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시: 2022. 12. 10. 토
*산행지: 금정산 숨은 기암괴석(연꽃바위~주먹바위~돌고래바위(고사포바위))
*산행자(4명): 야래향님, 여주님, 햇살이님, 부산갈매기
*산행코스: 금성동행정복지센터 앞 버스정류소~자봉산장~부산도우미개학교(애견훈련호텔)~연꽃바위~주먹바위~무명식당~돌고래바위(준행암, 고사포바위)~미륵봉~칠바위(정법바위)~미륵사~사시골~유씨농원~국청사~금성동행정복지센터(원점회귀)
*산행시간(산행시간은 무의미함): 6시간 55분(참시간 및 중식시간 1시간 10분, 기타 휴식 1시간 22분)
*산행거리: 10.38km(도상거리 9.76km)
*교통편: 온천장역 맞은편 203번 좌석버스.
★이번 산행의 목적은 금정산자락의 숨겨진 만물상의 기암괴석을 찾는 것이다. 여러 만물상 중에서 연꽃바위, 주먹바위, 돌고래바위(준행암, 고사포바위) 등이다. 이 미션은 쉬운 것 같으면서도 어렵다. 금정산의 봉우리들은 많은 산꾼들이 거쳐 지나갔기에 산행 후기를 찾으면 쉽게 검색할 수가 있다. 그러나 금정산의 기암괴석은 보물찾기를 하듯 등산 앱을 보더라도 쉽게 찾을 수가 없기에. 숨은 보물을 찾기에 목적 대상물을 찾으면 그만큼 기쁨이 크다.
★오늘 산행의 들머리는 금정산성마을의 금성동 행정복지센터 앞 203번 버스정류소이다. 거기서 무심정을 지나 자봉산장 입구 쪽으로 오른다. 그리고 애견훈련호텔이라는 간판을 지나서 왼쪽 나무다리를 건넌다. 그 골짜기를 따라 능선길이 나올 때까지 곧장 올라가면 된다. 지금은 낙엽이 많이 떨어져 있어서 등로가 조금 희미하다. 이 길이 힘겹다면 장대에서 오르는 능선길을 택하면 된다.
☆능선길을 만나서 곧장 오르면 거대한 바위(거암)를 만나게 된다. 그 거암의 상부에 올라 암릉을 조금 내려가면 왼쪽 동쪽방향으로 연꽃바위가 다소곳한 모습으로 다가온다. 일행은 거기서 인증샷을 하면서 웃음꽃을 피운다. 그리고 남서쪽 아래로 가보면 일명 바나나 바위가 보인다. 그런데 주먹바위는 어디에 있을까? 분명 그 주위인데. 위성 앱을 들여다본다.
☆주먹바위는 그 암릉의 상부로 되돌아가서 서쪽방향으로 난 길을 따라 200여 미터를 내려가면 소나무 틈새로 나타난다. 절벽 아래에 주먹바위가 덩그러니 놓여 있어서 나뭇가지를 붙잡고 그 절벽 아래로 내려가 주먹바위 옆으로 힘들게 올라가야 한다. 두번 째 숨은 보물을 찾아서 그 위에 서니 몇 배의 희열이 넘친다. 한 사람씩 교대로 인증샷을 하니 시간도 조금 소요된다. 모두 함께 즐거움을 나누고 웃음꽃을 피우니 행복의 무지개가 떠오른다. 건강한 모습, 건강한 시간이 좋다. 그 기암괴석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눈으로 보고 듣는다. 그들이 우리의 삶을 그 모습으로 위로해준다. 무언의 침묵 속에서도 그들은 우리에게 많은 의미를 던지고 있다.
☆이제 아까 내려온 거암 옆의 등로를 따라 되돌아 오른다. 거암 상부에서 조금만 오르면 제 4망루로 가는 갈림길을 만난다. 거기서 서쪽의 등로를 따라간다. 길 옆의 마지막 억새가 허연 수염을 나부끼며 함께하자고 유혹을 한다. 잠시 그들의 속삭임에 친구가 된다. 숨고르기를 하면서 그들 옆에 서니 자연의 고상한 숨결이 느껴진다. 자연에 동화된다. 걷기 좋은 등로로 더욱 신바람이 난다. 그런데 갑자기 앞에 열대여섯 명 정도나 되는 젊은 산악자전거팀이 나타난다. 급작스런 등로 출현에 당황하지만 길을 열어 준다. 그들도 개인차가 있어서 한 무리가 지나가나 싶더니 또 다른 무리가 연이어 나타난다. 젊음이 좋다. 도전하는 모습이 아름답다. 무리지어 등로를 오르는 그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청춘은 아름다운 것이다. 젊을 때 해볼 수 있는 꿈의 도전이 아니겠는가.
