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꿉놀이 *

[노엘라]

며칠전 시골(시댁)을 다녀왔다. 아이들 학교다 보내구, 젬마도 어린이집
보내구,,,남편이랑 구비구비 산자락을 타고 고상한 옷으로 치장을 한
산들을 벗삼아 달렸다.알곡을 토해낸 전,답들은 제 할일을 다 해서그런지
참 고즈녁해 보였다.역시 시골인심은 아직도 그대로 였다...왜냐구요?
음~~~ 감나무를 보고 알았지요...

감나무마다, 빨간 홍시가 한 두개씩은 다 달려있었다..( 까치밥~ )
그냥 그 감홍시들을 보고있자니, 마음이 흐뭇해졌다...
어머님, 아버님 뵙고, 오는길엔 늙은 호박 다섯덩이를 싣고왔다.
얼마나 큰지, 호박한개 안고도 헥헥~ 거렸다..^^*

어제 젤 큰놈을 잡았다.호박 한덩이가지고 반나절 씨름을 했다.
속을 다파내고, 껍질을 다 깎고나니까, 정말 진이 다 빠졌다..
구래도, 4분의3은 호박범벅해서 성당 형님들 불러 점심먹고,
4분의1은 채칼로 쳐서, 쌀가루랑 계란넣어서 아이들 간식으로
호박전을구었다.

나두 시골에서 자랐기에, 정말 시골로 시집안간다고 맹세한게
엊그제 같은데...난 남편을 본 순간 그 맹세를 까맣게 잊어 버렸다.
남편에게 폭~ 빠져서...^^시부모님만 시골에서 농사짓지,
남편은 직장때문에 대구에서 살림을 차렸다..그리고 경산으로 왔다.
그래서, 어쩌다 한번씩 내려가 일손 돕는것 외엔....
늘 부족한 아들, 며느리다...쌀부터, 양념일체...콩...참기름...채소
뭐든 다 갖다먹으니, 덕분에 산다...늘 감사하며 산다...

다 갖다가 먹으니, 인심은 늘 잘 쓴다.(사실 우리 어머님도 나누는것을
무척 좋아하신다.)
찹쌀가루넣고, 밤고구마 넣고, 팥넣고 쑤운 호박범벅은 참 맛있었다.
다들 배가 얼마나 큰지.두그릇은 기본이었다...(@) 나두 두그릇 먹었다.
시원한 물김치와 먹으니,궁합이 맞아요..그렇게 먹고,,,
단감이랑, 사과깎아서 먹고,커피마시고, 가져온 곶감 먹고,
@@@~여자님들(나포함)? 배 정말크다는것 익히알았지만,
이건 배가 배가 아니구, 마술푸대같았다...ㅋㅋㅋ

맛있게 잡사주니 난 너무 좋았다.학교갔다온 아이들은 호박범벅보다,
호박전을 더 좋아했다.그렇게 먹고나니, 저녁생각이 없는데.
남동생이 알바하고 돈탔다면서,치킨세마리를 시켰다...
오 마이 갓~~~ 구래도, 치킨이 오자...또 모여드는 식돌이들?
나두 앉았지요.ㅡ.ㅡ..
서너조각 뜯고나니, 정말, 더는 안들어가는것 있지요...
그렇게 저녁을 때웠다..아이들은 학원가고, 난 큰방으로 가서
침대위로 올라갔다...남편이 늦어서...여유가 있었다...ㅎㅎㅎ

젬마가 소꼽놀이 통을 가지고와서 침대 밑에 자리를 잡는다....
"엄마 나랑 소꿉놀이 하자~"
"엄마는 지금 배가 너무 불러서 휴식해야된다..
안그러면, 배가 펑~ 하고 터진다"
그말에 사뭇심각해 하더니
" 그럼 엄마는 눈뜨고 나 보고있어내가 차릴께"
"응...맛있께 차려라.다 차리면, 먹어줄께???? ㅎㅎ"
한참이 지난후에 내려오라고 한다...
그래서 미끄러지듯이 내려왔다.

