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제시카님의 이야기로 시작한 오버블로우 관련 토론 말미에 발리하이님께 약속한 내용이 되겠네요.
조금은 재미없고 따분한 이야기가 될 수도 있음을 미리 말씀드립니다.
또한 다루는 내용은 이것이 정답이다가 아니라 저의 소견임으로 100% 신뢰할 필요까진 없고 참고만 하셔도 되겠습니다.
먼저 하모니카의 구조를 간단히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현재 판매되는 하모니카의 구조는 아래 그림처럼 되어 있습니다. 블로우 리드는 하모니카 콤브 내부 뒤쪽을 향해 리드가 벌어져 있고
드로우 리드는 리드플레이트와 커버 사이에 취구 방향으로 리드가 벌어져 있습니다.
이유가 뭘까요? 그건 공기의 흐름(Air Flow)에서 가장 힘을 잘 받는 위치에 리드를 배치하여 작은 힘으로도 쉽게 리드가 진동할 수 있는 구조로 설계되었기 때문입니다.
바람을 불면 공기는 입안에서 블로우 리드를 향해 진행(적색 화살표)하고 리드를 밀어 리드가 리드 플레이트를 지나며 만들어진 공간으로 공기가 새나가면 공기의 미는 힘보다 강해진 리드 자체의 복원력으로 밀린 만큼 돌아오고 다시 밀리고를 반복하며 검정색 화살표의 폭만큼 왕복하며 진동하게 됩니다. 그 진동음이 우리가 말하는 해당 리드의 음입니다.
이때 드로우 리드를 향한 공기는 빠져나갈 통로가 충분하므로 리드를 크게 흔들지 않고 누설됩니다.
반대로 들이마시는 경우 밖에서부터 끌려오는 공기(청색 화살표)가 드로우 리드를 밀어부치고 리드 플레이트를 지났다가 복원력으로 제 위치로 돌아가며 일정한 폭으로 진동합니다. 블로우 리드 쪽에 공기 통로가 열려 있으므로 리드를 흔들지 않고 공기가 지나갑니다.
공기의 흐름과 리드의 진동 원리를 보여주는 동영상입니다.(짧습니다)
밴딩의 경우 일정 이상의 압력을 걸어 공기의 흐름(유량)을 크게 하여 두개의 리드가 동시에 진동하게 하고 그 음이 합해져 만들어진 소리 중 음계에 맞는 피치를 우린 해당 음이라고 인식합니다. 피치가 어긋난 소리도 음계 상의 정음이라고 하진 않지만 역시 음입니다.
하모니카 튜닝에 있어 음을 높이거나 낮추려먼 일반적으로 리드의 끝이나 리뱃팅 쪽을 갈아줍니다.
리드의 끝을 갈면 음이 높아지고 리뱃팅 쪽을 갈면 음이 낮아지는데 이는 진동수와 관련이 있습니다.
긴 줄에 추를 매달아 좌우로 움직이면 무거운 추는 천천히, 가벼운 추는 빠르게 움직입니다. 리드 끝을 갈면 추가 가벼워지고 리뱃팅쪽을 갈면 추가 무거워지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나타냅니다.
같은 시간 안에 진동수(주파수)가 많아지면 소리는 높아집니다.
오버 밴딩으로 넘어갑니다.
위에서 말했듯이 일반적인 앙부쉬는 공기의 흐름을 리드가 맞서고 있는 공기 흐름의 순방향을 이용하는 데 반해 오버 밴딩은 공기의 흐름에 있어 순방향에 있는 리드는 못 움직이게 하고 리드 플레이트의 좁은 통로 뒤에 기다리는 리드를 흔들어야 합니다. 공기 흐름의 역방향 이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제일 먼저 필요한 튜닝은 대부분 알고 계시는 갭핑입니다.
막 포장을 개봉한 하모니카는 위의 그림처럼 낮음음은 갭이 넓고 높은 음으로 갈 수록 갭이 좁아집니다.
리드 갭은 넓으면 센 호흡에서 잘 반응하고 갭이 좁아지면 약한 호흡에서 잘 반응합니다.
그래서 연주자들은 하모니카를 개봉하면 맨먼저 자신의 평소 호흡과 즐겨하는 음악에 따라 갭을 조정합니다.
