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을 감사하며, 5월의 일기, 참 고마운/우정의 발걸음
그것은 핑계였다.
엊그제인 2024년 5월 6일 월요일 오전 11시 46분을 막 찍고 넘어가는 시각에, 우리 중학교 동기동창 친구들이 온라인으로 함께 어울리는 카카오톡 단체방에 게시한 글과 사진 두 장을 두고 하는 말이다.
다음은 그 글이다.
‘만식아! 오늘 이 경기 구경 가자. 나는 오후 2시 직전에 왼쪽 관람석에 입장해서 볼 거다 그리고 경기 다 끝나고 경품 추첨까지 하려면 오후 4시쯤은 거기에 있어야 할 것 같다. 거기서 보자. 경품 끝나면 그 어디서 저녁 밥술도 좀 하고...그리고 나는 버스타고 문경으로 돌아올 거고..’
그 글에는 우리 고향땅 문경을 연고로 하는 여자 프로축구팀 ‘문경상무’의 연중 경기 일정표와 홈구장인 문경종합운동장에서 경기가 열리는 이날 당일 부분을 따로 잘라내서 찍은 사진 두 장을 덧붙였다.
내 그 게시는 초등학교 동기동창으로 고향땅 문경에서 지킴이처럼 살아오면서 문경의 발전에 큰 역할을 감당해주고 있는 황선용 친구가 역시 같은 초등학교 동기동창 친구들이 온라인으로 어울리는 카카오톡 단체방에 게시해준 여자 프로축구팀 ‘문경상무’의 경기 일정표를 참고로 했었다.
언뜻 내가 그 경기를 보고 싶어서 그랬겠다했을 것이다.
아니다.
그것은 여벌이었을 뿐이다.
내 주안은 어떻게라도 우정의 발걸음을 이끌어내고 싶은, 내 꼬드김의 핑계였던 것이다.
고맙게도, 내 그 꼬드김에 은근슬쩍 넘어가 준 발걸음이 있었다.
황선용이의 발걸음이 그랬고, 김익진이 발걸음이 그랬고, 이용덕이 발걸음이 그랬고, 권만식이 발걸음이 그랬다.
경기도로 볼 일 있어 떠났었다는 조방연이와, 평생 고향땅 점촌에서 이발사로 일해 온 최연호는, 경기가 있는 문경종합운동장으로는 달려오진 않았지만, 뒤풀이 저녁 자리에는 발걸음을 해서, 권커니 잣거니 술잔을 주고받았다.
그 역시 우정의 발걸음이었다.
2대 1로 우리의 ‘문경상무’ 여자 프로축구팀이 승리하는 순간을 목격할 수 있어서 기쁜 날이었고, 우정의 발걸음을 해준 친구들과 어울려 오순도순 우리들 일상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 또 기쁜 날이었다.
그래서 나날이 행복한 그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