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째
처음 인천 종주기라는 말을 들었을 때 이건 딱 내가 적임자란 생각이 순간 스쳤다.
왜냐하면 나는 워낙에 길치라 학원가는 길에 한참 헤매던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라서 걷는 데에는 이골이 나있었기 때문이다.
드디어 개회식이 있던 날 두근거리던 마음으로 자리를 잡고 앉았을 때 왜 하필 에어컨이 빵빵할 때 바로 바람을 맞던 자리에 있어서 3시간가량의 수업들을 머리를 쥐어 싸고 참고 들었다,(결코 소심한 것이 아니다.) 그러면서 왜 하필 에어컨이 저기 있는지 원망하면서 어서 걷기나 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때가 마지막 에어컨일 줄은...)
드디어 수업들이 끝난 후에 텐트를 치기위해 밖으로 나섰을 때 우리 조원의 평균 연령이 가장 낮다는 것을 보게 되었다. 집 안에선 막내이기도 하고 워낙 귀찮은 일은 질색이라 잡일도 가장 안하던 나였는데... 갑작스레 최고령자라는 의무감이 생겼는지 우리 조 꼬맹이들을 이끌고 겨우겨우 텐트를 완성시켰다. (그날 솔직히 완전 짜증이 물밀 듯 일어났다.)
다시 조별 깃발을 만들기 위해 다시 모여 의논을 하기 시작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어떻게 만들어 졌는지도 모르게 조명이 Zebra 로 정해졌다. 그리고 깃발 색칠을 위해 조원들이 합심 하는 것을 보고 우리조가 팀워크 하나는 좋겠구나 ~~ 하는 생각에 나름 이번 종주를 즐길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오늘의 교훈 : 무슨 일이든 심각히 받아들이자 우습게 받아들이다 죽!는!다!
2일째
드디어 종주의 첫걸음을 내딛는 날 이였다. 첫 날 좀 춥긴 했지만 그럭저럭 괜찮은 컨디션 이였다. 그러나 아침부터 단장님께서 조장들을 불렀을 때 왠지 모를 불안감이 감돌았다.
조장들은 아침부터 토끼뜀을 시작하는데 부조장을 부르실까 하는 염려감이 아니라!!! 절대 조장들이 불쌍해서 인상이 찌푸려졌다. 결국 부조장은 불려지지 않았고(흐유~) 우리 조 조장을 보니 안됐다는 생각에 좀 도와줄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조장은 생각보다 강했다!!!
결국 그냥 떠나기로 하고 강물을 따라 돌밭 길을 걷던 중 멀리서 들려오는 한 마디 마디
“앉아~ 너 거기 안앉아? 뒤돌아 뒤로 안돌지? 앞으로 가~” 이게 무슨 소린가!!!! 난 인천을 걸으려 신청했지 오리걸음(걷는 거 맞구나!)을 하러 온 것은 아니였는데... 결국 울상을 지으며 앞으로 나아갔다. 오리 걸음이 끝난 후 솔직히 아무 것도 기억에 남는 게 없다...
첫날 내가 생각했던 그런 산뜻한 걷기가 아닌 이건 그냥 무념 무상이였다. 생각 없이 걷는데 쉬라고 앉으라는 소리에 또다시 오리걸음인가 하고 화들짝 놀라 깨면 이미 얼마나 걸었는지 모를 거리를 훌쩍 와있었으니 말이다. 아마도 조원들 간에 말이 없어서 더더욱 힘들었는지 모른다... 그때 연장자로써 내가 좀 더 친근하게 다가갔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한 게 조금 아쉽고 미안하다. 어찌 어찌 죽네 사네 하면서 결국 도착한 인천 대공원 이 날 밥을 받긴 받았는데 넘기는 게 거의 없었던 걸로 기억 한다. 또 다리가 아퍼 울부짖는데 팝핀은 왠 말인가!!! 하면서 또 다시 생각 없이 따라 하긴 했다... 나도 이렇게 힘들었는데 우리 조 꼬맹이들은 어케 버텼을까... 대견도 하다!!! 다시 어제보단 조금 더 빠른 속도로 텐트를 치고 잠을 청했는데 우리 조 조장이 8조 조장과 점차 친해지는데 뭐 좋은 게 좋은 거겠지 하면서 친해지는 걸 나를 좀 희생해서 도와주긴 했다. (이것이 비극이 될 줄 모른 채...)
