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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글 405060사랑하는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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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삶의 이야기 스크랩 2009년 여름 테는..... # 넷.
포르테 추천 0 조회 45 09.08.23 10:51 댓글 1
게시글 본문내용

# 4.

 

비상연락 그리고 여유로운 사찰 여행.

 

술에 취했던 것인지 체?던 것인지 알 수 없지만 어쨌든 르테는 정해놓은 일정은 아니었지만 진도를 더 나아갈 수 없었고 멀쩡한 일요일 오후를 스스로 포기하고 또 버렸다. 르테의 습관이기도 한 포기 내지는 버림은 집착의 반대 개념으로 일반 사회통념상의 좌절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르테에게 있어 포기라고 하는 것은 집착을 버리고 또다른 시도를 하기 위한 결단일 뿐만 아니라 자본주의 사회 속에서 가난하지만 떳떳하게 살 수 있는 방법인 것이다. 포기란 그런 사람 중 한사람으로서 갖추어야 할 여유를 갖게 해주는 필수불가결한 단어인 것이다. 어차피 공수래 공수거일진대 무엇을 가지려 한단 말인가?  쥘 수록 힘들다. 안간힘을 써서 쥐려하지말고 손을 펼쳐보라 비로소 환한 미소를 지을 수 있더란 것이 르테의 지론이라면 지론인 셈이다. 그렇다보니 르테에게 있어서 후회나 안타까움은 과거 완료형일 뿐 더이상의 진행형이거나 미래형은 더더구나 아닌 것이다.

 

아침 6시를 알리는 휴대폰의 발악을 르테는 못듣는 경우가 더 많다. 하지만 어제는 한 낮에 잠이들어 초저녁에 깨고보니 동지섣달보다 오히려 더 긴 것만 같은 여름밤을 지새웠고 출근해도 될만한 시간인데 뜻밖의 벨이 울린다. 박.......... 실............. 장이다. 에혀~~``` 이런 비상연락망이다. 보고가 이어지고 르테는 이미 김샜고.... 금요일 부터 발생한 일련의 조짐이 있어 그부분 단단히 점검하라고 했지만 안일하게 대처하더니 주말에 한 건 올렸단다, 안봐도 비됴다. 이미 터진 것에 대해 연연하지말고 이싯점 부터는 피해를 최소화 하는데만 신경을 쓰고, 상황이 변할 때마다 수시로 보고해~~~````

 

고맙다 박실장아 휴가 중에 너 만큼 자주 전화 준 사람이 누가 또 있겠니 기특도 하여라 퐈하 ^^

 

일은 일이고 르테의 휴가도 다음 일을 잘 하기 위해서라도 즐겁게 보내야만 하는 중요한 당위성이 있는 것이다. 어제 저녁을 사먹었던 식당에서 아침 겸 점심인 아점을 먹고는 버스를 타고 쌍계사로 향했다. 들어가는 입구부터 정감이 있더니 사찰과 주변 경관들이 제대로 고풍스러워 마음에 쏙 들고 내려 오면서 마신 칡즙도 맛있었지만 템플스테이를 신청한 아주머니들이 이리뛰고 저리뛰고 옷갈아 입느라부산스럽게 움직이는 것은 좀 사찰적(?)이라기보다는 유원지적(?) 이거나 연수원적(?)인 것으로 보였다 ㅋㅋ/

 

쌍계사 입구에서 껍질 벗긴 더덕을 씹어먹으면서 올라가 은어와 빙어튀김을 먹어봤는데 어째 기대만큼 맛이....  다시 화엄사로 이동하기 위해 버스 시간을 유심히 보고 있노라니 택시 기사분이 구례로 가겠느냐고 물으신다. 어케 아셨어요 그곳에 갈려던 참인데 허어헝 ^^ 단돈 오천원에 구례까지 간다는게 잘 이해가 안됐는데 이미 손님을 태워다 줬고 돌아가는 길에 빈차로 가느니 태운다고 하시는 어르신은 유럽으로 호주로 여행을 많이 다니신 듯 단 한 번도 외국에 나가보지 못한 나에게 유럽은 뭐 그나라가 그나라 같아 건축양식도 천편일률적으로 다 똑같고 볼 게 없다면서 그나마 유럽에서는 남들이 필요 없다고 버린 스위스가 그중 경관이 좋아 관광할 만 했다고 하고, 러시아는 우리네 70년대만도 못한 그저 군사 대국일지는 몰라도 경제로는 소국이라고 하신다. 구수한 얘기 듣는김에 화엄사까지 막바로 쭉 뺐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구례구를 꽉 잡고 있는 듯 화엄사 매표소 직원도 혼을 내고 화엄사 주차요원에게도 차단기 올려! 이사람아 ㅋㅋㅋ 한마디로 써비스 정신이 투철하시고 위풍당당 늠름무쌍이셨다 ^^

