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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제6회 서울 성지순례 222km울트라마라톤
○ 일시 : 2010. 4.30.금.19:00~5.2. 일.13:28 완주< 40:28. 제한 42 시간 >
○ 날씨예보 : 토. 맑음. 최저 7.0 ℃ 최고 20.0 ℃
일. 맑음. 최저 7.0 ℃ 최고 20.0 ℃
☆현지 날씨 : 예보대로 비가 오지 않았고 약간 선선한 바람, 밤에 크게 춥지 않아서 좋았음
밤에는 약간 두터운 마라톤 긴팔티, 제주울트라 바람막이와 가벼운 체육복 바지로 괜찮았고 둘째 날밤 142 km 이후 174.8 km 마재성지까지는 비닐우의를 더 입었음
5월초 최저기온 7.0 ℃인데도 두터운 겨울 벙어리 장갑이 있어야 손 시린게 괜찮았음
○ 위치 및 구간 : 서울 명동성당에서 새남터,수리산,둔토리,천진암,마재,구산 성지등 7 대 성지를 돌아서 명동성당으로 회귀하는 222 km 코스
○ 성지순례울트라 대회요강 : 42 시간
▷ 접수기한 : 4. 5 까지.222 km. 제한시간 42시간(2010.4.30.19:00~5.2.15:00)
▷ 참가비 : 12 만원, 기념품은 초경량 100 g 바람막이
▷ CP1, 42.5 km=7 시간. CP2, 103.5 km=18 시간. 골인, 222 km=42 시간.
▷ 연락처 김 학범 011~275~5358.
○ 복장 및 준비 :
▷ 두터운 긴팔 등산티. 등산팬티위 얇은 체육복 바지. 비닐 우의. 얇은 바람막이. 겨울용 벙어리 장갑. 허리벨트, 해드랜턴
○ 실행 : 4.30.19:00 출발, 5.2.13:28 완주< 40:28. 제한 42 시간 >
▷ 4.30일 : 21:00 명동성당 출발.54 km쯤에서 아침식사 40분
▷ 5.1일 : 07:14국사봉(60.4km), 09:10~09:33손골성지(71.9 km), 13:15~14:10남한산성성지(103.5 km), 벤치에서 수면 약30분(107km정도), 111.45km오리집에서 식사및 수면 1:30hr, 17:38도마치고개(114.7 km), 19:40~20:15천진암CP(128.0km), 21:27앵자봉(131.1km), 22:05임도(131.9 km), 23:00대하품교3거리(138.7 km)
▷ 5.2일 : 00:10~00:40여주간이휴게소(142.0km), 05:20~05:40마재성지(174.9km), 08:00~08:20구산성지(190.7km), 10:19잠실대교(205.6km), 10:45~10:55탄천둔치교(208km), 11:42한남대교(213.3km), 12:07잠수교(215.7km), 13:28명동성당(222km)
○ 속도분석 :
0~103.5km구간 6.36km/hr, 103.5~128.0km구간 4.45km/hr(식사,수면 제외 7.0 km/hr), 128.0~174.9km구간 5.16km/hr(식사,휴식 제외 5.46km/hr, 앵자봉 넘는 구간임) 174.9~222.0km구간 9.11 km/hr
○ 도달 : 4. 30일. 대회장에 3 시간전 18:10 도달, 화장실까지 보고 여유있게 준비완료
- 반일연가 내고 15:10 제천역~17:26 청량리역.