‣오늘의 교훈 : 물이 최고다!!!!!
3일째
오늘 드디어 깃발이 나에게 넘어 오긴 했다. 나름 들고 가니 뒤쳐진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나름 깃발에 자부심을 느끼며 걷고 있긴 했는데 우리 조의 내가 나름 착하다고 생각하는 제현이가 깃발을 들어 준다고 하였다. 깃발을 들고 가야 처지지 않아서 좋긴 한다만... 제현이의 착한 마음에 결국 넘겨주긴 했다. 결국 또 다시 무념 무상 상태로 도입 찬바람에 깨보니 부평 구청이다... 하지만 앞서 가던 대원들은 왜이리도 빠른지 1층 정수기 줄이 장난이 아니였다. 결국 포기할까 하는 생각에 보이던 계단... 혹시 2층에? 하는 생각에 힘들지만 모험 아닌 모험을 하게 되었다...!!!! 결론은 빙고!!! 정수기 발견!!! 완전 오아시스를 발견한 기분으로 쭉 한잔 들이 키고 또 물통을 가득 채웠다. 이래서 Boys be ambitious(소년이여 야망을 가져라~) 라는 말이 세삼 느껴졌다.
다시 길을 떠나는데 힘들다는 것은 느껴지지 않는데 2일차 때문인지 다리 관절에 약간 통증이 있었다. 뭐 그 고통도 초탈한 느낌으로 터벅터벅 걸어보니 또 다시 어느새 흑룡부대 도착!!!(속도감이 장난이 아니군!!!) 그래도 처음으로 건물에서 자는데 기쁘구나~~하는 생각에 샤워하고 세탁하고 편히 쉬려던 찰나 생각지 못한 기습 공격이 있었다..!!! 장기자랑을 연습하는데 왜!! 대체 왜!!! 우리 조는 날 X 파이 하나에 8조로 팔아넘긴 것인가!!!!(인신 매매!!! 이건 규율에 없긴 했다...) 8조는 (특히 조장) 왜?! 나를 스카웃(?) 명분으로 놀려대는 것인가!!! 차라리 걷는 게 훨씬 낳은 3일째 밤을 그렇게 불편히 잠들었다.
‣ 오늘의 교훈 : Boys be ambitious
4일째
오늘은 또 다시 사기를 먹은 기분이었다. 분명히 걷기를 신청했는데!!!! 등산은 왠말인가!!!!
결국 시작부터 산을 타기 시작하는데 단장님의 무한체력을 원망 할 수밖에 없었다. 또 다시 조원들과 옆 조원들까지 얘기를 해가며 겨우겨우 철마산은 오를 수 있었다. 그런데 내려오고 나니 바로 앞에 떡하니 있던 산 등산로 입구에서부터 포스가 장난이 아니였다 뭘 그리 많이 주시는지 감사하기는 했지만 나의 공포심은 더욱 가증 될 뿐이었다. 결국 계양산을 오르는데 변명은 우리 조원 데리고 온다고 했지만 결국은 내가 힘들어서 맨 뒤로 쳐져서 등산을 하게 되었다. 결국 또 다시 죽으네 사네~ 하며 오르긴 올랐지만 앞서 가시던 대학생 팀장님께서 내려 오시며 하시는 말... “이상하네... 왜 여기로 올라오지?“ 알고보니 뒤에서 결국 끊어져서 더욱 험한 길로 골라서 오게 됀 것 이였다... 누굴 탓하리~~~ 또 다시 그 험한 산을 걸어 내려오면서 난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대체 왜 이 길로 아니 간 것일까?
