의 실상을 회상할 수 있기에 아래처럼 댓글을 조금만 달았다. 많이 달면 오해를 살까 싶어서 조금만....
엄지 척!
서해안 산골마을 태생인 저는 초등학교 시절에 대전으로 전학 갔는데...
검정 루핑-집에서 사는 이웃들을 많이도 보았지요. 정말로 가난한 이웃들...
변소는 똥수깐... 바가지로 똥을 퍼서 똥통에 붓고, 운반해서, 달구지(구르마)에 실어서 가져갔지요. 물론 집주인은 돈을 얼마씩 내주어야 하고...
대전시내 중심지인데도 지게에 나무-짐을 져서 팔고.. 도시사람들은 사다가 아궁이에 불 때고..
루핑... 지금은 이런 집은 없겠지요.
2021. 12. 28. 화요일.
나중에 보탠다.
저녁밥부터... 먹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