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매물 소진에 호가 올리는 집주인들 등장
오른 가격에 실거주 매수자들 관망세로 돌아서
세종 아파트 가격이 2주연속 상승세를 타면서 매도-매수자 간의 눈치싸움이 본격화되는 모양새다. 급매물 소진에 가격을 올리는 집주인들이 등장하고 있고 오른 가격에 매수자들은 다시 관망세로 돌아서는 분위기다. 일각에선 투기세력의 재진입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3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세종시 다정동 ‘가온마을 12단지 더하이스트’ 전용 84㎡가 지난달 21일 7억 6000만 원(10층)에 거래됐다. 직전 거래인 지난 1월 6억 7000만 원(11층)과 비교해 두 달 만에 1억 원 가까이 오른 셈이다. 2019년 2월 6억 5000만 원(8층)에 팔렸던 이 아파트는 2020년 12월 11억 원(12층)까지 올랐다. 이후 하락을 거듭하면서 지난해 10월 6억 2000만 원(2층)까지 내렸는데 반년 사이 1억 4000만 원 오른 셈이다.
도담동 ‘도램마을 1단지 웅진스타클래스’ 전용 59㎡도 지난달 28일 3억 9500만 원(20층)에 거래됐다. 2019년 3억 원 중반에서 시세가 형성됐던 이 아파트는 지난 2020년 12월 6억 원(21층)까지 올랐지만 지난해 11월 3억 6500만 원(4층)까지 내려왔다. 하지만 올해 들어 3000만 원 오르며 반등에 성공했다.
고운동 ‘가락마을 18단지 힐스테이트’ 전용 100㎡도 지난달 29일 5억 7500만 원(12층)에 팔렸다. 지난 2021년 3월 8억 9700만 원(8층)이던 가격이 지난 2월 5억 500만 원(10층)까지 하락했지만 최근 7000만 원 오른 가격에 거래됐다. 그러나 최근 일부 저층을 제외하면 5억 원대 매물이 모두 사라진 상태다.
세종 부동산 업계는 특례보금자리론 효과로 보고 있다. 다정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세종 2생활권에서 새롬동과 다정동, 아름동 등을 중심으로 매수세가 유입됐다”며 “특례보금자리론 출시 이후 매수 문의가 많이 늘어 급매물은 대부분 소진된 상태고 호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급매가 사라지면서 실거주 아파트를 구하려고 신중의 신중을 거듭하던 매수자들은 호가가 1억 원 이상 상승하면서 다시 관망세로 돌아서는 분위기다.
직장인 김지훈(39) 씨는 “특례보금자리론을 통해 전세살이를 청산하고 집을 매매하려 했는데 고민하는 사이 매물이 적게는 수천만 원 많게는 1억 원 이상 올라갔다”며 “무언가 투기꾼들에게 당하는 느낌이 들어 돈 아낀다는 생각으로 나중에 다시 알아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세종 부동산업계에서는 아파트가격 하락 폭이 크고 빨랐기에 반등 양상이 빨리 나타난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추가적인 상승을 기대하긴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세종 도담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세종시 집값은 다른 지역에 비해 먼저 하락했고 낙폭도 컸다”며 “규제 완화 기조와 함께 바닥 인식이 확산하면서 매수세가 유입됐지만 급매물이 소진된 만큼 당분간 매수자와 매도자 간의 눈치싸움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서지원 기자
출처 : 금강일보(http://www.gg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