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두산 제442회 사울대공원 산림욕장 길 걷기
봄비가 촉촉하게 어제 저녁부터 내립니다. 온 세상 초목들이 두 손을 들고 좋아라 할 것 같습니다.
비가 그치면 더욱 푸름이 짙어지겠습니다. 자연의 변화를 보면 세월이 흐름을 새삼 알게 됩니다.
오늘은 수요일, 친구들과 산행이 있는 행복한 날입니다.
여장을 어제 저녁에 준비하였고 아침부터 기쁜 마음으로 일정을 생각합니다.
잊기를 잘 해 이제는 시간표를 쪽지에 써 놓고 들고 다니며 사는 요즘입니다.
그런데 오늘은 전 번처럼 한 시간을 늦게 잘 못 챙겼습니다.
내중 내 10시 만남을 11시로 체크해 놓았어요. 친구가 전화가 왔어요. 어디쯤 왔느냐구요?
아차! 큰일났습니다. 실없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너무 늦었으니 그냥 가라고 죄송스러운 사죄의 말을 합니다.
한참 후에 전화가 옵니다.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전시물을 관람하고 있을 터이니 대공원 후문에서
만나자는 반짝이는 반가운 전화입니다.
오늘은 미국 보스턴 마라톤 대회에 차가했던 친구도 온다는 소식을 듣고 급히 서둘러 뛰다시피 만남 장소로 갑니다.
이창호 대장님을 만나 친구들과 합세하여 정자에서 간식 자리를 풀었습니다.
오늘은 세종시에서 권오엽 박사도 세계적인 마라토너 정해중 친구를 보러 온다는 소식이 있습니다.
우리는 권오엽 친구를 만나 물기 어린 대공원 숲길을 걸었습니다.
오늘은 대공원 북문입구에서 시작하여 사귐의 숲, 소나무 숲, 저수지 샛길, 남미관 샛길, 맹수사 샛길을 걷는 날입니다.
말 수가 적은 정해중 친구에게 보스톤 마라톤 이야기를 자꾸 묻습니다. 60여 명이 함께 동행을 했지만,
40명만 마라톤 경기에 참여했고 나머지는 가족들입니다. 보스턴 대회는 희망자 누구나 참여하는 것이 아니라
국제적으로 인정한 대회에서 여러 번 참가하며 일정한 수준을 가진 사람만 참석할 수 있답니다.
많은 사람이 참가하기에 수준별로 4차례 시차를 두고 출발한답니다.
우리 정해중 친구는 이번에는 욕심을 가지고 참가했는데 결승점 15KM지점에서 다리에 경련이 왔답니다.
그래서 준비해간 진통제 등 약을 복용하며 달렸답니다. 여기까지 와서 포기할 수 없다는 집념으로 달렸답니다.
그래서 5위를 한 것이 아쉽기만 하답니다.
보스턴 경기 시작점에서 2.5KM 지점에 웨슬리대학에 있는데 마라톤 대회에 축제가 열려 달리는 길 양편에는
수백 명 이쁜 여대생들이 ‘키스 해 주세요’, ‘사랑해요’, ‘힘 내세요’ 등 피켓을 들고 환호하며 달려들며 응원한답니다.
잠시 터치도 하고 싶기는 하지만 페이스에 조금이라도 지장을 줄까 그냥 내쳐 달렸답니다.
이번 대회에는 휠체어에 정신박아 자식을 태우고 42.195kM 전 구간을 완주한 마라토너도 있어
많은 사람들의 박수를 받았다고 합니다.
태극기를 달고 뛰는 정해중 친구를 향해 ‘코리아’를 연호하며 환호하며 응원하는 여대생을 보며
대한민국의 긍지를 가지고 즐거운 마음으로 달렸답니다.
요 며칠 동안 만나는 사람들마다 정해중 이야기를 하며 즐거웠습니다.
80대에 이처럼 달릴 수 있음은 대단한 일이며 이는 정해중 친구 뿐의 영광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 영광이며 자랑입니다.
2023년 3월 발표에 의하면 70세까지 생존율이 86%, 75세에는 54%, 80세에는 30%, 85세까지는 15%,
90세까지는 5%랍니다. 80에 이른 우리는 30%, 100점 만점에 90점을 받은 우수한 사람들입니다.
오늘 함께 걸으며 호탕하게 웃으며 수다를 떤 친구들이 있어 너무도 행복한 날이었습니다.
믿음대로 된다고 합니다. 우리 만남의 이름대로 100세까지 두발로 걸어서 산에 오를 수 있음을 믿습니다.
오늘 지각한 저를 기다려 주며 많이 배려한 함께한 친구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