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을 이야기. 아시아 최초의 슬로시티, 삼지천
아직도 수세기 전의 평화로운 모습을 간직한 삼지천 마을. 돌담길 사이로 보이는 고즈넉한 한옥은 옛 정취를 즐기기에 부족함이 없다. 맑은 바람, 햇빛 그리고 전통 옹기들이 만들어 내는 장맛으로도 유명한 삼지천 마을의 돌담길을 걸어보자.
1 마을 이야기
아시아 최초의 슬로시티, 삼지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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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통 한옥과 개량 한옥이 어우러진 삼지천 마을의 풍경.
전라남도의 최북단에 위치하고 있는 작고 조용한 마을 삼지천의 입구에는 아름드리 고목들이 방문객을 먼저 맞이한다. 마을 입구에서부터 시작되는 독특한 형태의 토석담은 굽이굽이 연결되어 운치 있는 골목길을 만들며 방문객들에게 아련한 향수를 선물 한다.
전통 속에서 누리는 여유
슬로시티는 1999년 이탈리아의 작은 도시 그레베에서 시작되었다. 여유로운 마음으로 한가롭게 거닐기, 남의 말에 귀 기울이기, 꿈꾸기, 기다림의 여유, 마음의 고향 찾기, 글쓰기, 명상하기 등을 통해 무한 속도의 경쟁 시대에서 벗어나 자신을 돌아보고 마음의 여유를 갖자는 취지에서 생긴 마을이다.
1 담양에 위치한 마을인 만큼 대나무가 유명하다. 특히 삼지천은 대나무에 구운 죽염으로 만든 장이 유명하다.
2 등록문화재가 된 삼지천 마을 돌담길.
슬로시티가 되기 위해서는 자연을 훼손하지 않고 그대로 보존되어 있어야 하는 것은 기본. 여기에 전통문화의 자부심, 슬로푸드, 특산품, 공예품 지키기, 지역의 자발적인 참여와 적극적인 태도가 있어야 그 자격이 주어진다. 현재 16개국 116개 도시가 슬로시티로 지정되어 있다. 슬로시티국제연맹은 우리나라 남도 땅에 위치한 담양의 삼지천 마을, 중도 마을 등을 아시아 최초의 슬로시티로 지정했다. 그렇게 해서 담양군 삼지천 마을은 전통 한옥과 돌담길, 한과와 장, 쌀엿 등 전통음식을 보전 계승하는 우리나라 대표 슬로시티가 되었다.
자연을 기다려 주는 사람들
새소리와 바람 소리 외에는 큰 소리가 없을 만큼 삼지천 마을은 조용하고 한가롭다. 정갈한 한옥과 그 사이를 굽이돌아 이어지는 예스러운 돌담길. 돌담 너머 보이는 싱그러운 감나무에 푸른 감들이 주렁주렁 열린 삼지천의 풍경은 그야말로 한폭의 그림이다.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마을 사람들의 모습에서는 삶의 여유가 느껴진다.
3 장흥 고씨의 집성촌인 이곳의 오래된 한옥은 모두 고씨 일가의 옛집이다.
4 너른 들이 많아 예부터 쌀농사를 많이 지은 이곳은 임금님에게 진상했을 만큼 쌀엿이 유명하다.
5 돌담에는 담쟁이 덩굴을 심어 여름이면 더욱 운치가 있다.
그 흔한 마트도 없지만 삼지천 마을 사람들은 불편해 보이지 않는다. 자연을 개척하기 보다는 자연을 기다릴 줄 아는 여유가 있기 때문이다. 사라져 가는 전통문화를 박물관처럼 박제시켜 보존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삶 한편에 두고 지키고 아끼는 것이 느껴진다.
마을의 사랑방 돌담길
마을에 들어서자마자 바람을 타고 코끝을 스치는 향은 돌과 황토 냄새. 황토에 작은 돌을 층층이 쌓아 올린 흙돌담 때문이다. 한옥과 어우러진 돌담길은 동네의 사랑방이다. 양 옆을 아늑하게 막아준 돌담 덕분에 길에서 만난 마을 주민들은 마치 사랑방처럼 오랫동안 편안하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 또한 마을 주민들이 오다가다 만나 서로의 안부를 나누고 근황을 묻는 장소이기도 하다. 마을 주민들이 서로 가족같이 지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곳으로 긴 돌담은 마을 사람들에게 소통의 공간이다.
1 삼지천 마을은 집집마다 감, 살구, 자두, 석류 등의 과일 나무를 심어 탐스러운 열매가 한창이다.
2 고재선 가옥은 전통적인 상류 주택의 모습을 잘 간직한 집으로 가옥이 있던 기존의 터에 1915년 무렵 다시 지은 것이다.
3 삼지천의 한옥들은 옛 모습이 그대로 간직하고 있어 아이들과 역사여행의 장소로도 안성맞춤이다.
4 여인들이 거주하는 안채를 바로 볼 수 없도록 집안으로 들어가는 입구에는 담을 세워 두었다.
5 예전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한옥의 뒤안은 디딤돌 하나까지도 섬세하게 보존되어 있다.
돌담은 돌과 흙을 사용한 토석담으로 모나지 않은 화강석 계통의 둥근 돌을 사용하였고, 돌과 흙을 번갈아 쌓아 줄눈이 생긴 담장과 막쌓기 형식의 담장이 섞여 있어 볼거리도 다양하다. 돌담을 덮은 담쟁이덩굴 덕분에 여름철 푸르른 생기와 청량감이 느껴져 마을이 좀 더 생기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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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운치가 느껴지는 돌담길은 방문객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는 곳 중 하나.
임금님께 진상했다는 창평 쌀엿
삼지천 마을은 엿으로 유명하다. 삼지천 마을이 슬로시티로 지정된 데에는 돌담길과 한옥 외에도 창평 엿이 큰 작용을 했다고. 슬로시티 지정 요건 중 ‘전통 수공업’과 자연친화적 농법 등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삼지천 마을 곳곳에는 엿을 만들어 판매한다는 다양한 간판을 볼 수 있다. 나무 판 위에 정갈한 붓글씨로 쓴 간판이 있는가 하면 박스를 찢어 매직으로 쓴 간판 등 그 모양이 가지가지. 겨울에 가면 직접 엿을 고는 모습도 볼 수 있다고.
/ 여성조선
진행 강부연 기자 | 사진 신승희
협조 기순도전통장(061-383-6209), 창평삼지천슬로시티(www.slowcp.com)
첫댓글 가보고 싶은곳 발견..... 언젠가는 가볼수있겠지..... 고운날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