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이자. 천호동에!!!|
**연말을 맞이하여 틀에 박힌 글은 사절한다.ㅎㅎㅎ단 음악은 일부러 고상한 곡을 선택했다.**
고소한 참기름 몇 방울 똑똑, 냄새가 채 가시기 전 깨소금 살짝 묻은 국물 위에 얹혀진 양파와 버섯을 해치운다. 그리고 뜨끈한 국물을 한술, 곧 이어서 소라를 어기적 , 짜장에서 잘못 이사온 운 좋게 걸려든 살코기도 한 점, 새우 해삼 찾아 구석을 누빈 후 이윽고 벌건 국물에 씻어 걷어올린 면을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먹기 시작. 이게 바로 짬뽕의 맛, 그 진수다. 헌데 요즘 소라 새우 해삼은 간 곳 없고 홍합이 단 두 쪽 오징어만 잔뜩 들어간 뻐얼건 국물이 완전 오징어탕이다.
뜬금 없이 짬뽕은 웬 짬뽕..난 한 시대를 누빈 천호동의 부활을 위해 짬뽕국물 우려내듯 인터넷 도처에 깔린 춤 사랑을 색출하여 글을 꾸몄다. 이름하여 '천호동 부르스' 마구 섞여 고소한 짬뽕이 되려는 지 모르겠지만 난 그 시절 청계천에 백궁하고 아마존 신설동에 원투쓰리 영등포에 꽃마차 논현동에 황금마차 당시 신세계에만 깔렸던 반질반질한 쪽마루 검은 양복에 하이얀 와이샤츠 하얀 양말을 골라 신고 그곳에 납셨다는 오래비들이 남겨 논 자산을 되찾고 싶을 뿐. 짬뽕이라 하여 욕을 먹는다 하여도 굴하지 않겠다.
징글징글한 오징어탕이면 어떤가. 드디어 시중에 야인시대는 가고 춤의 시대가 오는데.. 대전 터미널 근처 '뉴스타'라고 하던가. 지하 홀 엄청 큰 그곳 빨간 조끼에 나비 넥타이 맨 박찬호부터 해서 장동건이 아주 잘나가고 있다는데 이것으론 화려한 그 시절 환생은 기대 못한다. 어디고 간에 춤꾼들은 다들 모이시라 천호동으로.... 삼촌! 이쯤하면 천호동 땅값 좀 오르것지유.
(천호동 부르스 1)
캬바레에 입문하려면 우선 지기가 이루어져야한다. 뭔 소리인가 싶을 것이다. 공자 님이 말하는 지기가 땅으로 꺼져 여기에 왜 못 때문에 달라붙느냐 이럴 것이다. '코끼리 코 뿌러지는 소리네 이것..' 아마도 그럴 분들이 많을 것이다. 잠시 착각을 해서 잘못 올려놓은 말이 아니다. 그것을 논하기 전 우선 알아둘 것이 있다. 춤은 예술이다. 그러니 이왕 시작하려면 프로가 되어 국제무대에 나선다는 각오가 있어야 한다. 하다 못해 밤무대서 방금 동남아 순회공연을 마치고..뭐 이런 식에라도 익숙해야 한다. 단 국제무대라지만 일본에서는 캬바레(실제 일본에서는 다른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하면 완전 다른 의미이니 이것만큼은 조심해야 한다.
-'배워서 남 주냐?'
지기 (志氣) 말인 즉 누가 뭐라 그려도 굴하지 않는 똥심줄이 있어야 한다 그런 말이다. 다른 말로 하자면 ‘君君臣臣父父춤춤’이란 말이 있다. 임금은 임금답고, 신하는 신하답고 아버지는 아버지답고 춤은 춤답다 이런 해석이다. 즉 캬바레에 무엇 때문 간 것인지를 분명히 하란 말이다. 예술이면 예술만 생각해야 한다 이거다. 한눈은 금물이란 말이다. 우리나라 캬바레 역사를 볼 것 같으면 박인수란 사람이 다 망쳐 놓았는데 원래 사교춤이란 건 선진문화의 등불과도 같은 것으로 인식하여야 한다 이런 말이다. 유럽에선 교양 필수다. 그것이 우리나라에선 음지로 기어 들어가 버리고 만 것이다.
그러니 눈 크게 뜨고 춤만을 사랑해야 한다. 자연적으로 음지엔 제비족이란 것들이 기생을 하는데 제비족은 하나같이 호릿 호릿 하게 생겨 가지고 과거에 드라마 서울의 달에서 한석규 가 맡았던 그 역할처럼 "2백만 원만 가지고 와 봐. 내가 키워 줄께"라고 사기 치던 그 구김살 없는 뻔뻔한 표정에 처절하도록 물질적 욕망을 쫓아 자신의 영혼을 팔아치우는 비장미 물씬 넘치는 진정한 세속의 절망을 경험한 남자들이 하는 것이다. 크~! 표현이 좋다.
