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에서 해남을 육성하고 싶어한다고 하네요.
원문을 보시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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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녀 하면 당연히 여성을 떠올린다. 바닷속에서 소라나 전복 등 해산물을 캐는 해녀는 여성의 강인함을 상징하는 직업군으로 분류되기도 한다. 그중에서도 제주 해녀는 억척스럽고 강인한 제주여성의 상징에서 출발해 이제는 국가 브랜드를 견인할 아이템이 됐다고 할 수 있다. 제주 해녀문화는 유네스코(UNESCO)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이러한 여성 중심의 해녀 사회에서 남성이 끼여들 여지는 거의 없는 것이 사실이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준비하는 해녀문화 역시 대부분 여성의 정체성을 띤 여성 문화로 구성돼있다. 그럼에도 불구 해녀의 고령화가 현존하는 위험으로 다가서면서 이제는 하나의 대안으로 ‘바다에서 일하는 남자’ 즉, 해남의 존재를 인정하고 하나의 직업으로 적극적으로 유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다.
40여년 경력의 해남 문정석씨가 동료 해녀들과 함께 제주시 동귀포구에서 갓잡은 전복을 들어보이고 있다. <제주도 제공>
해남(海男)은 누구
해남(海男)은 해녀(海女)에 대비되는 명칭이다. 사전적 의미로 해녀는 바다 속에 들어가 해삼, 전복, 미역 따위를 따는 것을 직업으로 하는 여자로 표현된다. 또 바다에서 일하는 여인이라는 의미로 우리나라와 일본에서 공통적으로 사용돼왔다. 일부에서는 잠녀(潛女)라는 명칭을 쓰고 있다. 일반적으로 생업의 수단으로 바다 속으로 잠수해서 해산물을 채취하는 기술을 가진 여성을 총칭한다. 제주도 해녀문화 보존 및 전승에 관한 조례(2009)에서 해녀는 ‘현재 수산업협동조합에 가입하여 제주도 안의 마을어장에서 잠수하여 수산물을 포획, 채취하고 있거나 과거에 이와 같은 일에 종사했던 여성’으로 정의하고 있다. 명칭과 관련한 의견이 분분할 뿐 현재 완벽히 정리된 용어는 없다고 할 수 있다.
제주 바다에서 물질 작업도중 휴식을 취하는 해남. <제주도 제공>
이로 미뤄볼 때 해남은 해녀와 똑같은 일을 하는 남자로 표현할 수 있겠다. 제주도에 따르면 2013년말 현재 제주의 해녀인구는 4574명으로 집계됐다. 이중 해남으로 분류되는 남자잠수는 5명에 불과하다. 이들은 제주도조례에 따라 수협에 가입해 정식으로 잠수로 인정받은 ‘해남’이다.
머구리와는 다른 직업
과거 제주에서는 잠수를 전문으로 물질(해산물 채취작업)하는 남자를 ‘머구리’로 불렀던 적이 있다. 이는 육지부에서 다이버나 잠수부를 머구리로 일컬었기 때문으로 여겨진다. 머구리는 잠수복을 입고 수면 위와 연결된 호스를 통해 공기를 공급받아 물 속에서 작업한다. 우주인이 유영하는 모습처럼 장시간 물속에 머물면서 다양한 작업을 진행하는 것이다. 수몰된 난파선에서 물건을 찾거나 방파제 공사 등 위험한 일에도 동원된다.
바닷속에서 해산물이나 패류를 채취하는 머구리는 잠수기어선 어업허가를 받아 공식적으로 해녀와 같은 작업을 하는 남자 잠수부를 말한다. 한 마디로 기계장치를 이용해 잠수하면서 해산물 등을 채취하는 잠수부다. 머구리는 이 때문에 반드시 잠수기어선 어업허가를 받아야 한다. 아직까지 타 시도, 특히 남해안 쪽에 잠수기어선이 남아있지만 제주도에는 잠수기어선이 사라진지 오래다. 1990년대 잠수기어선의 남획으로 마을어장 분쟁이 자주 발생하자 행정기관이 잠수기어선의 어업권을 일괄적으로 사들인 뒤 그 이후부터는 신규허가를 안 내준 것이다. 맨 몸으로 잠수하는 해녀와 기계에 의존하는 머구리는 사실상 불공정 경쟁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현재 제주도에는 잠수기어선이 한 척도 없으며, 당연히 해산물 채취를 목적으로 하는 머구리도 없다.
어떤 일을 하나
해남이나 해녀나 하는 일은 똑같다. 특별한 잠수장치나 채집도구 없이 수심 5~10m 정도의 바닷속에서 전복이나 소라 등을 채취하고 우뭇가사리, 미역 등 해초를 거둬 생계를 유지한다. 가장 원시적 형태의 어업인 나잠업으로 분류된다. 제주해녀들은 1970년대까지만 해도 면으로 만든 물소중이 잠수복을 입고 바다에 들어갔다. 이후 고무옷 잠수복을 입고 물질하기 시작하면서 한 숨에 5분이상 작업하는 해녀도 생겨났다.
