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프강, 플레옐이 우리를 보고 뭔 생각을 하겠습니까? 밖에서는 좀 자제해주십시오.
모차르트: 뭐 어때요? 볼테면 보라지. 조기교육 시킨 셈 치죠! 어차피 플레옐도 맨날 밤마다 문구멍 너머로 부모가 침대에서 뭐하는 지 몰래 보고 자는 거 다 아는데!
으악 내 눈!- 쉿! 어른들의 사정. 아직은 순수하고 천진한(?) 아이들에게는 혀 넣기 속성 실습(?)은 이르니 눈을 꼭 가려줍니다,
나 플레옐, 오늘은 아빠들과 공원에 갔어요! 아빠가 사준 분홍 드레스와 분홍색 구두로 공주님 처럼 꾸민 뒤 아빠 손을 잡았어요. 지나가는 마을 사람들이 나와 프란츠 아빠를 번갈아 보더니 쌍둥이 마냥 닮았다고 웃네요! 나중에 저도 아빠 같은 사람이 될까요? 프레데리크 아빠는 날 보더니 바람둥이에 술 마시는 것만 닮지 말라며 낄낄대는데 잘 모르겠어요, 아무튼 너무 신나요!
봄날의 흔한 풍경. 디저트 가게 앞에 줄 서 있는 귀여운 심들. 여기 파르페 하나요!
우어어어어 아빠 아빠 나 안아줘! 나 목마 태워줘! 하늘 보고 싶어!!
어이쿠 우리 세상에서 가장 귀여운 공주님! 오늘따라 왜 이리 어리광을 부릴까? 그나저나 날로 예뻐지네. 우리 공주님은 이렇게 예뻐서 어느 놈이 채갈까 모르겠네? 우리 공주님은 누구랑 결혼할거니?
헤헤 난 나중에 어른되면 프란츠 아빠랑 결혼할꺼야!! 예쁜 분홍드레스도 입고, 아빠가 나한테 예쁜 구두랑 목걸이, 가방도 사 주고.... 아무튼 꼭 아빠랑 결혼할꺼야 사람들은 아빠를 피아노의 왕이라고 부르잖아! 난 아빠가 세상에서 제일 좋아!!
하하 정말 근사하고 멋진 계획이구나! 그런데 이를 어쩌니? 우리 공주님이 어른이 되면 아빠는 너무 늙어서 못생겨질텐데. 다른 잘 생긴 왕자를 찾아보는 게 어떠냐?
어....? 그럼 다른 사람?? 어.... 옆집 사는 바그너 아저씨는 어때요? 항상 내가 가면 친절하고 맛있는 과자도 주고 연기 연습이랑 독일어 숙제도 봐 주는데. 나 나중에 어른되서 바그너 아저씨랑 결혼하면 안 돼요?
멋진 성에서 바그너 아저씨랑 결혼하면 바그너 아저씨는 멋진 정장을 입을거고.... 아빠가 옆에서 피아노 쳐주면 되겠다! 그런데 아빠 왜 울어?
아빠 왜 표정이 이상해? 어디 안 좋아요? 내가 아빠 웃게 해 줄까? 꾹! 딩동? 거기 가운데 튀어나온 갈색 얼룩은 무었인가요?
아빠의 얼굴이 갑자기 심각하게 구겨지며 화를 내기 시작했다. 내 눈에 흙이 들어가도 리하르트란 놈이 다시는 못 채가게 할거야! 잘 들어라, 리하르트란 이름을 가진 남자는 절대로 사절이란다! 차라리 그 꼴을 보느니 친구 빚 보증을 서 주는게 더 낫지. 그렇고말고!
