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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꺼운 마대푸대에 짚을 깔고 세 마리 양을 함께 넣고 3시가량 고속도로를 달려 데리고 왔다.
잠깐 쉬는 휴게소에서 양들이 궁금해 들여보니 세 마리가 아예 자리를 잡고 얌전히
앉아있었다. 참으로 온순하고 적응력이 뛰어난 짐승들이다.
먹을 것을 주지 않으니 들여다보는 신랑 주위로 몰려들어 밥 달라는 듯이 쳐다보고 있다.
지난 주 목요일 우리 집에 새 식구가 들어왔다.
고녀석들이 누군고 하면 산양 세 마리다.
산양이라고 하기도 하고 젖짜는 염소라고도 하고 영양이라고 한다.
성격은 온순하고 암수가 다 뿔이 있으며 무리지어 사는 습성이 있다.
흑염소랑 생김은 거의 비슷한데 체구가 더 크다.
새끼는 일 년에 두 번, 한 마리 혹은 두 마리를 낳는다고 한다.
초식동물이며 독이 있는 거 빼놓고 모든걸 다 먹는다.
풀뿐아니라 나뭇잎, 구근, 호박 등 가리는 것이 없다.
대전 연기군에 사는 오빠 친구분이 동물농장을 하고 계시는데 지난 가을에 태어난 산양새끼를
미리 부탁해두었다 이번에 가져 온 것이다.
암놈 두 놈은 이제 갓 젖을 떼었고 숫놈 한 놈은 제법 큰 녀석이다.
이 녀석들은 성격이 온순할 뿐아니라 먹성도 가리는 것이 없고 무엇보다 적응력이 아주 뛰어나다.
어미품에서 떼어 차에 실을 때 몇 번 울고 그 뒤로는 끽소리가 없다.
집에 데려와 미리 만들어진 우리에 넣고 솔잎과 대나무잎,그리고 송아지 사료를 넣어주니
낯선 곳임에도 맛있게 먹는다.
어린 암놈 두 녀석은 잘 먹는데 좀 큰 숫놈은 바들바들 떨며 뭘 먹을 생각을 안한다.
트럭 짐칸에 싣고 왔더니 찬바람 쐬어 감기라도 걸렸나 걱정이 되어 계속 지켜보고 있는데,
금돌이와 또리가 산양들을 잡아먹을 듯이 으르렁거리며 우리 주위를 맴도니
꼴에 지가 숫놈이라고 바들바들 떠는 와중에도 뒷발을 구르며 개들한테 위협을 준다.
어린 암놈 두 녀석은 개들이 우리 주변을 맴돌며 으르렁거리거나 말거나 먹는데 정신이 없는데...
연기군에 사는 오빠 친구분은 산양을 젖을 짜기 위해서가 아니고 식용으로 기르는데 우리는 젖을
얻기 위해 가져왔다.
젖을 얻어 식구들 마시기도 하고 치즈도 만들고 요플레도 만들고... 무엇보다 우리가 살려하는 곳이
깊은 산골이다 보니 천지가 풀이라 조금만 부지런 떨면 그 녀석들 먹이 걱정없이 무난하게 기를
수 있을 것 같아 길러 보기로 한 것이다.
암튼, 모든 새끼들은 다 이쁘고 귀여운데 이 산양들도 예외가 아니다.
먹는 것도 이쁘고, 뛰는 것도 이쁘고, 음메~음메~ 소리내는 것도 이쁘고,호기심어린 눈으로
천진하게 쳐다보는 것도 이쁘다.
요즘 먹이로는 솔잎과 대나무 잎, 배추, 무, 그리고 호박, 고구마를 번갈아 주고 있다.
먹이를 주러 가보면 세 마리가 사이좋게 앞발을 얌전하게 오무리고 되새김질을 하다
인기척이 나면 느릇느릇 일어나 쳐다보다 먹이를 주면 얼른 달려들어 제일 맛난 것부터
서로 달려들어 먹는다.
걔네들이 가장 좋아하는 것은 배추속의 여린잎을 좋아해 제일 먼저 그 부위를 먹는다.
머리가 너무 멋져 한 컷~^^(뿔은 어디로 갔남?!)
인기척이 나니 뿔뿔이 흩어져 되새김질하던 녀석들이 우루루 몰려와 빤히 쳐다보고 있다.
오빠 친구분은 크게 애완견을 하시던 분이셨는데 지금은 애완견 뿐 아니라
산양과 시골닭과 오골계를 하고 계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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