"와~~~~~~ 어쩜 이렇게 오밀 조밀하게 잘 차렸을까?"
싱크대위에 올라가있는 그릇이랑, 컵들이 장난이 아니었다.
그릇그릇마다 담긴 과일이랑, 햄버그, 국수, 튀김들...
질서가 잡힌 차림이었다....
이마에 땀방울 맺힐정도로 심혈을 기울린 젬마의 솜씨였다...
그래서, 거짓이지만, 안먹어 줄수가 없었다.
에고~ 먹는데도 차례차례 먹으라네요..ㅎㅎㅎㅎ
시키는 데로 먹었다. 거짓으로 먹지만,
중간쯤 먹으니, 속이 거북했다.

"엄마~ 배가 너무 불러서 도저히 다 못먹겠어요,,
남는것은 엄마 드세요.."
하고 난 젬마에게 애교를 부렸다...ㅎㅎㅎ
우리 젬마 "알았다 !" ㅋㅋㅋ
난 후루룩~ 먹었는데...젬마는 그렇게 먹지 않았다...
그릇을 들고, 꼭꼭 씹는 표현을 했다..
그러곤, 목이 막힌다면서, 우유까지
홀짝 홀짝 마시는 시늉을 한다...( 오모나~ 장난이 아니네......)
다 먹었다고 하길래...온방가득 늘려진 소꿉놀이를 담도록 유도했다...

"엄마~ 이제 다 먹었으니,설거지 해야죠? 설거지는 엄마가 해야죠?"
젬마왈...."응....엄마가 할께. 너는 침대위에 올라가~" 한다.ㅎㅎ
양심상, 좀치워주고 싶어서 "엄마~ 내가 조그만 도와줄께요." 하고
후다닥~ 쓸어 담았다. 그랬더니, 정색을 하고, 울상이다....?
"엄마~ 왜그러세요? " 하고 물었더니," 그렇게 설거지 하면 안되잖아."
한다....그러면서, 다시 다 쏟아 붓는다...이궁~ "그럼 어떻게 해요?"

"자 봐~ 하고선, 설거지를 하기 시작한다........
에고 에고 나 미치요.ㅎㅎㅎ"
헤아릴수도 없는 소꿉놀이 셋트( 숟가락이 이쑤시게 만해...
컵은 손톱만한것부터 시작해서....) 를 한개 한개씩 안경 닦는
면으로 야무지게도 돌려감서싹싹~닦는다....
어느 세월에 저 많은것을 다하누? 미치겠어요....@@
이궁 성질 깐깐한건 지 엄마뺐네ㅎㅎㅎ내가 한성깔 하거든요.^^

그 많은 설거지 언제 다하누..에고~~~모르겠다..하고...
침대위에 벌러덩 누웠다...그리곤 눈을 감았다.( 잤다..ㅋㅋㅋ)
젬마가 깨운다...." 엄마~ 설거지 다 했어~"
이궁~ 내딸이지만, 대단하다..
수고했다면서, 궁둥이를 토닥토닥 때려줬다...
뿌듯해 하는 저 표정..^^*

아이는 부모뒤에서 배운다는 말이 정말 맞는것 같다.
내가 설거지 할때마다. 의자를 당겨와서 늘 서서 보고
감시하듯 한것이..오늘 이렇게 이런 결과를 초래한 것이다.
알게 모르게 그렇게 뒤에서 부모의 행동과 말을 배우니,,
앞으론 더 잘 해야겠다.
저렇게 저렇게 젬마는 크가겠지...
소녀가 되고, 아가씨가 되고,,엄마가 되고,,
사랑 듬뿍받고, 그 사랑 이웃에 아낌없이 퍼주는
이쁜딸로 자라주길 빌어본다...젬마야 사랑해~~~ 쪼옥 ~^^*

[한 마르첼리노]

아구~~~~~~~ 젬마 시집가는 날 어찌될꼬?.......난 그 모습 보기가 안타까워서 결혼식장에 안 갈까 싶네...

[우영현]

호박범벅 사동 까지는 멀어서리 못오는갑지예 ! 아무튼 속이 꽉 찬 호박처럼 우리의 신앙도 속이 꽉 차지도록 기대합니다. 이뿐 젬마의 모습에 힘이 절로 나겠네요?

[손안젤라]

젬마 정말로 이뿌지요.. 깨물어 주고픈 젬마 예쁘게 자라나길 바래요.. 아까워서 우째 시집보낼까????

[아델라이다]

호박범벅 맛있게 잘 먹었다우....^^*

[엘리사벳]

젬마야~ 예쁘게 자라라 젬마야 엄마 닯지 마라..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