제비족은 살랑살랑 여자를 잘도 사귄다. 이유는 간단하다. 제비족은 일년 열두 달 365일 자나깨나 앉으나 서나 여자 생각만 한다. 옷을 사 입어도 이 옷 입고 누구를 만날까, 밥을 먹어도 영숙이 엄마를 만나면 이 식당에 한 번 와야겠는데, 꿈속에서도 온통 여자 생각만 하는데 포섭이 안될 리 없다. 그렇다면 제비족 고수는 누구일까. 배 나온 사모님과 호흡을 맞추며 춤을 추기 위해서 엉덩이가 뒤로 빠져있고 배가 훌쭉한 특징을 갖고 있어 배에 가슴을 턱에 딱하니 걸치고 '사모님! 아름다우십니다.'를 우아한 눈빛으로 던질 줄 아는 위인이 당연 고수다. 고수쯤 되면 상대방 얼굴이나 몸매를 안 가린다. 오히려 더 좋아라 한다.
-'알아서 남 줘라!!'
"子曰, 知之者不如好之者, 好之者不如樂之者." "자왈, 지지자불여호지자, 호지자불여락지자."란 글이 있다. 해석을 해 보자면 알기만 하는 사람은 좋아하는 사람만 못하고 좋아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만 못하다하는 그런 뜻이다. 내가 보기엔 이 말이 캬바레에 사는 사람들 모토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누가 뭐래도 즐길 줄 알아야 한다 이거다. 시중에 많이 나온 말이 또 하나 있다. "知者樂水, 仁者樂山, 知者動, 仁者靜, 知者樂, 仁者壽. ""지자요수, 인자요산, 지자동, 인자정, 지자낙, 인자수" 즉 이 말을 풀어보이면 지혜로운 사람은 물을, 어진 사람은 산을 좋아한다. 지혜로운 사람은 동적이며 어진 사람은 정적이다. 지혜로운 사람은 즐겁게 살며 어진 사람은 오래 산다. 그런 말로 여기서 요산요수란 말이 나온 거다. 그러니까 어찌 할 것이냐 하는 목표를 두고 예술을 해야 한다 이런 말이다.
사교춤, 볼륨댄스란 것이 어떤 것인가에 대해 잠시 말을 해보자면 원래가 이 볼륨댄스란 건 어두 침침한 조명아래 남녀가 부둥켜안고 추는 ‘카바레 춤’이 아니다. 종주국 영국에서 불렸던 대로 볼룸댄스(Ballroom Dance)라고 불러야 한다. 외국인들은 세계일주 크루즈여행을 선망의 제일로 친다. 그들은 선상에서 포도주 마시며 춤을 추는 환상을 제일로 알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는 선상에서는 하루 이틀도 아니고 저녁 때 할 일이 없어 크루즈 여행을 선호하지 않는다
댄스는 해야할 것과 해서는 안 되는 에티켓이 각별하다. 알고 보면 이것처럼 예의를 중시하는 스포츠도 드물 것이다. 이걸 나눠보면 모던 스탠다드 댄스와 라틴 아메리칸 댄스로 구분할 수 있는 데 스탠다드 계열은 또한 왈츠(Waltz)·슬로우 폭스트 롯트(Slow Foxt rot)·퀵스텝(Quickstep)·탱고(Tango)·비에니스 왈츠(Viennese Waltz) 등으로 세분하고, 라틴계열은 룸바(Rumba)·삼바(Samba)·파소도블(PasoDoble)·차차차(ChaChaCha)·쟈이브(Jive) 등으로 나눠진다.
이걸 부드럽게 다룬 댄스가 사교춤이고 경기용 춤은 고도의 수련이 필수적인 게 되는 것이다. 여기서 그러니 올바른 춤 자세와 다양한 테크닉을 구사하면 예술의 경지까지 이른다고도 할 수 있는 것이다. 가만 보면 흔한 댄스 '지루박'이 빠져있다. 그 지루박이란 것은 바로 이런 거다. 끈적끈적한 섹스폰 소리에 엿가락 늘어지듯 흐느적대는 찰떡같은 춤, 흔한 말로 '서울, 대전, 대구, 부산 찍고 돌리던' 것이 바로 지루박이란 것인데 한국 사교춤의 대명사로 불리는 이 '지루박'은 전 세계 어디에도 없는, 한국에만 있는 사교춤이다. 지루박의 탄생을 놓고 댄스 계에선 학설이 가지각색이라서 뭐라 꼭 찝을 수 없는 것이 사실인데 지금까지도 서울 파와 대구 파의 논쟁이 뜨겁다.
한쪽에선 무허가 교습소에서 단기속성 코스로 춤을 가르치면서 생겨난 것이라고 하고 다른 한쪽에선 한복에 고무신을 신고 춤을 추다보니 어쩔 수 없이 생긴 춤이라 하는데 알아봐야 도움될게 하나도 없다.어쨌든 간에 이 우아한 댄스가 춤바람, 불륜, 패가망신으로 연결되는 작금의 현실에 있어서 안타까운 마음으로 다음에 시간나면 좀 더 진지한 접근을 해볼까 한다. 잘들 지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