☆이제 거기서 조금 내려가면 북문으로 오르는 임도를 만난다. 그리고 그 임도 옆에 참새방앗간이 있었으니. 어찌 그곳을 지나칠쏜가. 야래향님이 막걸리에 파전을 먹고 가자고 한다. 낮 12시를 조금 넘긴 시각이라 배꼽시계의 알람이 작동한다.
산성막걸리에 파전을 안주삼아 야외 탁자에 앉아 40분의 여유를 즐긴다. 약간 쌀쌀한 날씨라도 견딜만 하다. 12월에 자연 속의 야외 식탁에서 맑은 공기를 안주 삼을 수 있음에 감사할 따름이다.
☆이제 임도를 따라 북문 2차단기를 지나간다. 그리고 거기서 조금 오르다 미륵사 표지판을 보고 미륵사 방향의 왼쪽으로 꺽는다. 얼마 가지 않아 오른쪽 등로를 따라오른다. 곧장 미륵사 부근까지 올랐으면 고생을 덜 할 수 있었을텐데. 북문에서 오는 등로까지 치고 오른다. 그리고 왼쪽 소로를 100여 미터 진행을 하니 너럭바위가 나타난다. 일명 수암바위다. 바위 위에 구멍이 깊게 파여 물이 고여있다. 주위엔 까마귀들이 먹을 것을 찾아 날아들기 시작한다. 살아남으려는 자들은 눈치가 빨라야 하나 보다. 그 수암바위에서 점심 요기를 한다.
☆점심을 먹은 후 돌고래바위를 찾아서 수암바위 아래로 150여 미터 내려가니 고사포 모양의 바위 머리가 보인다. 위에서 보면 고사포 모양이고, 남쪽에서 보면 돌고래 모양이다. 보는 각도에 따라서 모양이 다른 것이다.
일행은 돌고래바위(준행암)에 올라서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그 바위 경사면에 오래된 앉은뱅이 소나무가 생명을 노래하고 있다. 세월의 흐름에 몸을 맡겨 하늘이 주는대로 빗물과 눈물을 받아먹고 살아가고 있음을. 결코 자연을 비관하지도 않은 채 안분지족의 삶을 살고 있다. 자연의 순리대로 살아가고 있음을.
바위 아래 개구멍을 넘나들며 돌고래 모습도 눈에 담아 본다. 돌고래가 먹이를 입에 넣으려고 하는 모습이다. 어떤 바위는 바위 틈새에 끼이고 얹힌 채인 것도 있다. 덤으로 사는 모습이다. 누군가에 얹히어서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세월이 짓눌림과 무게로 그 모습을 달리하고 있다. 우리네 삶도 젊을 때와는 달리 세파에 많이 깍이고 다듬어져 있을 것이다. 모난 돌이 정 맞는다고, 세상의 부대낌에 바닷가 몽돌처럼 변해 있는 인생들이 아닌가.
*수암바위로 되돌아와 배낭을 챙겨서 미륵봉으로 오른다. 약간 경사진 오름이다. 고당봉으로 오르는 능선길에 올라 미륵봉 방향으로 등로를 잡는다. 곤충들이 더듬이로 더듬듯 등산앱으로 이리저리 방향을 잡는다.
미륵봉에 앉으니 우리가 지나온 산자락과 등로가 아스라이 펼쳐진다. 북동 방향으로 북문이 보인다. 바로 위로 고당봉 정상이 고개를 곧추 세우고 있다. 미륵봉은 사방이 열려 있어서 좋다. 싸한 공기가 정신을 가다듬어 주어서 더 좋다.
