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명의 남자가 어느 날 길을 걷다가 선물가게에서 파트너에게 주기 좋은 멋진 선물을 발견했습니다. 이걸 주면 좋아할꺼야! 세 남자는 선물을 골라 연인에게로 향했습니다. 과연 연인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요?
시계랑 목걸이 몇 번 사주면 집 거덜날듯....
베토벤은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방에 들어가니 오선지를 빌려가려던, 어딘지 작고 통통한 몸집과 익숙하면서 귀여운 뒤통수가 보이네요, 놀래켜 볼까?
오, 슈베르트. 오늘은 너가 태어난 날 맞지? 너의 생일을 축하하며 내가 너를 위한 선물을 사왔다, 뭔지 궁금하지 않나?
베토벤: 깜짝 선물은 원래 모르고 봐야 더 설레는 법 아닌가? 자 일단 눈을 가릴게 절대 눈 뜨지마!
슈베르트: 사랑하는 선배, 당신이 어떤 장난을 치고 싶은 건지 잘 모르지만 제 안경에 지문은 묻히지 말아줄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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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상자 안에 무었이 들어있을까? 슈베르트는 두근거림을 느꼈습니다. 넥타이핀? 아니면 내가 갖고 싶던 고급 만년필?
짠! 슈베르트, 어떤가? 진짜 금으로 만든 하트 펜던트야. 가게 주인에게 부탁해서 특벌히 너의 이름도 독일어로 새겼지. 예쁘지? 이걸 착용한 너의 모습이 귀여울 것 같아서 샀어. 내가 직접 목에 걸어줄께.
정말 고마워요 선배, 금색 목걸이가 참 예뻐요! 다음번에는 저도 같은 목걸이를 구해다가 선배 목에 걸어드릴께요. 커플 팬던트면 정말 근사할꺼에요! 자 제 사랑과 존경을 담아 꼭 안아드릴께요! 키스해도 되나요?
슈베르트는 베토벤을 향해 미소를 지었습니다. 물론 오늘 내 생일 아니에요.... 라는 말은 차마 하지 못했다. 저번 달에도 생일 선물이라면서 저에게 똑같은 목걸이 사 주셨어요 라는 말은 더더욱 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슈베르트는 그저 이해한다는 듯 웃고 있을 뿐입니다. 베토벤이라는 인간이 남의 생일 기념일 챙길 인간은 아니잖아요? 그저 내 이름 안 까먹은 것만해도 고맙고 소중할 뿐이죠.
슈베르트는 감사의 의미로 짧게 뺨에 키스를 한 뒤 베토벤을 쳐다봅니다. 마치 베토벤의 얼굴에 슈베르트에게 목걸이 사주니 행복해 함! 통통한 얼굴 귀여움! 나 잘했지? 라고 문자로 써져 있는 거 같아 슈베르트는 웃음을 지었습니다. 슈베르트는 생각합니다. 난 이래서 베토벤이라는 사람을 사랑해. 진지하면서도 열정적인데 어딘지 귀엽고 순수해! 매일 하루를 함께하면 늘 즐겁고 재밌다니까!
슈베르트의 일기- 2xxx년 10월 22일
오늘 선배에게 목걸이를 생일 선물로 받았다. 그런데 이를 어쩌나 오늘은 작은 프란츠가 아니라 커다란 프란츠의 생일인데.... 선배는 리스트씨가 생일 선물을 달라는 듯 아침부터 녹색 미니 고깔모자를 쓰고 거실을 어슬렁거리는 걸 보지 못한 모양이다. 딱히 그에게 줄 만한 선물이 없어 선배가 저번달에 준 목걸이를 그에게 선물로 넘겼다. 그 목걸이는 디자인은 같은데 이름이 안 새겨져 있었으니까! 리스트씨가 좋아하며 내 얼굴에 뽀뽀하려는 걸 겨우 저지했다. 미안합니다 리스트씨, 선배! 부디 안 들키기를....
설렘과 기대. 모차르트는 마에스트로의 달콤한 미소를 상상하며 작은 비밀을 등 뒤에 감추었습니다. 새하얀 꽃이 마치 그의 부드러운 머리카락을 떠올리게 하는 것 같아 괜히 웃음이 납니다.
사랑하는 나의 파파! 마에스트로~ 제가 오늘 당신에게 달콤한 선물을 드리고 싶어서 샀어요! 뭔지 궁금하지 않아요?
볼프강? 제 이름은 파파도 아니고 마에스트로도 아닙니다, 안토니오라는 이름 하나 외우지 못할 정도로 머리가 나쁜겁니까? 입에서 담배 냄새나니 그 부담스럽게 빛나는 얼굴은 살짝만 치우시지요, 마스카라 비뚤어졌어요!
