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이야기-우정의 발걸음, prologue
다들 우정을 말한다.
그러면서 서로를 이해해야 한다느니, 솔직해야 한다느니, 관심을 가져야 한다느니 해서, 그 조건도 내세운다.
입에 발린 말들이다.
우정은 그렇게 말로써만 성숙되는 것이 아니다.
가르쳐 배워지는 것도 아니다.
스스로 가슴에서 우러나는 것이다.
그 우러난 마음을 현실로 실행하는 것이 우정이다.
문득 친구 보고 싶을 때, 그리고 밥술 사주고 싶을 때, 곧장 만나러 가는 실행, 바로 그 실행으로 우정이 성숙되는 것이다.
누군가 우정을 노래 부르기를 물망초 꿈꾸는 강가를 돌아가고, 달빛 먼 길을 달려가고, 바람이 이는 갈 숲을 지나가고, 백합화 꿈꾸는 들녘도 지나간다고 했다.
그래서 웃는 얼굴로 마주했을 때, 그것이 곧 우정인 것이다.
내가 그 우정을 위해 발걸음을 내디뎠다.
엊그제인 2024년 5월 13일 월요일의 일이다.
이날은 우리 문경중학교 13회 동기동창 고향 친구들의 월례 모임이 있는 날이었다.
오후 6시 30분에 시내 보건소 인근의 단골 맛집인 ‘석쇠명가’에서 그 모임이 있다 했다.
그 친구들이 보고 싶었다.
그래서 일찌감치 그 모임에 발걸음 하기로 작정했다.
그런데 또 한 작정을 더 했다.
내 사는 문경읍에서 ‘석쇠명가’까지 70여리 길을 걸어서 가기로 작정한 것이 그것이다.
운동의 목적도 있었지만, 걸어가면서 망팔(望八)의 나이에 과연 어떻게 우정을 성숙시켜 가야하는지 그 의미에 대해 생각해보는 것도 좋겠다 싶어서였다.
오전 7시 30분에 길을 나섰다.
이제 그 이야기를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