- 지하 청량리 1호선~ 동대문~4호선 명동역. 22분 소요. 걸어서 7분 정도 명동성당
- 성당입구 굴국밥 미리 저녁식사, 정수옥씨가 사줌. 식사후 30분쯤 뛰어서 화장실 보는데 성공하니 출발후 화장실 걱정이 없어져서 좋았음
○ 귀가 : 5.2일, 완주후 강변터미널에서 시외버스로 제천 17:30~19:20. 9800 원
○ 완주기
작년에 인터넷공부 시험 때문에 집에서 늦게 출발했는데 버스는 밀리고 대회장 도달이 늦어서 대회출발 2시간후 홀로 출발했다가 길을 못찾아 제대로 완주 못하고 정수옥씨와 동반주하여 완주증을 못받는 완주만 했던 아픈 기억이 있어서 금년에는 일찍 서둘렀다
반일 연가를 내고 대회장에 3시간전에 일찍 도달하여 식사하고 화장실 볼일까지 처리하니 개운한게 기분이 좋았다
- 정수옥씨 -
주자들이 많다보니 길 찾을 걱정없이 따라가기만 하면 되었고 더구나 정수옥씨, 그리고 정수옥씨가 사부라고 부르는 조영국씨와 함께 가니 좋았다
작년에 그렇게 찾지 못했던 새남터성지 가는길도 알게 되었다
7.57 km 고가차도에서는 고가차도 밑,우측으로 가다가 고가차도 밑을 횡단후 계단으로 올라섰다가 고가차도 왼쪽으로 조금 진행후 360°회전 내리막 계단으로 내려가면 새남터성지가 되는 거였다
17.54km 염창교앞, 급수지점에서 좌회전하는 안양천길은 금년초 안양천 사랑 풀코스마라톤에 참가하느라고 몇 번 와본 길을 역주행하는 코스여서 도림천역 옆 신정교까지는 낯이 익었다
35 km 부근인가 시내버스가 수도 없이 늘어서 있는 곳은 이곳이 대도시임을 실감케 했다
37.68km 훼미리마트에서 더부룩한 속을 달래기 위해 가스명수를 찾았으나 그건 없고 위생천이 비슷한 거라고 해서 사 마셨다
42.47 km 수리산 성지에서 떡은 반만 받아 넣었으나 수옥씨가 하우현성당을 가기전에 식사를 할수 있게 아는 식당에 연락한다고 해서 그 떡도 수리산 오르막계단에 놓아 두었다
수리산 오르막에서 나는 다리가 아파 자꾸 처지고 힘들었다
지난주 토요일에 유성온천울트라 사전주 100 km를 뛰고 휴식도 없이 바로 백두대간 종주 16시간 산행을 밀어부친 후유증이 남아 있는 것 같았다
45.92 km 안양우체국앞에서는 그냥 직진하면 되는 거였고 46.84km 비산대교를 건넌지점에서는 우측 둔치로 내려서는 좁은 계단으로 내려서야 하는데 알기 어려운 곳이었으나 오늘은 사람들과 함께 가니 안내가 있어서 좋았다
다소 힘들지만 늦어지는 나를 가끔 기다려주는 수옥씨, 영국씨를 열심히 따라 붙었다
이곳 지리를 잘 아는 수옥씨의 안내로 하우현성당 가기전에 해장국집을 찾아 식사도 했다
이곳에서 동반주하는 이승호씨가 좋은 정보를 알려 주었다
밤샘 달리기시 배가 차거워서 바람막이 옷을 입거나 보온을 해야 하는데 그는 수건을 마라톤티셔츠 안쪽에 붙여갖고 오니 배가 차겁지 않아서 배탈이 잘 나지 않고 또 땀이 사타구니로 흘러 내리는걸 막아주니 사타구니가 잘 헐지 않는다는 거였다
마라톤화도 나는 한국종단울트라용이라는 faab 마라톤화이면 좋은건줄 알았는데 메이커 마란톤화를 신으면 비싼만큼 발도 편하고 발가락끝이 신발끝에 닿이지 않고 좋다는 거였다
하우현성당을 지나 청계산 국사봉 오르막에서 다리가 아파 처지는 나를 기다리던 세사람은 이것저것 먹을 것을 주며 달래 주었고 특히 이승호씨는 꿀을 한병 가지고 다니는데 힘들때에 꿀을 좀 먹으면 상당히 도움이 된다며 꿀이 조금 남은 병을 아예 내게 주었다
지금은 이래도 앵자봉을 넘을때부터는 형님이 앞서갈 거라며 정수옥씨는 나를 위로했다
- 5. 1일 07:14 국사봉 60.47 km -
둔토리성지 직전 자원봉사자들은 우리가 상당히 후미에 있어서 뒤에 몇사람 없다고 했다
‘그래도 아직 승부는 멀었다. 남한산성 CP를 제한시간내에 통과하면 되는 것이고 완주여부는 앵자봉을 넘고나서 얼마나 졸음을 참고 꾸준히 가느냐에 달려있다’ 이렇게 달랬다
내리막에서 자봉팀에게 컵라면과 물을 제공받고 짐을 최소한도로 줄였다
오늘은 배 고프지 않은 상태로 69km 황토부동산이 있는 고기리 삼거리를 지나 손골성지에 도달했다
컵라면을 먹기 위해 기다리는 동안은 물론 먹는 중에도 자봉팀이 어깨를 주물러주며 정말 성심껏 봉사를 해 주어서 너무 고마웠다
- 5.1. 09:34 돌아 나오다가 촬영한 71,97 km 손골성지 안내 -
이후 77.09km 탄천길 입구는 물론 94.3km 모란시장 입구까지도 나는 계속 뒤에서 힘겹게 가끔 기다려주는 세사람을 따라갔다.
