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실은 로마식처럼 꾸미기! 어딘지 몽환적인 향초를 피우고 대리석으로 꾸민 욕실, 장미 꽃잎, 하늘거리는 커튼이 존재하면 당신도 멋진 신화의 주인공!
안녕하시오 무슈 리스트, 좋은 아침이군요. 제가 장난으로 건드리고 있는 당신의 난쟁이는 오늘도 안녕하신가요? 아침이라 그런지 당신 난쟁이도 열심히 인사를 해 주는군요! 장미 입욕제를 넣을걸 그랬나?
오늘 아침은 간단하게 냉장고 속 남은 채소로 매콤한 버섯수프를 만들어야겠다, 수프를 끓이는 동안 창문을 보니 카나리아들이 주변을 돌며 노래를 하고 있고 장미와 라일락 덤불들이 둘러싸인 흰 대문이 보였다. 대문 너머에서는 동네 아이들이 강아지를 쫒아다니며 웃고 있었다. 동네는 평화롭고 햇살은 기분이 좋다. 이사오기를 잘 한 것 같아!
히히, 선생님 배고파요! 오늘 아침은 뭐에요? 배고픈 아이들은 부엌을 어슬렁거리며 먹을 것을 요구합니다. 할 짓 없으면 스푼이라도 갖다 놓지 그러니? 끓이는 동안 냉장고에 있는 과일이라도 먹으렴!
스프 한 그릇을 떠서 나누고, 귀엽게 칭얼대는 아이를 달래주고. 아침은 지극히 평화로운 시간입니다.
너희들 도시락 만들어놨단다! 색깔 보면 자기 가방 뭔지 다 알지? 각자가 좋아하는 반찬 넣었으니까 특히 볼프강 너! 자꾸 남의 도시락 바꿔치기 하거나 채소만 남겨서 오지마!
파파는 너무해! 맨날 내가 싫어하는 오이 샌드위치랑 샐러드만 싸주고. 어, 슈의 도시락은 햄 참치 샌드위치네? 힣 맛있겠다 냠냠! 슈, 혹시 오이 샌드위치는 안 좋아하니?
모르는 여자가 책을 들고 우리집에 왔네. 말없이 우리의 연주를 보고 돌아갔어. 혹시 당신도 새들처럼 우리의 연주소리에 홀려서 들어온건가요?
프란츠 리스트씨는 오늘도 폴댄스를 연습중입니다. 가족들에게는 그저 몸 단련용이라며 둘러댔지만, 한 번 피아노 연주 후 술집에서 받는 돈보다 춤을 추고 여자 손님들에게 받는 팁이 더 짭짤하다는 것을 안 후에는 몰래 아르바이트 중이죠. 첼로 연주에 맞춰 폴댄스를 추는 것 은근 재밌네요!
낮과 밤, 어딘지 이질적이면서도 조화로운 커플의 관계.
오늘은 조금 신나는 왈츠곡으로 쳐 봐야지! 그나저나 리스트 녀석이 요즘 바이올린 교습을 새로 끊었다고 한다. 파가니니란 사람이 잘 가르쳐준다고 그가 좋아하던데. 새로운 악마 타이틀이라도 얻고 싶은걸까? 왠지 실력은 피아노에 비해 그렇게 늘지는 않은 것 같았다.
"선배의 조각상 옆에서 연주를 하면 왠지 선배가 제 옆에 없어도 외롭지 않은 것 같아요! 어딘지 연습도 잘 되는 것 같기도 하고요.
슈베르트 녀석에게 언젠가는 진지하게 묻고 싶다. 살아서 네가 원하는 대로 해주는 내가 좋아 아니면 빌어먹을 그 차가운 대리석이 좋아?
아 역시 베토벤 선생님이 전생이나 지금이나 가장 좋아요 나의 우상, 빛, 희망과 꿈. 닮고 싶은 내 사랑....
입욕제를 넣은 물이 따뜻하고 좋다. 내 뒤 발코니에 밧줄을 몸에 감고 매달린 모르는 여자가 카메라를 들고 내 몸을 도촬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모른 척 해주기로 했다. 등산장비를 매고 왔잖아? 피곤해도 저 정도 정성은 걍 이해해 줘야지.
옆에 앉은 남자가 물에다 오줌싸기 스킬을 썻다는 걸 눈치챘을 때의 무슈 쇼팽의 당혹스런 표정. 물이 갑자기 뜨거워졌는데???
사후세계가 있다면, 이대로 너와 꽃들이 만발한 정원에 침대를 하나두고 영원히 너를 안고 싶어. 너가 좋아하는 보라빛 라일락을 너의 머리카락에 꽃고, 너가 잠들면서 웃는 모습을 계속 보고 싶어.
하얀 장미 코르사주를 달고 있구나. 언젠가는 가게에서 라일락 코르사주가 있다면 구할 수 있는 지 알아봐야 겠다. 왠지 잘 어울릴 것 같아!
무슈 쇼팽, 당신 주위엔 꽃들이 참 많군요. 정말 당신을 닮아서 모든 아름다운 꽃들이군요. 하지만 내 눈앞에 있는 당신만큼 아름다운 꽃이 또 있을까요? 포근하고 앙상한 가지에 열린 벛꽃같아요. 어딘지 달콤하면서도 시원한 향이 나는 것 같기도 하고 당신이란 존재에 꽃의 이름을 붙혀야 한다면 과연 뭐라고 정의내려야 할까요?
루이가 진지하게 책을 보고 있네. 오, 태양계의 비밀과 양자 물리학 초급? 뭔가 수상해서 몰래 흘끔거렸지. 그럼 그렇지! 몰래 다른 책을 위에 두고 읽고 있었다. 델 솔 벨리의 은밀한 모델의 밤! 19금이잖아....하긴 덧셈 뺄셈도 버벅대는데 물리책을 읽을 리 없잖아!
어 인디언 소설이다! 이게 여기 있다고? 나 전생에 이거 다 못 읽고 죽었는데. 그래서 결말이 어떻게 되는거야?
오랜만에 책을 폈더니 졸리다. 까만건 글씨 흰 건 종이려나?? 하긴 시간은 넘쳐나니 다음에 또 읽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