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완주 연석산
날카로운 암봉, 차가운 계류, 겹겹의 조망 '삼박자'
전북 전주에서 멀지 않은 완주군과 진안군의 경계선 주변은
'호남에는 몇몇 이름난 산 외에는 높은 산은 없고 평지가 이어질 것'이란 선입견을 여지없이 깬다.
장수에서 익산까지 이어지는 익산장수고속도로를 타고 가다가 보면 사방을 둘러싼 연봉을 보고 놀라게 된다.
고속도로 남쪽으로 마이산이 바라보이고 더 멀리는 덕태산과 내동산이 있다.
북쪽에도 1000m 안팎의 산이 즐비하다.
산림청이 선정한 '100 명산' 가운데 하나인 운장산(雲長山·1125.8m)이 우뚝 솟아 있고
그 서쪽에는 '근교산&그 너머' 취재팀이 이번에 답사한 연석산(硯石山·928m)이 만항재로 이어진다.
여기서 북으로 완주와 진안의 경계를 따라가면 장군봉(724.5m)에 닿는다.
벼룻돌이라는 뜻의 연석산은 예전 같으면 부산에서 찾아가기 어려운 산이지만
주변 도로가 잇달아 개통되면서 승용차를 이용하면 당일치기로 갔다 올 만큼 가까워졌다.
남해고속도로와 대전통영고속도로, 익산장수고속도로를 이어 타면 충분히 당일치기 산행을 할 수 있다.
연석산 정상에 서면 산 주변을 휘감고 도는 고산-화심 순환도로가 내려다보이고
산행 기점인 전북 완주군 동상면 연동마을을 두고
연석산과 마주 보고 있는 원등산(遠登山·713m) 능선이 길게 꿈틀거리는 모습을 볼 수 있다.
■ 동서남북 첩첩이 이어지는 산들에 감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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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산길에 만나는 연동계곡 마당바위. 부잣집 마당처럼 꽤 넓은 반석 위를 차가운 계곡물이 흘러내린다. 연동계곡에는 마당바위 외에도 산지당과 크고 작은 폭포 등 비경의 계곡미를 감상할 수 있다. |
연동마을에서 거슬러 올라가는 계곡은 감탄사가 연이어 터져 나오는 승경이다.
맑고 풍부한 계곡물과 이어지는 폭포와 소, 울창한 숲이 어우러진 천혜의 비경이다.
반석 위를 계곡물이 살짝 휘감고 흘러내리는 마당바위와
기도처인 산지당 주변의 폭포들은 여름 무더위를 잊게 한다.
하지만 숨은 비경이었던 연석산 계곡도 새로 도로가 뚫리면서 관광객의 물결이 밀려들어
한적하고 깨끗한 계곡의 풍광을 잃어가고 있다니 안타깝다.
연석산에서 연동마을로 흘러내리는 계곡물은 사봉천을 이루고
이 물은 동상저수지와 대아저수지를 채워 호남평야에 물을 대는 젖줄 역할을 한다.
연석산 산행은 연동마을을 출발해 능선을 따라 정상까지 갔다가 계곡으로 내려오는 원점회귀 코스다.
초반부터 가파른 오르막을 치고 올라야 해 힘겹지만 숲이 짙어 햇볕을 피할 수 있다.
여름철 능선 산행의 힘겨움은 하산길 계곡에서 충분히 씻을 수 있다.
산행은 연석사 입구 도로를 출발해 연석사에 닿기 전 능선에 올라붙은 뒤 내처 오르막이다.
삼각점을 지난 뒤 잇따른 전망대~안부~동굴~전망대~삼거리~중봉~연석산 정상~삼거리~소나무 쉼터
~삼거리~마당바위~산지당을 거쳐 연석산 주차장에서 산행을 마무리한다.
전체 산행거리는 8㎞ 정도로 순수 산행시간은 4시간~4시간 30분, 휴식을 포함하면 5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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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석산 오르는 능선 길의 울창한 참나무 숲. |
이번 연석산 산행의 출발지는 55번 도로를 타고 들어가면 나오는 연동마을 버스정류장이다.
도로 가에 연석사 표지석과 '연석산 4.26㎞'라고 적힌 이정표가 서 있다.
'4.26㎞'는 연석사를 거쳐 계곡으로 정상까지 가는 거리다.
연석사 방향으로 콘크리트 도로를 50~60m 올라가서
길이 오른쪽으로 휘는 지점에서 왼쪽 농막과 밭 사잇길로 들어서야 한다.
