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전, 봄맞이 매화여행 두 번째로 운현궁에서 시작해 청계천을 따라 응봉산까지 걷고 왔습니다.
전날 싸늘한 날씨와 달리 낮 기온이 올라가고 바람도 없어 봄이 가까이 왔음을 알겠더군요.
운현궁 노안당 매화도 활짝 피고, 하동매실거리 매화도 활짝 피어 탐매걷기는 매화 향기가 가득한 향긋한 성공적인 걷기였습니다.
다만, 매화 개화에 마추어 날짜를 마추기도 했거니와 응봉산 개나리는 꽃샘추위로 개화가 늦어져 이제 꽃망울이 올라오고 있어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다음 주나 개화할 듯요~
쉬엄쉬엄 봄나들이 걸음을 사진으로 올립니다. ^^
▼운현궁 매화
안국역 4번 출구에서 100m 직진하면 종묘
길가에 매화나무는 이제 갓 피기 시작합니다.
운현궁 도착.
운현궁은 궁궐 정도의 규모는 아니지만 전통적인 왕실 문화가 담긴 곳입니다.
운현궁은 근현대사 공부에서 빠질 수 없는 고종의 아버지 흥선대원군 이하응의 집으로 고종이 왕위에 오르기 전 살았던 집이며, 어린 고종이 등극 후 10여 년간 대원군이 이곳에서 대신정치를 한 곳입니다.
넓은 마당에는 거목이 하나 있을 뿐 텅비어 있습니다.
한때는 만 평이 넘는 넓은 규모였다가 지금은 2천여 평이 좀 넘네 축소된거라 합니다.
오늘 참석하신 회원님들~
오늘 일일총무로 도움주신 구름꽃님, 감사합니다 ^^
우혜님 멀리서 함께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 일정은 운현궁~청계천~하동매실거리~청계천~응봉산 개나리동산까지 11km를 걸을 겁니다.
먼저 운현궁에서는 문화해설을 요청해 설명을 들으며 한 바퀴 돌았습니다.
* 문화 해설 무료, 30~40분 소요
해설사님과 함께 인증샷 남기고 해설 시작입니다.
먼저 노안당으로 향합니다.
노락당으로 향하는 대문 안으로 살짝만 보이는 매화 끝자락이 고혹적입니다.
담장 너머로 보이는 이 솟을 대문은 운현궁 한옥 대문과 달리 딱딱하고 위압적이여 보이는데 일본식 건물의 특징이라합니다.
열심 경청~~^^
전각 안으로 들기 전 먼저 만나는 노두돌입니다.
하마비로 더 많이 알려져 있는데 노두돌이 맞는 표현이라합니다.
현재 운현궁에는 입구의 경비를 맡은 이들이 거처했던 수직사와 중심 건물로 노안당, 노락당, 이로당이 있습니다.
먼저 노안당 (老安堂) 도착.
노안당은 운현궁의 사랑채로 흥선대원군의 주된 거처였습니다.
노안은 『논어』 가운데 ‘노자(老子)를 안지(安之) 하며’라는 구절에서 따왔는데 ‘노인을 공경하며 편안하게 한다.’라는 뜻입니다.
장대석이라 일컫는 계단이 3칸인데 궁궐에 사용된다합니다.
처마는 모두 서까래만의 홑처마로 되어 있으나, 전면과 동서양측면의 남쪽 일부에는 모두 차양(遮陽)을 달아놓았습니다.
기둥 사이를 지나 지붕 뒤로 활짝 핀 매화꽃이 살짝 보이는게 매력적입니다.
사진상으로는 흰색이 잘 구분되지 않아 아쉽~~^^::
여러 다양한 설명을 해 주셨는데,,,,듣고 돌아서니 다 까먹었어요.ㅎㅎ~
담장 아래 낮은 나무들은 목단입니다. 소담한 꽃송이가 궁과 어울리는 모습 상상해 보셔요~~^^
저는 방이라고 생각했는데 마루랍니다.
무량수각 글씨는 추사 김정희의 글씨를 집자한 것이라 합니다.
오른쪽 누마루의 아랫 부분을 막았는데 빈 공간으로 자객이 들거나 폭발시도를 못하게 하기 위해서 입니다.
측면을 돌아가며 툇마루에 퇴칸을 두었는데 멋스럽습니다.
특히, 저는 단순한 창호가 마음에 듭니다.
마당을 통해서 다음 도착은 노락당 (老樂堂)입니다.
이곳에서 고종과 명성황후가 가례를 올렸답니다.
노락당은 운현궁에서 가장 중심이 되는 건물로서 가족들의 회갑이나 잔치 등 큰 행사 때 주로 이용하였습니다. 그 규모는 궁궐에 비하여 손색없을 정도로 화려하고 웅장합니다.
