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공학을 전공하고 컴퓨터관련 업종에서 30년 가까이 있으면서, 비디오시절부터 AV에 빠져 지내다가, 13년 전 HDTV가 나온다는 소식에, 자연스레 아날로그 AV는 디지털 AV로 관심을 가지게 되었지만, 당시에는 디지털 AV에 대한 관련 자료는 거의 전무한 수준이었습니다.
그래서 당시 다음 카페가 지금의 카톡 정도의 붐이 일면서, 내친김에 HDTV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기 위해 이 카페를 만들게(2001년 8월 2일) 되었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HDTV의 길은 쉽지 않았습니다. 당시 브라운관 HDTV만 해도, 300~400만원이 훌쩍 넘었고, 얼마 후 나온 일본산 42" PDP TV(1024x768)는 엄청난 크기에 가격도 천여만원에 가까웠습니다.
그래서 PDP TV는 AV마니아들에겐 꿈의 TV였습니다. 아마도 지금 나오는 4K OLED TV정도는 되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당시 AV장비는 직구라는 말보다는 일본 보따리상을 통해 들여오는 나까마 제품이 대다수(AS무) 였습니다.
그렇듯, 당시만 해도, 일본은 전자산업, 특히 그중에서도 AV에선 선두 주자였습니다. 그러던 중 2003년을 지나면서, LCD TV로 삼성-LG는 세계 TV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을 하였습니다. 이때 소니는 삼성-LG의 LCD TV에 대해, 빛샘과 응답속도 등을 이야기하며, 한국산 LCD TV에 대해 평가 절하는 물론, 애써 무시를 하였습니다. 당시 일본은 브라운관과 PDP TV로 승부를 걸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한국산 LCD TV는 꾸준한 화질 향상과 크기, 가격으로 승승장구를 하기 시작하였습니다. 특히 삼성-LG가 LCD패널 기술의 장점을 살려, LG가 2005년에 최초로 Full HD를 내 놓으면서, 국내산 HDTV가 본격적으로 세계 TV시장을 주도하기 시작하였습니다.
당시 LG 55인치 Full HDTV는 2천만원이나 하였고, 이때부터 일본도 한국산 LCD TV에 대해 경계를 하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래서 "PDP Vs LCD", "한국 Vs 일본"의 자존심 대결은 이어졌고, 그러면서 많은 분들이 HDTV에 관심을 드러내기 시작을 하였습니다.
이렇게 HDTV에 대한 이슈가 뜨겁게 달아오르면서, 카페 시연회 규모와 방법도 더욱 다양해 져 갔습니다. 카페에서는 이슈가 되는 "PDP Vs LCD" 비교 시연회, "삼성-LG-소니의 LCD TV" 비교 시연회 등을 연달아 개최를 하여, 폭발적인 관심을 드러내기도 하였습니다.
허나 결과는 PDP의 참패와 소니의 참패로 이어졌습니다. 일본이 내세우는 소니 HDTV는 음질 부분만 우위를 보였고, 화질은 삼성-LG에 비해 많이 부족하였습니다. 당시에 일부 회원님들은 비교 시연회 결과를 믿지 못하는 분위기가 역력 하였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AV의 절대적 강자인 일본 업체 제품인 PDP와 소니 LCD TV의 참패는 실로 믿겨지지 않았던 것입니다.
허나, 이러한 부분은 곧 현실로 나타났습니다. 세계 시장이 그것을 증명해 주었고, 판매량이 그것을 중명해 주었기 때문입니다. 그 후 세계 TV시장의 싸움은 삼성-LG의 싸움으로 번져 갔습니다. 허나 삼성은 LCD TV를 LED TV라 부르며(마케팅의 승리), 세계 1등의 자리를 확고하게 지켜 나갔고, LG는 서서히 삼성에 쳐지기 시작을 하였습니다.
그런던 중 삼성-LG-소니가 HDTV에서 확실하게 순위가 결정되는 일이 생겼습니다. 2010년, 삼성에 밀리던 일본 소니와 LG는 뒤쳐진 TV부분에서 3D TV로 부활을 노렸지만, 먼저 3D TV를 내 놓으려했던 소니가, 삼성의 역공과 기술적으로 완전 밀리는 참패를 겪었습니다. 이때 LG도 SG방식의 3D TV를 내 놓았다가, 제품 회수까지 하며 불운을 겪다가, 1년만에 다시 FPR방식으로 3D TV를 바꾸는 상황으로 가게 되었습니다.
이후 삼성은 스마트TV로 시장을 주도하고, LG는 FPR 3D TV로 삼성에 맞짱을 뜨려 하였지만, 세계시장에선 이미 삼성을 추월하기에는 너무 벌어져 있었습니다. 그렇게 3년의 세월이 흐르면서, 삼성-LG는 UHDTV에서 중국의 강한 도전에 직면하게 됩니다.
