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을 감사하며, 4월의 일기, 서울 나들이/장안공원
서초동 먹자골목으로 들어섰다.
전철 2호선 서초역에서 교대역에 이르는 테헤란로 남쪽 뒷골목길 500여m를 두고 하는 말이다.
순대국으로는 우리나라 최고라고 소문이 난 ‘인하순대국’ 집이라든가, 인심 좋은 ‘서초불쭈꾸미’집이라든가, 생대구 맛이 일품인 ‘남도찌개’집이라든가, 실내 분위기가 멋스런 ‘럼보트’ 생맥주집이라든가 해서, 단골로 다니던 음식점들이 줄을 잇고 있는 골목이다.
그런 단골집을 찾으려고 그 골목으로 들어선 것이 아니다.
이유는 딱 하나, ‘장안공원’이라는 공원을 찾고 싶어서였다.
그 골목의 딱 중앙에 그 공원이 있는데, 놀이시설이라고 해봐야, 그네와 미끄럼틀 그리고 목마가 전부인 아주 작은 공원이다.
그 놀이기구를 타려고 찾은 것이 아니다.
추억을 떠올리고 싶어서였다.
15년 전으로 거슬러, 바로 그 공원에 쌓인 추억이다.
그때 우리는 그 먹자골목 한 칸 남쪽 골목에 있는 월드메르디앙 한 동짜리 아파트에서 살 때였다.
2년 정도의 짧은 기간이었지만, 내 사랑하는 손녀 서현이가 태어나면서 그 아파트에서 같이 살았고, 커가면서 ‘장안공원’ 그 놀이터를 수시로 찾았었다.
갓난아기 때는 내가 안고 그네와 미끄럼틀과 목마를 탔고, 아장아장 걷기 시작했을 때에는 혼자 그 놀이기구들을 탔다.
그러면서 서현이는 그 어린나이에 도전을 익혔고, 성취의 기쁨을 맛보곤 했었다.
그런 추억이 늘 그립다.
그래서 테헤란로를 찾을 때마다, 서초동 먹자골목으로 들어서게 되고, 서현이와 함께 놀던 ‘장안공원’을 찾고는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