전후퇴의 구성과 중앙의 3칸의 대청에 동서 양측으로 온돌방을 2칸씩 배치하는 구성은 궁궐 내전의 평면구성방식과 그 맥을 같이 합니다.
동쪽 끝 칸은 반칸너비의 퇴칸으로 되어 있는데, 이 칸은 통로로서 남쪽으로는 노락당 남행각을 거쳐 노안당으로, 북쪽으로는 노락당의 북행각으로 연결되어 비를 맞고 않고 오갈수 있습니다.
부엌입니다.
다른 곳에서 조리하여 운반해 와 이곳에서는 음식을 데우거나 상차림 정도로 이용되었습니다.
노안당 담장으로 매화가 키를 부쩍 키워 꽃이 상부에 몰려 피었습니다.
가지치기를 하며 선을 살리지 못한 듯해 아쉽네요.
다음은 이로당(二老堂) 도착.
이로당은 운현궁의 안채로 쓰인 건물로서 ‘이로(二老)’는 흥선대원군과 부대부인 여흥민씨를 의미하는 말로 해석합니다. 앞쪽에 자리한 노안당과 노락당보다 뒤늦은 1869년(고종 6년)에 지어졌습니다.
해설사님의 설명이 이어집니다.
들을 때는 재미났는데 메모를 하지 않으니 옮길 기억이 거의 없네요. 에고~^^;;
내정의 뒷마루 중 서측 부엌의 출입문에서 내정으로 통하는 부분에는 마루를 들여서 젖힐 수 있도록 설치하여 남측과 북측의 툇마루 사이가 끊어지지 않도록 설치해 놓았습니다.
장대석에서부터 뒷건물 지붕까지 창호를 지나며 좁혀지는 원근감이 마음에 듭니다.
이로당에서 보이는 매화는 이제 피기 시작합니다.
키가 높아 전각 지붕과 매치해 사진 찍기가 어렵습니다.
중문을 거쳐 뒤뜰입니다. 우물이 있네요.
일렬로 늘어선 창호가 압도적입니다.
지나온 중문도 아름답게 치장되어 있습니다.
석빙고라 합니다.
툇마루의 아름다운 난간과 오른쪽 퇴칸(?)은 지금의 베란다 같은 용도라합니다.
매화 가지는 곡선미가 없는 수형이 밋밋합니다.
다들 이동하시고 청산님, 구름꽃님 두 분 대원군 부부처럼 사진 담기~~^^
여기에서 매화를 찍으면 좋을거 같은데, 아쉽게도 아직 피지 않아 존재감이 없네요.
그래도 곳곳에서 매화향은 그윽합니다.
노안당을 나서기 전 이곳 매화는 활짝 피었습니다.
파란하늘이 매화의 흰색을 더 돋보이게 합니다.
중문과 어울리는 풍경이 제일 낫습니다.
단청 없는 검은빛 원목 건물이라 매화와 멋들어지게 어울릴수 있을 거 같은데 수형관리가 못내 아쉽습니다.
쟈스님향기님과 해솔이님^^
두 분은 자녀들이 어릴 때 한 동네에 사셨는데 오늘 우연히 걷기에서 만나셨다네요. 세상 좁아요 ^^
구름꽃님을 찍는데 마침 청산님이 지나가시네요 ^^
태안사랑님과 행복한싸모님 ^^
유물전시관도 잠깐 돌아나옵니다.
유물전시관은 운현궁의 가치와 조선 후기 사회상을 알 수 있도록 고종 초기 국내외 사건을 비교한 연대표, 운현궁 모형, 왕과 왕비의 가례 예복, 척화비 등 운현궁과 흥원대원군 관련 유물을 전시해 놓고 있습니다.
왼쪽은 대원군과 부대부인의 예복, 오른쪽은 명성황후와 고종이 가례 때 입었던 예복이라합니다(복제품)
이로당까지 전각들을 돌아 마당으로 나오며 돌아본 후원 모습이 매화와 제일 잘 어울리는 듯~~
지붕 너머로 빼꼼히 얼굴을 내밀듯 매화꽃이 작별인사를 전해 옵니다.
수형 아쉽다고 투덜대서 미안~~^^;;
내년에 더 고은 모습으로 만날 수 있길~~^^
▼종로~하동매실거리~청계천 걷기 (총11km)
운현궁 관람을 마치고 종로통을 거쳐 청계천으로 이동합니다.
송해길도 있네요.
송해선생님이 거의 하루도 빠지지 않고 원로연예인 상록회 사무실에 출근하셨다하며 , 사무실 인근의 국밥집과 같은 식당과 대중목욕탕에도 스스럼없이 다니셨다합니다. 이에 종로구청에서 2016년 8월 종로2가 육의전빌딩에서 낙원상가까지 240m 구간을 "송해길"로 명명했다 합니다.
