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선생님들.
다른 사람들 합격 수기 보면서 정보만 찾던 게 엊그제 같은데, 제 수기를 쓴다니 부끄러우면서도 감개무량하네요.
합격 수기를 꼭 써야겠다고 마음 먹었던 건, 제가 시험 준비를 하면서 강원 자료를 거의 얻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참사랑엔 강원도 수기가 많지 않더라구요...
타지역에서 대학을 다녀 지인 중엔 강원도 국어선생님은커녕 타과 선생님조차 없어서 정말 많이 헤맸습니다.
정보가 중요했던 2차에서는 아예 아무것도 얻을 수 없었고, 그래서 구상실에 들어가자마자 당황하고 멘붕하기도 했습니다.
다른 선생님들은 저와 같은 시행착오를 겪지 않으셨으면 하는 바람에 간략하게나마 수기를 작성해 봅니다.
우선 저는 재수이고, 초수는 2학기까지 학교를 다녔고, 재수는 기간제 없이 올인했었습니다.
초수 때는 짝스터디를 했고, 재수 때는 혼자 독학하며 공부했습니다.
하술할 내용은 재수 시절 공부 중심입니다.
[1차]
국교론
1. 15개정 교육과정과 22개정 교육과정 대응시켜 정리. 거기 기반해 단권화.
- 어떻게 달라졌는지 형광펜으로 표시하고, 교과서와 개론서 내용도 성취기준 관련 내용에 똑같이 형광펜을 표시했어요. 성취기준이 어떤 이론에 근거하고 있고, 비록 15개정이지만 교과서에 어떻게 구현돼 있는지 파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좋았습니다.
- 교과서 분석이 정말 중요했던 거 같습니다. 사실 초수 때 실수로 11개정 교과서만 공부하는 바람에 쓸모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었는데 정말 많이 도움이 됐어요. 여러 교과서 비교하는 게 중요한 거 같습니다.
- 하반기 돼서 개론서가 개정됐었죠... 그냥 다 사서 페이지 비교하면서 달라진 내용만 표시했습니다. 화법교육을 위한 의사소통 이론 정리하는 데 시간이 좀 걸렸던 거 같네요.
2. 인강 안 들음. 대신 자료는 참고.
- 초수 때 쓰던 ㅈㄷㅎ 강사의 교수학습평가 부분을 참고했습니다. ㅅㅇㅇ 강사는 성취기준 대응을 맞게 했는지 알아보기 위해 목차 정도만 참고하고 내용은 안 봤습니다. 개인적으로 국교론은 인강이 필수는 아닌 거 같아요.
- ㅇㅎㅈ/ㅎㄱㅇ 모고를 수강하기는 했는데 인강도 안 듣고 채점도 안 했어요. 그냥 시간 부족한 느낌만 받으려고 풀었고, 메인은 기출 답안 작성이었습니다.
3. 객관식/서술형 기출 분석 + 최근 수능/모고 분석
- 다들 당연히 하시죠! 중요한 개념은 반드시 필기본에 정리하고, 펜 색깔 구분해서 임용/수능을 따로 표시했습니다.
- 수능/모고는 은근 도움 됐다고 느낀 게, 평가원 경향 파악에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해요. 독서 동기 지문이라든가 등등.
문법
1. 단권화.
- 문법은 단권화가 필수인 거 같아요. 저는 음운론은 국어음운론강의, 형태통사론은 한문총을 뼈대로 틀을 만들었어요. 거기에 한국어 표준 문법, 표준국어문법론, 우말, 학문문을 추가했었네요. 6월 즈음에 작년 기출 다시 풀다가 짜증나서 현대국어 음운론이랑 문법교육론 참고해서 필기 더 추가했었어요.
- 개론서들의 개념을 비교하는 게 중요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는 용어마다 개론서별 개념을 다 정리해 뒀었어요. 오묘하게 개념이 혼재된 개론서가 있더라구요. 차이가 좀 있기도 하고. 아래는 제가 정리한 예시입니다.
