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길복의 목사의 세 번째 잡기장 (12)
♧인도 체험 이야기들 (1)
* 제가 읽은 “하늘 호수로 떠난 여행” (열림원, 2015)의 작가, 시인 류시화의 인도 여행기 입니다.
그이는 이 책의 개정판이 나온 2015년 까지 해마다 한번씩 25년 동안 25번 이상 인도 여행을 하고 이 흥미로우면서도 여러가지로 생각해 보게하는 책을 냈습니다. 물론 이 책은 객관적 여행정보를 담은 글이 아니라 주관적 경험담들을 펼치고 있습니다. 인도 처럼 정말 다양한 모습을 지닌 나라를 객관적으로 소개하는 일은 쉽지 않은 일이라고 봅니다. 그가 쓴 시집으로는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 처럼” “지금 알고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나의 상처는 돌, 너의 상처는 꽃” 같은 것들이 있고 그외 수필이나 강연집으로는 “나의 모국어는 침묵” “나는 왜 너가 아니고 나인가” 등이 있습니다. 이 잡기장의 처음 글 ‘인도’는 류시인의 글에다 제가 검색해 본 몇가지를 보탠 것이고, 그 외의 글들은 그 분의 글들을 약간 다듬은 것들 입니다.
* 인도 – 인구는 약 3억 9천만명으로 중국과 비슷합니다. 인종과 언어는 약 3300여 개 이상이되지만 현재 공식적 언어는 힌두어와 영어입니다. 국토는 약 330만 평방 킬로미터로 세계에서 7번째로 큰 땅입니다. 남한의 33배, 호주의 거이 반에 가깝습니다. GDP는 약 7조 3천억 달라에 이르지만 국민 1인당 GDP는 약 2300불 정도입니다. 종교는 힌두교가 약 81%이고 기타 이슬람, 기독교, 시크교, 자이나교, 불교 등을 포함하여 세계 거의 모든 종교가 다 있다고 할 정도입니다. 교육은 유명한 인도공과대학 (Indian Institute of Technology – IIT)을 위시하여 단과대학을 포함하여 약 2만 1천개나 됩니다. 인도 국내의 IT 산업은 미미한 편이지만 마이크로 소프트의 SW 개발의 70%가 인도인이고, IIT 출신이 미국 실리콘 밸리 창업자의 15%, IBM 엔지니어의 28%, NASA 직원의 35%, 미국 전체 의사의 15%나 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인도는 2014년에 인공위성을 화성궤도에 진입 시켰고, 2019년에는 달 착륙에게도 성공했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인도는 세계에서 가장 미개한 국가 중 하나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박사학위 소지자는 200만을 넘어서는데, 문맹률은 35%를 윗돌고 있다는 것은 아이러니 입니다. 부정과 부패, 빈부의 격차는 세계 톱을 달리고 있기도 합니다. 여성의 인권은 최하위이고 아직도 여성은 결혼할 때 지참금을 꼭 가지고 가야하는 나라입니다. 비폭력을 주장한 간디의 나라가 무서운 폭력의 나라이기도 합니다. 과학자를 무수히 배출하면서도 동시에 ‘사두’ (힌두교나 자이나교에서 수행하는 사람들로 얼굴엔 하얀 분칠을하고 다닙니다) 역시 1천만 이상이 되는 나라가 인도입니다. 그들의 교리에 의하면 인간은 8400만번의 윤회를 거쳐야 비로소 해탈에 이른다고 합니다. 인도에선 걸인에게 돈을 주어도 절대로 고맙다는 말을 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당신은 선행을 통해 악업을 씻을 기회를 나한테서 받았으니 고마워 할 사람은 내가 아니라 당신이라고 말하는 나라입니다. 그들은 가난이란 극복해야 할 불행이 아니라 받아드려야 할 신의 뜻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대도시를 벗어나면 아직도 인구의 90%가 화장실 없이 사는 나라 인도는 천의 얼굴을 지니고 있다 하겠습니다.
이런 인도는 1492년 컬럼버스가 대서양을 건너 처음 발견했을 때, 인도 (India) 라고 믿었고 거기 살고있던 사람들을 인디안 (Indian)이라고 불렀던 – 훗날엔 미안했던지 서인도 (West India), 아메리카 인디안 (America Indian) 이라고 불렀지만 – 역사상 최고의 코미디가 아닐까요?