아직 UHDTV시장은 개화기이기 때문에, 누가 선두이고, 누가 최고라고 이야기 하기는 힘들지만, 분명한건 중국업체들의 기세가 무척이나 세다는 것입니다. 최근 국내 언론들은 연이어, 중국의 스마트폰과 UHDTV에서 중국이 기술적으로 대등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하고 있습니다.
삼성도 이제는 중국을 경쟁상대로 보기 시작을 하였습니다. 허나 현실에선, 우리는 아직도 중국산 TV에 대해 평가 절하를 하거나, 그들의 제품 성능을 인정하려 들지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번 "삼성-LG-THOMSON, UHDTV 화질비교 시연회"에서 톰슨(중국 TCL제조)이 1위를 하였지만, 대부분의 분들이 삼성-LG 제품에 대한 평가 결과에 더 관심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그래서 삼성과 LG제품의 평가 점수 차이에 의구심을 갖거나, 믿지 않으려 한다는 것입니다. 또한 눈으로 직접 보고도 우리는 중국산 UHDTV에 대해, 인정하려 들지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현상은 예전 소니 HDTV때와 똑같은 양상을 보이고 있는데, 우리가 너무 자국산 마케팅에 길들여진 것은 아닐까요? 아니면, 정말 삼성-LG 제품에 만족해서 그러는 것일까요? 일본에서 일본산TV외에, 외산TV가 발을 붙이지 못함으로서, 일본산 TV는 점점 죽어가고 있습니다.
물론 일본이 전자산업 전체로는 아직 세계적 기술이 크지만, 그들은 기초나 기술특허라도 있지만, 패널기반만 어느 정도 갖추고, TV분야 1~2등을 하는 한국산 TV는 기초가 부실하여, 순식간에 선두 자리를 내줄 수 있는 상황입니다. 그것이 한국과 일본이 다른 점이고, 중국산 UHDTV가 품질과 가격으로 밀고 들어 올 땐, 삼성-LG가 당해낼 재간이 없다는 것입니다. 삼성이 PC사업을 정리한 부분을 우리는 되새겨 봐야 합니다. TV도 이제는 기술의 평준화가 되어, 이제 남은 것은 가격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이번 톰슨(TCL제조)의 화질 평가 1위를 무시해선 안 됩니다. 즉, 이번 톰슨의 평가 결과는 중국 업체의 부상이나 다름이 없습니다. 실제 중국엔 TCL, 하이센스, 장홍, 하이얼과 같은 세계적 TV제조사들이 6개사가 넘습니다. 또한 중국 TV제조사들은 9월 초 독일에서 열린 IFA2014에서 세계 최대 110인치 곡면TV, 벤더블TV, 커브드TV, OLED TV, 퀀텀닷(양자점) TV등 차세대 기술들을 한국과 동등한 수준 내지는 추월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품질(화질)과 기능, 디자인, 가격에서, 삼성-LG UHDTV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 다는 것입니다. 허나, 우리는 일본이 그랬던 것처럼, 작금의 중국 IT현실에 대해 우려는 하면서도, 외면하려 고만 한다는 것입니다. |
첫댓글 무섭네요.중국!
많은 걸 느낍니다. 30년 현장을 지켜본 산 증언의 글이네요. 마지막 운영자님의 말씀이 더욱 와 닿네요. "우리는 일본이 그랬던 것처럼, 작금의 중국 IT현실에 대해 우려는 하면서도, 외면하려 고만 한다."
사실 근본기술에 있어서는 중국이 우리나라를 훨씬 앞질러 있답니다. 단지, 대량생산(양산) 기술이 미흡할 따름이지요.
통신장비의 경우도 우리를 훨씬 뛰어넘었고, 로켓제조, 핵제조, 항공모함 등등... 전체적인 기술은 중국이 훨씬 우위 입니다.
단지, 가전품에 있어선, 아직 디자인이나, 사용 편리성 등등은 미진하지만, 어마어마하게 큰 중국내수시장을 기반으로
가전품에서도 곧 우리나라를 추월할 것이 불보듯 뻔~합니다.
가슴아픈 얘기지만, 이제 곧 가전제품(IT 포함) 세계 1위는 중국이 될겁니다. 그것도 우리가 상상하는것 보다 빨리...
미국의 F35에 대적하는 스텔스 전투기 만들고 유인우주정거장 만드는 나라! ㅋ~
삼성,엘지는 걸어 다니는 시한폭탄.., 삼성,엘지때문에 국가경제의 규모가 훨씬 커졌지만 삼성,엘지때문에 IMF는 비교할수 없을 정도의 국가경제의 몰락이 올수도.... 그날이 서서히 다가오고 있는 느낌..
국내 중소기업 등치고 쥐어짜서 커진 기업들, 이제 자만심에 빠져 바닥으로 밀려나 봐야 정신 좀 차리려나... 에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