계양산을 모두 내려와서 드디어 버스 이동이다~!! 하면서 가뿐히 버스를 탄 뒤 출발 한지도 모르고 자버렸다. 난 세상에서 버스가 그리 빠른 줄은 처음 알았다. 안타깝게 버스를 내린 후에 그래도 바다를 옆에 껴서 인지 조금 시원한 길을 또다시 걷게 되었다. 우측으로는 북한 땅이 보이는데 거기서 불어오는 싸늘한 바람이 시원하기는커녕 너무 차가워 보였다.
오늘의 목적지에 도착하고 나서 텐트를 치고 준비를 하던 중 장기자랑을 준비하시라 하시며 치킨과 피자가 각조에 도착을 했다. 우리 조가 담합하는 모습을 다시한번 생생히 느낄 수 있었다. 어쩜 그리 잘 먹는지... 결국 또 다시 먹고 끝난 듯 했다. 우리 조 장기자랑은 잘 할 수 있을까? 내심 걱정을 하며 잠들었다.
‣오늘의 교훈 : 세상에 시간보다 버스가 더 빠르다!!!!!
5일째
내 생각엔 월드 스타 비도 종주를 해보긴 했나보다... 태양이 싫어~~ 익어 죽는 줄 알았다!!!!! 어쩜 그리도 쉴 때조차도 그늘이 없는지.... 다행히 그 동안의 경험으로 물은 많이 담아 가지고 출발해서 갈사는 면할 수 있었다... 그나마 해안 도로라 바다는 실컷 구경할 수 있었다. (난 사실 바다를 그리 좋아하진 않는다.) 해안 도로를 다니며 몰래 몰래 우리 조원들 사진을 찍고 다녔다... 하지만 꼬리가 길면 잡히는 법 결국 우리 조원 여성분들에게 걸려 내 디카를 압수당했다.... 또 다시 발동한 무념무상 스킬에 결국 수련원 앞까지 도착은 했지만.... 이건 뭐 도로만 있지 계양산과 다를 것이 없었다!!!! 그래도 초 긍정 마인드로 나무들과 돌을 실컷 구경하면서 나에 대한 자아 성찰을 실컷 하였다. 그런데 문 듯 깨달은 생각.... 아!!!! 내일 장기자랑!!!!! 어쩌지???라는 생각에 훌쩍 뒤돌아보니 우리 조원들 다 죽어가는 얼굴에 내가 내일 장기자랑 해야 돼! 라는 말을 꺼내기도 전에 쓰러질 태세였다... 그냥 나중에 생각하자~ 라는 마음에 결국 숙소에 도착 다행히도 시간을 넉넉히 주셨다. 우리는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의견을 종합 가능성을 따져본 결과 연극을 결정하였고 하룻밤 사이에 모든 것을 마스터 해버렸다... 옆에 8조는 왜 그리도 날 좋아하는지....ㅋㅋ 내가 좀 인기남!!!(퍽!!)
‣오늘의 교훈 : 모든 것은 하룻밤 사이에 이루어진다!
6일째
아침부터 추적추적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나는 준비한 우의를 드디어 한번 써보는 구나!!!라는 나름 소극적인 기대감으로 우의를 찾는 순간!!!! 뭐지...이 허전함은... 우의가 사라졌다!!! 그것도 빌린건데!!!! 결국 마니산을 오르기 위해 준비하는 순간!!!! 무지개색 판촉우의의 물결~~~~ 나만 없는 듯하였다... 결국 맨 뒤에서 터벅 터벅 오르는데 엄청난 돌길에 결국 앞서가던 대원들 하나 둘 우의를 벗기 시작!!!! 결국 나의 승리다!!!! 겨우겨우 올라 더더욱 힘들게 내려오니 남아있는 것은 걷는 것이오~ 오늘 밤에는 장기자랑 이로다~생각하지 말자 생각하지 말자 하며 또다시 바다를 건너 산을 넘어 도착한 장봉도 오늘의 마지막 목적지.... 장봉도 결국 와 버렸다. 하지만 산을 넘을 때 산은 그닥 높진 않았는데 종주동안 넘었던 산 중에선 제일 힘들었다. 그 이유는 바다건너 배를 타고 올 때... (내가 무슨 장희빈 인가?) 8조에서 죄없는 순수한 나를 주릴 트길 시작했다...(분명 사진에 찍혔을것이다!! 확인!!)