청계천 수표교 도착.
취향 껏 그늘진 길로~
건너편 양지로 걷습니다.
징검다리가 수시로 있어 언제든 건널 수 있습니다.
태안사랑님이 찍어주신 음지길 팀~~
반영도 있네요~
세운교 아래도 지나며 응봉산을 향해 걷습니다.
중간에서 쉬며 간식도 나누고~~
석축 위로 햇쑥이 파릇파릇 올라오고 있습니다.
청계천에 아직 꽃은 보이지 않지만 봄은 봄이네요.
성북천과 청계천이 만나는~
성북천교 아래를 지납니다.
마장어린이공원을 지나며 마장축산물시장 건물이 보입니다.
이제는 '옛날'에 들었던 이름이 되어 버린 곳들이라 반갑네요 ^^
신답역 즈음에서 답십리 쪽으로 건너갑니다.
이곳에서 청계천 하동매실거리가 시작되기 때문입니다.
청계천 하동매실거리입니다.
매화 꽃이 활짝 피어 이곳에도 매화향이 가득합니다.
올해는 매화향에 취하네요. 고민하며 날짜 잡은 보람을 느낍니다 ^^
하동매실거리라고 이름은 지어졌지만, 청계천 수변 용답동에 위치한 매화 거리입니다.
도깨비 촬영지로도 유명하다합니다.
2006년 경남 하동군이 기증한 매실나무로부터 매화 군락지가 조성되어서 하동매실거리로 불립니다. 대략 250여 그루의 홍매화와 청매화를 용답역과 신답역 1.2km 사이 구간에서 만날수 있어요.
파란하늘을 배경으로 매화나무를 프레임 삼아 기념 하나 남깁니다~~^^
배경이 회색이라 마치 수묵화의 한 부분같은 느낌??
활짝 피었습니다.
분홍색을 띤 매화
제가 매화와 살구꽃 구분 방법을 알려드렸지요?
매화와 살구꽃, 벚꽃은 꽃도 비슷하고 개화시기도 비슷해 구분하기가 어렵답니다.
간단히 특징지어 구분하자면,
*매화는 꽃받침이 꽃잎에 반듯하게 붙어있고,
*살구꽃은 꽃받침이 말려있습니다.
*매화는 꽃잎이 둥글고 매끄러운 반면, 벚꽃은 꽃잎 끝이 살짝 파였답니다.
매화는 꽃잎 색깔에 따라 백매, 홍매, 청매, 흑매 등으로 구분되기도 합니다.
역시나 화려한 홍매가 카메라 인기네요.
단어 그대로 만개입니다.
꽃이 높아 고개를 뒤로 젖히고 촛점 마추기가 여간 어렵지 않습니다.
구름꽃님 수고 덕분에 멋진 후기를 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
살~짝 왜곡 롱다리로 만들어 드리구요~^^
부부 커플 별로 모시기도 하고~~
근데, 구름꽃님 다리는 너무 롱다리??~~~^^
단체로 기록사진도 남깁니다~~^^
백매는 아직 덜 핀 꽃봉오리도 보입니다.
순광의 파란하늘을 배경으로 백매가 더 하얗게 보인다 했더니....
자세히 보니 백매 중에도 꽃받침이 초록인 청매였네요.
청매가 일반 백매 보다 훨씬 희게 보인답니다.
우리 갑장 회원님들 어디 계시나 했더니 백매 아래에 계셨군요 ~
해솔이님, 미소천사님 ^^
매화나무 사이를 바쁘게 오가는 새들도 있습니다.
이 새 이름이 딱새라고 합니다.
아쉽다면....
벽 색깔이 꽃 색깔과 비슷해 매화의 화사함이 묻히네요.
전철을 타고 용답역에서 내리면 바로 하동매화거리입니다.
이 부근의 매화는 겹매화로 훨씬 소담스럽고 꽃송이가 뚜렷해 보입니다.
새로 심은 홍매화도 이어집니다.
몇 년 지나면 붉은빛으로 덮힌 거리가 화려하게 빛나겠습니다.
능수버들은 한껏 물이 오르고 있어 연두빛이 확연합니다.
어느덧 노을빛이 어리기 시작합니다.
13시에 만나 운현궁 관람 후, 운현궁에서 14:35에 출발해 여기까지 8.2km를 3시간 여에 걸쳐 사진 찍으며 간식 먹으며 여유있게 걸었습니다.
여기는 청계천과 중랑천이 만나는 지역입니다.
이제부터는 살곶이다리를 지나 중랑천을 따라 걷습니다.
