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이 되면서 상승세가 또렷한 기수를 꼽으라면 그 중 한 명은 이애리 기수가 될 것이다. 1월에는 2위만 한번 했을 뿐 우승한 이력이 없지만 2월부터는 현재에 이르기까지 매달 꾸준히 1승 이상의 성적을 내며 예년과 달리 좋은 활약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2005년 현재 6승(2위 4회)을 올리고 있는데, 승수가 많은 것은 아니지만 기승한 경주 수(53전)를 감안해본다면 비약적인 발전을 했음을 알 수 있다. 이제 데뷔한 지 2년 6개월째를 맞고 있는 그녀는 "이제 좀 느낌이 오는 것 같다"며 현재의 모습을 계속 이어갔으면 하는 바램을 웃으며 내비친다.
3전 2승, 승률 66.7%.
5월 경마가 진행 중인 현재 그녀가 올린 성적이다. 많은 경주 수에 기승하지는 않았지만 기승한 마필에 대해서는 믿음을 주기에 부족함이 없는 성적이다. "좋은 말(馬)에 기승했기 때문에 가능할 수 있었다"고 그 공을 말(馬)쪽으로 돌리지만 당시의 경주 내용을 살펴보면 그녀의 자신감 넘치는 플레이가 좋은 결과로 이어졌음을 알게 한다. 2005년 그녀는 53전 6승 2위 4회의 성적으로 11.3%승률과 18.9%의 복승률을 보이고 있다. 그녀가 데뷔한 2002년을 제외한 2003(승률 3.3%, 복승률 16.5%)-4(승률 5.1%, 복승률 16.5%)년과 비교해볼 때 복승률 쪽에는 큰 변화를 발견할 수 없지만 승률 면에서는 배 이상의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그녀는 이제 우승에 대한 참 맛을 느끼게 되었고, 그것은 경주에 대한 자신감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화려함 뒤에 오는 중압감.
현재 서울 경마 공원에는 세 명의 여성 기수가 활약하고 있다. 그녀도 그들 가운데 한 명이다. 그런 탓에 데뷔 당시부터 그녀는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언론 매체에 자신이 이름이 오를 때마다 "잘해야겠다" "더 잘해야한다"라는 생각 속에 경주에 임했다. 하지만 생각과는 달리 결과는 그렇지 못했다. 데뷔한 지 얼마 되지 않은 그녀에게 있어서 그것은 커다란 부담으로 작용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경주로에 더 많은 땀을 쏟았지만 이제 기수로서 첫 발을 내딛은 그녀로서는 이겨내기가 쉽지 않았다.
자신과의 싸움은 시작되고.
2003년 3승…, 2004년 4승…. 2005년 새해를 앞두고 그녀는 지난 두 해를 돌아보며 새로운 결심을 하게 된다. 처음 대학 진학을 포기하면서가지 선택한 길인데, 내용 없이 시간을 보낼 수는 없었다. 그녀는 기수로서 인정받는 수준에 도달할 때까지 외부와의 접촉을 피하고 오로지 일에만 매진하자고 자신과 약속을 하고 2005년을 맞이했다. 이런 결심이 바탕이 되어 2005년 그녀의 모습은 완전히 달라져있다. 예전보다 많은 체력 훈련, 마필의 산악 구보 훈련, 매일 반복적으로 하고 있는 모형 기승기 훈련 등 짜여진 일정 속에 한치 오차 없이 움직이고 있다. 자신과의 싸움이 시작된 것이다.
경주로의 "샤라포바".
테니스계의 요정 샤라포바는 뛰어난 실력만큼이나 미모도 출중하다. 또한 경주 때에는 고성을 지르며 혼신을 다하는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서울경마공원에도 샤라포바가 있다. 바로 이애리 기수가 그 주인공인데, 애칭이 "애리공주"라고 불릴 만큼 빼어난 미모를 소유한데다 기량도 하루가 다르게 좋아지고 있다. 무엇보다도 경주 중 고성을 지르는 것이 영락없이 샤라포바를 빼 닮았다. 그녀는 경주 때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고성을 지르게 된다고 한다. 4코너를 돌아 결승 직선 주로에 들어설 때면 으레 자신이 기승하는 말(馬)에게 "뛰어!" "가자!" 하는 식의 말(言)을 하게 되는데, 그 소리가 너무 커서 곁에 있는 기수들은 화들짝 놀라기도 한단다. 이렇게 경주를 치르고 나면 목이 너무 아프기 때문에 목캔디는 이제 그녀의 필수품이 되어버렸다.
"더위야! 반갑다"
그녀에게 있어서 겨울은 한국의 사계 중 가장 견디기 힘든 계절이다. 어린 시절부터 우슈로 다져진 몸이지만 유독 추위에 약했기 때문이다. 반면 더위에는 체력에 강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그래서 다가오는 여름이 반갑기만 하다. 금년도 성적에서도 보면 지난 겨울(1-2월)의 성적이 2승에 불과했지만 더위가 일찍 찾아온 5월, 아직 두 주간의 경마 일정이 남았음에도 그때의 성적을 올리고 있다. 지금의 추세대로 간다면 5월의 남은 기간 동안 2승 이상의 성적은 추가로 더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005년이 되면서 그녀는 자신이 하는 일에 푹 빠져있다. 새벽에 출근하는 것 자체가 즐겁다고 하니 그럴 법도 하다. 믿고 좋은 말(馬)에 기승할 수 있도록 많은 배려를 해주는 13조 이희영 조교사를 비롯하여 늘 가족처럼 대해주는 마방 식구들. 모두에게 항상 고마움을 느끼고 있다고. 경주에서 좋은 결과를 내는 것이 보답하는 길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는 그녀는 연초에 세웠던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오늘도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출 생 지 : 충남 홍성
가족관계 : 1녀 2남 중 장녀
생년월일 : 1980년 7월 21일(24세)
소 속 조 : 13조(이희영 조교사)
기승중량 : 49kg
데뷔일자 : 2002년 9월 13일(정규 21기)
통산전적 : 250전(13/27/19/27/20)
승률 5.2% 복승률 1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