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 1억원 굴리기 - 경제공부하며 장기,분산투자가 정답!

[Rich]

일단 1억원의 종자돈이 마련됐다면 이젠 굴리기에 나서보자.

물론 반드시 1억원일 필요는 없다. 5000만원이든 3000만원이든 적당한 종자돈이면 된다. 중요한 건 ‘만들기’보다 ‘지키고 굴리기’가 더 어렵다는 사실. 만들기는 끈기가 필요하긴 하지만 무조건 안 쓰면서 모으기만 하면 된다. 누구든 가능한 도전이다.

그러나 굴리기는 다르다. 본격적인 ‘두뇌회전’이 필요해진다.

증권가에는 해마다 한두건의 영웅담이 생겨난다. 2003년에는 모증권사 30대 초반의 옵션달인이 종자돈 1000만원으로 1년간 80억원을 벌었다가 2주일새 다 날린 사건이 한동안 회자된 바 있다. 즉 종자돈을 만들었다 해도 지키지 못하면 ‘경험’만 남고 손은 빈손이 된다.

따라서 굴리기의 첫 번째 법칙은 까먹지 않고 ‘지키면서 불리기’다.

예전에는 아파트가 ‘짱’이었다. 전세를 끼고 사놓으면 나중에 크게 올라 최고의 재테크 수단이었다. 그러나 이젠 이런 신화는 사라져가고 있다. 게다가 저금리와 저성장 시대로 돌입한다. 이럴 때 가장 바람직한 불리기는 ‘금융상품’을 통하는 게 지름길.

최근 씨티은행이 지난해말 기준으로 한국의 가계 금융자산을 분석한 바에 따르면 한국은 61%를 은행과 장롱에 넣어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18%와는 상대가 되지 않을 정도로 높다. 56%의 대만, 58%의 일본과 비교하면 비슷하지만 향후 전세계적인 흐름이 미국처럼 직접투자 위주로 간다고 보면 비율이 좀 바뀔 필요는 있다.

현 상황에서 ‘지키면서 불리는 방법’은 뭘까.

미국의 챨스스왑증권사 사장과 굿모닝신한증권의 이사회 의장을 지낸바 있는 티모시 매카시씨는 자산 불리기의 비법으로 ‘3개의 주머니’ 이론을 내놓은 바 있다.

그는 일단 자금을 ‘저축 주머니’‘트레이딩 주머니’‘자산형성 주머니’로 분리할 것으로 강조한다.

저축주머니는 생계자금에 대한 주머니로 어떤 상황에서도 절대로 원금이 훼손되면 안 되므로 은행예금이나 MMF 상품 정도가 여기에 해당된다.

경제신문 정독은 필수

다음은 ‘트레이딩 주머니’. 이는 스스로 능력을 키울 최소한의 자금을 말한다. 다만 전부를 잃더라도 상관없을 정도의 20% 이내 자금만을 투자하라고 말한다. 한마디로 주식투자나 금투자 등에 직접 나서는 돈에 관한 주머니다.

마지막으로 ‘자산형성 주머니’는 노후와 미래를 위한 자금을 말한다. 각종 연금과 보험상품은 물론 적립식 주식형 펀드 등이 여기에 속한다. 대부분 이쪽 비중은 갈수록 높아진다.

티모시는 여기에 덧붙이기를 ‘자산형성 주머니’를 운용하는 기본전략은 ‘투자대상의 분산’과 ‘장기투자’를 강조했다. 부동산까지 합하더라도 주식과 채권, 금투자 등 다양한 상품에 분산투자 하는 게 위험을 줄이는 법이라고 말한다. 또한 특히 금융상품의 경우 꾸준히 장기투자를 하면 결국은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말한다.

결국 ‘지키면서 굴리기’의 비법은 상품의 성격별 또는 투자방식 분산과 꾸준한 장기투자가 포인트라고 하겠다.

굴리기 두 번째 법칙은 ‘시대에 대한 대응과 변신’이다. 이는 세류를 타라는 말이 아니다. 부동산 붐이 분다고 부동산 비중을 높이고 주식이 오른다고 주식투자비율을 높이는 걸 말하지 않는다.