빠른 세사람이 가다가 쉬면서 나를 기다려주면 나는 고수들이 쉰다고 내가 같이 쉬면 되겠냐며 개미처럼 꾸준히 이어갔다
94.3km 모란시장 입구에는 안내도 표식도 없어서 코스도를 늘 점검하며 시간과 거리를 계산하고 있는 내가 미리 우회전지점을 놓치고 앞서간 정수옥씨를 불러서 함께 우회전지점으로 올라섰으나 이승호,조용국씨는 미리 우회전하여 올라섰다
미리 올라섰으면 좌회전하여 조금 오다가 남한산성 가는 우회전 도로를 찾으라고 연락하려 했으나 전화가 잘 연결되지 않았다
우리는 일단 남한산성방면으로 진행하다가 전화가 연결되었을때 물어서 찾아오라고 했다
남한산성 오르막이 시작되기전에 빠른 그들은 우리를 바로 따라왔다
날씨는 덥고 땀은 줄줄 흐르는데 힘겹게 남한산성 성지에 도달하여 국밥을 먹고 마사지 봉사도 받았다
- 13:15 남한산성 성지103.55 km -
시각장애인들의 마사지 봉사는 아플만큼 강렬한 마사지였는데 이렇게 신세만 져서 어떻게 하느냐고 미안해하니 기회가 되면 시각장애인과 동반주를 해주면 된다고 했다
시각장애인 동반주를 해주는 해피레그 임정규씨가 생각났는데 페이스메이커나 시각장애인 동반주란 실력이 출중해서 제한시간을 보아가며 속도를 조절할 수도 있고 여유있게 골인할 수 있는 사람이라야 되는건데 나처럼 제한시간에 쫓겨가며 간신히 완주하거나 가끔은 완주도 못하는 사람은 꿈도 꾸지 못할 일 같았다
103.5 km 남한산성 성지에서 내려가는 길은 갓길도 별로 없고 좁으며 차량은 많아서 위험한데 나는 자꾸 졸리웠다
서둘러 가는게 중요한게 아니라 안전이 더 중요하다며 일행에게 쉬다 가자고 청했고 어느 가든 앞 마당의 벤치에 누워 잠들었을까 말까한데 주인여자가 우리를 깨웠고 쫓겨났다
우리가 이러고 있으면 손님들이 들어오지 않을 것 같다는 거였고 무슨 차라도 사 마시면서 쉬라고 떠드는 소리를 들으며 미안하다고 사과하고 길을 떠났다
인심도 박정하기는 ...