* 우리가 낯선 곳으로 여행을 떠나는 것은 새로운 세상을 보기 위해서가 아니라,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안목을 갖기 위해서 입니다.
* 대부분 인도인들의 참을성은 신을 능가합니다.
* 우리는 늘 우리가 보고싶은 것만을 보는 근시안을 갖고 있습니다.
* 당신이 지금 가지고 있는 것에 만족하지 못한다면 당신은 우주를 소유해도 불행하게 살 사람입니다.
* 소원은 이루는 것 보다, 처음부터 아무 소원도 갖지 않는 것이 소원을 성취하는 최선의 길입니다.
* 어떤 상황 속에서도 감정에 흔들리지 않고 현실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십시요.
그리스 철학자 제논의 이야기입니다. 어느날 제논의 집에 있던 노예가 크게 잘못하여 제논이 그의 뺨을 때렸습니다. 그 때 노예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주인님 걱정하지 마십시오. 아득히 먼 옛날에 저는 이미 오늘 이 순간 뺨을 맞도록 정해져 있었고 주인님은 제 뺨을 때리도록 정해져 있었습니다. 우리는 하늘이 정해준 법을 어길 수가 없습니다. 우리 두 사람은 주어진 운명에 따라 이 세상에 왔고 주어진 운명에 따라 종과 주인이 되었고 또 그 운명에 떠라 죽을 것입니다. 우리는 우리 각자에게 주어진 역활을 충실하게 한 것이니 당신은 나를 때렸다고 걱정하지 마십시오. 저도 당신에게 맞았다고 원망하지 않을 것입니다’
* 첸나이를 떠나는 날 아침, 나는 그 동안 나에게 릭샤 (어원은 일본어에서 왔고 옛날 인력거에 해당되는 탈거리인데 요즘은 엔진을 달아 삼륜차로 오토 릭샤 auto rickshaw 라고 부른다)를 태워 준 차후에게 얼마를 줄지 물었습니다. 그는 말했습니다. ‘주고 싶은 만큼 주세요. 나는 아무 문제 없습니다’ 내가 말했습니다. ‘그럼 1루피 (약 30원정도)만 줘도 되겠나?’ 그가 크게 외쳤습니다. ‘노 프라불럼 ! 1루피만 주어도 진정 당신이 행복하다면 That’s OK ! 나는 돈이 중요한게 아니라 행복이 중요한 사람입니다. 당신이 오래 행복할 만큼 주면 됩니다’
* 당신이 지금 가지고 있는 돈이나 물건이 진정 당신의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아닙니다. 당신은 지금 그것을 잠시 보관하고 있는 중입니다. 주인이 모자를 적어서 벽에다 걸어놓았다고 해서 그 모자가 벽의 소유가 되는 것입니까?
홍길복 목사의 세 번째 잡기장 (122)
생각하게 해 주는 인도체험 이야기들 (2)
* 제가 읽은 “하늘 호수로 떠난 여행” (열림원, 2015)은 시인 류시화씨의 인도 여행기입니다. 그이는 이 책의 개정판이 나온 2015년 까지 해마다 한번씩 25년 동안 25번 이상 인도 여행을 하고 이 흥미로우면서도 여러가지로 생각해 보게하는 책을 냈습니다. 물론 이 책은 객관적 여행정보를 담은 글이 아니라 주관적 경험담들을 펼치고 있습니다. 인도 처럼 정말 다양한 모습을 지닌 나라를 객관적으로 소개하는 일은 쉽지 않은 일이라고 봅니다. 그가 쓴 시집으로는 “사랑하라 한 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 처럼”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나의 상처는 돌, 너의 상처는 꽃” 같은 것들이 있고 그외 수필이나 강연집으로는 “나의 모국어는 침묵” “나는 왜 너가 아니고 나인가” 등이 있습니다. 이 잡기장의 처음 글 ‘인도’는 류시인의 글에다 제가 검색해 본 몇 가지를 보탠 것이고, 그 외의 글들은 그 분의 글들을 약간 다듬은 것들 입니다.