바로 자신의 변화에 맞춘 투자법을 말한다. 신혼 때는 집장만이라는 목표를 두고 투자를 하지만 아이들이 초등학교에 들어가는 순간부터는 바로 ‘노후대비 설계’에 나설 필요가 있다. 또한 자신의 진급에 따른 연봉 상승 등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90년대 중반 결혼한 신동준 동부증권 과장은 “3년 이상의 장기적금 등에 가입할 때는 향후 자신의 승진 등을 감안해 자금계획을 좀 더 빠듯하게 세울 필요도 있다. 내 경우는 자금계획을 잘 하지 못해 정작 아파트를 사야할 때 시기를 놓친 경우가 있었다”고 말한다.

여기에 한가지 덧붙이자면 ‘경제 공부’가 필수 사항이 됐다는 사실이다.

예전에야 부모님이 대충 귀동냥으로 들은 정보로 땅을 사거나 아파트를 사도 성공확률이 높았다. 그러나 이젠 사회가 투명해진 데다 글로벌 시대라 주먹구구식 시대는 끝난 상태다. 미국이 금리인상을 하면 한국을 비롯한 전세계 부동산과 주식이 함께 움직이는 시대가 됐다. 따라서 부자가 되고 싶다면 최소한 경제신문 하나는 꼭 읽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물론 ‘행정수도’와 같은 한국내 이슈가 자산을 움직이기도 하지만 이같은 변수는 누구든 아는 뉴스다. 경제공부를 꾸준히 해 40대 이후에는 경제신문의 국제면에서 자산흐름을 진단할 수 있게 되면 일단 성공이다. ‘경제공부’는 불리기의 필수다.

그러나 이같이 3가지를 실천하는데 있어서 꼭 실천해야 하는 사실이 있다. 바로 ‘생애가계부’를 쓰는 일이다. 어떤 일이든 항상 머릿속에 넣어둔 채 생활하는 습관을 기르면 그 일은 쉽게 이뤄질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다음 사항은 상당히 중요하다.

‘생애가계부’ 쓰며 수정·보완해야

강창희 미래에셋투자교육연구소 소장은 “결혼 후부터 가계부나 자산관리부 등을 기록하는 습관을 들이게 되면 시간이 흐르면서 올바른 소비와 정답에 가까운 자산관리를 할 수 있게 된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종자돈 만들기’과정 뿐 아니라 ‘내집 마련 전략’은 물론 ‘자산관리’까지 매월 내역을 써나가다 보면 어느 순간 과거에 잘못 판단한 게 보이게 되고 결국 시간이 지날수록 생각과 계획을 수정하며 자기 길을 가게 된다고 말한다. 가계부에는 매월 부동산 가격동향과 수익증권의 수익률, 금리동향, 언론에 보도된 중요한 경제정책과 국제적인 변수 등을 함께 기재한다. 여기에 각 자산의 비중 등을 함께 계산해 기재하는 습관을 들이면 저절로 돈을 버는 길을 발견하게 된다는 얘기다.

한가지 덧붙일 건 자산을 본격적으로 불리는데 있어서 ‘부동산’의 의미다.

이에 대해서는 아직 논란이 있다. 이제 막 부동산시장이 꺾이기 시작해 아직 사람들이 인지하지 못해서 그렇지 이미 부동산 시대는 끝났다고 보는 시각이 있는가 하면 세계경제가 계속 성장하는 한 부동산 시장이 꺼진다는 건 있을 수 없다는 의견도 다수다.

부동산 시장에 관해서는 아직 논란이 있다. 그러나 돈을 많이 벌어 빌딩이나 상가에 투자할 수 있을 정도의 소수부자가 아닌 이상 정답은 하나다.

윤창보 튜브투자자문 사장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적금과 주택청약통장을 이용하는 건 기본적인 가정들이 자금을 관리하는 패턴이다. 설령 1억원을 만들었다고 해도 아파트 한 채를 기본적으로 소유하고 통장에 최소한 1000만원 이상의 여윳돈을 갖기 전까지 대부분 소시민들의 자산불리기는 적금과 주택청약통장, 아니면 주식형펀드와 주택청약통장일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소시민이라면 여기까지가 일단 실천해 볼 수 있는 ‘굴리기 작전’이다. 그 다음 단계는 ‘부자들 연구하기’나 ‘자신의 특기 살리기’등 나름대로 더 정교한 전략이 필요하다고 하겠다. 그러나 대부분 소시민들이라면 여기까지 실천하기도 만만찮다. 따라서 ‘1억원 만들기’에서처럼 확실한 목표의식을 가지고 도전하는 게 무엇보다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