동일 모음 탈락 | 국음강 | ‘ㅏ’나 ‘ㅓ’로 끝나는 용언 어간 뒤에 ‘아’나 ‘어’로 시작하는 어미가 올 때 두 모음 중 하나가 탈락하는 현상 |
한문총 | 어간말 모음과 어미초 모음이 동일할 때 둘 중 하나가 탈락하는 현상 | |
학문문 | ‘아, 어’로 시작하는 어미가 ‘ㅏ, ㅓ’는 ‘ㅏ, ㅓ’, ‘ㅐ, ㅔ’로 끝난 어간에 결합할 때 탈락하는 현상 (*‘ㅐ, ㅔ’는 모음의 완전 순행 동화) | |
한표문 | ‘ㅏ’나 ‘ㅓ’로 끝나는 동사나 형용사의 어간 뒤에 ‘아’나 ‘어’로 시작하는 어미가 와서 동일한 모음이 연속될 때 그 중 한 모음이 탈락하는 현상 |
- 인강 안 들었습니다. 개론서만 봐도 충분해요.
2. 객관식/서술형 기출 분석 + 최근 수능/모고 분석
- 기출 분석은 중요하죠. 수능 모고는 마찬가지로 경향만 분석하려고 했습니다.
3. 중세국어
- 표중세랑 쉽게 풀어쓴 국어사 개론 딱 두 개 봤어요. 단권화 따로 안 하고 두 책 내용 비교해서 필기만 옮기고 기출 내용만 체크했었어요.
- 학부생 때 국어사 수업 듣기 전에 방통대 중세국어의 이해 들었었어요.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됐었어요.
- 초수 때는 던졌던 부분이었지만, 재수 때도 개인적으로 중세국어에는 크게 투자를 안 했던 거 같습니다. 그래도 문제 어렵지 않게 풀었던 거 같아요.
문학
미리 말씀드리면 재수 때는 문학은 거의 안 봤습니다. 초수 때 개론서뿐 아니라 논문까지 찾아가면서 자료를 정리했었는데, 떨어졌다는 충격이 너무 컸거든요. 그래서 재수하면서는 문학은 뭘 더 보기보다는 분석 정도만 하자, 이런 마인드였습니다. 실제로 초수 때 정리한 내용은 1년동안 두 번 정도 본 거 같네요. 그래도 여러 책 단권화가 깔끔하게 돼 있어서 보기는 좋았어요. 시간도 좀 아꼈고.
1. 기출분석 및 키워드 추출
- 중요해 보이는 개념들은 정리해서 개론서와 비교했고, 문제에서 물어보는 내용이 아니더라도 중요한 내용들은 다 분석해 보고 자료 가지고 교차검증하면서 공부했습니다. 실제로 이번 문제에서 별사미인곡이 나왔던 걸 생각하면 정말 많은 도움을 받았던 거 같아요.
- 초수 때는 답안이 구조화되지 않은 거 같아서, 재수 때는 분석하는 연습을 정말 많이 했어요. 토론의 '주장+근거+이유'처럼 '해석+작품 내 근거+그렇게 생각한 이유'로 구조화해서 분석하려고 노력했습니다.
- 동시에 키워드 정제하는 연습을 많이 했던 거 같아요. 출제자가 제1로 원하는 답이 무엇일까를 정말 많이 고민했습니다. 예컨대 단순히 '기쁨'이라고 쓰기보다는 '충일감'으로 정제해 쓰는 것처럼요. 뭉뚱그려 쓰기보다는 정확한 키워드를 가지고 답을 작성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그 외 개념어 정리는 문학 개념어와 논리적 해석을 참고했던 거 같아요.
2. 최근 수능/모고 분석
- 다른 영역은 몰라도 문학에선 필수라고 생각해요. 평가원이 어떤 걸 낼지 예측도 가능하고, 그에 맞게 준비할 수 있던 거 같아요. 근데 저는 초수 때 예측했던 내용들이 전부 재수에 나왔던지라, 확답은 못 하겠네요. 어쨌든 도움이 되는 건 확실합니다.
3. 교과서 학습활동 분석
- 중요한 교과서 몇 가지만 봐도 충분히 커버 가능합니다.
