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제일 큰 도시인 뉴욕, 그래서 세계의 수도라고 일컫는 뉴욕엘 다녀왔습니다.
뉴욕엔 여러번 갔지만 제 개인집회를 해 본적이 없었습니다.
1994년엔가 전태식과 함께 리버사이드처치에서 공연을 했었고,늘 무슨 큰 행사에 게스트로 참가하거나 최근엔 워십코리아 행사로 다녀오곤 했었습니다.
이번에도 지난 번 워십코리아 행사 때 개인집회를 하고 싶어하는 교회가 있어서 연결연결해서 5일간 여섯 번의 집회를 하고 왔습니다.
뉴욕은 물가가 비싸기로 소문난 곳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가능하면 숙소로 호텔을 이용하지 않고 민박이나 교회의 게스트룸을 이용하는가 봅니다.
1994년에는 민박을 했었지만 최근 워십코리아 때는 호텔에 있었기 때문에 전 교회 게스트룸이 어떤지를 몰랐습니다.
집회를 연결하신 목사님이 게스트룸도 괜찮겠냐고 물으셔서 그렇다고 말씀드렸는데 가보니 교회 사무실에 침대로 쓸 수 있는 쇼파가 놓여 있었습니다.
샤워실은 복도를 지나 여자화장실에만 있었구요. 인터넷은 PC방이 있다고 해서 보았더니 복도 한 구석 버려진 책상 하나에 아주 낡은 컴퓨터가 한 대 놓여 있었습니다.
조금 당황이 되긴 했지만 상황에 적응해야 겠다고 마음 먹고 시차 때문에 새벽 3시에 불을 끄고 누웠는데 기차소리가 요란하게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바로 옆에 기찻길이 있더군요.
애써 잠을 청하며 뒤척거리다 잠이 들었는데 아침 7시 무렵부터 여름학교에 몰려 온 아이들 소리에 시끄러워 잠을 잘 수가 없었습니다.
실례인 줄 알지만 도저히 여기서 지내면서는 5일간 매일있는 집회를 감당할 수가 없을 것 같아 자비를 들여 호텔로 옮기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호텔이 얼마나 비싼지 가능하면 제일 싼 호텔을 찾느라 이리저리 헤매이다 중국사람이 하는 하루 120달러짜리 호텔을 잡았는데 한국의 2만원짜리 여인숙 같았습니다.
그래도 방해받지 않고 쉴 수 있다는 안도감에 어찌나 감사하던지....
매일매일 집회는 너무너무 좋았습니다. 참으로 많은 분들이 눈물을 흘리며 은혜를 받으시기도 하고, 너무 밝은 표정으로 바뀌어 감격의 인사를 건네 오기도 했습니다.
이번 집회를 매일 운전하며, 연락하며, 메니저 역할을 해 주신 지저스아멘넷의 문석진 목사님도 집회마다 은혜를 받았다며 좋아하셔서 또한 얼마나 감사했던지요.
특히 잊을 수 없었던 것은 주일 아침에 개척한 지 얼마되지 않아서 교인이 열명 정도되는 교회에서 낮예배를 집회로 하고 먹은 점심이었습니다.
교회 지하실에서 테이블 두개에 그야말로 한식구 처럼 둘러 앉았는데 식단이 시골에서나 먹을 수 있는 웰빙 식단이었습니다.
찐호박잎과 된장, 고추, 호박 무침, 오이냉국, 지짐이....
미국, 그것도 세계의 수도라는 곳에서 한국 산골 툇마루에서나 할 수 있는 식사를 하다니 말입니다.ㅎㅎ
주일 마지막집회를 마치고 부랴부랴 공항으로 달려갔는데 공항이 그야말로 아수라장이었습니다.
미국 동부는 한국날씨와 비슷해서 여름엔 덥고, 습하며, 간혹 허리케인이 생기기도 하죠.
뉴욕엔 살짝 비가왔는데 다른 곳엔 천둥 번개를 동반한 비가 쏟아졌나 봅니다.
비행기가 결항되고, 지연되는 바람에 5시 55분에 떠나야하는 비행기가 뒤로 밀리고 밀려 결국 9시쯤 결항되고 말았습니다.
다음 날 아침 8시 40분 비행기를 타고 가야한다고 해서 다시 문목사님께 전화를 걸어 호텔을 잡아 잠을 자고, 다음 날 아침 7시에 공항엘 갔더니 세상에 어제 못 간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루었습니다.
줄을 서서 기다리다 결국 타야할 비행기 시간이 지났고, 다시 받은 비행기 시간은 오후 2시 20분 그것도 스탠바이였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다시 하루를 지나 다음 날 아침에나 갈 수 있다는 겁니다.
혹시라도 게이트에 직원이 오면 순서를 빨리 받으려고 화장실가는 것, 밥 먹는 것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6시간을 기다렸는데 세상에 대기자 명단에 제 이름이 없는 겁니다.
직원에게 얘기를 두 번이나 했는데 쳐다 보지도 않고 이름이 있으니 부를 때까지 기다리라는 말만 되풀이 했습니다.
아무래도 미심쩍어 다른 남자 직원에게 얘기를 했더니 이름이 빠진 걸 확인하고 이름을 올려 줬는데 그나마 제가 비행기를 많이 탔기 때문에 30명 중 일곱번 째 대기자가 되었습니다.
오늘 이 비행기로 LA를 가기로 한 사람 중에 일곱명이 오지 않아야 제가 탈 수 있는 기회가 생기는 거죠.
가능성은 희박했지만 방법은 기도 뿐이었습니다.
비행기에 사람들이 타는데 조금도 빈자리가 생길 것 같지 않았고, 모니터에도 대기자 명단에 변화가 전혀 없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어떻합니까? 이 비행기를 놓치면 또 하루를 대책없이 뉴욕에서 머물러야 하는데요.
기도했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이 다 탄 후에 대기자 중 일곱명만 탈 수 있다는 사인이 모니터에 나오면서 제 이름이 불리워 진 것입니다.
이걸 뭐라고 설명할 수 있는지요?
어젯밤에도, 오늘 아침에도, 지금 이 게이트의 여자직원에게서도 완벽하지 않은 의사소통으로 답답하고, 억울하고, 그냥 한국으로 돌아가버리고 싶은 생각에 눈물까지 났었는데.
오로지 할 수있는 일이라고는 기도밖에 없었던 상황.
하나님은 사소한 일(물론 제게는 사소한 일이 아니었지만)에도 완벽하게 응답하시는 아버지심을 다시금 체험하였습니다.
감격감격.
사실 이보다 더 큰 기도의 응답이 있었지만 아직 진행 중이라 다음에 간증하도록 하겠습니다.
샬롬.
첫댓글 사소한 일에도 완벽하게 응답하시는 하나님께 감사 감사! 숨가쁜 사역현장 얘기가 언제나 은혜롭습니다.. 사역일기를 책으로 출판해도 좋을것 같아요..^^*
항상 뵙고 싶습니다 사모님도 함께요
하나님의 충실하신 종이신 목사님께 큰 은혜가 돌아간것 같아요 ^-^
늘 주님과 동행하시는 모습보며 은혜받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