제주 한수풀해녀학교 학생들이 물질 실습을 하고 있다. <제주시 제공>
물질작업은 어촌계 해녀들끼리 모여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가는 일에서부터 시작된다. 일단 공동어장에 배를 정박시킨 뒤 각자 테왁망사리(잡은 해산물을 집어넣을 수 있는 그물이 장착된 스티로폼 재질의 부표)를 바다 위에 띄우고 물속에 들어가 해산물을 캐낸다. 고무잠수복에 물안경을 쓰고 허리에는 빗창을 찬다. 해산물을 캐내는 도구도 다양하다. 빗창은 전복을 캐내는 도구로 바위에 달라붙은 전복을 떼어내는 데 유용하며, 호맹이는 바위틈에 숨은 성게나 소라를 잡아내 들어올리는 것이다. 작살은 물고기나 문어를 잡는데 쓰인다.
물질작업 이외에도 마을어장 해안가에서 어촌계원들이 공동으로 톳이나 미역, 우뭇가사리 등 해초를 캐내 내다팔기도 한다. 일본이나 육지부로 원정 물질을 가는 경우도 흔하다.
얼마나 버나
잠수업은 한때 제주도 수산물 생산의 70% 이상을 담당했다. 그러나 해녀들이 줄어들고 남획, 기후변화 등에 의한 수산자원 감소로 수입도 자연히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40여년째 물질하고 있는 최장수 해남의 말을 들어보자. 제주시 동귀리 해남 문정석씨(65)가 그 주인공이다. 제주지역 해녀 중 60대 이상이 전체의 80%를 넘는 만큼 해녀사회 전체로 보면 문씨는 청춘인 셈이다. 문씨는 “과거에는 다른 해녀들의 곱배기를 잡았다”며 “대한민국 최고 상군이었다”고 말했다. 상군 해녀는 가장 물질을 잘하는 해녀를 말한다. 지금도 비슷한 연령대 해녀에 비해 잡는 해산물 물량이 훨씬 많다. 해녀들이 물속에 100번 들어가 잡는 물량을 자신은 60번 정도 들어가면 된다는 것이다.
문씨에게 수입이 얼마나 되는지 물어봤다. 5일 물에 들어가면 100만원 정도라는 답이 돌아왔다. 다만 겨울철에는 물에 못 들어가는 날이 많기 때문에 수입이 일정치 않다고 한다. 3월 정도면 한달에 200만원에서 250만원 정도 번다고 했다. 문씨는 “한때 잘 나갈 때는 하루에 70만~80만원은 간단히 벌었다”며 “이제는 적조현상이다, 격일제 조업이다 해서 모두가 힘들다”고 말했다. 문씨는 “심지어 해초를 도둑질해가는 스킨스쿠버 다이버도 많다”고 말했다. 행정기관의 수산자원보호정책과 기상 등 여러 조건만 맞는다면 일반인의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수입이 보장된다는 것이 문씨의 결론이다.
어떻게 해남이 될 수 있나
정식으로 해남이 되려면 자신이 원하는 마을의 어촌계 해녀회에 가입해야 한다. 현재 제주지역 어촌계는 상당히 배타적이라 할 수 있다. 열려있는 문이 그다지 넓지 않다는 것이다. 어촌계에 가입하려면 100만~200만원의 가입비를 내고, 해당 수협에 100~230만원의 조합원 출자금까지 덤으로 내 놓아야한다. 그래도 어촌계 동의를 받기가 쉽지 않다. 기존에 가입한 해녀들이 인원수 증가로 보상 등이 줄어들 것을 우려해 신규 회원 가입을 원치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최근 3년간 제주도내 100개 어촌계에 새로 가입한 해녀는 연평균 총 15명에 지나지 않고 있다.
제주도 역시 이러한 문제점을 인식하고 있다. 제주도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신규 해녀나 해남을 받아들이는 어촌계에 대해서는 탈의장, 잠수복, 수산종묘자원 우선 지원 혜택을 주고, 신규 해녀나 해남에게는 가입금의 일부를 지원해줘 종사자를 늘릴 계획이다. 준어촌계원 제도를 만들어 마을어장에서 물질 경력을 쌓으면 정식 어촌계원으로 손쉽게 가입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도 추진하고 있다.
