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극장 방송된 을수골 누부부 이야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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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처럼 하루가 다르게 최첨단을 달리는 시대에 전기도 수도도 안들어오는 오지마
을에서 촛불을 켜고 50여년 이상을 살았다면 누구나 믿기 어려워할것이다.
자식들은 다 대처로 내보내고 나물 약초를 캐고 어떨때는 소가되고 쟁기가 되어 척박
한 땅을 일구워 온 세월이 수십년 손과 발은 호미가 되고 굉이가 되어 땅을 파고 씨를
심고 수확하고 순수하게 욕심없이 살아온 부부가 있다.
홍천군 내면 산 아래 마을에서도 굽이굽이 산길을 따라 40여 분을 달리다 보면
빼꼼히 모습을 드러내는 을수골 이곳은 칠순 노부부의 터전이다.
온 산을 통틀어 드문~드문~ 서른 가구 남짓 살고 있는데다, 외딴곳에 있다 보니
지금껏 전기와 수도가 발을 들이지 못한 오지이다.
산골에선 사람보다 흔한 것이 멧돼지 보기가 더 쉽고 산새소리를 따라 20리 비포
장 도로를 나가야 읍내가 있고 찬거리도 살수 있다. 밤이면 촛불을 켜고 살아야
하고 오뉴월에도 얼음장 같은 계곡물에 빨래해야 하니,궁벽한 오지에서 생활하기
가 무엇하나 쉽지 않다. 겨우 누릴 수 있는 것이라곤 2년 전 자식들이 놓아준 발전
기를 돌려 일일연속극을 보는 게 전부인데..그마저도 기름값에 마음 졸이니 TV를
보면서도 좌불안석이다.
그러나 조금만 둘러보면 앞뜰텃밭이 반찬이요, 뒷산이 약방이니 움직이는 만큼 채
워주는 자연에 감사하며 산다. 게다가 사람이 귀한 산골이니 10리 밖의 이웃도 만나
면 반갑다. 부족함과 불편함 속에 보석 같은 행복감을 느끼며 사는 부부다.
을수골 토박이인 할아버지는 8남매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가난한 산골 살림에 아래로 줄줄이 동생들이 있으니 장남으로 어깨가 무거웠던 할아
버지는 열네 살 이른 나이에 아버지의 뒤를 이어 심마니가 되었다.
철모를 나이에 생활전선에 뛰어들어 학업을 중단하고 심마니가 되었던 것이 한이되
어 자식교육은 잘시키겠다고 청주로 이사를 갔다.
그러던 부부가 20여 년 전 다시 을수골로 돌아왔다. 도시에서 편히 모시겠다는 자식들의
만류에도 끝내 부부가 고집을 꺾지 않았던 건 가난 했지만 포근한 품으로 안아주던 고향이
그리웠기 때문이다. 스물셋 서울 미군 부대에 복무 중이던 청년은 마침 서울의 친척 집에
머물던 전라도 처녀를 만나 단숨에 사랑에 빠져 살아온 세월이 53년이 지났건만 할아버지
는 할머니 사랑하는 마음은 지금도 변함없이 젊은날 그대로다. 할머니 곁에서 파를 다듬
어주는가 하면 산에서 할머니가 좋아하는 야생화를 한 아름 캐오니 을수골은 항상 로맨스
가 흐른다. 옥수수가루로 끼니를 때우며 눈물로 보낸 날이 숱한날들 어려웠던 그 옛날
을 생각하면 어쩌면 요즘생활은 거저사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어찌 앉으면 눕고싶지 않을
까.. 관공서에 민원넣기를 수차례 드디어 전봇대가 세워지고 전기가 들어왔다.
대낮처럼 환한불빛아래서 돛자리를 짜고 할머니는 세탁기를 돌리는데 수도시설이 안되어
일일이 바가지로 물을 퍼서 붓는다. 냉장고도 들어오고 자식들은 음식을 사와 채우느랴 싱
긍벙글이다. 어둡고 칙칙하게 발전기 기름아끼려 살아온 지난날에 비하면 지금은 대궐부럽
지 않고 광명천지라 눈이 부신다고한다. 자식들은 부모집에 오면 옛추억이 사라졋다면서
불을 다끄고 촛불켜고 지난시절 추억을 회상하자고 한다. 이들 노부부오래도록 만수무강을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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