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원은 다다익선(多多益善)이다. 우리 생활주변에 공공용(公共用)시설이 많으면 많을수록 주민생활이 편리하고 여유가 많아지는 건 사실이다. 새롭게 꾸며진 서울숲에 중국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이 다녀간 뒤로 가족들이나 청춘남녀들이 발걸음이 잦아지고 있다고 한다. 지난 8월 26일 후 주석이 외국 정상으로서 첫 나들이한 서울숲이 세계적으로 알려지는 공식 계기가 되어 의미가 있다.
서울숲은 뚝섬이 있는 자리에 서울시와 시민이 함께 만들어낸 세계적인 생태공원이다. 도심 가운데 있는 1,156,495㎡(35만평) 크기의 서울숲은 지난 2003년에 나무심기를 시작으로 2005년 봄까지 시민들의 참여와 조성한 기금으로 만들어낸 시민들의 열린 공간이라고 한다.
지난 일요일 도심 속의 푸른 숲이 기지개를 켜는 이른 시간에 서울숲을 찾았다. 일단 주차장에 차를 세워놓고 입구로 찾아갔다. 공원 전체에 주차장 1개소로 주차면이 100면을 조금 넘었는데 얼핏 보기에도 서울숲의 전체 규모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것 같았다. 필자는 갤러리정원 입구에 있는 공원안내판을 보고난 뒤 서울숲 입구를 들어가 야외무대, 체육공원, 수변휴게실, 숲속 놀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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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문입구의 서울숲 종합안내판, 크기가 적어 불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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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 있는 Hi One(하이 원)구역을 중심으로 다녀보았다.
서울 숲은 다섯 개의 큰 영역으로 구분되어 있었다. Hi Two(하이투)구역은 서울뚝섬 생태숲과 바람의 언덕이 있는 곳이고, Hi Three(하이쓰리)는 곤충식물원과 이벤트마당이 있으며, Hi Four(하이포)에는 뚝섬역 8번출구와 인접되어 야외자연교실과 환경놀이터가 있다. 그리고 Hi Five(하이파이브)에는 강북북로를 지나 한강변에 위치하며 한강수변공원과 선착장이 있는 곳이다. 굳이 영역 표시를 하이 원에서 하이 파이브 등으로 영어로 표시해야 하는지 의문이 든다 .
그건 그렇다고 치고, 서울숲을 한 바퀴 둘러보면서 시민들의 휴식처가 또 하나 생겨나 도심 속에서 자연을 벗 삼아 휴식할 수 있는 공간이 있어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울시에서는 도심의 거리나 공간을 확보하여 꽃과 나무를 많이 심고 환경친화적인 사업을 펼쳐 회색빛 도시가 푸르름으로 변신하고 있는 중이다. 게다가 한강시민공원, 서울올림픽공원, 난지도의 지도를 바꾼 월드컵공원이나 어린이공원 등은 잘 가꿔진 서울의 대표적인 대형 휴식공간으로 시민들에게 편안한 여유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서울숲을 알리는 홍보지나 안내물을 보면 ‘도심 속의 오아시스’라느니 찬사가 많다. 시민들에게 숲과 함께하는 웰빙공간을 제공하면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은 숲을 찾아드는 가족과 어린이와 연인들에게 기억에 남는 추억꺼리를 만들어 주기에 충분할 것이다. 그러나 시민들에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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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원내 보도블록 등으로 갈래갈래 인위적인 길이 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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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안한 휴식처로서 자리잡게 하려면 더 많이 신경써야할 것이 있다.
초입(初入)부분이며 중심지라 할 수 있는 하이원 지역에서는 길이 필요 이상으로 많이 나 있는데다가 시멘트 포장이나 보도블록 등으로 꾸며져 인위적인 느낌을 주고 있어 공원으로서 아늑한 감이 없다. 또한 조성한지 얼마 되지 않은 관계로 나무 크지가 작아 서울숲 전체에 햇빛을 피해 쉴 적당한 공간이 부족한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길가 군데군데에 휴식용 의자를 만들어놓았지만 산책로에 바짝 붙어 있고 그늘이 없는 곳이어서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했다는 느낌이 든다.
