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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국회가 바라다보이는 한나라당사 앞에서 전국농민연대(준)가 한.칠레FTA 비준을
저지를 이한 투쟁선포식을 갖고 농성에 들어갔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기자] |
"이제 농사만 지어서는 우리 농업을 지킬 수가 없다."
"모내기를 해야 할 바쁜 이때 국회앞에서 농성에 들어간다."
7일 오후 2시 국회근처 한나라당사 앞에서 전국농민연대(준)가 `한-칠레FTA 국회비준 저지 투쟁선포식`을 갖고 이달 말까지 거리 농성에 들어갔다.
박흥식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 사무처장의 사회로 진행된 투쟁선포식에서 송남수 농민연대 준비위원장은 "농사일이 바쁜데 우리가 여기에
서 있는 것은 정부가 우리를 거리로 내몰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은 우리 경제에 아무런 도움도 안되고 농민에게는 엄청난 손실을 가져오고 농촌을 파탄으로 몰아낼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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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농사만 지어서는 우리 농업을 지킬 수가 없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기자] |
송남수 준비위원장은 "어떤 일이 있어도 농업은 유지되어야 하고 7천만
국민을 먹여살릴 농업이야말로 비(非)교역적 부분"이라고 주장하고 "국회에서 비준이 거부될 때까지 투쟁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박흥식 사무처장은 경과보고를 통해 "정부는 400만 농민들의 정당한 요구를 아랑곳 않고 2002년 10월 24일 양국간 협정문의 가서명을 하였으며, 2003년 2월 15일에는 양국 정상간 정식 서명을 완료했고 3월
14일에는 농림부의 대통령 업무보고를 통해 이번 4월 임시국회에서 `자유무역협정에 관한 이행특별법`과 함께 한-칠레 자유무역협정의 국회
비준을 강행하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히고 "2003년 4월 7일
현재 김영진 현 농림부 장관을 포함한 총 118명의 국회의원들이 서명운동에 동참했다"고 보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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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쟁결의문을 낭독하고 있는 정현찬
전농 의장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기자] |
참가자들은 정현찬 전농 의장이 낭독한 투쟁결의문 을 통해 "현재 한.칠레 FTA 국회 비준에 반대하는 국회의원들이 117명에 이르렀고, 전국
방방곡곡에서 비준반대를 위한 삭발과 지방의회 반대 결의, 이장단 집단 사퇴 등이 전개되고 있다"며 "우리의 요구는 농민들의 집단이기주의가 아니며, 국민경제와 민족농업, 농촌을 지키기 위한 절대절명의 요구이다"고 밝혔다.
또한 참가자들은 "우리는 오늘부터 국회비준 저지를 위해 그 어떠한 희생을 치르더라도 우리의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강력히 투쟁할 것이며,
만약 국회에서 비준을 한다면 내년 총선에서 응당한 대가를 치르도록
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결의발언에 나선 서정의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회장은 "이제 농사만 지어서는 우리 농업을 지킬 수가 없다"며 "정치권이 현실을 외면해
현실을 알리기 위해 아스팔트와 빌딩 숲에서 이렇게 나선 것이 안타깝다"고 말하고 "이제는 영농현장이 아니라 아스팔트 현장에서 농사를 해야한다. 새로운 마음가짐과 각오를 해야 이 나라 농업이 살 것이다"고
주장했다.
김인호 한국여성농업인중앙연합회 회장은 "제네바에 다녀왔는데 스위스에서 느낀 것이 있다"며 스위스 농민들이 50~70% 소득보존을 받고
있다고 소개하며 "정치하는 국회의원님들이 농민을 많이 생각해 주고
국민들이 우리의 심정을 이해해달라"고 호소했다.
이외에도 강춘성 전국농업기술자협회 회장과 윤금순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회장 등이 결의발언을 했으며, 오종렬 전국연합 상임의장도 격려의 인사를 했다.
오종렬 의장은 한-칠레 FTA 비준에 대해 "마치 우리나라 농업에 폭격이 들어오는 것과 같다"고 비유하고 "한-칠레 자유무역협정부터 시작해
교육개방, 쌀개방 등 봇물이 터질 것"이라고 전망하고 "온 몸으로 막지
않으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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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팔트에 주저앉아 농성에 돌입한 농민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기자] |
참가자들은 투쟁선포식을 마치고 바로 그 자리에 앉아 농성에 돌입했다.