111.45 km쯤 왼쪽 숲속에 벤치가 있어서 쉬다 가자고 했더니 수옥씨가 조금 더 가서 여관이나 식당에서 쉬잔다
마침 오리집이 있어서 사정을 이야기 하고 한방오리백숙 4만원짜리를 시킬테니 1시간만 좀 자자고 했고 승낙이 되어서 일단 방에 들어가 잠을 청했다
1시간쯤 자고 오리백숙을 먹었는데 속이 좋지 않은 나는 못 먹을줄 알았는데 한방오리라서 그런지 살점을 조금 먹을수 있었고 죽도 조금은 먹었다
우리가 꼴찌인 것 같다며 수옥씨가 우린 식사를 했으니 운영진에게 천진암에서 식사를 주기 위해 늦도록 기다리지 않도록 전화해 주는 배려를 갖자고 했다
마음씨 착한 그의 말을 따라 김학범씨에게 전화를 했다
우리는 천진암CP에서 식사를 안해도 되니까 식사를 제공하기 위해 기다리지 않아도 된다고 연락했더니 아직 한명이 군부대 앞을 통과하지 못했다며 걱정말고 천천히 오시란다
도마치고개 오르막에서 쉬고 있는 사람들을 보며 어서 가자고 했더니 컨디션이 안 좋아서 포기한단다
꾸준히 오르막을 올라서 도마치고개를 통과했다
- 17:38 도마치고개 114 km -
이후 한동안 내리막이 이어졌으므로 힘을 내서 뛰다걷다를 반복했는데 내가 앞에 갔다
이제는 많은 주자들이 보였고 그런대로 여러사람들을 추월했다
19:40 에 128.07 km 천진암CP에 먼저 도달하여 조금 늦게 온 정수옥씨와 더 늦게온 조용국,이승호씨를 기다렸다
내 뒤로 29세 최연소자가 곧 도착했는데 대회본부 요원들이 그 사람에게 여기 산길을 잘 모르면 길을 잘 아는 김태억님과 어둡기 전에 조금이라도 빨리 앵자봉을 넘으라고 채근하는걸 일행이 있어서 기다린다고 했고, 늦게 온 조영국씨와 이승호씨가 식사중일때는 일행이 식사중이라고 했다
어두운 산속에서 길을 잘못 찾으면 많은 시간을 허비하게 되거나 낭패를 보기 때문에 사람들이 몇 명 더 기다렸다
“이 형님만 따라가면 완주가 되는 거야 ~ ”라며 박진순 님이 사람들에게 나를 따르라고 했다
조영국씨등이 식사를 마치고 8~9명이 함께 앵자봉을 오르기 시작했다
바리케이드가 처진 청소년야영장 입구를 지나 포장도로 끝까지 가서 우회전하는 길을 찾으면 되는 건데 야광리본을 보면서 정수옥씨가 더 잘 찾아냈다
이후 산길은 이미 와본 산길이기도 했지만 야간산행을 수도 없이 해본 내게는 너무 쉬울만큼 야광리본 안내가 잘 되어 있어서 누구라도 헷갈리지 않을만 했다
“거기는 안 올라가도 돼요” 하는 정수옥씨 말을 들으며 굳이 앵자봉을 사진에 담았다
이후 내리막길을 거쳐 임도에 도달했고 이제는 내가 뒤를 기다려 주면서 앞서 갔다
긴 임도를 따라 거의 다 내려갔을때 궁금하다며 자봉요원이 마중을 왔고 마을에서는 자봉요원 여자분이 기다리다가 주차해 놓은 차가 미끄러지는 바퀴밑에 깔려서 좀 다친모습을 보아 정말 안타까웠다
119를 부르자고 했으나 괜찮다고 마중간 사람이 오면 차로 이동하겠다고 했다
부디 몸조리 잘하라고 당부하고 우리는 또 길을 떠나야만 했다
23:00 도달한 138.7 km대하품교 삼거리는 작년에 식당에서 식사하고 조금 자고 갔었는데 금년에는 문을 닫았다
이곳에서 양평방면 98지방도로 좌회전하면 한동안 계속 양평방면으로 가면 되는 거였다
142.0 km 여주간이휴게소가 문을 열고 있어서 반갑게 들어갔다
해드랜턴,깜박이의 건전지를 모두 교체하니 밝게 잘 나와서 좋았다
컵라면을 먹으려 했으나 조용국씨가 말렸다. 조금더 가면 지금 8 km 전방에서 닭죽을 가지고 온다고 하니 참으란다
그런데 이곳에서 잘 가던 이승호씨가 웬지 포기 의사를 비쳤다