밭둑 길로 50m가량 가서 오른쪽으로 꺾어 녹색 그물망 울타리를 따라
산자락 쪽으로 20m 정도 가면 산길이 눈앞에 나타난다.
산길 입구에 큰 감나무가 한 그루 서 있다.
우거진 수풀 사이로 뚜렷한 산길이 나 있다.
초반부터 급경사 길로 빠르게 고도를 높인다.
조금만 올라서면 수풀은 듬성듬성해지지만 경사가 가파르고 잔돌이 많아 길이 미끄러우니 조심해야 한다.
■ 초반부터 가파른 오르막 끝에 아찔한 바위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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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은 동굴을 지나면 아찔한 암벽을 우회해서 오른다. |
울창한 참나무 숲길을 10분 정도 오르면
뒤로 연동마을과 사봉천, 밤재를 넘어오는 55번 도로가 눈에 들어오고
경사가 조금 완만해진다.
잠시 후 무덤이 있는 공터에서는 왼쪽 멀리 장군봉이 보인다.
잠시 뒤 삼각점이 있는 468.4m봉이다.
길은 완만하게 내려섰다가 다시 오르막이다.
곧 공터가 나오고 정면에 가야 할 능선이 올려다보인다.
길은 이후로도 참나무 그늘 속에 완만한 오르막과 가파른 오르막이 번갈아 나온다.
공터에서 10여 분 더 가서 가파른 길을 잠시 오르면 오른쪽에 바위전망대가 나온다.
20m가량 위에는 나무가 없어 더욱 조망이 트이는 전망대가 있다.
큰 바위를 지나 15분 정도 가면 다시 길 오른쪽에 바위전망대가 나타난다.
정상에서 뻗어내리는 능선과 하산길인 계곡이 내려다보인다.
잠시 뒤 봉우리에 올라섰다가 내려서는 지점에 있는 전망대에서는
연석산 정상과 왼쪽으로 뻗어 가는 능선이 한눈에 보인다.
위태위태한 바윗길을 두 군데 내려서면 곧 안부를 지난다.
여기서 5분가량 오르면 눈앞에 바위벽이 나타나고
오른쪽으로 높이 2m, 폭 2m, 깊이 4m 정도의 동굴이 숨어 있다.
동굴 오른쪽으로 돌아 올라가는 길은 거의 바윗길이다.
잠시 흙길을 걷다가 다시 바위벽에 올라서면 뒤로 시야가 확 트이고 곧 작은 봉우리에 올라선다.
오른쪽 위로 또 다른 암벽이 버티고 서 있다.
올라온 길에서 2시 방향으로 내려가다가 조릿대 숲을 지나 다시 오르막이다.
눈앞에 암벽이 나타나지만 길은 그 오른쪽으로 돌아 오른다.
7~8분 완만한 길을 오르다가 '등산로 아님' 안내판이 있는 곳에서 로프를 따라 왼쪽으로 꺾어 바위벽 옆으로 올라간다.
5분가량 더 오르면 길 오른쪽에 경사진 넓은 바위가 있다.
여기서는 연석산 정상으로 가는 능선이 눈앞에 올려다보인다.
5분 정도 더 가면 이정표가 선 삼거리다.
왼쪽은 원사봉마을(3.57㎞)이고 답사로는 오른쪽 연석산(0.71㎞) 방향이다.
■ 연동계곡 하산길 마당바위·산지당 등 잇단 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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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교산 취재팀이 연석산 정상에서 운장산을 조망하고 있다. |
삼거리에서 정상까지 이어지는 능선은 크게 가파른 곳 없이 고만고만한 오르내림을 반복한다.
편안한 길을 20분 정도 가면 중봉을 거쳐 연석산 정상에 올라선다.
정상에 서면 정면에 운장산의 거대한 모습이 시야에 가득 들어온다.
건각들은 운장산과 연석산을 이어서 타곤 한다.
정상에서 길은 두 갈래로 갈라지는데
왼쪽은 만항재로 내려섰다가 운장산으로 치고 오르는 길이고
하산로는 오른쪽(이정표의 주차장 3.7㎞)이다.
100m 정도 내려가면 다시 삼거리다.
왼쪽은 보룡고개, 오른쪽은 하산로인 주차장 방향이다.
여기서 경사 급한 바윗길을 내려서면 길은 다시 숲으로 들어선다.
잠시 뒤 연석산에서는 보기 드문 소나무 세 그루가 있는 쉼터가 나타난다.
