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지금 판세로는 지역구 11곳 뺏겨…탄핵저지선 100석 위태
입력2024.03.25. 오후 6:19
85개 선거구 199차례 여론조사 분석해보니
국민의힘, 비례 합쳐도 96석
중·성동갑, 종로 갈수록 野 우세
수원병, 격차 10%P 안팎 벌어져
분당갑 안철수, 이광재에 역전 당해
사진=연합뉴스
최근 여론조사 결과가 총선까지 이어진다면 여당인 국민의힘 의석이 지역구와 비례대표를 합쳐 100석에도
미치지 못할 전망이다. 3월 들어 한 번이라도 여론조사가 이뤄진 85개 관심 선거구에서의 199차례 가상대결
결과와 최근 한국갤럽이 조사한 정당별 비례대표 지지율을 한국경제신문이 분석한 결과다.
국민의힘은 현재 91개인 지역구 의석수가 최대 80석까지 줄어들 것으로 추산됐다.
비례대표 의석수는 현재보다 7석 줄어든 16석에 그칠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의석수는 96석으로 개헌 및 대통령 탄핵 저지선(100석)을 지키지 못할 것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결과가 뻔히 예측돼 여론조사가 이뤄지지 않은 나머지 169개 지역구는 21대 총선과 같은 결과가 나올 것
으로 가정했다.
與 후보들, ‘탈환’은커녕
서울에서는 13개 선거구에서 44번의 가상대결이 이뤄졌다.
이 중 강남을과 동작을을 제외하고 국민의힘이 열세였다. 최재형 국민의힘 의원이 현역인 종로에서
이 기간 여덟 번의 가상대결이 이뤄졌는데 이 중 7번을 곽상언 민주당 후보가 이겼다.
영등포갑과 용산에서도 민주당 후보가 국민의힘 후보를 각각 네 번과 두 번 눌렀다.
아홉 차례 가상대결이 펼쳐진 중·성동갑에서는 윤희숙 국민의힘 후보와 전현희 민주당 후보의 격차가
더 벌어지는 등 여당의 상황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경기도 마찬가지다. 여권의 탈환이 기대되던 수원병에서 방문규 국민의힘 후보의 지지율은 지난 5일
42.1%에서 22일 37%로 하락했다. 김영진 민주당 후보와의 격차는 2.2%포인트에서 10%포인트 안팎으로
벌어졌다.
용인갑, 안성, 평택을 등 여당 의원이 현역인 지역구에서도 민주당 의원들이 오차 범위 밖에서 앞서고 있다.
지역 현역 의원으로 분당갑에서 우위를 유지하던 안철수 국민의힘 후보도 최근 여론조사에서
이광재 민주당 후보에게 추월당하는 등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다.
텃밭도 장담 못하는 PK
부산·경남(PK) 역시 여권이 기대한 낙동강 벨트 수복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21대 총선에서 승리한 지역
에서도 야당 후보가 앞서나가고 있다. 텃밭으로 여겨지던 부산 남구에서는 민주당 후보가, 연제에선
진보당 후보가 국민의힘 후보를 누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창원 성산에선 현역 의원인 강기윤 국민의힘 후보가 허성무 민주당 후보에게 뒤지고 있으며,
창원 진해 역시 황기철 민주당 후보가 이종욱 국민의힘 후보에게 앞서고 있다.
낙동강 벨트에서는 박성호 국민의힘 후보가 현역인 민홍철 민주당 후보를 오차 범위 내에서 앞서고 있는
김해갑 정도를 제외하고는 모두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다.
10번에 이르는 가상대결이 이뤄진 양산을에서는 최근 김두관 민주당 후보가 김태호 국민의힘 후보와의
차이를 점차 벌리고 있다.
가장 관심 지역은 계양을
충청 지역에서는 대전 유성을의 이상민 국민의힘 후보가 황정아 민주당 후보에게 크게 뒤처진 것으로
조사됐다. 정우택 국회부의장이 낙마한 청주 상당에서도 민주당 후보가 오차 범위 바깥에서 앞서고 있다.
청주 서원과 청원에서 양당 후보가 오차 범위 내 접전을 벌이는 가운데 홍성·예산에서는 강승규 국민의힘
후보가 양승조 민주당 후보에게 3%포인트 뒤처지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최근 발표됐다.
이전 세 번의 조사에서 양 후보를 크게 누른 것과 비교해 분위기가 바뀌었다.
결과를 종합하면 여당이 현역 의원인 지역구에서 국민의힘 후보가 복수의 여론조사에서 패배했거나
오차 범위 바깥에서 뒤지고 있는 지역구는 11개다. 민주당 지역구에서 오차 범위 내 접전이 벌어지는 곳은
다섯 곳, 국민의힘 지역구 내 접전은 세 곳 정도로 분석된다.
