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품을 떠나기 싫어하든 캥거루 우리 딸이 장 시간 친구로 만나온 남친과 작년에 백년가약을 맺었고 올 2월 1일 병원에서 재왕절개로 첫 손녀를 낳았다. 올해 38세의 동갑나기인 딸 부부에겐 만혼의 나이에 아이를 봤고 그쪽 사장어른.사부인.나도 늦은 시기에 손녀를 봤으니 아이가 소중하고 예쁠수밖에 없었다. 산부인과에서 1주일 산후조리원 1주일 을 있다가 사부인이 일을 하시는 중이라 산후 조리는 내가 해 주기로 했다. 세상 밖에 나와 카랑한 고성을 지르며 강보에 쌓여있든 아이 나도 이젠 할머니가 됐다는 만족감에 설레였었다. 2월14일 사위차로 우리집에 왔다. 사위품에서 내품으로 옮겨운 가녀린 아이는 쌔근 쌔근 곤한 잠 속에서 꿈나라 여행에 취해 있었다.두꺼운 이불을 걷어치고 몸 싸게 를 풀자 약간 갈색빛의 풍성한 반 곱술 머리옆으로 털복숭이 얼굴에 베넷저고리 사이로 인형같은 앙증맞은 손 과 발이 그리 이쁠수가 없었다. 고슴도치도 제 새끼는 예쁘다는 옛말이 떠 오른다.올 나이 64세에 첫 손녀를 봤으니 당연히 기쁠수밖에 없었다. 가슴 한켠이 허전한것은 생전의 얘들 아빠 때문이다. 조카들과 얘들을 이뻐했든 그이가 곁에 있었슴 얼마나 좋아했을까? 복이 그것뿐임 을 어찌하리. 사골 고아논 국물에 미역국을 끓여 딸에게 주니 별로 먹지를 못한다. 나도 그랬었는데 엄마를 닮았다 잠에서 깬 아이에게 모유를 먹이는 모습이 제법 엄마 태가 난다. 나의 젊은 날 모습이 클로즈업 되여 겹쳐 보인다. 이 세상에서 제일 존경스럽고 보고싶은 사람이 어머니다 자식을 위해서라먼 목숨도 아깝지 않으며 희생은 당연히 감내 하는것이 우리의 어머니 상이다. 아이 이름은 딸이 철학관을 원하기에 같이 가서 미리지었다 세 이름중 에 부르기 좋다는 사장어른.시부인.얘들 뜻데로 하솔이로 정했다.하솔이는 엄마 젖과 분유를 병행해서 잘 먹고 잘싸고 하루가 모르게 달라져갔다. 밤이면 내품에서 잠들고 쌔근대는 숨소리가 내 심장을 타고 흐르노라면 여린 몸을 살포시 껴않고 깊은 환희를 느끼곤했다. 38년만에 보게된 아이가 베넷짓을 하면 신기해서 웃고 힘차게 울어대는 울음 소리 마져 예뻤다 조용한 집에 사위까지 매일 오다보니 모처럼 사람사는 냄새가 폴폴 나서 좋았다. 이젠 눈을 마주치고 옹알이를 하는 하솔이의 쌍꺼풀진 커다란 눈망울은 태초의 조물주의 보석처럼 참 순수하고 예뻤다. 길거리에 아이를 앉고 나가면 마주치는 사랑마다 한참씩 너스레를 떨고갔다. 가끔 지척에 있는 수행 절 화림선원(여승선원) 에 가면 주지스님 도 예뻐해 주시고 산사 마당을 보면 온갖 기화요초에 나비와 잠자리 때가 노닐고 확독안에 수련이 소담스레 웃고 있는데 신기한 듯 쳐다보는 하솔이 의 까만 눈동자에 굴절되여 그안에 모든것이 다 담겨있었다. 두달 여만에 산후조리를 끝내고 돌아갔지만 딸은 지척에 집이 있어 틈나는데로 들리기 때문에 손녀는 할머니를 보는 순간 환하게 웃으며 두팔을 벌려 내 품에 안긴다. 춥지않던 날씨엔 등에 손녀를 업고 놀이터.식물원.성호 이익선생기념관 등을 데리고 다닐때면 신이나서 업은체로 들썩거리며 알수없는 소리로 종알대고 카르르 웃고 야단법석을 떨지만 그 몸짓 지체도 내겐 이쁘니 주위에서 붙여준 별명이 손녀 바보다. 하솔아 할머니는 건강하게 잘 자라 쓰임받는 동량이 되여 주길 바랄뿐이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