히히 난 그런 마에스트로의 농담으로 화내는 모습이 귀여워서 좋아요, 이거 보면 과연 화를 낼 수 있을까? 내 등 뒤에 뭐 있게?
밀크 초콜렛을 건네자 히죽거리며 웃음을 짓는 마에스트로, 칫, 안토니오는 나보다 초콜렛이 더 좋은가? 어딘지 서운하면서도 솔직하게 웃는 모습이 귀여워 화도 낼 수가 없습니다.
정말 최고의 선물이에요! 웬일로 당신이 정상적이고 최고급 선물을....여기 초콜렛 꼭 먹어보고 싶었는데.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님, 평생 사랑하고 살겠습니다!
초콜렛이 정말 달콤하군요! 이만 안 썩는다면 매일매일을 초콜렛만 먹고 살고픈 기분입니다....
반절은 내가, 나머지는 당신에게 주는 내 마음.
마에스트로가 갑자기 눈웃음을 짓더니 손으로 내 입을 벌렸다. 멍하게 있었더니 그의 입술이 닿은 초콜렛 반쪽이 내 혀를 감싸고 돌았다. 달콤하면서도 씁쓸한 맛을 음미하려는 순간, 마에스트로의 말 한마디에 어느 새 난 초콜렛이 아닌 마에스트로의 달콤함을 더 오래 기억하게 되었다. "간접키스라고 한다죠? 이 달콤함이 저 뿐 아니라 당신의 지친 마음도 달래줄 수 있기를.
볼프강, 잠시 이대로.... 꿈꾸는 듯한 달콤함을 좀 더 오래 누리고 싶어서 말입니다.
정말 행복해서 멍한 기분입니다. 그런데 볼프강 솔직하게 말해보세요, 뭐 저에게 말 못할 짓이라도 한 겁니까? 기념일도 아닌데 정상적인 선물을 사오다니요. 뭐 괜찮아요 솔직히 말하면 화 안 낼께요. 옆집 아가씨 치마 아이스께끼하고 도망가기 놀이를 했나요? 장난으로 지나가던 여자애 풍선을 몰래 지휘봉으로 터뜨려서 울리기 놀이를 했나요? 한입만! 해놓고 아들 계란과자 몽땅 뺏어먹어서 울리기 놀이를 했나요? 다 이해합니다! 이젠 놀랍지도 않거든요!!
볼프강, 전 당신을 전생에서부터 너무 잘 알아요. 그런 눈빛으로 바라본다는 건.... 말해보실래요?
솔직히 말할께요! 축구공 놀이하다 바그너네 집 유리창을 부쉈어요.... 축구공이 바그너 얼굴에 정통으로 날아가서 축구공 자국이 생겼어요. 축구공 찾으러 오는 자 혼내준다며 그가 야구 배트 들고 서있는데.... 무서워요 혹시 내일 밤에 저랑 같이 몰래 축구공 찾으러 가실....
아야!- 말 안 듣고 사고만 치는 놈은 이게 약이지. 안토니오는 언젠가 안나를 다시 만난다면 꼭 물어보고 싶은 질문이 생겼습니다, 전생에 볼프강을 임신했을 때 무슨 이상한 독극물 식품이라도 먹은겁니까?
깨지진 않은 것(?) 같은데 아파 힝.... 어, 콘스탄체가 보이네.... 안녕 스탄지? 너도 초콜렛 좋아하니??
프레데리크, 잠시만 눈 좀 감아볼래? 내가 너를 위한 선물을 준비했어, 눈을 감고 나랑 함께했던 날들 중 가장 인상깊었던 순간을 떠울려봐.
전생에서 집 열쇠 빌려줬더니 내 침대에서 딴 여자랑 벌거벗고 그 짓거리 하고 있던 너, 콘서트에 안 와서 무슨 일 생겼나 걱정했더니 술 퍼먹고 점심때까지 늦잠 자고 있던 너.... 내가 병들어 외롭게 죽었는데 왜 내 장례식은 안 왔어??
프레데리크, 좋은 추억 생각하는 거 맞지? 계속 눈 감고 있어 가장 특별한 선물을 줄께!
이제 눈 떠도 돼 프레데리크, 이 작은 상자가 뭐일 거 같아? 웃는 너의 모습은 참 귀여워.
프레데리크, 상자를 열기전에 미리 널 품에 안고 속삭여줄께. 너를 위한 선물이야! 너가 행복해 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서 샀어. 사랑해!