* 인도의 식당에서는 흔히 바닥을 닦던 걸레로 식탁이나 그릇도 닦곤 합니다. 인도에 와서 불교철학을 연구하던 어떤 한국인 교수 집에 있던 가정부도 마찬가지 였습니다. 어느 날 그 교수는 가정부에게 행주와 걸레는 구분해서 각각 다른 것으로 쓰라고 가르쳐 주었습니다. 그러자 그 가정부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아니 선생님은 더러운 것과 깨끗한 것을 차별하면서 그것이 그것이고 세상 모든 게 다 똑같다는 것도 모르면서 어떻게 불교를 전공하려고 하십니까? 불교는 제가 가르켜 드릴께요. 세상만사 모두 모두 다 그게 그것이고 똑같은 것이라는 게 불교의 가르침입니다.’
* 인도인들은 대부분 손으로 밥을 먹습니다. ‘왜 당신들은 스푼을 사용하지 않고 더러운 손으로 밥을 먹습니까?’ 어느날 나는 그에게 그렇게 물었다가 된통 설교를 들었습니다. ‘아니 도대체 누구의 입에 들어갔다 나온 지도 모르는 것, 그것도 수천 수만 번도 더 많은 사람들의 입속을 들락날락했던 그 스푼이 더 깨끗하고 위생적일까요, 아님 내 손으로, 내 음식을 먹는 것이 더 정결하고 위생적일까요? 한번 솔직하게 생각해 보십시오. 당신들은 스푼 사업가들의 꼬임에 속는 줄도 모르고 속고 있는 겁니다.’
* 산스크리트어로 만트라는 영어로는 Mantra 라고 표기합니다. 그 뜻은 본래 ‘진언’ ‘진리의 말씀’ 이라는 의미입니다만 ‘주문’ 혹은 ‘주문을 왼다’는 뜻으로도 쓰입니다. 기독교의 주기도문이나 천주교의 성모송과도 같은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불교에서의’관세움보살 나무아비타불’도 일종의 만트라 중 하나라고 합니다. 인터넷을 검색해 보니 만트라 수행 중 세상을 바꾸고 인간을 살리고 새롭게 태어나게 하는 만트라의 주송은 이렇다고 합니다. ‘훔치훔치 태을천상원군 훔리치야도래 훔리훔리 사파하’ 요가에서는 만트라의 진언, 주문을 ‘옴 마니 밧메 홈’이라 하면서 이를 반복하여 외우면 신비한 능력이 생긴다고 합니다.
이와같은 ‘만트라’는 세 가지 기본적 의미를 담고 있다고 가르칩니다.
첫째는 ‘너 자신에게 정직해라. 너 자신을 속이거나 자신과 적당히 타협하지 말아라’
둘째는 ‘어떤 것도 결코 영원한 것은 없다는 것을 기억해라. 슬픔도 기쁨도 다 지나가는 것이다’
셋째는 ‘누가 너에게 도움을 요청하면 하느님이 도와줄 것이라고 말하지 마라. 네가 도와 주어라. 하늘이 너에게 맡긴 것을 다시 또 하늘에다 돌리지 말아라’
* 10살 쯤 되는 소년 비시누는 어린 소매치기 소년입니다. 그는 집안이 가난하고 출신성분이 낮아도 자신의 처지를 불평하지 않습니다. 어느 날 나는 그 아이에게 물었습니다. ‘오늘은 뭐 좀 건진 게 있니?’ ‘아니요 오늘은 아무 것도 없어요. 그래도 내일은 뭘 좀 훔칠 수 있을 거예요’ 비시누는 언제나 희망적입니다. 그런데 사실 이것이 우리네 인생이 아닌가요? 우린 모두들 크고 작은 소매치기들이 아닌가요? 그리고 오늘은 허탕을 쳐도 내일은 뭘 좀 건질 것 같이 살고 있지 않은가요?
*이슬람교의 신비주의 가운데 수피즘이라는 학파가 있습니다. 그 학파의 스승 중 주나이드가 오래 전에 겪었던 이야기입니다. 주나이드가 늙었을 때, 제자들이 자주 물어 온 질문입니다. ‘선생님의 선생님은 누구였습니까?’ 그 때 주나이드는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나는 어느 날 여행 중에 길을 잃고 사막에서 어떤 도둑을 만나 그와 몇일을 함께 지낸 적이 있다. 매일 밤 그 도둑은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이 보시오. 난 지금 물건을 훔치러 갑니다. 그러니 당신은 날 위해서 기도해 주시오.”
