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遠投 벵에돔 흘림찌낚시의 3대 요소
가는 원줄 무거운 구멍찌고급 밑밥주걱
벵에돔낚시는 참돔낚시보다 원투찌낚시의 위력이 더 강력하다. 벵에돔 원투찌낚시는 얕은 수심은 물론 깊은 포인트에서도 위력을 발휘하며, 가는 원줄, 무거운 구멍찌, 좋은 밑밥주걱이 3대 핵심 요소다. 낮에 굵은 벵에돔을 낚아낼 방법은 원투찌낚시밖에 없다.
연안 수심이 10m 이상으로 깊은 낚시터에서도 낮에는 멀리 날려 보내야 40cm 이상 큰 벵에돔을 낚을 수 있다. 특히 암초지대에 사는 일반 벵에돔보다 본류를 타고 회유하는 긴꼬리벵에돔의 동선을 따라잡는 데는 원투흘림찌낚시가 훨씬 유리하다.
먼 거리엔 발밑보다 잡어가 적고, 벵에돔의 경계심이 약하며, 굵은 벵에돔이 어슬렁거리고 있을 확률이 높다. 벵에돔 원투찌낚시의 핵심 요소인 무거운 구멍찌, 가는 원줄, 원투용 밑밥주걱의 선택과 사용법을 알아보자.
1 원줄
가는 원줄이 원투의 핵!
1.7호 추천, 싱킹보다 플로팅 라인
벵에돔 원투찌낚시는 채비를 멀리 던질 수 있는 구멍찌의 무게도 중요하지만 가는 원줄의 역할이 가장 크다고 본다. 원줄이 가늘면 가벼운 구멍찌로도 쉽게 원투할 수 있다. 최근 낚시인들이 선호하는 원줄은 1.7호다. 더 멀리 던지고자 1.5호 원줄을 쓰는 이도 있다.
원줄을 가늘게 쓰는 것은 단순히 채비를 멀리 던지기 위한 목적 때문만은 아니다. 20g 정도의 무거운 찌만 쓰면 2.5호 원줄로도 40m 이상 던질 수 있다. 원줄이 가늘수록 채비 조작성이 좋아지기 때문이다. 줄이 굵으면 조류에 더 많이 밀리고 그렇게 되면 미끼는 밑밥띠에서 일찍 벗어나므로 그만큼 입질 확률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무색에 가까운 원줄이 강하다
원줄의 특성도 중요하다. 필자는 플로팅 줄을 애용하는데 원투 할수록 플로팅 줄의 장점이 살아난다. 수면 아래로 가라앉는 싱킹(세미플로팅 포함)줄은 너울과 속조류에 쉽게 감기므로 먼 거리에서 채비를 조작하려면 매우 힘이 든다.
그러면 원줄을 살짝 들어 채비 위치를 수정하려고 할 때 물속에 가라앉아 늘어진 원줄은 잘 들리지 않는다. 무리하게 당기면 찌까지 끌어당겨서 채비가 엉뚱한 방향으로 옮겨져 버린다. 당연히 밑밥 띠와 동조가 어려울 수밖에 없다. 반면 물에 뜨는 플로팅줄은 낚싯대를 살짝 들어주면 원줄이 수면에서 잘 들리므로 채비 조작이 수월하고 어신도 빠르게 전달되는 장점이 있다.
한편, 많은 낚시인들이 플로팅 줄은 수면에 뜨므로 바람과 파도에 쉽게 밀려 불리하고, 세미플로팅 줄은 수면 아래 살짝 잠겨 덜 밀리므로 유리하다고 생각하는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강풍이 부는 상황에선 수면 바로 아래의 조류도 바람 방향으로 밀리기 때문이다. 싱킹 줄을 사용해본 낚시인이라면 찌는 더 이상 흘러가지 않고 먼 거리에 계속 머무는데 원줄만 계속 풀려나가는 경우를 자주 느꼈을 것이다.