4. 작품 말고 이론 개론서
- 작품론들은 한 번만 보고, 이론 쪽을 많이 커버하려고 했습니다. 문학교육개론 2, 현대시 교육론, 고전문학교육론, 고전산문 교육론, 현대소설교육론 등등. 은근 분석하는 데 도움이 된 거 같아요. 문학교육개론이랑 현대시 교육론은 끝까지 보기도 했습니다.
교육학
교육학은 제가 초수 때 16.67, 재수 때 15.67이라 드릴 말씀이 없네요..ㅎ 유일하게 학원 강의 수강한 과목입니다.
초수 때는 ㅇㅅㅎ 수강했고, 재수 때는 ㄱㅈㅅ 수강했습니다. 각자 장단점이 다른데 저는 암기가 정말 약해서 ㄱㅈㅅ 선생님이 더 잘 맞았던 거 같아요. 초수 때 교육학이 정말 문제였다고 생각해서 정말 많은 시간을 투자했던 과목이었습니다. 중세국어나 문학보다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하면서 구두인출을 했었어요.
[2차]
2차는 스터디를 했습니다. 1차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대면 스터디로 주2회, 회당 수업 1 면접 1로 했고, 동시에 원격 스터디로 다른 지역 준비하는 친구들과 주당 수업 2개씩 했습니다. 타지역 분들과 하는 것도 도움 많이 됐던 거 같아요.
1차 결과 나오고부터는 스터디를 새로 조직했습니다. 수업실연은 타지역 사립 준비하는 친구와 짝스터디를 했고, 면접은 타지역, 타교과 분들과 3명 스터디를 했습니다. 단, 면접에 크게 투자를 하지는 않았어요. 주 2회 정도만 만났습니다. 수업 경험이 없어서 이쪽이 많이 부족하기도 했고, 평가원이다 보니 크게 투자할 의욕도 안 났구요. 면접 내용 정리본을 만들긴 했는데,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읽기만 한 거 같습니다. 수업실연에만 모든 걸 투자했었어요.
실연은 이순정 활용했고, ㅈㄷㅎ 문제도 써 봤는데 퀄리티가 좀 아쉬웠던 거 같습니다. 졸업한 학교에서 강의실을 제공해 줘서 월~금 5일동안 하루 3개씩 했고, 시간이 남거나 더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는 4개도 했습니다. 주말에는 교과서 공부하고 피드백 받은 내용 정리해서 스터디카페에서 실연해 보기도 했어요. 선배들에게 피드백을 많이 받았는데, 정말 큰 도움이 됐습니다. 타지역이어도 무조건 현직 교사가 짱입니다. 스터디가 있더라도 무조건 현직 교사들에게 피드백을 받는 게 중요한 거 같아요.
면접은 면접레시피 활용했습니다. 1차 결과 나오기 전까지 평가원뿐 아니라 강원도 기출도 확인했고, 서울 경기도 3개년 정도는 확인했습니다. 현장 관련 내용은 선배들에게 물어서 내용 추가하고, 그동안 읽은 생활지도나 교직 관련 책에서 아이디어 얻기도 했습니다. 교육부 블로그랑 평가원 유튜브, 카드뉴스, 강원교육청 유튜브, 행복한 교육도 참고했었어요. 정작 결과 나오고부터는 인풋도 별로 안 하고 딱 스터디만 했던 거 같아요. 면접도 오히려 선배들에게 세 번 정도 피드백 받았는데, 그때 배운 내용이 훨씬 많은 거 같습니다.
2차 내용을 쓰자니 다른 분들이 정말 상세히 복기해 주셔서, 이제 와서 딱히 뭘 복기하기엔 좀 늦은 거 같네요. 그래서 제가 준비할 때 알았으면 정말 좋았을 정보 정도 써 보겠습니다. 물론 다른 분들은 다 아시겠지만, 전 이 내용을 몰라서 시험장에서 정말 당황했어요.
1. 구상실/평가실 모두 15분에서 차감되는 전자시계 있습니다. 저는 몰라서 손목시계를 매고 연습을 계속 했는데, 필요없었어요. 그냥 태블릿 켜고 타이머 하면서 연습하면 될 거 같습니다.