도둑이 돌아오면 나는 그에게 물었다.
“뭐 좀 훔친 게 있소?”
그럼 도둑은 이렇게 말했다.
“오늘 밤은 실패했소. 그러나 당신이 날 위해 계속 기도하고 신의 축복이 있으면 내일은 성공할지도 모르지요!”
그 도둑은 늘 실망하지 않고 희망 속에서 일을 계속했다. 어떤 때는 성공하고 또 어떤 때는 실패하면서도 말이다. 이게 바로 인생 사는 모습이다. 그 때 그 도둑이 내 눈을 떠서 인생을 보게 해 준 나의 스승이다’
사실 우리 모두는 다 도둑이 아닐까요? 오늘도 성공하기를 바라면서 계속해서 도둑질을 하는 자는 누구일까요? 인생살이에서 성공하게 해 달라는 우리의 기도는 도둑질에서 성공하게 해 달라는 것과 어떻게 다를까요?
* 어느 날 여행 중, 나는 미로에서 길을 잃고 헤매다가 한 사람을 만났습니다. 반가워서 그에게 말을 걸었습니다. ‘전 지금 길을 잃었습니다. 출구가 어디인가요?’ 그러자 그가 말했습니다. ‘당신은 지금, 아까 조금 전에 길을 잃고 헤맨 것이 아닙니다. 당신은 날 때 부터, 태어난 후 부터 쭉, 계속해서 길을 잃고 헤매고 다닌 겁니다. 그러니 그냥 가십시오. 당신은 길을 가르쳐 주어도 반드시 또 길을 잃을 것입니다.’
* 당신을 구속하고 있는 것은 당신 자신입니다. 다른 사람이 당신을 얽어매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러니 당신을 자유케 할 사람도 오직 당신일 뿐입니다.
* 누가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고 화를 내지 마십시오. 감정에 휘말리는 것은 약속을 지키지 않는 것 보다 더 나쁜 것입니다.
* 내가 있으니 당신이 있고, 당신이 있어서 내가 있습니다. 당신과 나는 다른 존재가 아닙니다. 산이 있어서 골짜기가 있고, 빛이 있으니 어둠 또한 있듯이, 모든 존재는 하나요, 한 몸 입니다. 내가 오늘도 이렇게 살아 있는 것은 다 당신이 있어서입니다.
홍길복 목사의 세 번째 잡기장 (123)
생각하게 해 주는 인도체험 이야기들 (3)
* 제가 읽은 “하늘 호수로 떠난 여행” (열림원, 2015)은 시인 류시화씨의 인도 여행기입니다. 그이는 이 책의 개정판이 나온 2015년 까지 해마다 한번씩 25년 동안 25번 이상 인도 여행을 하고 이 흥미로우면서도 여러가지로 생각해 보게하는 책을 냈습니다. 물론 이 책은 객관적 여행정보를 담은 글이 아니라 주관적 경험담들을 펼치고 있습니다. 인도 처럼 정말 다양한 모습을 지닌 나라를 객관적으로 소개하는 일은 쉽지 않은 일이라고 봅니다. 그가 쓴 시집으로는 “사랑하라 한 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 처럼”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나의 상처는 돌, 너의 상처는 꽃” 같은 것들이 있고 그외 수필이나 강연집으로는 “나의 모국어는 침묵” “나는 왜 너가 아니고 나인가” 등이 있습니다. 이 잡기장의 처음 글 ‘인도’는 류 시인의 글에다 제가 검색해 본 몇 가지를 보탠 것이고, 그 외의 글들은 그 분의 글들을 약간 다듬은 것들 입니다.
* 잘 가던 버스가 한 곳에 서서 30분도 더 멈추어 서 있었습니다. 답답해진 제가 주변 사람들에게 말을 붙였습니다.
‘버스가 이렇게 한 시간이나 가까이 서서 움직이지 않는데 왜 당신들은 아무 말도 없이 바보 처럼 가만히들 있습니까?’
옆에 있던 사람이 말했습니다.
‘운전사가 없잖아요?’
‘그럼 운전사를 찾아봐야지요?’