이것이 싱킹 타입 줄의 치명적 단점이다. 가까운 발밑을 노린다면 싱킹 줄을 써도 큰 문제가 없지만 원투 거리가 멀수록 싱킹 줄보다 플로팅 줄이 유리한 점이 훨씬 많다. 한편 원줄을 고를 때 색소가 없는 무색에 가까운 줄을 추천한다.
색상이 진한 줄일수록 강도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또 손으로 만져보면 플로팅 줄은 부드럽고 싱킹 줄은 빳빳한 느낌이 나는데 원투찌낚시에는 부드러운 줄이 채비 조작에 유리하다. 원줄이 빳빳하면 조류에 의한 영향을 전반적으로 강하게 받지만 부드러우면 변화가 생기는 특정 부분만 능동적으로 움직여주기 때문이다.
1.7호 원줄 약하지는 않냐고요?
가는 줄은 대물을 낚을 때 불리하다는 생각 때문에 2호 미만의 원줄을 두려워하는 사람이 많은데 자주 사용해보면 결코 불리하지 다는 걸 알 수 있다. 최근 1.7호 원줄에 1.5~1.7호 목줄을 연결해 40cm 이상급 벵에돔을 어렵지 않게 낚아내고 있다.
“만약 5짜 벵에돔이 걸리면 어쩔거냐”고 묻는 사람도 있는데 그때마다 필자는 “1년에 5짜 벵에돔이 몇 마리나 걸려드는지 생각해보라”고 말한다. 5짜 벵에돔 한 마리를 낚기 위해 투박한 채비를 묶고 지루하게 기다리느니 조작성 좋은 가는 원줄로 많은 입질을 받아내는 게 더 합리적이라는 게 내 생각이다. 가는 원줄은 잦은 입질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고기를 안전하게 끌어내느냐 못 끌어내느냐는 그 후의 문제이며 낚시인의 기량만 좋으면 충분히 대형급을 끌어낼 수 있다.
2 밑밥주걱
원투와 정투 모두 잘 되는 고급 주걱 필수
샤프트 너무 길면 정투 불리하고 손목에 무리
벵에돔낚시인들은 밑밥주걱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다. 밑밥을 얼마나 정확하게 목적한 지점까지 날려 보내느냐가 벵에돔낚시의 키포인트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밑밥주걱은 원투력 좋고, 피로감이 덜하며, 정투가 잘 되는 고급 제품을 선택하는 게 중요하다. 필자가 즐겨 쓰는 제품은 마니아들 사이에서 인정받은 어느 공방의 밑밥주걱이다.
이 밑밥주걱은 무게 70g, 길이 68cm, 50cc짜리 티탄 컵으로 제작됐다. 이 주걱을 만든 이는 30년간 마루큐사의 필드테스터로 활동하다 지금은 은퇴해 xx공방이라는 벵에돔 소품 업체를 운영하고 있다. 그의 말에 의하면 “무게 70g, 길이 68cm, 컵 무게 35~40g를 과하면 장시간 품질 시 팔에 무리가 온다”고 한다.
밑밥통에 물통을 매달아 놓고 품질 후 꽂아두면 주걱에 붙은 밑밥이 깨끗이 씻겨진다.
컵은 작아야 원투에 유리하다. 벵에돔용 50cc짜리 컵에 담긴 밑밥은 부피가 작아 바람 저항을 쉽게 뚫고 멀리 날아간다. 같은 주걱에 컵만 큰 제품으로 교체하면 비거리가 줄어드는데 이미 그 밑밥주걱의 설계가 작은 주걱에 맞춰 이루어진 게 가장 큰 이유이고, 큰 밑밥은 그만큼 바람 저항도 많 받기 때문이다.
밑밥 다지는 판, 컵 씻는 물통도 필수
밑밥주걱 샤프트도 낚싯대를 설계하듯 전체 밸런스를 고려해 전용으로 제작해야 하는데 대다수 밑밥주걱들이 낚싯대의 2, 3번대를 대용으로 쓰고 있는 실정이다. 값이 싼 제품일수록 값싼 저탄성 카본 샤프트를 쓸 확률이 높고 그만큼 원투력은 떨어지게 된다.