제주 한림읍 한수풀해녀학교에서 물질을 배우는 학생들. <제주시 제공>
해녀육성정책의 하나로 운영되는 해녀학교를 졸업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해녀학교는 제주시 한림읍 귀덕2리 포구에 위치해 있다. 제주시는 귀덕2리 해녀학교 활성화를 위해 한림동부권역 어촌종합개발사업의 일환으로 국비 4억6000만원을 투자, 해녀학교를 현대식으로 개축해 준공했다. 귀덕2리 해녀학교는 지상 2층(384.98㎡) 규모로 해녀 교육장, 홍보관 및 휴게공간 등을 갖추고 있다. 올해까지 6기에 걸쳐 280여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해녀학교에 입학하는 사람들은 다양하다. 의사, 만화가, 작가, 로스쿨학생까지 수영을 제대로 배우고 해녀체험도 하고 싶은 사람들이 지원한다. 남자는 40% 정도다. 해녀학교 남자 졸업생 중 해남으로 정착한 사람은 아직 없지만, 다양한 경험과 실질적인 체험학습, 정보 공유 등이 가능하기 때문에 앞으로 해남을 직업으로 택하고 싶은 사람은 해녀학교의 문을 두드리는 것이 첫걸음일 듯싶다.
복지는 어느 정도
제주도는 해녀 복지정책이 아주 잘 돼있는 편이다. 해녀 복지정책은 해남에게도 똑같이 적용된다. 2006년까지만 해도 ‘제주도 잠수어업인 진료비 지원조례’가 여성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었으나 성차별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 일면서 개정작업을 통해 남성도 지원대상에 포함시켰다.
대표적인 것이 의료비 지원이다. 이 조례가 정한 의료비 지원기준을 보면 의료보험 급여대상 중 외래진료비 본인 부담금 전액, 입원 진료 때는 본인 부담액 일부를 지원해준다. 대상은 전현직 잠수어업인이다. 행정기관이 발급한 잠수어업인증을 의료기관에 제시하면 된다. 제주도내 종합병원을 포함해 모두 100여곳의 지정 병의원에서 진료를 받을 때 적용된다. 특히 고령의 잠수어업인들이 잠수병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일부 종합병원에 감압챔버, 고압산소 치료기 등 특수치료시설이 설치돼있다.
잠수복도 지원해준다. 제주도는 잠수어업인들이 고령화되고 조업중 안전사고 발생이 빈번해지자 사고가 발생할 경우 쉽게 눈에 띄는 주황색 잠수복을 지원해 착용하도록 하고 있다. 주황색 잠수복은 코팅과 열처리를 통해 기존 고무잠수복보다 보온성이 뛰어나다. 잠수복은 3년에 한번씩 새 옷으로 갈아준다.
물질 하다 다쳤을 경우 재난사고 위로금도 지원된다. ‘제주도 어업인 재난사고 위로금 지원조례’에 근거하며, 전국에서 처음으로 어업인 재난사고 시 유가족들을 법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 안전공제에 가입하면 조업 중 사망 시 2500만원의 위로금이 지급된다.
해남의 성공 가능성은
제주도는 해녀문화의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하고 있다. 2013년말 현재 제주 해녀인구는 4574명으로 5년전에 비해 15.4%나 줄었다. 현업에 종사하는 해녀의 연령대는 60세 이상이 전체의 81%를 차지하고 있다. 고령화가 심각하다는 것이다. 제주도는 이런 추세라면 10년 뒤에는 절반, 20년 뒤에는 80% 정도가 감소해 해녀가 거의 사라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제주 한수풀해녀학교 입학식 모습. <제주시 제공>
젊은 여성이 기피하는 해녀 직업을 젊은 남성이 채울 경우 상당한 경제적, 문화적 충격이 예상된다. 해남의 숫자가 불어날 경우 해산물 작업량이 획기적으로 늘어날 수 있으며, 여성문화에 국한된 제주해녀문화를 다양화하고 종합화할 수 있을 것이다.
제주도 양희범 수산자원담당은 “물질 작업기술의 노하우를 얻으려면 수년이 걸린다”며 “행정과 어촌계가 손을 맞잡고 줄어드는 해녀를 새롭게 충원할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해남들이 당당한 직업으로 인식되고 즐기면서 물질을 하는 새로운 문화가 생겼으면 좋겠다”며 “그런 의미에서 해남이라는 직업은 충분히 육성할 만하다”고 덧붙였다.
첫댓글 스피어피싱하는 사람은 불법으로 묶어놓고 좀 이중적인 태도라는 생각이 드네요
저는 전라도 해남인줄 ~~ ㅋㅋ
ㅋㅋㅋ
어촌계200만원 수협에 230만원. .ㄷㄷㄷ
그것도 안받아주면 ㄷㄷㄷ
폭스님 제ㄷ주도 고고씽!!!
하고싶다~~~
잡아서 돈버는거 보다 잡아서 안주로 주의사람들 초청해서...............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