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UR LIST] 전통과 쉼이 있는 한옥체험마을
매일경제 2023-03-06
겨울과 봄 사이 ‘뜨끈한’ 한옥이 좋다꽃샘추위의 시기에는 따뜻한 온돌방 아랫목이 그리워진다. 거기에 편안히 누워 잠시 몸을 덥히면 쌓인 피로가 눈 녹듯 스르르 사라진다. 그런 쉼이 가능한 곳이 한옥마을이다. 겨울과 봄 사이, 스쳐가는 추위를 이겨내는 편안한 쉼과 즐거운 체험이 가능한 한옥마을을 소개한다.
강진 ‘달빛한옥마을’
한옥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한적한 마을에 은은한 달빛이 비치는 풍경은 생각만 해도 포근하고 아름답다. 월출산이 병풍처럼 감싸고 있는 강진의 달빛한옥마을은 이름 그대로 달이 뜨는 순간, 아름다움이 절정에 달하는 마을이다. 우뚝 솟은 월출산과 10만 평에 이르는 드넓은 다원 그리고 논과 밭이 어우러진 마을의 낮 풍경도 아름답지만 달빛과 별빛이 내려앉는 밤의 정취는 압권이다. 마을에는 30채 정도의 한옥이 있는 데 그중 숙박 체험을 하는 곳은 모두 10여 곳. 특징이라면 전문으로 숙박업을 하는 마을이 아니라 가정집의 방 한두 칸을 내어주는 방식이다.
따라서 상업적 분위기 대신 고향집에 간 듯한 푸근한 느낌을 온전히 받을 수 있다. 단아하게 꾸며진 마을은 한옥 그 자체의 아름다움도 있지만 한가로이 녹차밭 주변을 거닐고 월출산의 경치를 느껴보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된다. 곳곳에 멋진 풍경이 많아 문화체육관광부가 선정한 ‘사진 찍기 좋은 곳’에도 포함되어 있다. 농가에 머물며 여행과 힐링을 할 수 있는 강진군 여행 프로그램 ‘푸소(FuSo)’를 통해서도 한옥마을 스테이를 체험할 수 있다.
산청 ‘남사예담촌’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 1호’라니. 얘기만 들어도 가보고 싶은 마을이 산청 남사예담촌이다. ‘예담촌’이라는 이름은 ‘옛 담 마을’을 뜻하는데 ‘담장 너머 옛 선비의 기상과 예절을 닮아가자’는 의미라 한다. 고려 말부터 있었던 이 마을은 조선시대 때 이씨, 최씨 등 많은 성씨들이 모여 살았다고 알려진 유서 깊은 곳이다. 마을에는 원형이 잘 보존된 40여 채의 기와집이 있고 멋진 흙담길이 이어져 있다.
길을 따라 이어진 옛 담장은 국가등록문화재 281호로 지정됐을 정도로 우아하고 운치 있다. 경남문화재자료로 지정된 이씨고가, 최씨고가, 사양정사 등 한옥에 얽힌 역사를 되짚어보는 것도 흥미롭고, 건축미는 보면 볼수록 아름답다. 이씨고택, 최씨고택, 사양정사, 선명당, 예담한옥, 한옥사랑채 등 전통 한옥과 현대화된 한옥도 여럿 있다.
공주 ‘공주한옥마을’
공주한옥마을은 추운 겨울에 특히 생각나는 곳이다. 소나무와 참나무 등으로 지어 건강에 좋고, 장작불로 데운 구들장이 절절 끓는다는 소문이 자자하고, 고급 호텔처럼 출입문을 닫으면 자동으로 잠기는 카드 키 시스템까지 갖춰 ‘현대식 한옥 리조트’로 불리기도 한다. 그동안 한옥이 불편하다고 여기던 사람들도 모두 찬사 일색이다. 이곳에는 37개의 객실을 갖춘 6개의 단체숙박동과 16동 19객실을 갖춘 개별숙박동이 있다.
단체 숙박동에는 객실마다 라커룸과 샤워장이 있어 수학여행이나 단체 워크숍으로 사용하기 좋고, 개별숙박동은 작은 마당과 담장, 울타리를 갖춘 독립 독채로 가족 단위나 소규모 모임에 좋다. 식당과 편의점, 주막, 바비큐장, 공예공방촌, 족욕체험장 등 부대시설도 다양하다. 공주한옥마을의 장점 가운데 하나는 체험 프로그램이 많다는 것. 백제의상 체험, 백제차 이야기, 공주알밤 다식 만들기 등과 도자기, 한지, 금속 등을 활용한 공예공방체험도 할 수 있다.
[글 이상호(여행작가) 사진 공주시청, 강진군청, 남사예담촌]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869호(23.3.7)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