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을 감사하며, 5월의 일기, 종댕이 길에서
2024년 5월 9일 목요일인 바로 어제 일이다.
내 초등학교 중학교 동기동창인 안휘덕 친구와 부부동반으로 충주호 한쪽 귀퉁이를 걷는 ‘종댕이 길’을 찾았다.
충주 초입의 막국수집에서 점심을 때우고 가는 바람에, 오후 2시쯤의 늦은 시간에 그 길로 들어섰다.
아카시아 꽃의 달콤한 향기가 코끝을 스치고 있었다.
띠리링 띵띵♪
온통 초록의 숲길을 따라가는 중에, 잔잔한 기타 선율이 살그머니 내 귓전에 얹히고 있었다.
그 선율을 따라갔다.
작은 출렁다리가 하나 걸쳐져 있었고, 그 초입에서 40대로 보이는 남녀가 어울려 기타반주에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하얗게 피어나는 물안개처럼’
37년 전으로 거슬러 1987년에 열렸던 대학가요축제에서 혜성처럼 등장한 허스키한 음성의 주인공인 대학생 석미경이 자작곡으로 불러 대상을 차지했던 ‘물안개’라는 노래였다.
‘당신은 내 가슴 속에 살며시 피어났죠’
그렇게 이어지는 노랫말의 분위기가 좋아서, 나 또한 그때부터 그 노래에 푹 빠져버렸었다.
그 추억을 생각하면서 살며시 따라 불렀다.
그리고 그 출렁다리를 건넜고, 숲길을 따라 걸었다.
바로 충주호 둘레를 도는 종댕이 길이었다.
‘충주호 종댕이 길은 계명산 줄기인 심항산의 아름다운 호수 풍경을 따라 걸으면서 풍광도 즐기고 운동을 할 수 있도록 조성된 숲길로 충주호의 아름다운 경관을 벗하며 걸을 수 있는 11.5km로 대략 4시간 30분 정도 소요된다. 특히 우거진 숲의 다양한 식물과 내륙의 바다로 불리는 충주호의 아름다운 경관이 손에 잡힐 듯 함께하며 탐방할 수 있어 즐거움이 남다르고 더 없이 좋은 숲길이다. 종댕이란 말은 인근 종댕이(宗堂)마을에서 비롯되었으며 심항산을 종댕이 산이라고도 한다. 종댕이 길은 하트 모양으로 사랑하는 연인과 함께 걸으면 걸을수록 사랑이 깊어가는 길이기도 하다.’
그 길 초입에 충주시에서 세워놓은 입간판의 소개가 그랬다.
이날은 시간에 쫓겨 13,468걸음에 9.62km의 반 토막만 걸었다.
이날 저녁으로 정해진 약속 때문에 하는 수 없이, 온 토막을 걸을 훗날을 기약하면서, 참 아쉽게도 발걸음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