박흥식 사무처장은 "일단 임시국회가 진행되는 4월 30일까지 농성을 계속하며 저지할 예정이며, 이번 임시국회에서 통과되지 않으면 다음 국회에서 다시 저지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전국농민연대(준)는 전국농민회총연맹을 비롯해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한구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한국여성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한국카톨릭농민회, 전국농업기술자협회, 전국한우협회 등이 가입한 연대조직으로 3월 24일 기자회견을 갖고 공식 활동에 들어갔다.
전국농민연대(준)는 오늘 투쟁선포식과 오는 10일 농협개혁 선포식을
기점으로 적극적인 조직화를 통해 각 지역단위까지 연대조직틀을 갖춘
뒤 이달 중순경 정식으로 출범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터뷰> 제네바 WTO본부 앞서 단식농성 벌인 이경해씨
1990년 제네바에서 우르과이라운드(UR) 반대를 위해 할복투쟁을 하고 전북 도의원을 3차례 지낸 이경해씨. 이번에는 제네바 WTO본부 앞에서 한달이 넘게 농성을 벌이고 13일간 단식투쟁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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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바를 다녀온 이해경씨(왼쪽)가 정현찬 전농의장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기자] |
□ 언제 제네바에 다녀왔나?
2월 22일 혼자서 갔고 이어 24일 농민단체 회장 8분이 합세했다. 3월 31일까지 제네바에 있었다.
□ 일인 농성을 했다고 들었다.
24일 WTO 정문앞에서 주저앉아 이틀간 농성을 하며 밤에만
텐트를 쳤다.
26일 제네바 경찰이 수갑을 채워 연행했다. 결국 여권, 비행기표 등을 다 보여주고 다시 들려나와 정식으로 텐트를 치고 3월
31일까지 농성을 벌였다.
□ 농성의 계기는 무엇이었나?
하빈슨 농업특별위원장이 농산물 수출국 모임(케언즈 그룹)의
입장을 대변하는 협상방식 1차 초안을 제출했기 때문이며, 3월
18일에는 2차 초안이 제출돼 이날부터 단식투쟁에 들어갔다.
□ 단식 투쟁과정은 어떠했나?
WTO 사람들은 냉정한 사람들이라며 주변에서 말리기도 했다.
하지만 10일쯤 지나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세계 여러나라
대표들이 박수를 보내고 제네바 시민들도 격려해 줬다. 단식중인데도 먹고 힘내라고 준 음식이 쌓이기도 했다. 물과 소금만
먹었는데 이것도 주변에서 다 도와줬다. 어떤 분은 왕골로 만든
깔판을 주기도 하고 돈을 주는 사람도 있었다.
특히 프랑스의 유명한 농민운동가 조셉 보베와 스위스 의원이자 농민회장이 안받겠다는 데도 돈을 주기도 했다.
□ 결과는 어떻게 되었나?
결국 WTO의 안이 무산돼 연기됐다. 오는 9월 멕시코 칸쿤에서
열리는 제5차 각료회의에서 다시 다뤄질 예정이다. 따라서 조셉 보베와 함께 9월 멕시코에서 세계적인 집회를 갖기로 했다.
하빈슨 위원장은 시간에 쫒겨 결국 만나지 못하고 국장을 통해
친서를 전달했다.
□ 국민들에게 알리고 싶은 점은?
한국농민의 처지를 호소했다. 외국에서는 우리나라를 선진국으로 간주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1인당 경작면적이 작고 `살기
위한 농업`이다. 국가에서 생산비를 관세로서 보호해 줘야하는데 WTO는 관세를 줄이고 철폐하려 한다. 개발도상국 대우를
받아야 한다.
□ 건강상태와 향후 계획은?
단식을 풀고 이틀간 미음을 먹고 오늘 아침부터 죽을 먹고 있다. 인터넷을 통해 세계 농민단체들과의 연대로 WTO에 맞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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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모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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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호를 외치고 있는 각 단체 대표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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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부의 손`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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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부의 농성`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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