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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M 생활(ham knowing) 스크랩 화이트노이즈(White Noise)는 인격을 갈망하는 소리
DS2ICZ/운산 추천 0 조회 18 14.12.17 11:11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화이트노이즈(White Noise)는 인격을 갈망하는 소리

 

                                                                                                                                                          최의상(ds2icz)

 

 

 

  화이트 노이즈는 모든 가청 주파수에서 들리는 백색 소음을 말한다. 단파 방송이나 단파대로 HAM을 하는 무선사들은 이 소리에 익숙하고 그 잡음에서 특종을 잡으려고 한다. 다이얼이 닳아빠지도록 돌리며 폭풍이 몰려오는 듯한 긴박한 속에서 SOS라도 들릴 것 같은 절박한 소리에 까만 밤을 새우기도 하였을 것이다.

 

 

  처음 아마추어 무선사 자격증을 받아 들고 허가 받은 장비로 허가 받은 주파수대역에서 심취하던 지난날을 되살려 주는 책이 있었다. 그 책은 프로듀서, 영화감독, 만화가, 소설가, 음악가인 레오폴도 가우트로 1972년 멕시코에서 태어난 사람이 쓴 [고스트라디오]를 읽기 시작하였다. 그 첫 머리 글이 HAM과 연관이 있고 지금과 같이 아마추어 무선사들이 잠수하여 부상의 꿈마저 잃어가고 있는 감각을 조금이나마 자극하여 보고자 아래와 같이 인용하였다

 

 

  [호이킨은 손가락으로 햄라디오 다이얼의 닳아빠진 가장자리를 문지르듯 돌렸다.

그는 6미터 밴드(초단파 대역의 하단 부분)에서 얼쩡거리고 있었다. 일명 ‘매직 밴드’. 송신은 하지 않고 ?치(청취)만 하면서 들을만한 대화를, 아마추어 무선사들의 요어를 빌리자면 물 좋은 ‘래그 추(헝겊 씹기)’를 찾고 있었다.

 

 

  이 주파수대는 조건만 맞으면 짧은 안테나와 약한 파워로도 아주 먼 거리까지 송수신이 가능하기 때문에 ‘매직 밴드’라고 불렸고, 그런 까닭에 값싼 장비로 통신의 재미를 느끼려는 고등학생부터 ‘소프라딕E층 전파 확산’이나 ‘F2층 전파 반사‘ 같은 전문 용어를 대수롭지 않게 구사하는 기술자까지 광범위한 애호가들을 끌어들였다.

 

 

  오늘 밤에는 ‘매직 밴드’라는 별명이 무색했다. 단조롭다고 하는 편이 더욱 어울렸다. 대화들은 시시하기 짝이 없었고, 그나마도 너무 드문드문 들렸다.

 

 

  하지만 카탈리나 해안에 폭풍이 몰려 온다는 모스부호 주의보를 막 지나치고 50.24MHz 부근에 이르자 어떤 잡음이 그의 관심을 잡아 끌었다.

 

 

  오래전 가브리엘은 그에게 ‘화이트 노이즈’(모든 가청 주파수를 포함하는 백색소음)의 신비로움을 알려 주었다. 혼돈 속에 감춰진 장엄한 구조물. 지금 흘러나오는 소음은 구조가 뚜렷했다.

 

 

  호아킨은 스피커 쪽으로 고개를 내밀고 귀를 기울였다. 마음 속에서 그 소리가 생명체처럼 살아났다. 파도가 거칠게 휘몰아치는 성난 바다를 공중에서 내려다보는 기분이었다. 이윽고 그 광포한 바다는 딱딱하게 굳어 울퉁불퉁한 바위와 산맥으로 변했다. 곧 이어 그것은 다시 단순한 소리에 지나지 않게 되었다.

 

 

  하지만 어떤 목적을 가지고, 하나의 공통된 목표를 향해 커지고 있었다.

인격을 갈망하는 소리.

 

 

  스피커에 몸을 더 바짝 기울이자 방이 뒤로 물러났다. 소리가 그를 놀리는 것 같았다. 구조의 격자무늬가 잠시 뒤엉키는가싶더니 몇 초 후 스르르 풀린 것이다. 그 짧은 결합의 순간이 일으킨 잡음에 호아킨은 등골이 오싹해졌다.

 

 

  목소리였다. 틀림 없는 사람의 목소리였다. 호아킨은 다른 신호가 흘러든 거라고 생각하려 했다. 하지만 그것은 잡음에 섞여든 소리가 아니었다. 잡음이 만들어 낸 소리였다.

 

 

  음소가 여러 개 포착되었고, 자음도 한두 개 들렸다. 하지만 그것들이 한데 엮이지는 않았다. 무슨 말인지 알아들을 수 없었다.]

 

 

  고스트라디오(GHOST RADIO)는 직역하면 [유령라디오]이다. 이 소설 첫 장에 아마추어 무선사의 심취되어가는 모습이 사실적으로 표현되며 유령같은 세계로 (스피카 앞으로) 흡입되고 있다. HAM가족 여러분의 모습을 보는 듯하여 소설의 첫 대목을 옮겼다. 초심으로 돌아가 다시 장비에 쌓인 먼지를 털어 내고 마이크를 잡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며 이 글을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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