이건 분명 폭력이다!!!그로 인해 그 다리로 산을 넘으려니.... 죽는 줄 알았다... 결국 장봉도에 도착해 보니 큰일이다!!! 우리 조 장기자랑 연극의 매인 주인공인 왕자역의 부상으로 연극이 취소될지도 모르는 상황이였다...(무슨 드라마 같았다) 긴급 회의를 열어 결국 노래를 부를 작정으로 내 엠피를 뒤지던 상황에서 아무렇지 않은 듯 왕자님 등장!!!! (후광이 비췄다!!) 결국 하룻밤 사이에 만들어진 연극은 내 혼신을 다한 연기? 덕분은 아니였지만 1등을 차지하게 되었다!!!! (수고했어 얘들아~) 왠지 기분 좋게 잠들 수 있었다... 그치만 허전한 이 느낌은 뭐지?
‣오늘의 교훈 : 기대를 버리자~! 그럼 예상치 못한 행운이 온다!!!!(노력은 하자!!!)
7일째(마지막 날)
어제 기분이 좋게 잠들어서 인지 가뿐히 새벽에 기상한 줄 알았다!!!!! 배를 타야하므로 서둘러 걸음을 옮겨 선착장에 도착 배를 타고 월미도에 도착 했다.
솔직한 마음으로 마지막 날이라 섭섭함을 다른 사람에게 짜증으로 표출한 것이 조금 있는 것 같아서 미안한 마음이 없지 않아 있었다. 결국 약간 실망스런 마음으로 말없이 걷고걷고 또 걷고 있었다. 왜인지 그렇게 말이 많던 우리 조 꼬맹이들도 말이 없는 것 같았고 그렇게 괴롭히던 8조의 남자 녀석들!!도 장난이 뜸 했었다.(없진 않았다!!!결코 네버) 그래서 그런지 더더욱 지난 6일 동안의 행적들에 대해 회상과 후회를 통해 더더욱 힘든 길을 걷고 있었는지 모른다. 깃발을 들고 앞에 나가면 항상 뒤에 매일 비슷한 패턴으로 같이 가던 꼬맹이들!!!내일이면 못 볼지도 모르는 생각에 다시 앞만 보고 걷게 되었다. 그러다 문득 앞 표지판을 보니 내가 많이 봐오던 거라 이상이 여기니.... 여기는 학교 가는 길목... 그렇단 것은 시청이 가까워 졌다는 건데 벅차기도 했지만 이게 끝인가 하는 생각에 허무함도 없지 않았다. 시청에 거의 당도해서 오리걸음으로 되돌아가게 시키시는데 처음 종주를 하던날 강길을 걷던 그 때가 생각나서 다들 울상일 때 남모르게 피식 웃었다. 역시 인천 바로알기 종주는 사람을 미치게 하는 힘이 있나보다!!!! 결국 7,8조 꼬맹이들에게 내년엔 안돼도 그다음 년엔 꼭 올테니깐 너희들도 다시 도전해라!!!! 라는 약속을 남긴채 벅차오르던 순간 힘들었던 순간 허무했던 순간들을 등지고 집으로 돌아왔다...
집으로 오는 길에 31가지 맛 아이스크림 점과 음료수 가게를 몽땅 털었다!!!!
‣ 오늘의 교훈 : 인생은 허무함과 설렘의 연속이다!!(멋있다!)
첫댓글 형 해단식날 피자 먹으러 갈래? 아니면 찜질방 갈래?
날림으로 쓴게 느껴진다
그러냐...ㅠㅠ 너도 이시간에해봐...ㅜㅜ
옆에 8조는 왜 그리도 날 좋아하는지....ㅋㅋ 내가 좀 인기남!!!(퍽!!) 이거에 대한 반박을 하지. 동물원가면 원숭이 같은거 신기해서 보는거자나^^ 우리도 게이가 신기해서 그런거야~ 오해하지마 ㅠㅠ 관수야
인기남??? 가서 한대 때려야지~~!!(절대 뒷말때문이아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