 

화엄사 정문 앞 싸리버섯을 늘어놓고 파시는 아주머니가 있었다 르테는 깜짝 놀란다, 아니 이게 무슨 버섯이야 멸종된 줄로만 알았던 싸리버섯이 이렇게 큼직큼직하게 자라고 있었네요? 그렇다 르테가 어린시절 고개를 유난히 못가누시고 끄덕끄덕 흔들고 다니셨던 울 고모님 댁에서 먹었던 싸리버섯의 향과 씹을 때의 질감이 고스란히 기억되어 있었다. 그당시 뱀이란게 무엇인지 개념파악도 안된 채 또아리 틀고 앉았는 뱀을 건드렸다가 스르르 풀리는 모양새가 얼마나 큰 공포감으로 다가왔던지 한참을 도망쳐 왔고 어릴적 그렇게 크게 놀란나머지 고등학교 다닐때까지만 해도 인천의 신흥동 생사탕집 앞을 지나 등하교 할 때면 짧은 스포츠형 머리가 빳빳하게 곤두서고는 했었는데 인천에서 전국체전인가 하면서 혐오식품을 정리하는 차원에서 없어진 것으로 안다. 하지만 지금도 뱀이란 단어가 나오면 나는 여지없이 진저리를 친다.

 

화엄사 역시 웅장함을 자랑하는 사찰인데 신축도하고 또 이런저런 공사를 많이하여 고찰의 이미지가 자꾸만 손실되는 듯한 느낌이다. 하지만 손을 안댄 사찰의 대부분은 여전히 고풍스럽고 웅장함으로 지그시 눌러줌으로써 경건한 마음을 들도록 도와주는데 충분했다. 절반 쯤 둘러보며 전경과 배경 그리고 주변 경관을 나름 디카에 담고 있는데 그눔의 배터리는 잘도 떨어진다. 쏘니를 물에 빠뜨려 버린후 궁여지책으로 급히 올림푸스 디카를 구입했는데 배터리 수명이 쏘니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듯하다. 내일을 도모할 밖에... 나는 쭐레쭐레 내려와 앞의 그 택시기사분이 추천해 주신 지리산 식당으로 향했다.

 

넓디 넓은 식당에는 부녀지간으로 보이는 손님 한 팀만이 있었다. 메뉴를 보니 좀전에 보았던 싸리버섯 전골이 정식메뉴에 떡하니 붙어 있었다. 옳거니 인생 뭐 있어 먹고 보는거지 ㅎㅎ, 아주머니 제가 싸리버섯을 꼭 먹고 싶은데 보시다싶이 제가 혼자잖아요, 이럴 때 아주머니라면 어떻게 하셩? 허허 이양반  내가 반만 끓여줘야지 뭐 어떻게.... ㅋㅋ 순발력 대단한 아주머니가 해주신 싸리 버섯 전골에는 싸리버섯만 있는 것이 아니다 심줄 있는 국산 한우 양지머리가 들어가 구수한 육수와 무채에서 우러난 국물이 정말이지 끝내준다.

 

그 식당의 바?주인은 박가이고 안주인은 안가이다 ㅋㅋ/ 그 바깥 주인은 구례구 상인협회 지부장이라고 하고 안주인은 음식 솜씨로 도지사 상을 탔다/ 주변 상인들이 한 분 한 분 모여들기 시작한다, 파크모텔 내외, 단란주점과 찻집을 한다는 안치호 란 동생, 그의 매형의 형 그러니까 사돈인 분, 중랑구 면목동 살다가 그곳에 눌러 앉아 모텔 관리해 주고 있다는 앞의 부녀지간, 또 다른 식당의 주인..... 이런 저런 연유로 합석을 하게됐고 기분이 고조한 나는 골든 벨이랍시고 때렸는데 도무지 바가지를 씌울려고 하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써비스로 내왔다면 음식값을 덜받고 그나마 내야할 돈도 절반만 받는다. 르테는 생색을 낼대로 내고도 비용이 그닥 많지 않자 팁이란 명목으로 도지사상에 빛나는 안주인 안여사에게 배춧잎 한장을 억지로 구겨넣어준다 ㅋ

 