발이 아파 디디기가 힘들어서 간신히 따라 왔는데 이런 몸으로 남은거리 80 km를 14:30 hr에 갈수 없다는 거였다
시간계산을 해 보니 시간당 5.7 km 만 가면 되는데 장거리주에서 내가 늘 6 km/hr는 갈수 있었던걸 생각하면 될 것 같았고 날이 밝고 컨디션이 좋아지면 골인을 앞두고 조금 더 힘을 내서 잘가는 경우도 있는거라며 가능하다고, 벌써 포기하기는 이르다고 계산기로 남은거리와 시간을 보여주며 설득했다
그러나 그는 좀더 컨디션을 보아가며 되면 따라 올테니 앞서 가라고 끝내 사양했다
조용국씨도 이승호 형님이 안가면 자기도 안간다고 했으나 설득해서 셋이 길을 나섰는데 조용국씨는 양근대교 전에서 뒤로 처져서 따라오지 않았다
160.1 km 송가네식당은 작년에 식사했던 24시 해장국집인데 문을 열지 않았다
이후 수옥씨가 나를 당겨주기 위해서인지 보이지 않을만큼 계속 앞서 갔다
168 km 용담대교를 건널즈음에야 기다리고 있는 수옥씨를 만났다
174.05 km 마재에서는 직진후 정자가 있는 삼거리에 CP가 있고 그곳에서 우회전하는 것으로 코스안내에 나와 있었으나 고개를 조금 뛰어내려간 내게 돌아오라는 연락이 왔다
작년처럼 마재에서 우회전하여 마재성지로 가면 그곳이 CP 라는 거였다
마재성지에서 주는 누룽지탕은 부드러워서 먹을만 했다
출발전 사진을 찍으며 여유를 가졌다
- 5.2일 05:20 마재성지 174.89 km -
이후 내가 앞섰고 조금씩 기다려주면서 정수옥씨와 계속 함께 진행했다
183.15km 신수교 아래 한강둔치길 생태공원길 진입부는 안내도 없고 잘 몰라서 작년에 갔더 제방길로 갔더니 신수교 아래에서 하천을 건너 오른쪽 구길로 가지 말고 왼쪽길로 직진하면 된다고 했다
187.87km 한강감시 3초소옆 좌회전지점에서 기다리자니 정수옥씨와 조용국씨가 함께 왔다
나에게 잘 간다고 하기에 워낙 느림보라서 처음이나 지금이나 여유를 가질수 없다는 생각으로 꾸준히 노력하고 있을 뿐이라고 했다
조용국씨가 선배님은 후반전에 강한것 같다고 했다
작년에는 189.02km 대로를 왼쪽으로 건너 200~300m쯤 직진하다가 구산성지 안내판을 보고 따라들어갔더니 길을 좀 돌아 들어간 것 같았는데 금년에는 우측으로 대로를 건너 바로 구산성지 안내판을 따라가기 시작했더니 성지까지 안내가 잘 연결되었다
3년만에 구산성지 길을 제대로 찾은 거였다
- 5.2일 08:00 구산성지. 190.76 km -
이곳에서는 자봉팀이 컵라면을 제공하고 있어서 배고프지 않게 먹어 두었다
남은거리 24 km, 남은시간 7시간. 졸립거나 특별한 일만 없다면 시간은 충분한것 같았다
이화산업 이후 192,6km까지는 직진만 하면 되었고 강동대교 방면 자전거도로에 진입하기도 작년보다 쉬워졌다
암사취수장은 보지 못했으나 한강변 운동코스에 접어드니 편했고 오늘 한강사랑 마라톤대회가 있는 날이라서 주자들과 물과 파워젤을 제공하는 급수대가 많았다
덕분에 우리 222km 주자들은 급수대에서 자주 물을 얻어마실수 있었다
조용국씨는 파워젤은 얻어 먹지 말라고 충고했는데 이유인즉 울트라를 뛰는 사람들이 파워젤을 먹고 힘이 나서 더 잘간다면 되겠냐고, 자기 힘으로만 가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 말도 옳은것 같아서 파워젤은 먹지 않았다
정수옥씨 사모님이 이 마라톤대회에 참가한다고 해서 연락하여 만날곳을 정했다
금년봄 한강관광마라톤, 안양천사랑마라톤등 대회의 풀코스에 여러번 참가하면서 만났던 분들도 여러명 만났다
이재승 전 연세대교수, 칠순이 넘은 장재연님 등 ...
