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학산 임도와 삼강공원, 송림, 칠산대교를 만나는 서해랑길(#31-32)
2024년 5월 26일 (일) 날씨 : 흐림 기온 : 섭씨 14~23도
거리 : 21.8km 5시간 30분 동행 : 22명
수포마을회관-석산마을-석용제-송전마을-백학산 임도-슬산제-삼강공원-염전-송림-도리포
석포노인회관 출발
<가벼운 용서는 더 나쁜 방향으로 등을 떠민다>
헬멧을 쓰지 않은 채 오토바이를 타는 소년이 있어 붙잡았더니 아버지가 경시청 수사 1과의 우에스기라고 하더래요.
어쩌면 좋겠느냐고 묻는 상대에게 저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미안하지만 이번만은 좀 봐줄 수 없겠느냐고요.
팔팔한 사내 녀석이라면 그런 시기가 있는 법이라고 낙관했죠.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인데, 아들이 자랑하고 다녔다고 하더군요.
경찰에게 걸려 체포당할 뻔했는데 아버지가 형사라고 했더니 풀어주었다,
그러니까 앞으로도 웬만한 일은 문제없다고요.
-히가시노 게이고 ‘신참자’ 중에서
유명 가수가 뺑소니 혐의로 입건됐다. 운전 정황이 드러나고서야 경찰에 출두한 그는 음주 운전은 절대 하지 않았다며 콘서트를 강행했다.
그러나 사고 전 술을 마신 것으로 판단된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소변 감정 결과가 발표되고, 모든 자리 매진을 기록한 콘서트가 끝나자 음주 운전을 했다고 시인했다.
고등학생 아들의 교통 법규 위반에 눈감았던 소설 속 형사는 평생 후회하며 산다.
무면허로 헬멧도 쓰지 않고 속도를 즐기던 아들은 결국 오토바이 사고로 죽었다.
잘못을 깨달을 기회를 주었더라면 아이는 지금도 살아있지 않을까?
책임과 처벌을 가르치지 못해 자식을 잃었다고 생각하며 가슴을 치지만 시간을 되돌릴 수는 없다.
관용과 사랑처럼 보이지만 거짓과 불법에 대한 너무 쉬운 용서는 그 사람과 그 사회를 더 나쁜 쪽으로 등 떠미는 셈이 된다.
‘사람이 술을 먹고 술이 술을 먹고 술이 사람을 먹는다’라는 말처럼, 거짓도 결국 사람을 집어삼켜 괴물을 낳기 때문이다. (김규나 소설가)
학송보건진료소
백학마을
새우 양식장
백학 선착장
엉겅퀴
백학산(126.3m) 임도
무안 갯벌과 들녘(덕산제)
양파 수확하는 모습
자색 양파
수확한 양파
슬산마을 벽화
해당화
꾸물거리는 주말 날씨는 온종일 구름에 휩싸여 서해랑길 장정에 걱정을 끼친다. 무안 시골길을 걷는 하루가 뿌연 바닷가 풍경에 사진 찍기 마저 주저하게 한다.
고교 동창과 함께 걷는 느린 행보는 대화와 여유 그리고 주변을 실컷 감상하며 즐길 수 있어 좋다.
노랗게 길가에 핀 금계국의 화려함과 5월 장미가 반기는 마을 순례도 나름 편안하다. 마늘과 양파 수확이 한창인 무안의 모습에서 풍요의 여유로움도 느낄 수 있다.
새우 양식장과 마늘, 양파 수확 모습을 보며 백학산 임도를 지나는 한적함에서 서해랑길의 매력을 실감했다.
슬산마을 정자에서 둘이 간단하지만, 맛난 점심을 들었다. 준비해 온 김밥과 빵 그리고 과일로 편안하게 쉬니 발걸음이 가벼워졌다,
슬산제를 지나 삼강 공원에 도착하니 31코스가 끝난다.
슬산 마을 당산나무와 정자
문중 산소에 세워진 충복 노비의 비석 ‘충노박복지묘(忠奴朴福之墓)’가 광산김씨 문중 묘지 입구 한 켠에 자리하고 있다.
매죽헌 공이 철곶(현재 양화대교) 첨사로 있을 때 병자호란을 당하여 강화도 싸움에서 청군과 교전 중 전사하자 시신을 끝까지 지켰다.
또한 박복은 이런 사실을 고향에 알리고 시신을 운구하여 매곡마을까지 왔다. 이후 끝까지 매곡에 살면서 광산 김문에 충성을 다해 문중에서 그의 충정을 기려 묘도 쓰고 비도 세웠다고 한다
.