너를 위한 최고급 손목시계! 남자의 최고 선물은 멋진 시계 아니겠어? 화려한 선물은 아니지만 그래도 너가 좋아해주는 것 같아 기뻐! 한 번 손목에 차 볼래?
리스트, 오늘은 마음껏 원하는 만큼 키스하게 놔둘께. 네 커피랑 담배 입냄새 기꺼이 오늘은 참아줄께.
너의 고동색 머리카락은 언제나 부드럽구나. 몸이 아파도 항상 머리카락만큼은 부드럽고 빛났던 너, 어쩌면 넌 신이 날 시험하려고 보낸 천사가 아닐까 싶어. 그게 맞다면 난 유혹에 진작 넘어갔으니 지옥행이려나?
리스트, 근데 진짜 궁금해서 묻는데 너 나한테 뭐 숨기는 거 있어? 선물 줄때 내 시선을 피하잖아. 왜 프랑스어가 아니라 독일어를 쓰고 있지? 넌 뭐 숨길 때 내 앞에서 말을 더듬고 우물쭈물 흐리는 버릇이 있지. 괜찮아 나 웃고 있잖아? 솔직히 말 해봐~
프레데리크, 진지하게 말할께. 네가 방에 새로 들여놓고 아끼는 그랜드 피아노 건반.... 너무 멋져보여서 내가 몰래 쳐보다가 건반 몇 개 조금? 부숴먹었어. 정말 미안해! 사과 선물로 시계 줬으니까 나 용서 해 줄 수 있어?
윽.... 프리드 내가 잘못한 거 아는데.... 아파.... 너무 심하잖아....
잡았다 요놈! 너였구나? 뭐 조금?? 88개중에 기막히게 도레미 건반 8개만 남겨 놓고 다 부숴놓은 게 조금?? 오냐 너가 그 8개만으로 곡 만들어봐 아니면 수리비 다 물어내든가!
결혼 N년.... 리스트가 전생부터 알고 있었던 청순하고 우아하고 여린 메꽃은 어디가고 여우같은 메꽃 마누라(?)로 진화한 그가 보라빛 눈을 부라리고 있었다....
(brawiling- 그저 조금? 다퉜을 뿐이야!)
건방진 놈! 네가 나에게 눈 감고 양보하면 되잖아! 도무지 못 참아, 눈 감아라 ㅅㄲ야! 베토벤은 힘껏 주먹을 날렸습니다.
퍽! 쇼팽은 재빨리 손으로 얼굴을 만져보았습니다. 다행히 치아는 멀쩡한 것 같습니다. 그래도 왠지 쇼팽의 눈 앞에서 이름 모를 별자리가 빙글거립니다.
흥! 당신이 더 오래 살아본 인간으로서 후배에게 좋은 것 좀 양보하면 안 되나요? 당신이 날 주먹으로 쳤죠? 난 당신 뺨을 때려줄테다!
흥 내 거기 킥이나 맛 봐라! 난 당신에게 양보 따위 하기 싫어, 전생에서도 난 당신의 음악을 싫어했는데 왜 내가 이번 생이라고 당신에게 양보와 존중을 해야하는 거죠?
건방진 폴란드산 말라깽이! 감히 네놈이 내 거기를 걷어차? 저 망할 놈이 날 성불구자로 만들려고 작정한게냐 윽.... 내 알!!!
해석- 누군가를 손바닥으로 침
손을 사용하는 것은 해결책이 아니라고 누가 말했나요?
누군가를 발로 참
내가 당신을 걷어차면 이유가 있다고들 하던데. 당신이 나에게 하나 줬네요.
행여 손 힘이 약하다면 발로 중요부위 까기 기술을 써보지 않았는지를 고려하라.
건방진 놈, 네놈도 달려있는 남자라는 사실을 잊은게로구나? 많이 아프냐? 걱정마라 알 안 깨지게(?) 최대한 살살 차줬으니까.
죽어라 건방진 자식! 네가 초코 케이크 양보하고 그냥 민트 초코 먹으면 되잖아!!! 난 그런 치약 따위 안 먹어! 죽어라!!!
으아아악!!! 저 음악가가 사람 패 죽이네! 저게 음악가야 깡패야?
보다못한 마에스트로가 한숨을 쉬며 새 케이크를 사다 주었습니다. 하다하다 서로 초코 케이크 자기가 먹겠다고 죽기살기로 두들겨 패는 놈들은 네놈들 밖에 없을거다 이 유치한 놈들아!!!
첫댓글 소중이 걷어차기에 못참고 들어와버렸습니다. 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