‘지금 운전사는 오랜만에 자기 친구를 만나 저기 저 찻집에서 차를 마시고 있어요’
말도 않되는, 정말 황당한 상황이었습니다.
그 때 한 힌두교 남자가 나에게 물었습니다.
‘당신은 지금 어디로 가는 중입니까?’
‘라니케트로 가고 있습니다’
‘그럼 거기서는 또 어디로 갈려고 합니까?’
‘그 다음엔 델리에 들렸다가 우리 나라로 돌아 갈 겁니다’
‘아 그렇군요. 그럼 그 다음엔 또 어디로 갈 예정입니까?’
‘그야 아직 모르지요. 또 인도에 올지 네팔로 갈지 모르지요’
그러자 그 힌두 사람이 이렇게 이야기 했습니다.
‘그렇습니다. 우린 모두 그 다음은 어디로 갈지 모르면서 지금 이 길을 가고 있는 겁니다. 그러니 그렇게 서둘러서 어디로 갈려고 애쓸 필요 하나도 없습니다. 모든 것은 다 정해져 있습니다. 버스는 떠날 시간이 되면 떠나게 되고 도착할 시간이 되면 도착하게 되어 있습니다. 우리네 인생살이란 모두 신께서 정해 주신대로 오고 가고 떠나고 도착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신의 예정과 섭리를 뒤바꿀 수가 없습니다. 그건 사람이 오고 가는 것 뿐만 아니라 버스가 출발하고 도착하는 것도 다 마찬가지 입니다’
그러면서 그이는 또 한마디를 더했습니다.
‘지금 여기서 선생이 선택할 수 있는 것은 두 가지 중 하나 입니다. 버스가 빨리 떠나지 않는다고 지금 처럼 계속 화를 내는 방법이 있고요, 또 다른 하나는 버스가 빨리 떠나지 않아도 이 또한 신의 뜻인 줄 알고 마음을 평화롭게 하는 것 입니다. 그러나 당신이 그 둘 중 어느 것을 선택하든 버스는 지금 떠나지 않는다는 사실엔 변화가 없습니다. 그러니 왜 버스가 떠나지 않는다고 화를 내겠습니다?’
정말 인도 사람들은 복장은 남루하게 보여도 인생을 초월한 철학자들 같았고, 모든 것을 다 전적으로 신에게 맡기고 살아가는 절대적 신앙인들 처럼 보였습니다.
마침내 버스 운전사가 돌아왔습니다. 그는 미안해 하지 않았습니다. 버스는 태고적에 이미 예정되었던 그 시간에 떠났고 나도 그 예정된 시간에 라니케트에 도착했습니다.
삶은 인간이 세운 계획이 아니라 신께서 예정해 두신 시간에 따라 진행되는 것 입니다.
* 1000루피를 부른 수공예품 하나를 깍고 깍아서 마침내 70루피에 샀습니다. 물건을 받아들고 신이 나서 돌아서는 저에게 그 청년이 물었습니다.
‘아 유 해피?’
그 순간 나는 현기증이 났습니다.
그 청년은 말했습니다.
‘당신이 행복하면 나도 행복합니다. 우린 모두 행복하기 위해서 팔기도하고 사기도 하잖아요?’
* 당신은 이 세상에 와서 장사하는 재주를 배울 수도 있고, 병고치는 기술을 배울 수도 있고, 부서진 의자를 고치거나, 걸인이 되어 동냥하는 법을 배울 수도 있습니다. 대통령은 죽어도 동냥하는 법을 배우기가 어렵고 거지는 결코 의사가 되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니 남이 하는 일을 깔보고 아무나 다 할 수 있는 일이라고 함부로 말하면 않됩니다. 그러나 그가 갖은 재주가 무엇이든 우리가 이 인생길에서 다같이 배워야 할 것이 하나 있습니다. 이생에서는 저생을 배워야하고 신의 뜻이 무엇인지를 배워야 합니다. 그래야 이 인생여행길에 의미와 가치가 있으니까요.
* 한번은 타고 가던 릭샤가 전복되어 진흙 밭으로 떨어졌습니다. 화가 나서 운전사에게 소리를 질렀습니다.
‘죽을 뻔 했잖아!’
그때 운전사가 말했습니다.
