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사람 다 퇴직을 했지만 여전히 할 일도 많고 하고싶은 일도 많지요.
ㄴㅁㄲ은 별일 없으면 하루를 아주 단순하게 씁니다.
오전엔 장터 사진을 찍고, 오후엔 마당에서 일하고, 그리고 저녁엔 사진 정리를 하지요.
지난 해엔 희호재 마당에 고추, 마늘, 토란, 땅콩, 고구마, 토마토에 이어 배추, 무, 파, 상추, 시금치, 가지, 호박 등등의 농사를 지었습니다.
거기에다 집에서 차로 13,4분 거리에 있는 그 땅을 샀으니요.
언젠가는 집을 짓겠지만 대지가 아닌 밭이어서 그때까지는 농사를 지어야 합니다.
그래서 농지원부를 만들고 농협 조합원도 되었습니다.
그리고 트럭도 샀지요. 15년 탄 제 차와 아쉽게 헤어지구요.
그냥 뿌려놓고 거두는, 들어간 돈만큼만 수확하면 되는 쉬운 농사만 지으면 되지 했는데 일이 점점 커졌습니다.
토담(식당 이름) 아자씨를 비롯하여 다들 콩 농사가 제일 수월하다고...
그래서 콩을 380평에 심었지요.
아, 심기 전에 정말-- 정말로 일이 많았습니다.
경계 측량을 하고, 땅을 반으로 가르고,
축대를 쌓고, 경계 따라 산짐승을 막는 울타리를 치고,
위쪽 토담 아자씨 땅 일부가 산이어서 거기서 파낸 흙을 아래쪽 우리 땅에 갖다 붓고,
덕분에 밭은 흙 반, 돌덩어리 반인 땅이 되어 포크레인으로 돌을 골라 내고,
그러고도 ㄴㅁㄲ 혼자 한 달 넘어 걸려 잔돌들을 골라내어 밭 끝으로 정리하고,
밑거름으로 산 소거름을 또 혼자서 다 펴고 섞어주고,
언제 끝날지 모를, 그야말로 은근과 끈기를 요하는 일을 ㄴㅁㄲ은 지난 봄에도 해냈지요.
땅을 뒤집을 때마다 돌이 나왔지만 골을 타고, 비닐 씌우고...
넘에게 묻는 일, 빌리는 일을 절대로 싫어라 하는 ㄴㅁㄲ인지라 그래서 트럭도 샀지만
결국은 우리집 관리기로는 안 되는 비닐 씌우는 일을 위해 토담 아자씨 낡고도 낡은 관리기를 빌려서 썼지요.
기계가 주인을 알아본다고 한나절 쓰는 동안 그 관리기의 엔진인지 뭔지가 말썽을 부려서
농협 농기구 수리점에 세 번인가 왔다갔다 한 이야기를 듣는 날은 제 머리에서도 막 김이 나는 것 같았지요.
그런저런 우여곡절 끝에 콩을 넣었습니다.
콩 넣고 비가 제대로 안 와서 콩 안 쓸려 내려가도록 가만가만 물 주는 일도 장난이 아니었지요.
그래도 안 올라온 곳엔 1,2차 보식도 하고....
그래서 드디어 콩 새싹이 파릇파릇 올라오기 시작했습니다.
첫댓글 아이구, 꾼 님은 정말 일을 만들어 하는 분이군요.
하긴 뭐든 내가 하고 싶어 하는 일은 보람있는 일입니다.
근데 아무리 생각해도 좀 무리가 될 것 같아요.^^
무엇이든 대충은 안 되는, 그래도 다행히 성질 급해서 서두르거나 바쁘게 하진 않아서
몸에 무리 안 가도록 잘 하는 편인 것 같습니다. ^^
ㄴㅁㄲ이 남편분을 뜻하시는데 어떤 약자인가 궁금해 했었네요~^^
나무꾼~~^^ 그럼 선녀님이시네요ㅋ
네, 다들 나무꾼이라고 하니 저는 좀 다르게 부르고 싶어서...
그리고 전 선녀가 아니고 가을하늘입니다. ㅎ
위낙 부지런한 분이시라
콩농사 도전 하셨군요.
가을하늘님이 들려 주시는 이야기는 멀리서도 그림이 다 그려지네요.
콩농사 지으셨으니 메주쑤어 장까지 담으신것인지 벌써 궁금합니다.
애구, 메주까지야 어림도 없습니다.
아마 제가 제대로 모두 후답을 잘 하는 능력있는 아내였다면 ㄴㅁㄲ은 일을 더 많이 벌렸을 것입니다요.
3탄 빨리 올려 주세요
재밋게 읽다가 툭 !
뭡니까??ㅎㅎㅎ
오늘은 쉬려고 했는데 성탄목님 때문에 이 야밤에 3탄을 올렸습니다.
제 계획은 3탄까지였는데 쓰다보니 길어지고 있습니다. ㅎ
@가을하늘 너무 즐겁습니다.
