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의 한류 열풍은 가히 폭발적이다”
태국은 한반도 면적의 약 2.5배(53만 k㎡), 인구 7000만, 1인당 국민소득 5000달러, GDP 3500억달러, 연간 교역액이 5000억 달러로 인구, 구매력, 산업 수준에서 아세안을 대표하는 중심 국가다. 세계 10대 경제대국인 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소득은 2만 달러, 국가 GDP 1조 달러, 교역규모 1조달러 에 비추어 볼 때 태국은 경제수준과 구매력 면에서 매력적인 시장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난 1998년 IMF 외환위기의 진원지였지만, 2000년대 초반 이를 극복한 이후 연평균 경제 성장률 5%의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에는 인근의 미얀마, 라오스, 캄보디아 등 인도지나 주변국에 대한 전초기지로서 태국이 크게 주목을 받고 있다.
일본 아성에 도전하고 있는 한국
그러나 태국은 지난해 10월 도요타 자동차 현지 공장 50주년 기념식을 가졌을 정도로 일본과의 관계가 뿌리 깊다. 일본이 교역, 투자 면에서 제 1의 지위를 공고히 하고 있어 베트남, 인도네시아에 비해 상대적으로 우리기업의 관심을 적게 받아 왔다.
한국기업의 대태국 누적 투자금액(18억 달러)에 비해 일본은 우리의 40배를 넘고 있다. 자동차, 기계류, 가전, 철강 등 거의 전 제조업 분야에 걸쳐 일본의 동남아 생산 수출거점 역할을 태국이 하고 있다.
지난 3~4년이래 지속되고 있는 태국내 한류열풍이 관광, 화장품, 소비재 등 상품은 물론, 한국인에 대한 호감도 증대로 연결되고 있다. 한국기업들도 태국 자체 및 인근 주변국에 대한 진출거점을 태국에 마련하려는 움직임이 급증하고 있다.
2013년도 태국을 방문할 한국 관광객 수는 150만 명, 한국을 방문할 태국인은 50만 명으로 양국간 방문객은 총 200만 명을 넘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국산 화장품은 태국인이 가장 선호하는 선물중의 하나로 자리잡고 있다.
태국의 주요산업은 제조업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외국인투자, 세계 제 1 쌀 수출국으로 노동인구의 절반이 종사하는 농업, 그리고 연평균 300억 달러 이상의 외화를 벌이들이고 있는 관광산업 주축의 서비스산업이다.
부품_중간재_원재료가 수출 주도
태국의 연간 수입액 2500억 달러중 내수 및 가공 수출을 위한 부품 및 중간재, 원재료가 수입을 주도하고 있다.
이러한 산업구조를 반영하여 한국의 대태국 수출(2012년 기준) 약 82억 달러 중(MTI 2단위 기준) 상위 20위 수출품목중 완제품은 가전제품(2.4억 달러 2.9%) 하나뿐이다. 철강제품(18.4억달러 22%), 석유화학제품(11.1억 달러, 13.5%), 수송기계(5.5억 달러 6.7%), 전자부품(5.0억 달러 6.1%) 등 상위 5대 품목은 원부자재가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자동차, 전자, 기계류 분야에 진출해 있는 일본계 현지 공장용이거나 삼성전자, LG전자 등 전자분야에 투자진출해 있는 한국계 공장 현지수요를 겨냥한 제품들이 대부분이다.
한국의 대태국 수입(54억 달러/2012년)중 임산물 7.2억 달러(13.3%), 농산물 6.8억 달러(12.7%), 전자부품 6.4억 달러(11.9%), 광물성연료 4.0억 달러(7.4%) 등 원재료 성격인 4대품목의 수입비중이 전체의 절반에 달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대태국 투자 누계액(2012년 12월 기준)은 금액기준 18억3000만 달러, 건수기준 1829건이다. 이미 설립된 현지법인은 704개사에 달한다. IMF 금융위기 이후 급감하였으나 삼성이나 LG와 같은 가전 업체의 투자 확대로 인해 관련 중소기업의 소규모 투자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최근 4~5년간 태국내 한류 열풍은 가히 폭발력을 더해 가고 있고, 이로 인해 한국상품 및 한국인에 대한 현지 인식도 급속히 호전되고 있다. 그러나 아직 이러한 한류 열풍이 구체적인 비즈니스 성과로 본격 연결되지는 않은 단계로, 많은 우리기업이 이러한 여건변화를 비즈니스 기회로 연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한국산 화장품, 건강식품, 농산품에 대한 현지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100억 달러 이상 규모로 진행되고 있는 태국 물관리 프로젝트에 한국기업이 주요 파트너로 참가, 성사 가능성을 높이고 있는 것도 한국정부와 기업이 기존에 일본이 구축한 견고한 관계를 조금씩 허물어 가는 징조로 해석하는 사람들도 많다.
신뢰와 의리를 중시하는 태국인
과거 일본 및 일본기업과 관계를 맺은 태국 파트너가 돈을 벌었다면, 한류 열풍과 한국 이미지 개선 등으로 향후 돈을 벌 수 있는 계층은 한국기업과 비즈니스 관계를 맺은 파트너가 될 것이라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다만, 유념해야 할 사항은 우리기업이 좀 더 중?장기적인 안목으로 태국시장에 접근해야 한다는 점이다.
태국 물자가 풍부한 더운 나라인데다 과거 식민 지배의 경험이 없어 우리 기준으로 보면 태국인은 느긋하면서도 신뢰와 의리를 매우 중시한다.
지난 1998년 외환위기 당시 태국 정부의 거듭된 요청에도 불구하고, 당시 진출해 있던 한국계 금융기관이 철수한 이후, 2000년대 초반부터 다시 지점을 개설하려고 지금까지 주재원을 파견하고 있으나 개설이 안 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중의 하나다.
당시 일본계 기업 대부분이 태국 정부의 우려와 달리 철수 없이 현지 기반을 유지한 바 있고, 이것이 2000년대 이후 일본과 태국과의 경제관계가 더욱 공고화된 이유 중의 하나다. 우리기업이 태국과의 비즈니스 관계를 맺어 갈 때 가장 유념해야 할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