지버릇 개주랴 안치호라는 동생에게 붙들려가서 2차 거나하게(?) 사실 깡 소주 먹었다. 소주 다섯병에 안주라고는 복숭아 두 개 쪼깨서.... 부부간에 전쟁 중이어서 그랬지만 말이다. 어쨌거나 송이 버섯 필요하면 말씀만 하시란다. 산을 날라다닌다는데 형님으로 모신단다. 부담이 간다 본디 대인 관계는 윗상 자 상 것 보다는 아랫 것 하기가 훨 더 편한 것이어서 그렇다/

 

그들이 모텔에서 자라고 권하였지만 무겁게 지고온 배낭속에 비박장비가 있는데 구태여 신세 질일이 아닌 것 같다. 더구나 어젯밤에 민박을 하였기에 샤워도 했고 굳이.../ 해서 늦은 시간 야영장으로 향했고, 어떻게 에어매트에 바람을 넣었는지도 가물가물한데 싸리 버섯이 효능이 있었는지 공기가 맑아서인지 주변 인사들 다 고꾸라진 후에도 르테는 늠름하게 야영장으로 가 잠자리 설치하고 글 나부랭이까지 끼적거려 놓았다. 하지만 다음날 일어나 그 글을 읽어본 르테는 참으로 속물 근성이 있구나 하는 것을 새삼 느꼈다. 그런 글은 당연히 퇴고되어 이런 공간에 올려져서는 안될 19금인 것이다 푸하하하^^

 

다음날 야영장의 뜨거운 햇살을 받으며 겨우겨우 일어나 양치질하고 고양이 세수한 후 다시 그 식당으로 가서 똑같은 싸리버섯 전골을 시켰다. 울 안씨 아주머니 왜그러니 정말... 어제는 삼만원짜리 절반값 받더니 오늘은 달랑 만원 한 장 만 받는단다 오우 노~~~````

어제는 못보았던 여자분 한 분이 주방안에 있다. 아주머니는 누구에요? 이집 며느리에요? 라고 묻는 르테에게 그아주머니 쎄게 나온다 나요? 난 좇도 아니에요, 호곡 이럴 때 놀라는 기색을 보이면 좀 쉽게 보는 경향이 있다는 것을 르테는 익히 잘알고 있었다. 아 예~~``` 암 것도 아니시라구요 ? 그래도 뭐 하시는 게 있으실 것 아니에요? 라고 재차 묻자 난 걍 연애만 잘해유 푸웁^^ 이대목에서 르테는 빵 터지고 말았다. 잘하고 잘 못하고를 떠나서 르테도 이분야에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게 사실이니까 ㅎㅎㅎ

 

천천히 알아보니 마음씨도 착해 식당서 한 두시간 눈 붙이고 있는 르테에게 복분자 쥬스도 얼음 동동 띄워 갔다주고 웬 남자 물주를 잡아다가 두 분 형님들(여자간의 호칭으로 파크텔과 지리산 식당 주인)을 모시고 구례읍으로 나가 맛있는 것을 사주고 싶었던 모양이다 나도 그덕에 버스를 안타고 구례까지승용차에 묻어 갔지만. 그 말이 없는 남자 물주가 좀 불쌍해 보여서 뒤에 형님들은 내가 냉면 사드릴테니 두 분이 조촐한 시간 보내라고 르테도 안사장도 권했지만 막무가내였다.

 

결국 나만 왕따되어 혼자 냉면먹고 당진으로 출발하여 친구와 함께 바다 낚시를 하기로 하였지만 구례에서 당진으로 가는 버스는 없었고 전주로 가면 있을 것이라는 말을 믿고 가봤지만 그곳에서도 당진으로 가는 버스는 없었다. 다시 군산으로 가 봤지만 군산에서도 서산이나 태안 가는 노선은 있어도 당진이나 삽교천으로 가는 차편은 눈 씻고 봐도 없었다. 방향을 바꿔 내일 아침 선유도를 다녀오기로 하고 군산에서 일박하기로 작정하고 돼지우리라는 으슥하고 저렴한 대포집으로 발길을 옮긴다.

 

예서 한 번 더 분질르고 군산과 고군산 군도 사이에서 일어 났던 바닷가 여행을 다음편에서 마지막으로 끼적거리기로 하고 오늘은 예서 접어야 할 것 같다. 오늘 저녁의 술좌석을 위해 늦은 시간이지만 좀 씻어야 할 것 같다. 약속만 없었다면 하룻쯤 안씻을 수도 있었는데 참으로 아쉽다. 내 젊음의 비결은 한 번이라도 덜 씻음에 있는데 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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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09.08.23 11:28

    첫댓글 여행의 묘믹 고스란히 담아있어 읽는사람이 즐겁습니다~ 퐈하~!! 맞남여?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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