‘당신은 참 이상한 사람이네요. 죽을 뻔 했을 뿐 죽지는 않았는데 왜 화를 내고 소리를 지릅니까? 일어나지 않은 일을 가지고 분노함으로 당신을 괴롭하지 마십시오! 이럴 땐 소리지르고 화를 낼 것이 아니라 나한테 감사하다고 말해야 하는 거요!’
* 한 거지가 말했습니다.
‘주고 싶을 때 줄수 있는 것이 있는 사람은 행복한 사람이요. 나는 지금 주고 싶어도 줄 것이 없어요. 누군가에게서 도움을 요청받은 사람은 복있는 사람이요. 그러니 누군가가 달라고 할 때는 서슴없이 주어야 합니다. 이 세상에서 최고로 불행한 사람은 줄 것이 있는데도 주지 않는 인간임을 잊지 마시오’
인도에선 거지들도 다 거지의 철학이 있어 보였습니다.
* 여행 중 큰 비를 맞았습니다. 릭샤를 운전하는 늙은이에게 정말 대단한 비라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그가 말했습니다.
‘낫싱 스페샬! 당신은 아직 젊어서 모르는 것이 많은가 본대 인생살이에는 대단한 것이란 아무 것도 없소! 죽는 것도 특별한 일이 아니고 다 겪는 일인데 도대체 뭐가 스페샬 하다는 겁니까?’
* ‘당신이 지금 신발 두켤레를 가지고 있다고해서 한꺼 번에 그 두개를 다 신을 수는 없지 않소. 그러니 그 하나는 지금 당장 나한테 주시오!’ 배낭 뒤에 예비로 달고 다니던 운동화를 바라 본 거지는 당당하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 내가 가방을 메고 성지를 돌아다녔다고 해서 내 가방이 사람들에게 ‘나도 성지순례하고 왔어’ 라고 말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 사람들 중에는 그냥 어깨에 멘 가방 같이 성지순례하는 이들도 적지 않습니다.
홍길복 목사의 세 번째 잡기장 (124)
생각하게 해주는 인도 체험 이야기들 (4)
* 제가 읽은 “하늘 호수로 떠난 여행” (열림원, 2015)은 시인 류시화씨의 인도 여행기입니다. 그이는 이 책의 개정판이 나온 2015년 까지 해마다 한번씩 25년 동안 25번 이상 인도 여행을 하고 이 흥미로우면서도 여러가지로 생각해 보게하는 책을 냈습니다. 물론 이 책은 객관적 여행정보를 담은 글이 아니라 주관적 경험담들을 펼치고 있습니다. 인도 처럼 정말 다양한 모습을 지닌 나라를 객관적으로 소개하는 일은 쉽지 않은 일이라고 봅니다. 그가 쓴 시집으로는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 처럼” “지금 알고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나의 상처는 돌, 너의 상처는 꽃” 같은 것들이 있고 그외 수필이나 강연집으로는 “나의 모국어는 침묵” “나는 왜 너가 아니고 나인가” 등이 있습니다. 이 잡기장의 처음 글 ‘인도’는 류시인의 글에다 제가 검색해 본 몇가지를 보탠 것이고, 그 외의 글들은 그 분의 글들을 약간 다듬은 것들 입니다.
* 길거리에서 구걸하는 인도 청년에게 ‘열심히 일해서 돈을 벌라’고 충고해 주자 그가 나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당신의 머릿속에 있는 것 말고 당신의 주머니속에 있는을 주시구려. 그런 정도는 나도 다 알고 있습니다. 당신이 몰라서 그렇지 사람 마다 그렇게 하는 일에는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는거요’
* 불에 익힌 쌀은 땅에 심어도 결코 싹이 트지 않습니다. 어딘가 한 곳에 푹 빠져버린 사람도 불에 익힌 곡물 처럼 새로운 열매를 맺을 수는 없습니다. 사랑에 빠진 사람, 돈에 빠진 사람, 종교나 정치에 빠진 사람들은 절대로 다른 세상을 못 봅니다.
* 내가 한 인도인에게 물었습니다. ‘당신들은 왜 좀 더 부지런히 일 하지 않소?’ 그가 내게 말했습니다. ‘왜 당신들은 도대체 쉴 줄을 모릅니까?’