나 엘리제, 오늘은 아빠들이랑 공원에 왔다! 오늘따라 아빠들이 평소보다 친절하고 내가 갖고 싶어하는 건 모두 사준다! 루트비히 아빠가 평소에는 비싸고 세탁이 어려워 쓸데없다며 거들떠도 안 보던 노란 공주님 드레스와 빨간 도로시의 루비 구두도 사주었다! 내가 먹고 싶어하는 간식도 모두 먹었다! 장난 삼아 팔에 매달렸더니 아빠들이 낄낄대며 그네를 만들어 주었다. 오늘은 정말 좋은 날이야! 맨날 학교 안 가고 이런 날만 계속 있었으면 좋겠다.
우리 귀여운 말괄량이 노란 공주님, 배고프지 않니? 이 아빠랑 슈니첼 먹으러 갈까? 슈니첼 좋아하잖아. 저기 시내에 새로 생긴 레스토랑이 있는데 같이 가지 않으련?
와! 아빠가 오늘 저녁에 슈니첼을 먹으러 가자네요! 슈니첼 좋아요! 슈니첼 먹으면 아빠가 디저트로 딸기 아이스크림도 시켜주면 좋겠다! 신난다!!
우애애앵 너무해 너무해! 루트비히에게 완전 속았어! 슈니첼 먹으러 가자더니 병원이잖아!! 병원 문을 여는 순간 의사가 실실 웃으며 나를 붙잡더니 무지 아픈 주사를 어깨에 쿡! 하고 찔렀다. 무슨 돈가스 먹자고 하고 남자애들 아래 수술시키는 것도 아니고 하나뿐인 딸에게 너무한 거 아닙니까? 주사를 놓는 순간 아빠들이 까르륵 웃으며 성공! 이라고 폭죽을 터뜨렸다. 두고보자 언젠가는 복수할테다!!!
왜 꼬맹아. 거짓말은 안 했다? 슈니첼 먹으러 병원에 왔잖니. 냠냠. 잘 튀겨서 맛 좋네. 날 원망하지 말거라. 엘리제 판 베토벤, 인생은 실전이란다, 네놈에게 에방주사 맞힐려 했더니 2층 창문에 수건 밧줄 매달고 탈출하질 않나, 치마 입고 전봇대에 매달려서 티비 뉴스에 얼굴 나오는 짓만 안 했어도 내가 이러겠니? 구두랑 드레스 값 생각하면 좀 이해 좀 하렴! 그런데 도대체 넌 누굴 닮아서 그 모양이니?
야 이거 은근 재밌네, 이거 가끔씩 담배 대용으로 써먹자! 가뜩이나 담배값도 오르고 금단증상 때문에 돌겠구만.
심들은 저리 가까이서 티비 봐도 눈 나빠지고 라식에 돈 쓸 일 없으니 참 부럽군.
아 아빠 뽀뽀 극혐. 싫어요! 입에서 담배랑 술 냄새 지우고 와요!!
어휴 내 팔자야, 다시 태어나서 게임 좀 실수 했다고 쥐방울만한 꼬맹이에게 프랑스어로 욕이나 처먹는 신세라니. 프랑스어를 모르니 타격감은 하나도 없다만, 어휴 시끄러워, 신이시여 이 순간만 다시 내 귀 음소거 모드로 바꿔주면 안됩니까?
게임에서 점수를 얻으면 귀엽고 앙증맞은 주먹인사! 어째 딸내미 표정은 별로 좋아하는 것 같지는 않지만.
달콤한 케이크를 기다리는 귀여운 아이들(?)
X팔 이 퍼즐 진짜 ㅈ같이 어렵네를 루트비히가 눈으로 말해 보았다.
어이쿠 우리 귀여운 왕자님, 나랑 똑같은 얼굴 속 숨어있는 볼프강의 미소와 성격이라니. 참신한걸! 그나저나 다음주 쯤에 나랑 슈니첼 먹으러 갈까? 저기 비뇨기과라고 있는데.... 거기서 파는 슈니첼이 그리 맛있다는구나?
안토니! 진짜 나 슈니첼 사 줄거야? 슈니첼? 히히 근데 비뇨기과가 머에요?
어느 더운 여름, 에어컨이 작동하지 않는 어느 바닷가 집안, 아빠와 딸들의 낮잠자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