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가톨릭 신학교에서 민주주의를 배운 적이 없다.
9년 반 내내 입만 벌리면 복음, 예수, 하느님, 성사, 하느님 나라, 사랑, 자비, 기도, 영성.
앵무새처럼 이런 말만 반복하고 듣고했다.
교회가 사용하는 너무나 좋은 말들, 고상한 말들은 세상의 슬픔과 비참함과 전혀 상관없다.
세상의 아픔과 멀리 떨어져있다.
세상 사람사람들을 돕지 못한다.
난 반성한다. 민주주의를 아는 사람이 복음을 아는 자이다. 그러니까 나는 헛배웠다.
인권을 아는 자가 하느님을 아는자이다.
생명을 구하러 움직이는자가 하느님을 섬기고 사랑하는자이다.
돌이켜보니 신학교에서 모든걸 거꾸로 배웠던 것이다.
천상을 그리워하는 자가 되라는 고상하고 거룩한 말씀은 실상 예수님도 거부하고 역겨워했다.
지상의 삶조차 힘겨운데 뭔눔의 천상을 그리워하냐구? 천상 생각할 여유도 없다구.
배가 부른 자들, 기득권과 불의 편에 선 인간들은
언제나 현실에 무관심하도록 부추키지.
백남기 농민의 죽음을 목격하면서 나는 한국 교회가
예수의 반대편에 있다는 사실에 한없이 부끄러울 뿐이다. 윗대가리들아!
지상과 천상은 구분되는게 아녀. 성인의 통공이 뭐여? 하느님과 인간의 통교가 뭐여?
삼위일체가 뭐여? 이게다 지상과 천상의 코이노이아이고 친교와 일치아녀?
교회의 윗대가리들아, 지발 백남기 형제에게 조문좀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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