오버밴딩에서는 센 호흡보다는 약한 호흡을 주로 쓰기에 전체적으로 리드 갭을 좁혀주게 됩니다.
오버밴딩을 해야 하는 홀만 리드 갭을 조정해두면 다른 홀에선는 센 호흡, 오버밴딩 홀에서는 약한 호흡 이런 식을 호흡량 전환을 해야 하는데 그러다보면 순간적으로 경직되거나 힘이 들어가고 결과적으로 연주가 끊기거나 불안해질 수 있으므로 전체적으로 리드 갭을 좁혀주는 게 필요합니다.
오버벤딩을 위해 리드 갭을 좁히는 두번째 이유는 쵸킹 때문입니다. 쵸킹이 뭘까요?
역시 짧은 동영상입니다.
오버 밴딩을 하기 위해서는 먼저 공기의 흐름상 순방향에 있는 리드를 꼼짝 못하게 붙들어 두어야 하는데 그림에 보이는 대로 리드를 리드 플레이트의 홈에 갖혀 꼼짝 못하게 하는 것을 쵸킹이라고 합니다.
쵸킹이 되면 공기는 순방향으로 나가지 못하고 반대 방향으로 몰리게 됩니다. 리드 플레이트의 좁은 통로를 지나 리드를 밀어 내게 되는 데 막혀 있던 공기가 좁은 통로를 지나며 유속이 빨라지게 되고 리드는 평소보다 빠르게 진동하게 됩니다.
진동수가 빨라지는 만큼 음의 높이는 올라가게 됩니다.
그런데 리드가 공기의 흐름상 리드 플레이트의 통로보다 멀리 있기 때문에 리드 간격이 크먼 공기가 쉽게 빠져나가고 콤브 내부 공간의 압력이 깨지며 쵸킹되었던 리드도 풀리고 역방향에 붙은 리드도 제대로 진동하지 않이 내야할 정음이 아닌 소음으로 바뀔 수 있습니다.
리드 간격이 넓은 경우 더 빠른 유속을 위해서는 연주자가 순간적으로 더 많은 에너지를 소모해야 하고(보통 힘을 쓰게 됩니다) 리드가 제때 반응하지 않으면 소리가 났더라도 이미 박자를 놓치게 됩니다. 결국 연주를 망치는 결과를 가져옵니다.
그래서 역방향의 리드도 갭조정이 필요합니다. 실제로 오버밴딩이 아닌 경우에도 갭이 어느 한쪽은 크고 반대쪽은 좁으면 소리가 제대로 나지 않습니다.
지금부터는 오버밴딩 중에 실제로 반응해야하는 쪽 리드의 튜닝 방법입니다.
주로 www.overblow.com의 자료를 인용하겠습니다.
1. 앰보싱 (Embossing)
앰보싱은 리드 플레이트와 리드의 틈(주로 측면)을 최대한 좁혀주기 위한 튜닝입니다.
요즘 하모니카들은 가공 정밀도가 높아 워낙 정밀하게 잘 따내기 때문에 필요 없는 경우도 많습니다. 하지만 필요한 경우도 있습니다. 특히 낮은 키일 수록 이 틈은 넓기에 조금은 손 볼 필요가 있습니다.
위에서 말한대로 오버밴딩은 빠른 유속을 만들어야 하는데 통로가 좁을 수록 유속은 빨라지게 됩니다.
그림에서 화살표 끝의 리드플레이트가 살짝 튀어나온 걸 볼 수있는데 이렇게 하면 리드 와 리드플레이트의 틈은 좀 더 좁아지고
틈이 좁을 수록 통과하는 공기의 흐름은 빨라지게 됩니다.
영상처럼 리드 플레이트에 살짝 힘을 주며 도구를 문지러 직각 모서리가 눌리며 옆으로 퍼져 리드와 가까워지게 해주면 됩니다.
너무 힘껏 문질러서 리드 플레이트가 리드와 닿아버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닿아버리면 리드가 움직일 수 없어 소리가 안납니다.
2. 아칭 (Arching)
단어 뜻대로하면 활처럼 호를 만들어준다입니다.