덕산 1리 슬산마을이 이루어질 당시에는 길산(吉山)이라 하였으나 마을 앞산의 모양이 옥녀가 거문고를 타는 모양인데 거문고보다는 비파가 더 좋아 비파 슬(瑟)과 山 자를 따서 슬산(瑟山)이라 부른다.
슬산제
삼강공원
내분 마을의 유래는 삼강 공원 내에 있는 분매동 유래 표지석에서 확인할 수 있다.
분매동 유래에 따르면 이곳의 처음 이름은 함평현 불무동(佛舞洞)이었다.
처음으로 마을에 들어와 산 사람은 광산김씨(光山金氏) 27세 김억창(金億昌, 1585~1646)이다.
그는 경기도에서 살다가 임진왜란 때 가족과 함께 배를 타고 피난길에 나섰다가 풍랑을 만나 이곳에 표류하여 광산김씨 집성촌을 이루었다.
그 후 병자호란 때 벌말 싸움에서 큰 공을 세운 그의 아들 매죽헌(梅竹軒) 김득남(金得男, 1601~1637)이 고결한 절개를 지키는 선비정신을 배우기 위하여 세한삼우인 매화나무를 많이 심어 마을에 매화 향기가 그윽하여 분매동(盆梅洞)이라 하였다.
분매(매곡) · 외분매 · 내분매로 나뉜 양매리(兩梅里)
32코스 출발점
천일염전
갯벌
며칠 전 남파랑길 1,470km를 정리한 책자를 완성해서 함께 걸었던 분들께 드렸다.
또 하나의 한반도 둘레길을 걸었고, 기록을 완성함에 뿌듯하다. 동행의 중요함과 가치는 이루 말로 표현할 수없다.
혼자 걸어서 글을 쓴다는 것은 또 다른 모험이라 여겼기에, 동행과의 편안한 남파랑길 여정이 훨씬 재미있고 지루하지 않는 이야기가 있는 여정이 될 수 있었다.
몇 년 전 해파랑길 770km의 노정을 글과 사진으로 엮어 완성했던 기쁨처럼 이번에도 남파랑길 여정의 흔적이 완성되어 보람도 크다.
고난을 함께 했던 남파랑길 여정의 동행 모두에게 감사와 고마움 그리고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도리포는 함평, 영광으로 이어지는 칠산바다의 남쪽 끄트머리, 해제 반도 끝에 있는 포구로 해넘이와 해돋이를 볼 수 있는 곳이다.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한국의 아름다운 어촌 100곳에도 선정된 곳이다.
영광군 염광면과 무안군 해제면 도리포를 잇는 칠산대교는 드라이브 코스로 인기가 좋다.
해제 반도와 육지 쪽의 무안, 함평, 영광군이 감싸는 함해만은 서남해안 물고기들의 최대 산란장이다.
숭어나 도미, 민어, 가오리 등 다양한 어종이 이곳에서 알을 낳고, 새끼를 부화시키고 어린 물고기들은 큰 바다로 나갔다가 어미가 되면 알을 부화하기 위해 이곳을 찾아온다.
또한 함해만 바다에는 김 양식장과 굴 양식장이 있고, 살이 통통 오르고 부드러운 무안 뻘낙지가 많이 잡힌다.
송계 어촌마을 송림
적당한 바람과 구름 낀 날씨에 멀고 긴 거리 21.8km 31-32 코스를 편하게 걸었다.
동행했던 일행들이 속속들이 도리포에 도착하여 총무님이 준비한 묵무침으로 뒤풀이를 즐겼다.
오랫동안 귀연이 역사의 끈끈한 맥을 이어올 수 있었던 것은, 힘들지만 정성껏 봉사하는 분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운영과 리딩에 힘써 준 전통의 귀연 산꾼들에게 고맙다는 박수를 보냅니다!
꽃보다 청춘!
귀연 신안과 무안 여행중....
칠산대교
도리포
칠산대교
전남 무안군 해제면과 영광군 염산면을 잇는 1.82㎞의 해상교량이며, 2012년 12월18일에 개통된 다리다.
칠산대교 개통으로 영광군과 무안군의 거리가 62㎞에서 3㎞, 운행시간은 70분에서 5분으로 가까워졌으며, 다양한 축제와 유명 관광지와의 연계가 가능해져 관광산업 발전에 도움을 주고있는 다리다.
도리포항
첫댓글 줄감하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즐거운 시간 되세요
같은 길을 걸었건만 저는 충노박복지묘는 보지 못 했네요. 제가빠트리고 보지 못한 것도 알게 해 주시고 감사합니다. 사람이 실수는 할지언정 거짓말과 권력자랑은 사라져야 하겠지요.
함께 걷고 후기글을 접하니 행복합니다.항상 수고하시는 청산님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