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6. 의장후보 선거 후 실망한 당원들의 분노가 지속되고 있는데, 당선자들이 그 본질을 제대로 알아야 합니다.
당원들 분노의 본질은 대의제의 배신에 대한 분노입니다. 뽑아 준 대표들이 또 다시 당원과 지지자들의 의견을 무시했다는 것에 대한 분노입니다. 결코 우원식 의원에 대한 호불호가 아닙니다. 당원들은 선거 전에는 후보에 대한 기대와 호불호로 지지의사를 밝혔지만 선거결과에 대한 분노는 전혀 다릅니다. 이 지점이 중요합니다. 우원식 의원이 앞으로 의장역할을 잘 하는지 여부와 무관한 분노입니다. 정치인들이나 언론이 지금 당원들의 분노에 대해 우원식 의원을 거부하는 정서로 잘못 읽으면 또 다시 이런 일들은 반복될 것입니다. 당연히 우원식 의원은 정치력을 발휘하며 성공한 의장으로 기록되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렇더라도 지금 분노의 원인이 해소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정확하게 진단하고 대안을 모색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을 경우 우원식 의원 개인에 대한 분노로 전이될 수 있습니다.
당원들의 압도적 지지로 당대표가 된 이재명 대표 체제에서 당원중심 정당, 당원이 주인이 되는 정당을 만들겠다고 약속했고 상당부분 진행이 되어 왔습니다. 당대표 선출시 대의원 비율을 대폭 낮춘 것과 이번 공천과정에서 당원들이 경선을 통해 현역의원들을 대폭 물갈이 한 일들이 그것입니다. 당원과 지지자들은 이런 과정을 거치며 효능감을 느꼈고, 이번 의장선거에 큰 기대를 했습니다. 당원중심 정당으로 대폭 교체된 당선자들이 당원의 뜻을 존중하는지를 살펴보는 첫 시험대였고, 당연히 그 의사를 반영해 투표를 할 것이라 기대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 결과가 달랐습니다.
당선자들은 이번 의장선거에서 당원 및 지지자들과 소통했어야 합니다. 다른 어떤 의장선거보다 이번 선거의 의미가 컸기 때문입니다. 헌정사상 처음으로 야당이 5분의 3을 넘는 의석을 가지게 되었고, 선거를 통한 정권심판이라는 대업을 달성했습니다. 주권자의 그런 결정을 국회가 온전히 받아 실행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한편 21대 압도적 의석을 가진 민주당이 중요한 순간에 민주당 출신 국회의장에 의해 뜻을 이루지 못하는 일들을 지켜보며 비록 간접선거이긴 하나 이번 국회의장 선거는 대통령 선거와 비슷한 수준의 중요성을 갖게 되었습니다. 극단적인 비교이기는 하나 당원과 지지자들은 미국 대선에서 선거인단을 뽑았는데, 선거인단이 다른 후보를 뽑은 것 정도의 배신감을 느꼈을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당선자들은 적어도 이번 의장선거에 임할 때 당원 및 지지자들과 소통했어야 합니다. 만약 당원들의 생각과 다른 선택을 하려고 한다면 당원들과 토론을 통해 입장을 정했어야하고 그 결정에 대해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합니다. 직접민주주의와 간접민주주의는 서로 다른 장점을 가지고 있고, 때로는 대중의 판단과 달리 대표자의 판단이 결과적으로 옳을 때도 있을 것입니다. 만약 그렇더라도 소통을 통해 서로 설득하는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충분한 소통을 해 대중의 판단이 옳다고 생각한다면 정치인의 선택을 바꿀 용기도 있어야 합니다. 만약 자신의 판단이 여전히 옳다고 생각한다면 그 결정에 대한 정치적 책임을 지는 것이 올바른 정치입니다.
그러나 이번 의장선거과정에서는 이런 의사결정 과정이 모두 생략되었습니다. 그래서 분노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배신하지 않는 정치를 제도화 해야 합니다. 당원과 소통하는 구조를 만들고 계파가 아니라 당원의 눈치를 보는 정당구조로 만들어 나가야 합니다. 당원평가를 강화하는 방법 등을 도입해 나가겠습니다. 한편 기술의 발달과 집단지성을 믿고 직접민주주의적 제도를 늘려나가야 합니다. 정책대의원대회를 활성화해 중요한 의사결정은 의총이 아니라 대의원들 혹은 당원들이 당론을 정하는 절차를 만들어야 합니다. 앞으로 수많은 개혁과제들이 남아있고, 윤정권 조기종료라는 헌정사상 중요한 시대과제를 이행하기 위해서 당이 더욱 힘을 모아야 합니다. 당원과 의원이 서로 다른 방향을 바라보고 가면 결코 해낼 수 없습니다. 저부터 더 자주 소통하겠습니다.
나아가 당원과 지지자들의 분노로 시작되는 22대 국회인만큼 더 많은 성과를 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를 위해 우원식 의원의 의장 임기가 시작되기 전이라도 다음의 일은 분명하게 약속하고 실행해야 합니다.
1. 신속한 원구성을 해야 합니다. 밀린 현안을 고려하면 늦어도 6월 중순경까지는 마무리 해야 합니다.
2. 협치보단 책임정치를 구현해야 합니다. 윤정부와 여당의 국정운영이 비정상적이고 위기를 만들어 내고 있다는 것을 인식해야 합니다. 22대 국회는 관행을 넘어 국회 다수당이 책임정치를 구현하는 것이 지치(至治)입니다. 책임지고 책임정치를 실현시켜주시기 바랍니다.