저는 개인적을 범선 효과라는 말을 쓰고 싶은데요. 돛단배가 바람의 방향에 따라 돛을 펄쳐 원하는 방향으로 배를 진행시키는 원리를 생각하면 되겠습니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오버밴딩은 순풍이 아니라 역풍을 이용하는 기술입니다. 역풍도 순풍처럼 이용할 수 있다면 적은 에너지로도 오버밴딩을 할 수 있을 겁니다.
그래서 바람을 받은 돛이 부불어 오르듯 진동해야 할 리드의 배를 부풀려 주어 바람을 받아들이기 좋은 모양으로 만들어주는 걸 아칭이라고 합니다.
동영상처럼 막대(끝이 뾰족하면 안됨)를 이용해 오버밴딩 시에 반응해야할 리드의 배를 살짝 부풀려 호를 만들어 주는 겁니다.
리드의 중간 부위를 조정하다보니 자연스럽게 리드 갭도 좁아지는 결과를 가져옵니다.
맨 앞에 말했듯이 리드 갭은 사용자 호흡을 반영하여 적절히 조절해야합니다.
리드 갭과 평소 호흡 습관이 안 맞으면 소리가 제대로 안 납니다.
3. 팁 스쿠핑 (Tip Scooping)
리드 갭을 좁히다 보면 리드가 반응하지 않아 소리가 안 나는 상황이 종종 발생합니다.
그래서 리드 끝 부분, 리드 플레이트 통로 모서리에 공기 통로를 내주는 방법인데 참고로 봐주시기 바랍니다.
적절한 리드 갭 조정법을 찾으면 굳이 필요 없는 작업입니다.
4. 코너 라운딩( Corner Rounding)
엠보싱을 하면 리드 플레이트와 리드가 가까와지게 되는데 리드의 진동 중 리드 날과 엠보싱 해놓은 부분이 부딪히거나 스칠 수가 있습니다
이 경우 리드의 날이 살아 있으면 부딪힐 가능성이 더 커집니다. 그러면 치륵치륵 거슬리는 소리가 나게 됩니다. 그래서 리드 측면의 날카로운 각을 부드럽게 만들어주는 과정입니다.
이 작업은 오버 밴딩 아니라도 치르륵 거리는 소리가 난다면 필요할 수 있는 작업입니다.
보통 하모니카 구입 초기에 자기 호흡과 깨끗한 소리를 위해 파인 튜닝을 할 때 함께 손보는 연주자들이 있습니다.
5. 왁싱(Waxing)
리뱃팅 부위에 왁스 검을 이용해 덮어주는 작업인데 이건 개인적으로 불필요한 작업 같아 소개하지 않겠습니다. 궁금하신 분은
www.overblow.com에서 확인해보시기 바랍니다.
위에서 살펴본 방법중에 갭핑과 아칭 작업은 적은 에너지로와 호흡으로도 소리를 내는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외의 작업은 필요한 경우에 진행해도 될 겁니다
제가 소개한 건 기계적은 부분입니다. 앙부쉬, 호흡법 등은 본인 스스로 체득해야 할 부분입니다.
하워드 래비의 오버밴딩 체득과정을 읽은 적이 있는데 "그냥 이거저거 하다보니 됐어"라고 해서 좀 화가 났던 적이 있습니다.
또 오버 블로우는 어떻게 해요? 라는 질문에 "응. 블로우 밴딩 연습 열심히 해서 잘하면 돼"라고 대답했다고 합니다.
ㅋㅋ 호세님이랑 대답이 똑 같네요~~
마지막 퀴즈!!! (심심하신 분만 해보세요) 하모니카 리드가 왜 순방향에 있어야하는지 이해를 돕기 위한 실험입니다.
하모니카의 블로우 리드와 드로우 리드를 그대로 위아래를 바꿔 장착하면(그림처럼)
1. 도레미파솔라시도는 어떻게 해야 소리 날까요?
2. 4번홀에서 밴딩을 하면 어떤 음이 날까요?
3. 4번홀에서 오버블로우를 하면 어떤 소리가 날까요?
이 글은 다른 데 퍼가지 마십시오. 제가 다른 데까지 찾아다니며 설명드릴 만큼 여력은 안되니까요.
