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행문이란걸 하두 오랫만에 써봐서 어떻게 써야할 지 모르겠네요~
2월 3일(수)부터 이틀간 오래 별러왔던 제주 올레길을 다녀왔습니다.
기대보다 훨씬 더 좋았던 여정이었어요.
오랜 백수 생활로 바닥난 재정탓에 가족들로부터 철없단 소리도 들었지만,
가장 저렴한 비용으로 다녀올 계획을 세웠습니다.
조금 불안하게 생각되었던 저가 항공도 재밌었어요.
(갈때는 아침시간이라 4만원, 올때는 낮시간이라 3만원이었는데, 밤시간에는 2만원짜리 항공권도 있더라구요)
승무원들 모두 발랄한 청바지에 연두색 캡모자가 상큼하니 넘 예쁘더라구요~
원래 계획은 처음인지라 모두들 가장 좋다는 7코스와 8코스를 걸을 예정이었는데..
유명한 관광지가 많이 들어있어 가본곳이 많아
숙소였던 금호리조트에 위치한 5코스로 첫날 여정을 바꿔 걸었습니다.
금호 리조트(남원 위미)부터 바닷물과 민물이 만나 절경을 이루는 쇠소깍까지~
선택은 완전 만족!
바닷가 절경, 마을 돌담길, 숲속 오솔길, 동백 군락지,....
모든길이 아름다웠고, 날씨도 따뜻하고 너무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준비한 물과 간식이 필요없을 만큼 수확을 끝낸 귤밭에 떨어진 감귤로 허기와 갈증을 채우기에
충분했어요~ 그 맛은..? 설명할 수가 없네요.
집에 돌아와 먹은 귤은 싱거워서 먹을 수 없도록 환상의 맛!
평생 이토록 많은 귤을 먹어본 적이 없었어요.너무 맛있어서.. 그것도 공짜로~ㅎㅎ
첫날 걸은 5코스는 대략 15km 정도로 놀멍 쉬멍 5시간 소요됐습니다.
사실 너무 아름다운 경치들이 발길을 자꾸만 잡아서 빨리 걸을수도 없었어요.
아침은 간단히 준비해간 쌀과 밑반찬으로 해결하고,
점심은 갈치조림, 저녁은 제주 돼지로 조금은 호사스럽게 먹었습니다.
공짜로 얻은 사우나권으로 밤엔 피로도 풀어주고..^^
둘째날은 7코스를 걸을 생각이었으나 숙소에서 7코스까지 가는 택시비가 아까워서
숙소 동쪽 4코스로 출발했는데...
너무 단조로이 계속되는 해안도로와 바닷바람으로 한시간만에 코스를 변경하기로 했습니다.
난생 처음 지나가는 차를 손흔들어 잡아타고, 버스로 갈아타고, 우여곡절끝에
7코스 시작점인 외돌개에 도착해 다시 시작한 시간은 벌써 11시를 넘기고 있었어요.
모두들 강추한 코스답게 해안가가 아름다웠지만, 조금은 험하고 힘든 코스였습니다.
늦은 출발로 점심도 간단히 길에서 오뎅, 고구마로 때우며 걸었는데,
마지막 3km를 남기고는 갑자기 나빠진 일기로 추위와 바람이 심해 포기하고 싶은 생각까지
들었지만 모두들 말한마디 안하고 끝까지 걸어 도착한 끝지점은 어제와는 너무 다른 초라한
슈퍼앞 버스 정류장..
다시 추위속에 30분 기다리다 탄 버스안은 그야말로 따뜻한 천국과도 같았어요
얼마나 택시가 타고 싶던지..
그래도 교통비 아껴서 회한번 먹어보자고, 꾹 참았습니다.
버스기사님의 친절한 안내로 저렴한 횟집을 찾아 포식한 결과 모두 밤엔 배알이를 해야했구요~
추운데 있다 먹은 차가운 회가 안좋은 선택이었나봅니다.ㅋ
늦은 시간 숙소로 돌아와 욕조에 물받아 족욕을 하고나니 조금은 피곤이 풀리더라구요~
또 가고 싶습니다.