소나무 쉼터에서 20분가량 가파른 내리막을 내려가면 드디어 물을 만난다.
작은 지계곡을 건너면 20m 아래 계곡 합수점 옆에 이정표가 선 삼거리다.
오른쪽 오르막은 중봉으로 가는 길이고 하산로는 왼쪽으로 접어들어 다시 한 번 계곡을 건넌다.
여기서부터는 계곡의 비경이 발길을 자주 붙잡는다.
5분가량 내려가면 마당바위가 나온다.
3~4분 더 내려가면 길이 넓고 편안해지고 길에서 멋진 폭포가 내려다보인다.
조금만 더 내려가면 산지당 입구다.
이정표 뒤로 50m쯤 들어가면 폭포 오른쪽의 바위 아래 산신상을 모셔두었다.
잠시 뒤 계곡을 건너고 산책로 같은 길을 따라 10분이면 연석산 주차장에 도착한다.
◆ 떠나기 전에
- 돌아오는 길 진안휴게소 전망대에서 마이산 조망
연석산 가는 길에 익산장수고속도로를 지나다 보면 남쪽에 불쑥 솟은 두 암봉이 눈에 들어온다. 바로 마이산도립공원이다.
고속도로에서 1.5㎞가량 떨어진 마이산은 뾰족한 수마이산과 둥그런 암마이산으로 이뤄진 특징적인 모습을 드러낸다.
진안군 진안읍 남쪽에 있는 마이산은 동봉으로 불리는 수마이산이 678m,
서봉인 암마이산이 685m로 제법 높은 데다가 평지에 우뚝 솟아 그 존재감이 더하다.
그런 만큼 마이산 조망은 특별한 느낌이 든다.
게다가 고속도로에서는 두 봉우리를 측면이 아닌 정면에서 바라볼 수 있다.
북쪽에서 보면 왼쪽이 수마이산, 오른쪽이 암마이산이다.
하지만 바쁘게 움직이는 길에 찬찬히 마이산을 감상하기는 어렵다.
휴가라도 내고 다녀온다면 여유 있게 마이산도 보고 탑사와 화엄굴을 들러볼 수도 있겠지만 쉽지 않은 일이다.
그렇더라도 잠시만 짬을 내면 마이산을 제대로 조망할 수 있다.
연석산 등반 후 돌아오는 길에 가까운 소양IC에서 고속도로를 타고 장수 방향으로 가다 보면 진안휴게소가 나온다.
한적한 휴게소 건물 뒤쪽 정자가 있는 언덕에 올라가면 마이산이 가까이 다가온다.
연동마을에서 55번 도로를 타고 오다가 26번 도로와 만나는 화심교차로에는 전국적으로 이름난 순두부 식당들이 있다.
그 가운데 가장 붐비는 곳이 '원조화심생두부'다.
국산 콩으로 만든다는 순두부를 재료로 해 바지락순두부, 버섯순두부, 쇠고기순두부, 순두부돈까스, 두부도넛 등을 내놓는다.
6000~7000원의 부담 없는 가격이라 산행 후 출출한 배를 채우기 좋다.
◆ 교통편
- 남해~대전통영~익산장수고속도로 이어 타야
완주 연석산 산행은 대중교통이 불편하고 거리가 멀어 당일치기하기가 어렵다.
승용차를 이용하면 남해고속도로와 대전통영간고속도로, 익산장수고속도로를 이어서 타야 한다.
진안IC에서 내리면 완주·전주 방향으로 가다가 화심교차로에서 우회전해 55번 도로를 타고 밤재를 넘어가면 연동마을에 닿는다.
소양IC에서 내리면 26번 도로를 타고 진안 방향으로 가다가 역시 55번 도로를 통해 연동마을로 가면 된다.
연동마을의 연석산 주차장은 따로 이정표가 없지만 주차장 입구 도롯가에 커다란 연석산 등산안내도가 있으니 찾기는 어렵지 않다.
대중교통은 완주군 고산면 소재지에서 대아를 거쳐 동상으로 가는 군내버스와
전주에서 소양을 거쳐 동상으로 가는 좌석버스가 있지만 운행편수가 하루 4~5회로 많지 않다.
문의 = 생활레저부 (051)500-5151, 이창우 산행대장 010-3563-0254
첫댓글 이곳 정보들을 탐독하다가 고국가면 다 돌아 볼 참입니다. ㅎㅎㅎ
잘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