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산행일지(2024.06.25.~26)
언젠가 꼭 가보고 싶은 설악의 공룡능선 산행 계획을 수립하였는데 친구와 술 먹으면서 계획을 얘기하다 보니 같이하자고 하여 흔쾌히 함께하기로 계획을 잡아 대피소(희운각)예약과 버스예매까지 마쳤다. 친구에게는 취사도구만 준비하고 부식 등 기타 준비물은 내가 하기로하고 각자 준비하여 동서울터미널에서 25일 07:20에 만나기로 하였었다.
그런데 출발 전날 버너가 작동 안 된다는 연락을 받아 당황스럽기까지 하였다. 나도 이날 모임이 있어서 서울을 나와서 내 버너도 혹시 작동이 되지 않으면 곤란하여 지인에게 빌려 볼까 전화했더니 집에 있다고 하여 등산 장비 점에서 가벼운 가스버너를 3만원에 구입하여 고등학교 친구들 모임에 갔다.
내일 산행을 위해 술을 안 먹어야겠다고 하였지만 55년이 지나 처음 만난 내 짝꿍을 보니 안 먹을 수가 없어 친구(16명)들과 주거니 받거니 하다보니 술이 과하게 되었다. 어떻게 집에 왔는지 기억이 안 났다. 그래도 준비물을 대충 배낭에 챙겨 넣고 다음 날 아침 4시에 일어나 냉동 보관해 두었던 삼겹살과 고추, 상추. 마늘, 된장, 기름소금 등을 챙겨 5시 첫 전동차를 타고 동서울터미널에서 컵라면과 빵을 구입하여 출발하였다.
한계령휴게소에 09시55분에 도착(2시간30분 소요)하여 식당에서 황태해장국(1인 1만원)을 먹었는데 음식이 깔끔하게 좋았다. 10시 40분에 산행을 시작했는데 두 번이나 왔지만 새벽시간에 출발하였고 많은 인원을 따라가다 보니 힘들어도 모르고 죽기 살기로 갔던 기억이 났는데 오늘은 밝은 대낮에 오르니 한계령 삼거리까지 가는데 어렵지 않게 올랐다. 대피소에서 쉰다는 여유가 있어서인지 힘들지 않게 올랐다.
한계령 삼거리에서부터 여유를 부리며 사진을 찍고 해찰을 하다 보니 대청봉에 5시40분에 도착하니 등산객들이 한명도 없어서 친구와 인증샷을 하고 부리나케 찍고 대피소로 향했다. 그런데 대피소에 19시까지 입실인데 못갈 것 같아 전화로 양해를 구하고 희운각 대피소로 가는데 친구의 발목이 아파서 천천히 내려갔다. 참 내 친구의 소개를 해야겠다. 같이 공무원 생활을 하였고 현재 79세인데 등산학교를 78년도에 수료 암벽과 빙벽을 하여 그간 많은 산행을 틈나는데로 같이 한 친구인데 빙벽 중 큰 사고를 당해 발목 수술을 하여 그 후유증이 나타났는지 힘들어했다.
대피소에 도착하여 생수와 햇반을 사서 컵라면에 말아먹고 삼겹살을 구었는데 친구가 고기 몇 점 먹더니 못먹겠다고 하여 버릴 수는 없어 고기를 전부 구워서 그릇에 담아 내일 점심에 먹기로 하고 10시경에 취침에 들었는데 친구가 많이 아팠는지 내일 산행의 우려를 고민하여 자고 아침에 보자고 하였다. 04시에 일어나기로 했는데 일어나지를 못해(원래 늦잠이 심한 친구) 07시30분에 겨우 깨워 햇반으로 아침을 하고 09시30분에 출발하였다. 오늘 늦더라고 아픈 친구와 함께 하기로하고 용대리에서 숙박을 하든지 속초로 가서 쉬든지 여유롭게 시간을 잡고나니 마음이 편했다.
무너미고개에서 출발하자마자 신선봉을 오르는데 급경사로 숨을 헐떡거리며 올라오니 설악공룡의 아름다움이 눈앞에 펼쳐져서 힘든지 모르고 산행을 시작했다. 신선봉을 내려서자마자 마등령에서 온 등산객들이 한분 한분 만나게 되어 내가 인사를하며 등수(?)를 매기면서 서서히 산행을 즐겼다. 마등령 삼거리까지 29등뿐이었다.(29팀) 우리를 추월해가는 사람도 별로 없어질 즈음부터 발걸음은 더디었다. 오르락 내리락 공룡을 타면서 기암괴석과 설악의 풍경을 감상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오는 길을 뒤 돌아보면 또 다른 모습의 바위들이 자태를 뽐내고 있고 대청봉, 중청봉, 소청봉의 모습이 푸르름을 한껏 뽐내고 있었다.
봉우리 이름을 모르고 겨우 1275봉만 알 수 있었고 나머지 봉우리들은 사전에 조사했는데도 경치에 취해서 모두가 아름다운 봉우리라서 인지 전혀 이름 기억이 없었다. 중간에 쉬어서 점심을 컵라면과 햇반으로 점심을 하면서 어제저녁 구워 두었던 삼겹살과 소주를 먹었다. 삼겹살이 어떻게 맛있던지 앞으로는 구워서 갖고 오는 것이 불편을 해소하고 기름 등 뒤처리가 쉽겠다고 생각했다. 구워서 갖고와 살짝 구우면 더 좋을 것 같았다.
마등령삼거리에 도착하니 오후 3시30분경이었다. 남들은 4시간 걸린다는데 우리는 6시간을 걸렸다. 이곳에서 오세암과 영시암쪽으로 내려가는데 내리막길로 경치는 볼 것이 없고 지루한 하산길이었다. 백담사 버스가 오후 8시에 막차 인줄 알고 부지런히 내려왔더니 오후 6시가 막차란다. 원통으로 택시를 불렀더니 이곳 백담사는 택시가 들어올 수가 없다(관광특구)고 하여 탈출 방법을 찾던 중 다른 일행 두 분이 우리와 똑같은 처지로 있어서 물었더니 관리사무소에 전화하여 하소연을 했더니 연락 주겠다고 하여 기다리는 중이라서 우리도 편승하자고 양해를 구해 함께 용대리로 나왔다. 용대리에 오니 식당은 전부 문 닫고 모텔(팬션으로 바뀜)도 없어 원통 택시를 불러 원통터미널로 갔다.(택시비29,000원) 택시기사에게 저녁 먹을 곳으로 안내 받아 터미널 옆 닭갈비집으로 갔는데 저렴하고 양도 많고 너무 친절해 술과 함께 맛있게 먹고 모텔로 가 씻고 편히 쉬었다. 아침은 원통의 유명한 황태정식(1인분 20,000원) 한 가지만 하는“송희식당”으로 가서 먹었는데 맛집으로 소문날만하였다.
이번 산행을 하면서 느낀 점은 공룡능선이 힘든게 아니라, 공룡능선 앞에 서기 전까지가 어려웠던 것 같았다. 앞으로 또 올 수 있을까(?) 갈 수만 있다면 다시 갈 것이다.
첫댓글 와 설악공룡~~~
수고하셨습니다
고맙습니다. 관심 가져 주셔서
너무너무 대단하십니다~
저도 가을에 계획한번 잡아야겠네요
무서워서 도전 못하고있었는데....
덕분에 용기한번 내 볼게요
수고많이 하셨습니다~
대단하십니다.
수고 많으셨습니다..
수고 하셔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