* 내가 한 걸인에게 10파이샤 (약 3원) 동전 하나를 던져 주자 그가 말했습니다. ‘당신 보기에는 공부 꾀나 한 사람 처럼 보이는데 왜 인생의 진짜 진리를 모르는지 참 불쌍합니다. 많이 베풀면 많이 돌아오고 적게 주면 적게 돌아 오는 것이 만고 불변의 진리요!’
* 한 인도 노인이 말했습니다.
‘우리는 세상 모든 것에서 배웁니다. 꼭 대학에 가야만 배우는 게 아닙니다. 바람이 불 때는 집착하지 않는 법을 배우고, 강물이 흐르는 것을 보면 더 넓은 세계가 있음을 배우게 되고, 기차를 타고 갈 때는 인간 세상 모든 것은 다 지나가고 만다는 것을 배웁니다’
내가 물었습니다. ‘내가 신고 있는 이 신발로 부터는 무엇을 배울 수 있습니까?’
그가 말했습니다. ‘어리석은 자가 쓸데 없는 것을 발명하면 얼마 안가 온 세상에 퍼진다는 것을 배울 수 있지요’
내가 또 물었습니다. ‘그럼 내가 메고 있는 이 배낭으로 부터는 무엇을 배울 수 있습니까?’
‘그거야 배낭 속에 있는 것은 꼭 남들과 나누어서 쓰고 나누어 먹어야 행복해진다는 것을 깨우칠 수 있소!’
* 내가 한 요기 (요가 수행자)에게 인생살이에서 제일 중요한 것이 무엇이냐고 물었습니다. 그가 말했습니다. ‘적게 말하고 많이 행하라!’
* 가난하게 살아가는 인도 사람들은 잘 사는 사람들이나 미국 처럼 잘 사는 나라에 대해서 늘 이렇게 말합니다.
‘당신이 하는 일이 잘 되거나 당신이 잘 사는 것은 내가 늘 당신을 위해서 기도하기 때문이요. 반대로 내가 이렇듯 신통치 않게 사는 것은 당신이 나를 위해서 기도를 하지 않기 때문 이거나 혹 기도를 해도 진심으로 하지 않기 때문이요. 신께서는 인간들이 하는 모든 기도에 반드시 응답하십니다. 당신이 잘 사는 것은 우리 같이 가난한 사람들의 기도를 들어주신 것이고 우리가 지금도 여전히 가난하게 살아가는 것은 당신들 같은 부자들이 기도를 않하거나 그 기도가 부족하거나 건성으로 하기 때문 임이 확실 합니다. 신은 인간의 간절한 기도를 들어 주시는 분이 아닌가요?’
* 인도 여행 중 가장 많이 듣는 말은 ‘노 프라불럼 (No problem)’ 이라는 말 입니다. 인도 사람들은 돈이 없어도, 문제가 생겨도, 심지어는 큰 사고가 나서 사람들이 크게 다치고 죽어가도 늘 ‘노 프라불럼’ 이라고 외칩니다. 모든 인간사는 수 천년 전 부터 다 신이 예정한 대로 진행되는 것이고 신을 이길수 있는 사람이란 하나도 없다는 믿음 때문입니다. (이건 요즘도 코로나로 수만명이 병에 걸리고 죽어도 끄덕하지 않은 태도에서도 나타나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인도인들은 이 신의 섭리 가운데서 움직이는 세상에서 괜히 혼자 초조하게 부산을 떨거나 자신을 괴롭히는 것은 무신론자들의 어리석음 이라고 생각합니다.
‘No problem! 이것은 기본적으로 아무 것도 문제 삼지 않는 인생 태도에서 생겨납니다. 문제란, 문제로 삼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것이지 처음 부터 문제가 된 것은 아니라는 것이 인도인들의 생각입니다’
‘신발을 잃어버렸는가? No problem 이다. 사실 인류는 수 천 수 만년 동안 맨발로 살아왔지 않은가? 대학 입시에 떨어졌는가? No problem 이다. 대학이다 갖다 받칠 돈이나 시간이 있다면 인생 여행을 떠나보라! 그 때 너는 그까짓 종이 쪼가리로 만든 학위증 보다 훨씬 커다란 진리를 얻게 될 것이다. 누가 약속을 지키지 않았는가? No problem 이다. 그 사람은 이미 그 때 그 약속을 지키지 않도록 수천년 전 부터 신께서 정해 놓은 것이다. 죽음에 이르게 되었는가? No problem 이다. 그 다음엔 극락으로 가게 되어 있는데 왜 울고 불고 야단인가? 도저히 앞뒤가 않맞는 행동은 하지 말아라’
* 에픽테투스가 한 말입니다.