그리고 요즘은 하모니카가 클래식 모델들 위주라기 보다는 현대적 정밀 공법으로 잘 말들어진 하모니카 모델들이어서 따로 위와 같은 이차적 튜닝을 하지 않아도 좋을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리드갭 정도는 자기의 선호에 맞게 약간은 좋으나 그 이외의 튜닝은 모델에 따라서 자제해야 더 좋을것 같다는 의견도 조심스럽게 말해 봅니다. 과한 정보 때문에 하모니카 손실이 뒤따르기도 하더군요. 물론 구조적 경험에서는 도움이 되지만요. 그래서 모델에 따라서라고 한 것이기도 합니다.
@다크엘제가 질문받으시는 분을 명확히 하지 않았군요 혹여 오해있으셨다면 죄송합니다. 호세님에게 질문드린게 맞구요 카마홀릭님 본문은 그대로 이해했으나 호세님이 갭핑 이외의 튜닝은 신중하였으면 한다는 의견을 말씀하셔서 확인차 호세님에게 질문드린게 맞습니다. 따로 글을 쓰기에는 간단한 질문같아 오해의소지를 남겼네요 죄송합니다~
@발리하이 overblow,com에 나온 게 치과용 검인데요. 마찬가지로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합니다. 그 소재 역시 열에 민감해 불다보면 녹아서 질질 흐르는 상황 발생합니다. 이미 시도해 본 분이 말해줘서 알고 있습니다.
@Kamaholic 갈색의 반투명한게 BEE WAX가 아닌 치과용 검인가요?
저는 BEE WAX로 알고 있었습니당~^^
그리고 요즘은 하모니카가 클래식 모델들 위주라기 보다는 현대적 정밀 공법으로 잘 말들어진 하모니카 모델들이어서 따로 위와 같은 이차적 튜닝을 하지 않아도 좋을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리드갭 정도는 자기의 선호에 맞게 약간은 좋으나 그 이외의 튜닝은 모델에 따라서 자제해야 더 좋을것 같다는 의견도 조심스럽게 말해 봅니다.
과한 정보 때문에 하모니카 손실이 뒤따르기도 하더군요. 물론 구조적 경험에서는 도움이 되지만요. 그래서 모델에 따라서라고 한 것이기도 합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호기심도 더해감인지 저도 갖고 놀다가 뿌러뜨린 하모니카가 좀 늘어났습니다.
실패를 통해서 성장해가는 것이겠죠.^^
한가지만 여쭙겠습니다 오버블로우 시 기능상실하는 블로우리드의 갭핑만 손댔었는데요 드로우리드의 갭 도 손을 보는게 필요한지요?
@다크엘 당연히 봐야지요. 마시는 리드의 음이 상실 되지 않는 직전이 가장 좋습니다. 그러나 너무 가까워지면 마시는 음이 막힘의 느낌이 있어서 순발력이 떨어지게 됩니다. 그러므로 적정한 수준의 갭핑이 필요합니다.
@다크엘 호세님 답을 듣고 싶으셨을 테고 저는 본문에 썼기 때문에 패스입니다 .
@Kamaholic 제 댓글에 질문을 주셔서 대답을 해드린 것입니다. 정상적인 댓글란에 질문하셨으면 제글에 대한 질문이 아니므로 대답을 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보충 설명 더 해드리셔도 됩니다.
@호세 저는 본문에 갭핑은 양쪽 다 하는 게 좋다고 썼으니 다크엘님께서 다시 한번 호세님께 확인하고 싶어하는 걸로 이해했습니다.
@다크엘 제가 질문받으시는 분을 명확히 하지 않았군요 혹여 오해있으셨다면 죄송합니다. 호세님에게 질문드린게 맞구요 카마홀릭님 본문은 그대로 이해했으나 호세님이 갭핑 이외의 튜닝은 신중하였으면 한다는 의견을 말씀하셔서 확인차 호세님에게 질문드린게 맞습니다. 따로 글을 쓰기에는 간단한 질문같아 오해의소지를 남겼네요 죄송합니다~
반장님 소중한 자료 잘 읽어 보았습니다. 감사드립니다
네, 감사합니다.
이렇게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런데 여전히 어렵네요. 더 열심히 공부하고 연습해 보겠습니다.
본문과 댓글 모두를 통해서 큰 도움을 받았습니다. 여러분께 정말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이런 글을 더 많이 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다시금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