두 분 사시는 이야기는 늘 제게 울림이 있답니다.
어이쿠~
소일거리가 아니라 본격적인 노동이네요.
저희들은 언감생심, 꿈도 꾸지 못할 일입니다.
새로운 인생을 착실하게 실천하시는 님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知之者, 不如好之者 ; 好之者, 不如樂之者.
맞아요. 누가 시켜서 하는 일이면 못 하지요.
느긋하게 꾸준히 그리고 무엇이든 스스로 공부해서 완벽하게 할려고 하니 일 못 하는 저야 그냥... ㅎ
하이구 큰일 하셨네요.
그럼 작년에 콩농사를 스확하셨겠네요.
발 수술까지 하시고 농사일에, 특히 ㄴㅁㄲ 님은 하루도 쉴 날이 없었을 것 같습니다.
부지런도 하시지만 정말 대단하십니다.
발 수술 전에도 꼭 내가 필요한 일만, 물 주거나 약 칠 때 줄은 잡아주어야 하니 그럴 때만 갔지요.
넘에게 묻는 일, 빌리는 일을 절대로 싫어라 하는 ㄴㅁㄲ인지라=>그라머 안되는데요.
'밑거름으로 산 소거름을 또 혼자서 다 펴고 섞어주고'=>콩은 거름하면 안되는데?
거름끼 많은 땅에서는 섶만 무성해지는데요.섶=>(잎사귀나 줄기)
수확은 좀 했어요?
거름하면 안 되지만 야산 흙을 갖다부어 영양가가 전혀 없으니 고 정도로는 해야했겠지요?
묻지 않고, 빌리지 않고... 기계는 빌리면 안 된다! 그건 맞을 듯요.
그 낡은 관리기 고쳐 쓰고는 아자씨에게 돈 들여 고쳤다는 말은 안 했지요,
우리는 농사 짓는다 해도 참외 말고는 다 사서 먹습니다
돈과 노력을 맞바꾼다면 콩이 돈이되는 작물운 아닌것 같더라구요
제 주위에는 콩부터 된장까지 만들어 팔면 좀 이익이 생기지요
일 너무 벌리지 마세요
맞아요. 섬백리향님.
콩은 돈이 안 됩니다요.
두 분 대단하십니다.
저는 농부의 딸인데도 농삿일은 감히 엄두를 못내는데
어쩜 그렇게 부지런함을 타고 나셨는지요.^^
지난 가을 콩 농사는 잘되었는지 저도 무지 궁금합니다.^^*
콩 농사는 그런대로 잘 되었다고 막 보고 했습니다. ㅎ
그게 돈이 안 되어 그렇지만요.
그러게요
부지런함도 타고나야
되는거 같습니다.
더더구나 콩 농사는
까다롭다고 들었습니다
저두 3탄 기대되네요
콩 농사가 제일 쉽대요. 다들.
콩농사가 까다롭다 하시면 쥦방울님도 전혀 농사는 아닌가 봅니다. ㅎ
하이구야
저는요 ..
친정엄니 거든다꼬ㅡ농사 지으신 손바닥만한 텃밭에서팥나무?뽑다가 쓰러졌습니다
전 재작년에 마당에 시골 육촌 동서가 준 콩을 심어 겨우 1되 반 털고는 어깨 담이 와서 두 달을 고생했답니다. ㅎ
쩝.. 사부님 상머슴이 되셨네요.
가장 바쁠때 바람재 번개 한번 때리세요.. 머슴 대기하고 있습니다.*^*
우와. 올해 코로나가 달아나고나서 꼭 그렇게 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콩농사 잘 지으시는거 보니 농부기질이 있으시나 봅니다 ㅎㅎ
나무꾼님은 참 부지런하시고 또 성실하십니다
ㅎ 부지런하고 성실한지는 모르겠지만 천삽 뜨기 수행 이런 건 딱 체질이지요..
@가을하늘
집터를 사셨다는 희소식의 1편부터
고생 고생 끝에 콩을 파종하셨다는 읽었습니다.
희호재 유지하시는 것도 보통 일이 아닌 실텐데
언제나 한 뼘씩 앞서 가시는 분들
대단하십니다.
다음 편 클릭하러 갑니다. 두근두근.....
왜요님도 오셨네요.
독일은 어떤가요?
ㄴㅁㄲ의 절친이 이 난국에 독일 장기 출장을 간다 해서 코로나가 끝나면 독일을 갈 수 있을까 즐거운 상상을 합니다.
대단하신 두 분인 줄 알았지만 다시 한번 놀라운 모습에 경의를 표합니다.
아이고, 저는 누군가 공짜로 빈 땅을 준다한들 움직이기 싫어서리.....ㅎㅎㅎ
래님은 래님의 삶을, 우린 우리 삶을...
우리중에도 나는 내 삶을, ㄴㅁㄲ은 ㄴㅁㄲ의 삶을...
재주가 다 다르지요.
근데 가끔 이럴 땐 옆에서 봐도 놀라워서 이렇게 긴 글을 쓰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