아무생각없이 걷다보면 어디로가지? 하고 잠깐 고민될때마다 작은 돌위에 또는 나뭇가지위에
조그맣게 리본이나 화살표로 길을 알려주고 있었어요.
내 인생에도 어디로 가야할 지 모를 때 누가 저렇게 길을 알려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잠깐 들었습니다.
담주부터는 새로운 일자리로 출근하게 되었습니다.
첨하는 일이라 겁도 나고, 잘할수 있을까 염려되기도 합니다.
새로운 용기와 에너지를 얻으려고 다녀온 올레길!
대만족이었어요~^^
앞으로 바쁜 생활이겠지만 짬이나면 달려가려고 합니다.
친구들 모두에게도 강추!!!!!
(아름다운 길들 사진도 올릴께요~)
첫댓글 잘썼어요. ㅎㅎㅎ
난 숙제한 학생같고, 넌 선생님 같다..
잘 쓴걸 잘 썼다고 해야지, 그럼 뭐라고 하나.
제주보다 네 기행문이 더 아름답다~~ 다음에 우리 친구들과 함께가서 죽도록 술한번 먹었으면??
아니고 철민아~ 또 술타령이니?
은선아 백수가 놀기도 잘노네? 난 노는 방법을 몰라.잉~~~~~~~
모르긴 뭘 몰라? 잘만 놀더라~ㅎ 난 이제 백수 탈출!
나두유~~~~백수탈출하고시포^^
꼭 하기를 기원 할께. ㅎㅎㅎ
좋앗겟구나?? 난 예전 처가집이 제주라... 너의 글속의 장소/ 모든걸 두배 실감하며 ?단다.. 기행문 잘 썼다.ㅋ
잘 썼다니까. 존대만 빼면 더 좋았을텐데.
절약적인 여행냄새가 물씬 난다. 새로운 직장? 아뭏튼 은선아 화이팅!!!
여행은 절약하며 다녀야 의의가 있다고 생각해. 눈과 마음에 풍광을 담고 가슴으로 느끼며, 그래도 아쉬우면 사진을 남기는거지. 그런 의미에선 참 의미 있네.
이틀 차이로 여행길이 엇갈렸구만.날씨가 좋았나부다.난 금욜부터 일욜까지 비와 안개와 싸우다 지쳐 돌아 왔는데..백수탈출 축하하네...
비용이 만만치 않앗을텐데.ㅎㅎ 일욜 출발이 저렴한걸로 알고 있거든, 난
알뜰한 여행에, 좋은 추억에다, 새로운 일자리까지~ 보기보다 야무진 구석이 많은 은선이~! ^^ 여행은 잠자리가 젤로 좋아야하고 그 담이 구경이고, 글구 먹는 거는 대강~ㅎ 이게 내 여행 방법이다. 재밌게 읽으며 문득.. 친구들과 함께 하는 여행도 색다르고 즐거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
그래 덕기야 어느날 문득 함께 가보자
여행이라는 말을 붙일만한 나들이를 한 지가.. 3년 된 거 같아~ㅠㅠ 가슴에 열정이 식어서 그래. 근데.. 문득 떠나는 여행은 혼자여행이 좋고~ 친구들과 함께 해도 즐겁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는 말이야~ㅎ 요즘도 마이 바빠?
올렛길은 말로만 들어봤는데.. 그럼 여행은 안하고 올렛길만 걷다가 온겨?? 이박삼일로??
그럼~ 이것도 여행이지.. 차타고 다녔던 여행보다 몇배는 더 좋았어~지금까지 14코스 만들어졌는데 앞으로 제주도를 완전히 걸어서 돌수 있도록 만든다나봐~
걷는 것 만큼 좋은 운동이 없지~ 운동을 하려고 은선이가 그 먼데를 갔었구만~ㅋ 걷기에는 이른 봄이나 늦은 가을이 좋았을 걸~ 너 땜에 맘이 싱숭생숭해져서 일이 손에 안잡혀. 아무래도 저가 항공을 알아봐야겠당~ㅎ
강추!!! 아마 너도 무지 좋아할거 같은데.. 나도 좋은 계절에 또 갈거야~
은선아! 회집이 어디 잇는지 알려 줄수 있니. 이번에 가서 함 먹게. 죽어도 원망 안할테니 좀 알려주라. 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