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 비해 다양한 장르의 수많은 차종들이 판매되고 있는 국내 자동차시장이지만,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차들은 여전히 정해져있다. 국산차의 경우 현대차를 대표하는 세단인 아반떼와 쏘나타가 판매순위 1, 2위를 다투는 형국. 수입차는 BMW 5시리즈, 그 중에서도 520d가 줄곧 1위를 독식하고 있으며, 올해 상반기에는 벤츠 E클래스의 주력인 E300을 밀어낸 토요타 캠리가 2위를 차지했다. 결국 가장 무난하거나 가장 완성도 높은 차가 가장 많은 선택을 받고 있는 것이다.
아반떼와 쏘나타, 독보적인 인지도와 무난한 구성
아반떼와 쏘나타는 국내에서 각각 준중형과 중형급을 대표하는 세단인만큼 직접적인 경쟁상대는 아니지만, 한편으론 급이 다르다는 것만 제외하면 거의 비슷한 성격을 가진 세단이다. 두 차종의 장점이라면 역시 가장 무난하다는 것. 외관 디자인과 실내 인테리어는 현대차가 추구하는 표준이라고 볼 수 있다. 현 세대에서는 패밀리룩이 강해졌기 때문에 뒷모습은 비슷한 이미지를 풍겨내기도 하며, 동급에서 가장 넓은 실내공간과 다양한 편의장비가 달린다는 것도 공통점이다. 타깃으로 하는 연령층은 아반떼가 20~30대, 쏘나타는 30~40대라고 볼 수 있다.
현대차의 훌륭한 스펙과 부족한 주행감각
차체 사이즈와 엔진 스펙 등은 세계적인 차들과 비교해도 절대 밀리지 않는 경쟁력을 갖춘 것이 요즘의 현대차다. 아반떼는 1.6리터, 쏘나타는 2.0리터 가솔린엔진이 주력이며 배기량 대비 훌륭한 출력과 연비 효율성을 추구하고 있다. 조용한 정숙성도 빼놓을 수 없는 장기다. 그러나 안정감 부족한 섀시와 어설픈 주행감각 또한 아반떼와 쏘나타의 공통점이다. 과거보다 단단해진 하체를 내세우면서도 고속 안전성이 부족하고 코너에서 출렁거리는 이상한 세팅을 추구하고 있다. 전자식 파워스티어링의 감각도 차와 운전자를 따로 놀게 만들기 때문에 많은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결국 자동차의 본질이자 가장 중요한 부분인 달리는 기본기가 부족하다는 것은 아반떼와 쏘나타의 가장 큰 단점이다. 평범한 세단이라도 기본기가 부족하다면 명차가 될 수 없다.
5시리즈와 캠리, 프리미엄 브랜드와 대중 브랜드의 공존
BMW 5시리즈와 토요타 캠리 또한 직접적인 경쟁상대는 아니다. 하지만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프리미엄 브랜드와 대중 브랜드를 대표하는 중형 세단이라고 할 수 있다. 5시리즈는 완벽한 비율을 자랑하는 외관과 럭셔리한 인테리어를 갖췄으며, 캠리는 전체적으로 흠잡을 곳 없는 높은 완성도를 자랑하는 것이 특징이다. 5시리즈는 가장 많은 판매를 기록하고 있는 520d를 필두로 디젤과 가솔린엔진, 효율적인 모델과 고성능 모델 등 다양한 라인업을 갖추고 있는 반면에 캠리는 가솔린과 하이브리드 각각 한가지 모델만 판매하고 있다는 점에서 규모의 차이도 엿볼 수 있다.
수입차의 장점인 탄탄한 기본기와 뛰어난 주행감각
5시리즈는 자타가 공인하는 동급에서 가장 뛰어난 주행실력을 자랑한다. BMW의 장기인 다이내믹한 운전재미는 평범한 패밀리세단들이 침범할 수 없는 영역. 더군다나 520d 모델은 이러한 운전재미를 갖추고 있으면서도 굉장한 연비를 기록하며 효율성까지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판매량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캠리는 동급에서 가장 이상적인 성능과 주행감각을 갖추고 있다. 조용하고 부드럽고 쾌적한 달리기는 일상에서 흐뭇함을 안겨주며, 국산차와 다르게 적당한 하체와 안정감, 브레이킹 능력 등이 조화를 이룬다. 중형 패밀리세단의 표준이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다.
모델간 상세비교
모델명 |
2013 쏘나타 더 브릴리언트 |
2013 아반떼 |
2012 토요타 캠리 세단 |
2011 BMW 5시리즈 |
외관 |
세단 |
세단 |
세단 |
세단 |
차종 |
중형 |
준중형 |
중형 |
중형 |
배기량 |
1998cc |
1591cc |
2493cc |
1995cc |
연료 |
가솔린 |
가솔린 |
가솔린 |
디젤 |
연비 |
12.8km/l |
16.5km/l |
12.8km/l |
18.7km/l |
연비등급 |
2 |
1 |
2 |
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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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할 수 없는 4개 차종, 많이 팔리는 차가 좋은 차일까?
국산차 판매순위 상위인 현대 아반떼와 쏘나타, 수입차 판매순위 상위인 BMW 5시리즈와 토요타 캠리를 비교해보면, 아직까지는 국산차와 수입차를 구매하는 소비자들의 성향이 다르다는 것도 파악할 수 있다. 아반떼와 쏘나타는 국내 자동차시장에서 독과점의 지위를 가진 현대차의 볼륨모델이라는 점에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 될 수 있는 반면, 5시리즈와 캠리는 인지도와 상품성을 따져가며 동급의 타 브랜드 모델보다 비교 우위라는 판단으로 구입한다고 볼 수 있겠다. 아반떼와 쏘나타의 경우 풀 체인지나 페이스리프트, 연식변경과 상품성 개선모델 등이 수시로 등장하며 가격도 꾸준히 상승하고 있지만, 5시리즈와 캠리는 가격다운이 이뤄지는 추세라는 것도 흥미로운 점이다. 쏘나타 라인업에서 가장 비싼 모델에 모든 장비를 더한 풀 옵션 모델의 가격은 캠리보다 비싸다. 결국 많이 팔린다고 해서 좋은 차라는 것은 굉장한 모순일지도. 당분간 이 차들의 판매순위는 여전히 최상위권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소비자들은 선택권이 너무 없거나 선택권이 너무 많지만 결국엔 같은 차를 고르게 되는 상반된 딜레마에 빠져있는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