밑밥주걱이 좋은 원투력을 얻기 위해서는 샤프트(대)가 고탄성 카본재질이어야 한다. 손잡이를 잡고 컵을 벽에 붙인 상태로 눌렀을 때 잘 휘어지지 는 제품이 좋다. 값싼 제품일수록 샤프트가 휘청대는데 저탄성 카본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이러면 밑밥을 원투하기 어렵다.
여기서 눈길을 끄는 부분은 길이다. 밑밥주걱은 길수록 멀리 날아간다고 알려져 있으나 xx씨는 지난 30년간 실전에서 테스트해본 결과 68cm를 넘으면 무게가 주걱으로 쏠리게 돼 장시간 품질 시 팔에 무리가 오며 70cm가 넘어서면 원투력은 좋아질지 몰라도 정투력은 떨어진다고 한다. 원투보다 정투를 중요시하는 벵에돔낚시에서는 결코 좋은 조건이 아닌 셈이다.
간혹 장타력을 높이려고 샤프트만 길게 자작해 쓰는 사람들이 있는데 직접 밑밥을 던져보아 원투와 정투 모두 만족시키는 샤프트의 길이를 찾아낼 필요가 있다. 물론 점차 손에 익으면 두 조건을 만족시킬 순 있겠지만 피로도 금세 찾아온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 필자의 경우 보통 하루에 8시간가량 낚시하는데 5분에 3회 꼴로 밑밥을 던진다.
1회 평균 5주걱의 밑밥을 날리므로 5분이면 총 15주걱, 10분이면 30주걱이므로 1시간에 180주걱을 던져 넣는 것이다. 8시간으로 계산하면 800~1000회 정도 품질하는 셈이다. 따라서 아무리 밑밥주걱이 가벼워도 팔에 무리가 오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낚싯대와 릴은 백만원을 호가하는 고급 제품을 갖고 다니면서 밑밥주걱에 인색한 사람들을 보면 안타까울 때가 많다. 정말 벵에돔을 제대로 많이 낚고 싶다면, 밑밥주걱은 최고급으로 쓰고 낚싯대를 싸구려를 쓰는 게 오히려 나을 것이다.
원투 잘 되는 컵 재질은?
스텐이 가장 좋지만 무거워서 티탄 선호
밑밥의 비거리를 늘이는 요인 중 컵의 재질도 빼놓을 수 없다. 컵은 요철이 없고 거울처럼 반질반질할수록 밑밥이 잘 떨어지므로 금속 중에선 스테인리스가 가장 좋다. 그러나 스테인리스는 무거워 고급 제품에는 거의 쓰이지 않고 티탄이 각광받고 있다(스테인리스도 0.3mm짜리가 있지만 무 약하고 잘 부러져 적합하지 않다).
그러나 티탄도 완벽한 건 아니다. 가볍지만 표면이 거칠기 때문이다. 따라서 가장 좋은 방법은 컵을 대고 문지를 밑밥판과 물통을 챙겨 갖고 다니는 것이다. 품질 직후 밑밥주걱을 물통에 담가놓으면 컵에 묻은 밑밥이 말끔하게 떨어져 원투에 도움이 된다. 간혹 컵에 구멍을 뚫어 밑밥과의 접촉 면적을 줄인 제품도 있는데 컵 전체에 조밀하게 뚫려있지 않는 한 큰 효과는 없는 편이다.
3 구멍찌
18g 이상의 큰 구멍찌 필요
반드시 저부력일 필요는 없어
원투찌낚시용 구멍찌는 최소 18g 이상은 나가야 한다. 그래야 큰 힘 안 들이고 원투할 수 있다. 최근에는 20g 이상 제품도 많이 출시돼 있다. 물론 최근에는 원줄을 가늘게 쓰는 추세이므로 바람이 없는 날이라면 10g 내외의 찌도 40m 이상 날려 보낼 수 있다.