▼응봉산 개나리동산
응봉산 도착.
계단을 올라가지 않고 공원을 통과합니다.
조금 지나면 튤립과 개나리가 함께 피어 화려한 공원이 될거 같습니다.
아쉽게도 개나리동산은 이제 노란빛이 살짝 어리었습니다.
우연하게도 날짜가 맞아 오늘부터 개나리축제가 시작이라고 하던데 개나리동산만 계획하고 오셨던 분들은 실망하실거 같습니다.
우리팀도 팔각정으로 오르지 않고 여기서 걷기는 마치기로 하고 간단히 저녁을 먹기 위해 금남시장으로 이동합니다.
여기까지 총 11km를 걸었습니다. 전부 평지에 포장길이라 발바닥에 피로감은 있지만 상쾌한 봄길이 좋았습니다.
꽃단장을 한 작은 꽃밭도 지납니다.
금호동입니다.
여기서 식당까지 1km 마을길을 통과하며 오르막을 걸어 내려왔네요.
금호동 금남시장입니다.
이곳에 30년 전통의 고향냉면 식당에 왔습니다.
금남시장에는 비슷한 메뉴의 이곳 고향냉면과 골목식당이 맛집 좌웅을 겨루나 봅니다.
오랜된 분위기의 식당. 이 정도 규모입니다.
냉면과 보리밥, 만두가 메뉴의 전부입니다.
가격은 다른 곳에 비해 1~2천원 정도 저렴합니다.
먼저 보리비빔밥이 나오네요.
열무와 콩나물이 얹힌 순박한 모습입니다.
저는 냉면을 주문해서 앞에 계신 분이 보리밥을 나누어 주셨는데 특별히 강한 맛은 없지만 구수하니 맛납니다.
큼직한 두부가 들어간 된장찌개가 함께 나오는데 팔팔 꿇지 않고 따뜻한 정도여서 뜨거운 좋아하는 저는 개인적으로 아쉬웠습니다.
반찬은 오로지 이 김치 하나~
사실 다른 반찬은 필요치 않습니다.
아마도 통무을 썰어 낸듯한 무우가 맛깔스레 보입니다.
청산님이 주문한 칼만두국도 한 젓가락 맛봅니다.
면발이 부드럽고 국물이 걸쭉하니 면과 국물이 잘 어우러졌습니다. 호박도 넉넉히 넣었네요.
만두 좋아하는 저는 따로 만두만 한 접시 더 주문했습니다.
그리고나서 후회했습니다. 냉면 다 먹고 나니 배가 너무 불러 만두 시킨걸 후회했지만,,,결국 다 먹었습니다.ㅎㅎ~
제가 주문한 비빔냉면이 제일 늦게 나오네요.
일단 비쥬얼 좋지네요.
맛도 좋습니다.
면발도 좋고 맛있게 매운맛에 양념도 잘 어우러져 싹싹 다 비웠습니다.
만두까지 나누어 먹고 힘들어서 헉헉~~^^;;
잘 걷고, 잘 먹고~~
오늘 봄나들이 마실길도 행복했습니다.^^
감사합니다~~^^
첫댓글 오랫만에 운현궁을 자세히 돌아 보았네요
원래 면적에서 20%만 볼 수 있어 아쉬웠지만
그래도 일부 남은 곳에서도 조선시대 건축의
진면목을 볼 수 있어 좋았습니다
매화는 운현궁은 7~,80% 피어있었고
청계천 하동매화 거리에서는 거의 90% 피어있고
푸른 맑은 하늘이 배경으로 아름다움이 돋보였습니다
토로님이 갖고 오신 파프리카와 맛난 쿠키를
비롯하여 회원님들이 갖고 오신 간식도 잘 먹고
날도 좋고 꽃도 맞추어 잘 피어있어
아름다운 날 행복한 발걸음 ( 27000 보 ) 했습니다
감사드립니다 💝
늘 달달하고 세세한(^^) 글로 격려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다리 컨디션도 안좋으신데 끝까지 함께 해 주셔서 든든했구요.^^
얼른 회복하셔서 아름다운 봄날 만끽하시기 바랍니다 ^^
으악!
이만칠천보!
대단 하십니다
기회되면
제가 찰밥 싸가지고
한번 가겠습니다
리딩하시느라 수고하셨는데 게다가 멋지고
훌륭한 후기까지. 감사합니다
예전에는 나의 나와바리(?)에 있는데도 무심하던 곳이
요즘은 새롭고 관심이 가더구요.
태안사람님께서 예전에 익숙하던 곳을 만날 때 마다
반가워하시고 새로운 느낌에 젖으시는걸 보며
저도 그 느낌 공감되어 더 좋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