3. 검찰개혁, 언론개혁을 완성하는 의장이 되어주셔야 합니다. 특히 선거와 민생을 이유로 개혁을 뒤로 미루는 일은 절대 없어야 합니다.
4. 개헌특위를 구성해 촛불혁명을 완성하는 개헌을 해야 합니다. 당연히 의원내각제는 거부합니다. 의원내각제는 지금의 엘리트정치 현상을 더 강화시킬 수 있습니다.
5. 비공식적 의장 자문조직이 민주당의 당론을 훼손시키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입법권을 침해하는 중대한 문제입니다.
6. 언제든지 의원들이 불신임 결정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약속하고 그 약속을 지켜주시기 바랍니다(필요하다면 국회법을 개정하는 것도 착수해야 합니다).
첫댓글 실제로 오늘 여론조사 꽃 조사에서 민주당이 전주에 비해 전화면접 7.2%, ARS는 8.9% 하락했습니다. 리얼미터도 지난주 대비 민주당은 40.6%에서 34.5% 하락하였습니다. 이번 이벤트에서 제가 느낀 것은 이 나라에선 정말 내각책임제 하다간 계급사회가 펼쳐질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네요.
222
대의제의 배신에 대한 분노라는 것 정말 좋은 분석입니다. 아직도 감투쓰고 엣헴 천것들이? 하는 태도를 용서치 않는다는 건 똥파리들의 몰락에서 보여줬는데 또 똑같은 행동을 반복한다면... 달라질 것은 없습니다. 아니, 오히려 국짐당의 체리피킹 환경만 더 원활하게 조성하는 꼴이 되겠죠
박시영 대표의 분석에 의하면 민주당은 점점 소수 엘리트 중심 원내정당에서 당원들이 중심이 되는 대중 민주주의 정당으로 향해가고 있다고 하네요. 특히 당비를 내는 권리당원의 수가 250만에 달하고 지난 총선 경선에서 50여명의 현역을 갈아치우는 등 한국 정치사에 큰 이정표를 남겼다고. 헌법 1987도 업데이트되어야 하지만 한국정당정치도 이제 구버전 소프트웨어로는 미래가 불투명합니다. 정규재가 이번 국회의장선거에서 민주당을 칭찬?하는 것을 보고 피식하게 되었습니다.
에..? 다 수박 만들려고??
어쨌든 차기 국회의장은 추미애 의원에게 기대되었던 기능을 유사히 수행하도록 압박을 받을 것이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긴 하겠습니다...
네. 이렇게 반발해줘야 차기 국회의장도 압력을 느끼고 되지도 않는 협치 운운하는 습관성 중립기어 운운은 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이상하게도 저 자리만 가면 관대한 크세르크세스가 되는 것을 종종 목격해서 말이죠. 지금은 비상한 상황이라 평시의 국회의장을 할 요량이면 때려치워야죠. 우원식 의원의 호불호가 아니라 이번 민주당 국회 당선자들이 왜 자신들이 경선에서 선택되고 국민들에게 선택받았는지 잘 모른다고 생각하는 것 같고 왜 지지자들, 당원들의 의견과 여조를 무시하고 반영이나 소통을 하지 않는지, 그러한 결정을 하게 된 과정이 왜 불투명한지(무기명 투표)에 대한 불만이 터져나온 것 같습니다. 이번 이벤트를 계기로 국회의장 선출 방식도 바뀔 것 같네요.
@Red eye 그렇습니다. 대의제가 가지는 의미를 배신하는 정치행위가 일어났음에도 유권자의 의사가 결과를 향한 압력으로 작용한다면, 역설적으로 유권자 주권이 대의제 형식에 여전히 유효하고 있음을 확인하는 현상으로서 간주할 수 있을 겁니다. 국회의장 선출 방식에 변화가 따를 것임을 전망하심 역시 이를 방증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협치가 아니라 몽둥이를 들 때
저놈들이랑 협치는 반 패죽이고 나서 시작해도 늦지 않음
비상시국인데 한가한 소리를 하고 자빠져있으니 울화가 치미네요.
의석수 없을땐 "우리가.의석이 없어서 일을 못해요."
의석 과반 몰아주니
"협치해야지"ㅋㅋㅋㅋㅋㅋ
협치 좋지...어차피 정치란 서로 끝없이 토론 하고 타협하는 과정속에 결과를 내는거니까....
근데 야당이 협치의 주체냐?? 여당이 야당을 달래고 끌고가야하는거 아님???
각카는 어차피.시행령과 거부권 그리고 검찰인사로 좋빠가하며 국익 팔아먹고 국격 존망중인데...민생???
지지지들 열의를 무시하면서 정당 운영이라니.... 어차피 운좋아 이기면 집권여당 져도 제1야당이라 이거냐??? 결국 민주당이 200석이 된다해도 어차피 일못함... 진짜 한국정치 ㅅㅂ
잊지 못하겠네요, 박병석, 김진표 라는 이름 세글자. 법무부 장관 ’추미애‘가 옳았습니다.
책임지는 정치는 유가(공자와 맹자 시절)에 이미 이론이 나왔는데...
아직도 실현을 안하는게 많은...
이 아저씨 뭐야
분석 좋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