그런데 무거운 구멍찌는 큰 찌에 많고 큰 찌는 고부력인 경우가 많다. 벵에돔낚시에 많이 쓰이는 제로나 투제로찌 중엔 무거운 찌가 적다. 필자는 벵에돔낚시라고 해서 반드시 저부력 찌를 사용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왜냐하면, 제로나 투제로 같은 찌들은 잔존부력이 너무 없다보니 멀리 던지면 잘 안 보이기 때문이다.
찌가 안 보이면 밑밥을 어디로 던질 지 알 수 없으므로 밑밥과 미끼 동조 능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감으로 대충 던지는 것과 찌를 보고 던지는 것에는 큰 차이가 난다. 또 먼 거리에서 입질하는 벵에돔은 경계심이 적어 입질이 시원하다. 그래서 찌를 보고 챔질하는 게 아니라 원줄이나 초릿대 감각으로 입질을 받아낼 때가 많다.
따라서 평소 잘 쓰지 않고 보관하던 G2나 B, 2B 같은 고부력(?) 찌를 사용해도 큰 문제는 없다. 그런 먼 거리에서 입질하는 벵에돔에게는 G2나 B 수준의 잔존부력은 그다지 큰 부담으로 작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마라도 같은 곳에서 본류를 향해 원투할 때는 1호 구멍찌를 쓰기도 하는데 입질 받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
무게 18g짜리 투제로찌. 원투낚시엔 18g 이상이 좋다.
원투할 땐 미끼를 깊이 가라앉히지 마라
원투찌낚시 때 고부력 채비가 유리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이유는 멀리서 입질하는 벵에돔일록일수록 떠서 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발밑 포인트에서는 경계심이 강해 깊은 곳에서 주로 입질하지만 먼 거리, 특히 본류에서는 벵에돔이 활발히 떠서 물 때가 있다.
그런 조건에서는 투제로 같은 저부력 찌들은 오히려 불리할 수 있다. 채비가 수면 아래로 깊이 잠겨들어 입질층을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낚시하다보면 히트지점 수면에서 벵에돔이 물결을 일으키는 모습을 종종 목격할 수 있는데 그때는 재빨리 고부력 채비로 바꾸어 상층을 노려야 한다.
그래서 요즘 필자는 원투찌낚시를 할 때는 고가의 유명 메이커 저부력찌 대신 싸고 무거운 저가 찌들을 애용하고 있다. 원투찌낚시는 원투력에 중점을 둔 낚시인만큼 잔존부력은 큰 변수가 아니기 때문이다. B 이하 부력이라면 어떤 찌든 상관없다.
긴꼬리벵에돔 원투찌낚시
멀리서 깊이 물 때 있어, 봉돌 무게 수시로 조절
원투찌낚시로 낚기 좋은 어종은 벵에돔보다 긴꼬리벵에돔이다. 일반 벵에돔은 바닥에 있다가 밑밥을 보고 떠오르는 반면 긴꼬리벵에돔은 조류를 타고 이동하다 몰려든 녀석들이라 공격성이 더 강하다. 특히 본류대를 따라 먼 거리에 형성되는 조경지대에서 입질하는 녀석들은 대부분 긴꼬리벵에돔인데 이 녀석들은 채비의 경중을 크게 따지지 않는다.
다만 날씨나 수온에 따라 입질 수심층이 수시로 변화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방금 전까지는 수면 가까운 곳에서 입질하던 녀석들이 갑자기 입질이 뚝 끊기는 것이다. 이때는 목줄에 물리는 봉돌을 무겁게 하거나 봉돌 부착 위치를 좀 더 아래 쪽으로 조절해 본다. 만약 G2 수준의 봉돌을 달아도 입질이 없다면 B봉돌을 달아 깊게 노려볼 필요도 있다. 이런 걸 보면 벵에돔낚시도 제로찌 위주 채비가 정답은 아니라는 사실을 새삼 깨닫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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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잘 읽었습니다. 힘 좋은 긴 꼬리 벵에돔을 낚고 싶네요.
아... 단비 입니다 ㅎㅎ
자꾸 읽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