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호텔에서 숙박하면 피곤한 이유.
78만 원이나 주고 예약했으니 호텔 서비스는 다 이용해야지.
체크인이 2시라기에 1분이라도 늦을까 부지런히 달려가 방에 들어가니 벌써 체력이 소진됐다.
피곤하다고 누워 있을 수 없다. 78만 원짜리다.
이그제큐티브 라운지 이용이 포함된 가격이니 라운지로 올라가 애프터눈 티를 마셔야 했다.
이제 아래로 내려가 수영장엘 간다. 평생 안 입어본 수영복을 3만원에 사 왔다.
발만 적시고 잠깐 누워 있다가 방으로 올라왔다.
피곤하다.
그래도 쉴 수는 없다. 다시 라운지로 올라가야 했다.
노을 지는 남산 뷰가 좋다는 창가 자리를 차지해야 한다. 78만 원짜리 호텔이다.
디카페인을 홀짝이며 일몰 시각까지 앉아 있다.
해넘이를 보고 나니 배가 고프다. 석식을 먹고서야 방으로 내려온다. 피곤하다.
그래도 쉴 수가 없다. 헬스장엘 가야 했다.
평소엔 움직이는 걸 싫어하는 놈이 헬스장을 왜 가냐고?
1시간 땀 빼고 돌아와 욕실엘 들어간다.
달랑 샤워만 하고 나올 수는 없다. 고급 욕조에 다문 얼마라도 몸 담가야 한다.
그리고 나서야 비로소 처음 침대에 누워 본다.
몹시 피곤하지만 잠을 잘 수는 없다.
스마트TV를 봐야 한다. 집에서 보지도 않는 TV를.
넷플릭스, 쿠팡, 웨이브 채널을 한번씩이라도 다 보려면 적어도 세 시간 이후에나 잠을 잘 수 있다.
자정을 넘겨 새벽이 더 가까운 시간이 돼서야 눈을 붙인다.
잠깐 눈을 붙였다가 일찍 일어난다.
대충 아점을 먹는 놈이 여기선 반드시 조식을 먹어야 한다.
조식 시간에 사람이 많으니 일찍 오픈런 하라는 말을 어디서 들었다.
늦으면 다른 사람이 맛난 거 다 먹을 것 같아 불안하기도 했다.
아침을 먹고 잠깐 소파에 앉았다가 다시 수영장엘 내려간다.
일생 딱 한번 산 수영복을 한번만 입고 버릴 수가 없다.
수영장에서 어정대다가 방으로 돌아오니 이제 체크아웃할 시간이다.
몸이 천근만근 무겁다.
잠이 쏟아진다.
그래도 얼마나 행복했던 호캉스인가.
모자란 잠은 저녁에 모텔 가서 자면 될 일이다.
모텔은 아무것도 안해도 된다.
첫댓글 웃프네요 ^^
개그 콘서트보다 재미져요~
읽다보니 공감합니다
본전 생각
ㅋㅋ 엄청바쁜 숙박
ㅎㅎ 본전생각에 본전빼려다 본전 날라가유.. 몸= 본전
78만원의 강박~
오픈런의조식 일생의 첫수영복 오성급의 휴식이아닌 고행의 긴1박체험하셨네요
모자란잠은 모텔에서 ㅎㅎ
엄청 재미있네요.ㅎ
소설인지 다큐인지 구별하기 힘들어요.
너튜브 보면 신라 호캉스 가신분들
이런식으로 움직여서
급 피곤들하셔서 집에 돌아와서
푹 쉬셨단분들 꽤 있으시더라구요
ㅋㅋ
넘 웃기지만 보통 사람들의 심리를 아주 잘 표현했네요ㆍ ㆍ
예전에 뷔페 갔을 때 행동이 떠오르네요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