‘우리는 인생길에서 잃은 것이란 하나도 없습니다. 우리가 잃어버렸다고 말하는 것들은 모두 그것이 있어야 할 본래의 자리로 돌아 간 것일 뿐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었습니까? 잃은 것이 아닙니다. 그는 그가 있어야 할 자리로 돌아 간 것입니다. 재산이니 소유를 잃었습니까? 그것도 잃은 것이 아니라 저 있어야 할 자리를 찾아 간 것입니다’
(알림: 내일은 저희가 사는 Apt 단지에 internet maintain 작업을 새벽 6시 부터 한다고 합니다. 내일의 잡기장은 늦을 것 같습니다. 늘 감사합니다.)
홍길복 목사의 세 번째 잡기장 (125)
배우 윤여정씨
한국의 영화배우 윤여정씨가 지난 4월, 74살의 나이로, 연기생활 55년 만에, 한국인으로서는 처음으로, 미국 아카데미 영화상 (오스카상)에서 여자 배우 조연상을 받았습니다. 이 잡기장은 그녀가 그 상을 받기 전후해서 이런 저런 자리에서 했던 말들 중 몇 개를 써놓은 것입니다.
한 사람의 인기 연예인이지만, 연예계의 gossip 들이 아니라, 한 평범한 생활인으로서 인생살이를 통해, 진솔하게 그리고 꾸밈없이 경험하고 생각했던 언어들이 듣는 사람들에게 잔잔한 동감을 일으켜 줍니다.
*사람을 인종으로 나누거나 분류하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무지개도 7가지 색갈이 있습니다. 서로 다른 색들이 합쳐져서 더 예쁘게 만들어 지잖아요? 나는 사람을 남성과 여성으로 구분하고, 백인, 흑인, 황인으로 나누거나, 게이와 게이 아닌 사람으로 구분하고 싶지 않습니다. 우린 서로 끌어 안고 살아야 합니다.
* 최고가 되려고 그러지 맙시다. 우린 그저 최중만 되면서 살면 되잖아요.
* 여우 조연상 5명의 후보는 모두들 이미 다른 영화에서 상을 받은 분들 입니다. 저는 그분들과 경쟁해서 이긴 것이 아닙니다. 저는 단지 조금 더 운이 좋았을 뿐이지요.
* 최고라는 자리에 오를 때 나는 그 순간이 싫습니다. 그게 최고의 순간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아카데미가 전부는 아니잖아요? 오스카상을 탓다고해서 윤여정이 김여정이 되는 것도 아니잖아요?
* 나의 연기는 열등의식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열심히 대사를 외워 남에게 피해를 주지 말자는 게 시작이었습니다. 나는 그냥 먹고 살기 위해 절실하게 연기했습니다. 대본이 저에게는 성경과 같았습니다.
* 내 연기는 내가 살기 위해서 목숨 걸고한 거였어요. 배우가 편하면 보는 사람이 기분 나쁜 연기가 되잖아요?
* 전 살아온 경험 때문에 많이 오염된 사람이예요. 이 나이에 편견이 없다면 거짓말 입니다.
* 전 돈 벌어 먹고 살기 위해 단역도 하고 보조 출연도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아이들 키우고 살아가기 위해서 막장극도 했습니다. (삶을 위한, 생계를 위한 그의 치열한 삶의 투쟁을 봅니다)
* 60을 넘으면서는 웃고 살기로 했어요. 젊어서는 생계형 배우였는데 이젠 제 마음에 따라 작품을 고를수 있는 사치를 누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 전에는 좋은 작품을 선정했는데 환갑을 넘어서 부터는 혼자 약속한 것이 있어요. 작품 좋은 것 보다는 좋은 사람이 주는 작품을 하려고 해요.
*내 인생을 내 마음대로 할 수 있으면 그건 사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