자주 처지는 정수옥씨를 두고 조용국씨는 앞서 가 버렸고 나는 207.78km 탄천둔치교 밑에서 오늘 한강변 마라톤 주자들을 위한 급수대에서 물을 얻어 마시고 208 km쯤의 그늘에서 못따라오는 정수옥씨를 기다렸다
그는 나를 당겨준다며 아까 양수대교 부근에서 계속 앞에 갔었지만 나는 그렇게 멀리 떨어지지 않게 기다렸다가 함께 가기로 했다
10 여분을 기다리니 수옥씨가 왔고 페이스가 많이 떨어져 있긴 했으나 지금 상태만 유지해도 제한시간 1시간반 전에는 완주될 것 같았다
수상공연장이 있는 한강사랑마라톤대회장에서 정수옥씨 부인과 만났고 수옥씨와 아는 사람들에게 막걸리를 한잔 얻어 마시고 격려를 받았다
수옥씨는 그런대로 꾸준히 뛰는 저력을 유지했고 11:42 한남대교, 12:07 잠수교를 지났다
- 11:42 한남대교 213.30km -
- 12:07 잠수교 215.78km -
이후 해방촌을 지나 남산을 넘는 코스는 내가 거의다 기억하는 코스이므로 진행에 문제가 없었고 해방촌, 남산도서관, 명동전철역 부근에서 자봉안내가 있어 길은 어렵지 않았다
드디어 13:28 명동성당옆 계명여고로 골인했다
완주기념 프랭카드 앞에서 본부측이 월계관을 씌워주고 사진을 찍어 주었으나 나중에 홈피를 아무리 뒤져도 그 완주사진을 찾지 못했다
앞으로는 믿지말고 내 카메라로 찍어야겠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사우나에서 대충 씻고 모여서 저녁을 먹는다는데 10 발가락에 감은 테이프를 떼어 내야 하고 양치질이나 면도에 시간이 많이 걸리는 느림보인 나는 씻고 나서 쉴 여유를 갖기 어려웠다
찬물이나 뜨거운 물에 잠시 몸을 담그고 있노라면 정신없이 잠이 쏟아졌고 관리인이 위험하다며 자꾸 깨웠다
씻고 나서 몸무게를 재니 65.4 kg로서 평소 70 kg 이었던 내가 4kg 가까이나 빠졌다
그래서 그런지 앉았다가 일어날때에 조금씩 어지럽기도 했다
나중에 보니 이번 대회의 신청자는 76명, 출발 71명, 완주 42명, 완주율 59.2 %. 676번 나, 김태억은 완주순위 34위/42명 이었다
작년부터 정수옥씨가 꼭 형님하고 함께 완주해야 한다고 그렇게 별러왔던 서울의 성지순례 222km울트라를 함께 완주하니 정말 기뻤다
뒷풀이 식당에서 이승호씨에게 전화하여 함께 뒷풀이를 하고 싶다고 하니 오기 어렵다고 했고 조용국씨는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느라고 함께 맥주를 마시지 못했으며 정수옥씨와 부인 그리고 나 셋이서 맥주를 마시며 축하를 나누었다
독실한 천주교인이자 금년에 무슨 감투를 쓰게 된 정수옥씨는 신부님에게 부탁하여 안수기도를 받았고 카톨릭에서 주관하는 이 대회의 관계자들과도 인사를 나누었다
몸이 많이 지친 상태이다 보니 술도 별로 많이 마실수 없었고 어제 걷은 돈이 좀 남아서 어떻게할까 상의했더니 정수옥씨가 대회총무에게 성의로 막걸리값을 조금 내겠다고 하여 여러사람 앞에서 소개와 박수를 받았다
본부측에서는 나도 불러서 작년에 홀로 늦게 출발했다가 시간외 완주를 했던 분인데 금년에 다시 와서 기어이 완주했다며 소개하고 박수를 쳐 주었다
대회관계자들의 노고에 깊이 감사드리고 카톨릭과 성지순례울트라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하며 내년에도 꼭 오고 싶다는 말로 인사를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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