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문경시산악회’와 함께, 푸른창공에 로프를 던져라
푸른창공에 로프 던질 때
그 아래 행복이 있고
하늘 끝까지 높이 던질 때
행복은 가까우리
오색찬란한 무지개 찾아
어제도 오늘도 로프를 메고
하늘 끝까지 높이 던질 때
행복은 미소 지으리
요로레이 리리리리리
요로레이 리리리리
요로레이 리리리리리
요르요르 레이레이
레이레이 요르요르리
푸른창공에 로프 던질 때
행복은 찾아와 주고
하늘 끝까지 높이 던질 때
행복은 가득차리
오색찬란한 무지개 찾아
어제도 오늘도 로프를 메고
하늘 끝까지 높이 던질 때
행복은 미소지리
요로레이 리리리리리
요로레이 리리리리
요로레이 리리리리리
요르요르 레이레이
레이레이 요르요르리♪
우리나라 요들송의 신기원을 이룬 내 나이 또래 가수 김홍철이 1974년에 외국 민요를 번안해서 부른 ‘푸른창공에 로프를 던져라’라는 그 노랫말 1절 2절 전문이다.
내가 국가공무원 9급인 검찰서기보로 검찰에 막 발을 들여놓았을 그 즈음에 그 노래가 방송을 타기 시작했었다.
2인 1실의 하숙비도 2,000원 모자라는 딱 1만원짜리 공무원으로 헐벗고 배고팠던 그 시절에, 20대 중반의 청년인 내 뜨거운 가슴에 꿈과 희망을 담아줬던, 너무나 고마운 노래다.
그 노래를 부른 김홍철을 과연 만날 수 있을까 했다.
말단 공무원에 인기 가수라는 그 신분 차이가 확연해서 아예 만날 수 없다는 생각에, 꾼 듯 안 꾼 듯 어렴풋한 꿈으로 바래지고 바래졌던 꿈이었다.
그런데 그렇지 않았다.
그와의 만남이 현실로 이루어진 것이다.
2024년 5월 25일 토요일인 바로 어제 오후 2시쯤의 일로, 상주향교 명륜당 앞마당에서 열린 ‘행단음악회’에서였다.
놀라운 인연이었다.
먼 인연은 내가 그의 노래를 처음 들었을 때인 반세기 전이었고, 가까운 인연은 9일 전으로 거슬러 같은 달 17일 금요일 저녁에 이젠 폐역이 된 우리 고향땅 불정역 야외극장에서 열렸던 ‘들풀과 친구들’의 공연에 아내를 비롯해서 친구들 여럿이 발걸음 한 것이었다.
“곧 상주 향교에서 우리들 공연이 또 있어요. 그 공연에 초대할게요. 꼭 와주시면 고맙겠습니다.”
공연 다음날인 같은 달 18일 토요일 아침에, 전날 공연에 나와 동행이 되어 발걸음 했다가 문경에서 하룻밤 묵었던 우리 고향땅 산북 출신의 세계적 산악인인 이상배 알피니스트 일행에 아내 해서, 아침끼니를 때우러 올갱이국 전문이라는 읍 외곽의 ‘마성식당’에 들렀다가, 같은 시각에 역시 아침끼니 때우러 그 집에 찾아온 불정역의 명예역장으로 전날 공연을 기획한 성악가인 최들풀 바리톤 일행과 만나게 되었었는데, 그 일행 중에 전날 공연에서 기타를 담당했던 손태평 기타리스트를 만나게 됐고, 그가 내게 팸플릿 한 장을 전해주면서 그렇게 초대를 한 것이다.
‘김홍철’
팸플릿 속에 그 이름 하나가 확 눈에 띄어 들었다.
청소년을 위한 음악회로 ‘김홍철과 함께 신나는 요들여행!’이라는 슬로건이 내걸려 있었다.
“갈게요.”
이것저것 일정을 따져볼 생각도 없이 그렇게 답을 하고 말았다.
무엇보다도 김홍철 그를 만나보고 싶은 욕망에서였다.
나중에 알고 보니, 우리들 재경문경시산악회가 모처럼 우리 고향땅 문경의 진산(鎭山)인 해발 1,076m의 백두대간 주흘산과 하늘재 일대로 산행을 하는 날과 겹쳐 있었다.
보고 싶은 얼굴들이 두루두루 많았지만, 이미 다짐해놓은 약속을 깨기도 어려웠고, 또 내 스스로 반세기 인연의 주인공인 김홍철 그를 보고 싶기도 해서, 일단 그 공연장으로 발걸음을 내디뎠던 것이다.
역시 멋진 공연이었다.
아름드리 은행나무의 푸르름은, 이날의 공연을 더욱 시원하게 빛내줬다.
특히 내가 김홍철을 알게 되었던 반세기 전의 그 초입에 부른 ‘푸른창공에 로프를 던져라’라는 노래가 울려 퍼질 때, 나는 이날로 주흘산과 하늘재를 오르는 우리 ‘재경문경시산악회’를 이끄시는 김규진 중학교 선배님과 부인 김현숙 여사 그리고 회원들의 얼굴을 하나하나 떠올렸다.
‘그래 가자. 그동안 참여를 제대로 하지를 못해서 좀 쪽팔리기는 하겠지만, 어디 내쫒기야 하겠어. 게다가 창훈이니 동열이니 성환이니 해서 아끼는 후배들에 형님 같은 정천도 친구까지 나서서 불러 제키고 있으니, 그 정겨운 마음을 내친다는 것은 내가 나쁜 놈이 되는 거야. 그리고 쪽이라는 것도 원래 종이쪽 찢듯 쪽 찢어야 서로 따뜻한 가슴으로 어울려 지는 것이니, 눈 딱 감고 가서 납작 엎드리자.’
그렇게 내 처지를 합리화시키는 독백을 했다.
그 끝에 부랴부랴 달려간 그곳, 이날 주흘산을 오르고 하늘재를 올랐던 우리 ‘재경문경시산악회’ 회원들의 뒤풀이가 한창인 문경새재 옛 과것길 초입의 그 유명한 능이전골 맛집 ‘새재산장 설악가든’ 그 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