2. 문제지와 구상지 모두 있습니다. 저는 구상지가 없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어서 2차 준비 내내 문제지에 구상을 하고 연습을 했습니다. 확인하자마자 정말 많이 당황하고, 어디 쓸지 10초정도 고민한 거 같습니다. 결과적으로는 구상지에 썼어요. 크기는 B4에 단면인쇄였어요.
3. 평가관 다섯 분이 계십니다. 제가 제일 멘붕했던 지점이었어요. 당연히 세 분이라고 생각하고 들어갔는데 그때부터 멘붕이 시작됐었던 거 같아요.
4. 인사하고 관리번호 확인한 다음 바로 시작합니다. 저는 구상지도 못 내려놓고 시작해서 정말 당황했었어요. 근데 오히려 그래서 계속 웃었던 거 같긴 해요. 일단 수업 하다가 중간에 문제지 2개 교탁에 펼쳐두느라 오디오에 공백이 생겼어요.
5. 책상 하나 중간에 딱 있습니다. 거기다가 순회지도 하란 거 같긴 했는데, 저는 순회지도를 2번 해서 전개 1에서는 거기에서 하고, 전개 2에서는 그 뒤에 가서 평가관님 조금 앞에서 했습니다. 크게 상관 없는 거 같아요.
이 정도입니다. 다른 분들은 당연히 아실 거라 생각해요. 저는 정말 순수하게 정보가 없어서... 혹시라도 저 같은 분이 있으시다면 저처럼 당황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 적어 봅니다.
떠오르는 대로 한 번에 쓰다 보니 내용이 부족한 부분이 많을 거 같네요. 혹시라도 설명이 필요하거나 부족한 부분 있다면 댓글 남겨 주시면 상세히 정리해서 답변 드리겠습니다.
임용을 준비하시는 모든 선생님들, 그리고 앞으로 강원도에 응시하시는 모든 선생님들에게 미약하게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뭔갈 하려고 생각한 순간이 시작의 순간입니다.
임용에 발을 디딘 선생님의 용기를 응원합니다.
선생님의 모든 노력을 응원합니다.
선생님의 하루하루를 모두 응원합니다.
첫댓글 선생님 합격을 축하드려요!ㅎㅎ 혹시 국교론 교과서 분석을 어떻게 하셨는지 여쭤봐도 될까요?
안녕하세요 선생님! 저는 영역별로 뼈대가 되는 교과서를 나눠서 정리했어요.
화작 : 비상
독서 : 신사고
중학, 고등국어 : 미래엔
교과서에 언급된 개념들을 성취기준별로 정리하고, 학습활동에서 1차에 도움될 내용들만 뽑아서 정리했어요. 지도서와 교사용 교과서 모두 참고했습니다! 특히 성취기준이 언급된 내용들 위주로 정리했습니다!
뼈대를 만든 후에는 지학사, 천재박, 미래엔 지도서들을 보면서 뼈대에서 정리가 안 된 내용이나 추가적인 개념, 학습활동을 정리했어요. 지도서에 있는 이론도 정리했구요. 이 과정에서 천재 10국에 있던 '이유'의 개념이라든가, 지학사에 있던 논증 구성요소, 인성적 설득 구성요소처럼 22개정에서 언급된 내용들이 있는 걸 확인하기도 했어요! 이런 식으로 분석하면서 개론서 내용 더하면서 정리했었습니다. 결과적으로 1) 성취기준 2) 교과서 개념 3) 개론서 개념 4) 학습활동의 구조로 정리됐어요!
선생님 정성스러운 댓글 너무너무 감사드립니다!! 행복한 교직생활만 되시길 바랄게요♡♡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24.02.20 00:46
축하합니다~! 앞으로도 잘 해내시길 바랍니다~
축하합니다 ㅎ 수기 감사합니다ㅎ
안녕하세요 선생님! 수기 작성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합격 축하드려요!!! 다름이 아니라 방통대 국어사 수업 들으실때 교재도 같이 구매하셨나요?
글쓴 선생님은 아니지만 방통대 강의 후기는 대부분 교재도 같이 구매해야 한다는 평이 많더라고요 저도 방통대 강의 검색하다가 이 글 보게되어서 지나가다 답글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