☆이곳까지 온 김에 미륵봉에서 칠바위(정법바위) 쪽으로 진행을 한다. 이 부근에서 그리 멀지 않기에. 고당봉 방향으로 등로를 따라 오르다 능선에 소나무가 조금 고개를 쳐든 그곳 아래가 마애불이 새겨진 칠바위(정법바위)다. 그런데 그 바위군의 왼쪽으로 돌아서 접근을 하는 바람에 개고생을 한다. 결론적으로 그 등로 바위군에서 칠팔십 미터 위쪽으로 올라가서 내려가면 쉽게 찾을 수 있는 것을.
마애굴이 있는 칠바위(정법바위) 부근은 샘도 있고 동굴도 있어서 무당들이나 기도하는 사람들이 드나들고 있는지 집기류 등이 여기저기 있었다. 동굴 안에는 초들도 놓여있고, 부처상도 있다. 칠바위(정법바위) 부근 안을 휘 둘러본 후 등로로 올라선다.
☆이제 하산이다. 미륵사 경내를 지나 사시골 방향으로 내려간다. 등로 곳곳에 바위들이 여기저기 고개를 내밀고 있어서 미로의 탈출로이다. 낙엽이 무성하여 길은 미끄럽다.
사시골 개울에서 얼굴과 손을 씻는다. 물은 꽤나 차갑다. 손이라도 씻으니 정신이 확 돌아오는 느낌이다. 거기서 조금 내려오면 유씨농원이다. 이 깊은 산속에 누가 찾을 올까 싶지만, 그래도 산꾼들이 찾아오나 보다.
좋은 등로를 따라 내려오니 부산광역시청소년 교육원 입구의 도로와 만난다. 그리고 200여 미터의 완만한 도로를 따라 오르면 북문에서 내려오는 임도와 만나는 갈림길이다. 이제 들머리까지의 버스정류소까지는 내리막길이라 발걸음도 가볍다.
☆오늘 모처럼 네 사람이 마음과 뜻을 모두어 걸었다.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여유롭게 걸었다. 미션 목표물을 찾느라 이리저리 갈림길에서 시간이 걸렸지만 인생에서 갈림길은 늘 고뇌의 시간이다. 새로운 변화와 발전을 향한.
함께한 야래향님, 여주님, 그리고 햇살이님에게 진심으로 고개숙여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 자연에서 즐기는 것은 자연을 향유하는 것임을. 만물상들이 던지는 메시지의 의미를 깨닫는 것이 진정 산행의 목적이 아닐까.
☆다음주 산행도 또 다른 금정산 만물상들을 찾아 나선다. 기대할만한 곳이다. 멀리 가지 않더라도 즐길 수 있는 금정산을 찾아 가보자. 못 걸어도 좋다. 함께하면 할 수 있다. 코로나에서 일탈해보자. 건강한 몸이 돈 버는 것이다. 열 첩의 보약보다 한 번의 산행이 효과가 더 있다.
▲연꽃바위 암릉(봉우리 정상부)
▲자봉산장 들머리
▲연꽃바위
▲▼주먹바위
▲이한솔 추모비
▲▼무명식당
▲▼돌고래바위(고사포바위. 준행암)
▲개구리(?)바위
▲미륵봉 하트샘
▲칠바위(정법바위) 부근 부처상
▲칠바위(정법바위) 마애불
▲▼미륵사
▲국청사
▲파리봉
첫댓글 산행기 우찌이리도 재미있게 쓰고 , 코스이동 자세하게 아기자기 설명하여 갔다온 코스 이자뿌지도 않켔습니다
4명이서 오붓하게 즐거운 마음으로 행복이 가득한 산행을 즐기는 산행 하였습니다 감사합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감사합니다 ㅎㅎ
함께해주신 야래향님의 덕분입니다. 행복한 시간을 공유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함께 다녀온 일정을 너무나도 상세히 기록하셨네요.
아직도 기억력이 장난 아니시네요 ㅎㅎ
금정산을 수십번 다녀왔는데
이번산행은 완전 새로운길에 멋진 숨은 바위까지
정말 재미있었고 즐거웠습니다.
희열을 느꼈답니다.
함께한 모두에게 감사드립니다.~~~
정말 오랜만에 얼굴도 보고, 즐겁고 희망찬 산행을 하게 되어 기뻤습니다.
멋진 동행에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