한편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과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맞붙은 인천 계양을에서는 전국 254개 선거구
중 가장 많은 13차례에 걸쳐 가상대결이 이뤄졌다. 여러 악재에도 원 전 장관이 이 대표와의 격차를 줄이고
있다는 조사도 많지만 가장 최근인 지난 22일 KBS·한국리서치 조사에선 원 전 장관이 35%, 이 대표가 52%
의 지지율을 나타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박주연 기자 grumpy_cat@hankyung.com원종환 기자 won0403@hankyung.com
보수 텃밭까지 격전지 돌변… 與 경기도 6석 수성도 ‘위태’
입력2024.03.25. 오후 7:04
與 현역 지역구 여론조사 분석
분당갑 안철수 40%·이광재 48%
안성 김학용, 野에 20.5%P差 열세
평택병 유의동·이천 송석준 ‘접전’
반도체벨트 영입 인재들도 고전
국힘, 당초 경기서 10석 획득 목표
이종섭·황상무 사태 민심 등돌려
“지지율 회복 안돼, 백약이 무효”
일각선 ‘경기 남부 전패론’ 비관
4·10 총선 승패를 좌우할 경기도 선거에서 여당 현역들이 모두 고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치권 일각에선 여당의 ‘경기 남부 전패’라는 비관적인 전망까지 흘러나온다.
용산발 제2의 수도권 위기론이 현실화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25일 세계일보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에 등록된 국민의힘 경기 현역 의원 지역구
여론조사를 종합한 결과, 현역 6명 중 최근 여론조사 결과가 등록된 4곳 모두 여당이 열세인
것으로 집계됐다.
대선 후보 출신의 3선 의원 안철수 후보가 수성에 나선 성남 분당갑은 지난 21∼23일 경기신문
의뢰, 알앤써치의 자동응답(ARS) 조사에서 안 후보 40%, 더불어민주당 이광재 후보 48.4%로
8.4%포인트 격차를 보였다. 불과 5일 전 KBS-한국리서치의 전화면접 조사에선 5%포인트
앞선 것으로 나타났던 안 후보가 5일 만에 추월을 당한 것이다.
그사이 민심에 영향을 끼친 문제로는 이종섭 주호주대사와 황상무 전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
논란이 꼽힌다. 비상이 걸린 안 후보 측은 당초 계획한 타 후보 지원 유세 등을 전격 취소하고
분당갑 일정에 집중하기로 했다고 한다.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이기도 한 안 후보는 지난 21일
경기 60석 중 10석 정도를 예상한다고 말한 바 있다.
당 정책위의장인 3선 유의동 후보가 평택 내에서 지역구를 옮긴 평택병도 상황이 만만치 않다.
지난 21∼22일 경기일보 의뢰, 미디어리서치의 ARS 조사에서 유 후보 41.6%, 민주당 김현정
후보 44%, 새로운미래 전용태 후보 4%로 조사됐다. 반도체벨트의 남부 축을 담당하는 평택은
갑에 효림그룹 회장 출신의 한무경 후보, 을에 포항공과대 교수인 정우성 후보가 함께 나서
과학·산업 전문가 진용으로 전선을 구축했지만 이들 모두 고전 중인 상황이다.
국민의힘 4선 김학용 후보는 지난 15∼16일 시사안성 의뢰로 메타보이스가 ARS 조사한 결과
자신의 지역구인 안성에서 29.3%를 얻어 민주당 윤종군 후보(49.8%)에 20.5%포인트 격차를
보였다. 이천의 국민의힘 재선 송석준 후보도 지난 10∼11일 중부일보 의뢰, 데일리리서치의
ARS 조사 결과 39.9%로 민주당 엄태준 후보 44.1%와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조사 시점이 최근 용산발 리스크가 대두되기 전이라 현재 민심은 안심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많다.
경기권 한 여당 후보 캠프 관계자는 “너무 답답해서 미칠 지경”이라며 “지지율이 이종섭
대사 임명과 황상무 전 수석 논란을 거치며 뚝뚝 떨어졌다”며 “뒤늦게 귀국하고 사퇴했지만
지지율이 전혀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캠프 관계자도 “수도권에선
‘용산 리스크’가 부각된 이후 정권 심판론 분위기가 너무 강해졌다”며 “백약이 무효한
상황이다. 선거 전략을 어떻게 짜야 할지 혼란스럽다”고 말했다. 여당 일각에선 경기 북부
한두 곳을 제외한 대부분 지역에서 대패할 수 있다는 비관적 예측까지 나온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여당 세가 강한 경기 북부의 동두천·연천, 여주·양평을 빼곤 어디
하나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여론조사와 관련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경기 포천·가평에선 현역 최춘식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한 가운데 지난 19∼20일,
포천뉴스 의뢰 리얼미터의 ARS 조사에서 국민의힘 김용태 후보가 45.4%,
민주당 박윤국 후보 43.2%로 2.2%포인트 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도 수원, 화성, 동탄, 용인 등 반도체벨트의 여당 후보들도 대부분 최근
여론조사에서 열세를 보인다.
당초 여당은 경기도에서 중진 현역들이 자신의 지역은 물론 인근 지역까지 지지세를
확장하며 의석수를 넓히는 전략을 채택했다. 이에 수원 등 경기 남부에 영입 인재를
대거 투입하며 ‘반도체벨트’를 구축했다. 그러나 중진들이 버티던 경기 남부마저
위태로운 상황이 되자 캠프마다 비상이 걸렸다.
세계일보 조병욱 기자 brightw@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