필자가 산책로나 시설을 구경하는 동안 구경나온 가족들이 공연장 무대 위에 자리를 만들어 쉬거나, 길가에 마련된 의자를 제쳐두고 나무 그늘이 있는 잔디에서 자리를 깔고 누워 있는 모습과 놀이터 미끄럼 등 일부 시설설치에서 아이들이 넘어지는 현상을 자주 보았다. 이것은 방문객 편의를 고려하지 않은 시설의 부적절한 배치와 부족으로 인한 탐방객들에게 불편을 끼치고 있다는 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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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늘이 없고 길 가까이 설치되어 불편을 주는 벤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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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적인 증거라 하겠다.
후진타오 주석이 찾아와 기념식수를 하여 이제 서울숲엔 중국인들도 많이 찾아올 것이고 얼마 안 있어 세계적인 생태공원으로 발돋움할 것이다. 공원 관리당국은 홍보물에서 “서울숲이 미국 뉴욕의 센트럴파크나 영국 런던에 있는 하이드파크가 부럽지 않는 푸르고 울창한 숲으로 조성되었다”고 자랑하고 있다.
그렇지만 아직은 비교 대상이 아닐 것 같다. 필자도 가보았지만 뉴욕의 센트렐파크는 자연 속에 펼쳐진 편안한 시민휴식처로서 명성이 높고, 런던 중심부에 있는 가장 큰 공원인 하이드파크는 면적만도 약 80만평이나 되고, 그전에 조성되었지만 1637년부터 일반인에게 공개되어 영국인들뿐만이 아니라 세계 각지에서 여행오는 관광객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장소로 인공미가 전혀 가미되지 않고 최대한 자연 그대로의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공원 명소로 유명한 곳이다.
여기에 비하면 아직 공원조성 초기라서 그렇기도 하지만 서울숲은 다분이 인공적인 냄새가 짙게 배어나는 곳이다. 서울올림픽공원에서 느끼는 자연스러움과 편안함이 없고, 경마가족공원에 많이 비치되어 있는 정자와 같은 가족 휴식장소가 부족하여 찾아오는 방문객들이 불편해 한다. 또한 숲 내 구역과 교통상의 연계 문제 등 시민들에게 불편을 주는 것이 한두 건이 아니다.
그 가운데서도 가장 문제로 지적되는 것은 주차 문제가 아닐까? 서울숲을 찾아오는 사람들은 대중교통을 이용하기도 하지만 접근성이 수월하지 않은 관계로 가족끼리 찾아오는 사람들은 대부분 승용차를 이용한다. 또 서울숲을 구경하는데 쉬엄쉬엄하더라도 너댓시간은 족히 걸린다. 주자장이 협소한 것도 문제지만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종일 주차제도가 없고, 10분에 주차료를 300원씩 꼬박 받으며 이것도 민간에게 위탁관리하고 있다는 점이다.
관리인에게 “종일 주차요금이 얼마되느냐”고 물었더니 “대당 하루 최고로 받은 것이 2만5천원 정도”라 답했다. 시간으로 치면 14시간 머문 셈이다. 한강시민공원과 서울대공원은 종일 주차료가 3천원이고, 서울올림픽공원 3천5백원에 비해 턱없이 비싼 편이다. 시민들의 모금으로 일부 조성을 했고 시민들의 편리제공 측면에서 경마가족공원처럼 무료 운영(토․일 제외) 하거나 문제가 있다면 시나 관리사무소에서 직영하여 찾아오는 시민들에게 불친절하지 않도록 해야 하는 것도 공공이 시민에 대한 서비스라 하겠다.
모름지기 공원은 휴식처로서 시민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는 공간이다. 특히 중국의 후진타오 주석이 서울숲을 다녀간 이후 가족이나 청춘남녀 등 많은 사람들이 이 숲을 찾고 있다고 한다. 서울숲이 생명의 공간이고, 만남의 공간이며, 기쁨의 공간이 되기 위해서는 불편한 것을 그대로 두고 일방적인 홍보나 전시행정할 것이 아니라 찾아오는 시민들에게 작은 불편이라도 없게끔 노력해야 한다. 그래야 내세우는 ‘세계 속의 생태공원’이라는 말마따나 안전하고 아늑하며 아름다운 자연공간으로 자리를 굳힐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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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후진타오 주석이 서울숲을 방문, 이명박 대통령과 함께 기념식수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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