읍내 이야기-名匠 이학천의 黙心陶窯를 찾아, 가는 길
엊그제인 2024년 4월 30일 화요일의 일이다.
오후 3시 반쯤에 읍내 사무실에서 나섰다.
차를 몰아 점촌 쪽으로 달렸다.
꼭 만나보고 싶은 사람이 있어, 그 사람을 만나러 가는 길이었다.
같은 생각인 아내가 동행이 되어주었다.
자동차 전용도로를 마다하고 3번국도 옛길로 달렸다.
그 길로 가야 샛길로 들어가 목적지에 닿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2km 정도 거리의 마원 마을을 지났다.
올 늦가을쯤에 개통될 KTX 고속철도의 종착역이 세워질 그 마을이었다.
곧 SK주유소가 있는 네거리가 나왔고, 그 네거리에서 마성면 외어리 쪽으로 좌회전을 했다.
외어리는 저 지난 해에 세상을 뜬 내 중학교 동기동창인 권강호 친구의 고향으로 지금도 그 부인이 살고 있는 마을이다.
그 친구 생각을 하면서, 낙동강 최상류인 신북천 개울에 걸쳐놓은 봉명교 그 작은 다리를 건넜다.
개울 건너로 지난날 탄광으로 번성했던 해발 692m의 봉명산이 솟아있어 붙여진 다리 이름이었다.
야트막한 언덕길을 따라 1km 남짓 올라갔을 때, 길 왼쪽으로 이정표가 나오고 있었다.
이 넉 자의 이정표였다.
‘黙心陶窯’
바로 그 ‘묵심도요’를 찾아가는 중이었다.
거기서 또 1km 정도의 거리에 목적지가 있었다.
그 도요를 꾸려가는 명장(名匠) 이학천 사기장이, 내 이날 만나기로 작정한 그 주인공이었다.
나와는 20년 인연의 이 명장이었는데, 그가 잠시 문경을 떠나 이웃 상주 쪽으로 도요을 옮겨가면서 오랜 세월 만나지 못했었다.
그러다가 그 사흘 전인 같은 달 27일에 개막된 ‘2024 문경 찻사발축제’ 행사에서 그가 ‘달항아리’와 ‘8각 분청화로’등 명품을 전시하면서 그의 존재를 알게 됐고, 그래서 문득 그를 만나고 싶어진 것이었다.
곧장 카카오톡 메시지 한 통을 띄워 보냈다.
그 전문이다.
‘찻사발 축제 개막식에 발걸음 했다가 길가의 포스트를 보고 문득 우리 이학천 명장님과의 인연을 생각했어요. 혹 어디서 뵙게 될까 하고 살폈는데, 끝내 못 뵙고 말았어요. 벌써 20여년 세월이 됐네요. 문은자 내 친구하고 들른 지가요...어떻게 뵐 수 있는 기회가 있을는지 모르겠어요.’
그 메시지에는 축제 행사에서 본 그의 작품 사진, 그 작품을 소재로 해서, 내가 카페지기인 Daum카페 ‘아침이슬 그리고 햇비’ 사랑방에 게시한 글 한 편을 첨부했다.
곧 답이 왔다.
이랬다.
‘네 선생님 반갑습니다. 보내주신 내용 잘 읽고 영상 잘 봤습니다. 감사합니다. 옛날과 여전하시네요. 통화를 하여 반가운 목소리를 듣겠습니다 ㅎ 시간되시면 바로 전화를 한 번 주시지요.‘
그렇게 소통한 끝에, 이날 내 사는 읍내에서 10리 길인 ‘묵심도요’로 그를 만나러 달려가게 된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