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라보,마이탱고라이프(배성곤).pdf
부라보, 마이 탱고 라이프 !!
부제 : 탱고를 배우고 나서의 내 인생은 총천연색^^
10여 년 전, 아내가 탱고를 같이 배워 보자고 했을 때의 나의 반응은 지극히 보수적인 대한민국 중년남성과 다르지 않았다. 점잖지 못하게 그런 것을 해서 뭐하겠느냐. 꼭 하고 싶으면 당신이나 배워 보라고 했었다.
그리고 시간이 한참 흐른 후에, 건강을 제대로 돌보지 않아서인지 가벼운 부정맥이 생겨서, 건강에도 좋고 즐거운 취미활동이 어떤 것이 있을까 고민하던 중, 다양한 레저 활동 중에서도 탱고가 치매 예방에 매우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어 관심을 갖게 되었다.
마침 포항시의사회 활동을 같이 하고 있던, 이종수 선생님이 탱고를 오랫동안 추고 있었는데, 꾸준히 탱고 동호회 모임에 참석하시는 모습을 보고, 늘 점잖고 매사에 모범적인 성실한 분이 저렇게 열심히 하시는 것을 보면 분명 뭔가 좋은 점이 있을 것이라 생각하게 되어, 아내와 함께 같은 동호회에 가입을 하게 되었다.
처음에 우리 부부는 신승호 선생님(경북의사회 회원) 부부로부터 초급반 수업을 받게 되었는데, 그 때만 해도 가벼운 유산소운동 정도로만 생각을 하고 시작을 하였지만, 차츰 탱고의 매력에 빠지게 되어, 요즈음은 한해에도 몇 번의 탱고 페스티발에 아내와 함께 참석할 만큼 탱고가 없는 내 인생은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가 되었다.
탱고는 영화나 드라마에서 보여 지는 것처럼 화려한 춤이 아니다.
영화나 드라마에서는 시청자나 관객에게 무엇인가 화려한 동작을 보여줘야 하지만, 실제 밀롱가(탱고를 추는 장소 혹은 탱고 파티)에서의 탱고는 남에게 보여주기 위해서 추는 춤이 아니기 때문이다.
탱고는 “보여주는" 춤이 아니라 "느끼는" 춤이다.
밀롱가에서 탱고를 출 때, 화려한 동작보다는 파트너와의 교감이 가장 중요하다.
쉽게 말하자면, 탱고는 대중 앞에서의 웅변이나 연설이 아니라 두 사람간의 의미 있고 진지한 대화에 가깝다.
따라서, 마치 아무도 보지 않는 것처럼 그리고 두 사람만 있는 것처럼 서로 집중해서 춤을 출 때, 더 만족스러운 춤이 되는 것이고, 다른 사람을 의식하거나 화려한 동작으로 자기 과시를 하려다 보면 알맹이 없는 대화처럼 영혼 없는 춤이 되어 버린다.
여러 가지 탱고의 매력 중 무엇보다 중요한 요소는 창의성 혹은 즉흥성이다.
탱고는 다른 춤과 달리 정해진 스텝이 거의 없다. 앞으로 걷고 뒤로 걷고 회전하는 정도의 기본적인 최소한의 동작을 배우기는 하지만 이것은 바둑의 가장 기본적인 규칙을 배우는 것에 비유 될 수 있다.
장기나 체스에 비하면 바둑의 기본 룰은 매우 간단하지만, 바둑은 그 경우의 수가 무궁무진하듯이, 탱고 또한 기본적인 동작은 매우 간단하지만, 응용, 조합, 음악의 해석 등에 따라서 같은 음악이라 하더라도 모두가 다르게 표현이 가능하다.
예술의 본질은 그것이 음악이든 미술이든 무엇인가 새로운 것을 만든다는 것에 있다. 똑같은 것을 베낀다면 그것은 예술과는 거리가 멀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탱고는 예술이다. 탱고의 중심에 창의성이 있기 때문이다.
탱고의 매력에 대해서는 이야기 하고 싶은 것이 너무나 많지만, 지면이 충분하지 않아 이 정도로 마무리 하고 결론을 내리기로 한다.
부정맥은 탱고를 시작한지 수개월 후에 없어졌고 이후 현재까지 수년 동안 재발하지 않았고, 뚱뚱하던 몸도 정상으로 돌아 왔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탱고를 시작하고 나서 우리부부는 평범한 중년부부에서 다시 연애하던 시절로 돌아가게 되었다.
아내가 예전처럼 아이들의 어머니, 자녀 교육과 생활의 동반자가 아니라, 사랑스러운 여인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것은 나도 마찬가지다. 집에서 속옷만 걸쳐 입고 왔다 갔다 하며 냉장고 문이나 열어 보던 매력 없는 아저씨가 아니라 탱고를 출 때 만큼은 나도 누군가의 당당한 파트너이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여행지가 결정되면 그 다음은 맛집부터 검색을 하였지만, 이제는 어느 밀롱가를 갈지 알아보는 것이 우선이다.
아이들이 자랄 때는 아이들의 교육문제가 우리 대화의 주제였으나, 이제 아이들이 다 자라고 나서 우리 부부의 대화의 주제는 탱고이다.
대화의 주제일 뿐 아니라, 이제는 인생의 주제 그 자체가 되었다.
한마디로 결론을 내려 본다면, 탱고를 시작하기 전의 내 인생이 흑백이었다면, 탱고를 추는 내 인생은 완전 총천연색이다.
자신있게 권하고 싶다. 40대이든 50대이든 늦지 않았다. 지금 당장 탱고를 시작해 보시길.
* 참고로 우리 동호회(포스탱고 http://cafe.daum.net/pohangtangoclub)에는 본인 외에도 김호규 선생님, 정유진 선생님, 신승호 선생님, 이종수 선생님등 우리 경북의사회의 여러 회원님들이 열심히 활동 중이다.
** 인생에는 두 가지 목표가 있다.
첫 번째는 원하는 것을 이루는 것
두 번째는 이룬 것을 즐기는 것이다.
두 번째 것은 지혜로운 사람만 이룰 수 있는 목표이다.
- 무무 / 사랑을 배우다. 中
첫댓글 원하는것을 함께 이루었고
이룬것을 함께 즐기고
지혜롭게 행복하게 사시는 모습 보기 좋습니다 .
언젠가 밀롱가에서 파트너가 되어 무언의 대화를 나눠보겠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