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이야기-우정의 발걸음, 친구를 추모하며
다들 우정을 말한다.
바쁘게 살아온 당신의 젊음에
의미를 더해줄 아이가 생기고
그날에 찍었던 가족사진 속에
설레는 웃음은 빛바래 가지만
어른이 되어서 현실에 던져진
나는 철이 없는 아들딸이 되어서
이곳저곳에서 깨지고 또 일어서다
외로운 어느 날 꺼내본
사진 속 아빠를 닮아있네
내 젊음 어느새 기울어 갈 때쯤
그제야 보이는 당신의 날들이
가족사진 속에 미소 띤 젊은 울 엄마
꽃피던 시절은 나에게 다시 돌아와서
나를 꽃피우기 위해 거름이 되어버렸던
그을린 그 시간들을 내가 깨끗이 모아서
당신의 웃음 꽃 피우길
피우길
피우길
피우길
피우길♪
감동의 가수 김진호가 10여 년 전에 발표한 ‘가족사진’이라는 노래 그 노랫말 전문이다.
내가 그 노래의 존재를 알게 된 것은, 7년 전으로 거슬러 2016년 4월 13일의 일로, 내가 온라인 소통을 하고 있는 페이스북에서였다.
검찰수사관 후배로서 내 페이스북 친구이기도 한 친구 하나가 게시한 한 편 글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다음은 그 친구가 게시한 글의 전문이다.
‘복숭아꽃이 만발했던 43년 전 오늘, 아버지께서는 마흔 둘의 아내와 어린 4자녀를 두고 세상을 떠나셨다. 1주일 뒤 '신유의 은사'가 있다는... 어느 권사님의 집회에 참석하신다는 약속을 끝내 지키지 못하시고... 이제 여든 다섯이 되신 어머니댁에 모여 추도예배를 드리러 간다. 아버지랑 같이 온 가족이 찍은 가족사진 한 장이 없어, 김진호란 가수의 '가족사진'의 가사가 우리 가족들의 사연과 같아 들을 때 마다 눈시울이 붉어진다.’
그 글로, 내 그 노래의 존재를 처음 알았다.
알고 봤더니 김진호 자신의 인생이야기를 담아 부른 노래였다.
그가 중학생일 때 아버지를 잃었다고 했고, 그 아버지가 함께 한 가족사진이 없어서 참 안타까웠다는 것이고, 그래서 아버지가 빠진 가족사진에 아버지의 명함사진 한 장을 붙여놓고, 스스로 위안은 하고는 했었다는 것이며, 그러던 중에 어느 날 영감을 받아 그 곡을 지어서 노래까지 부르게 되었다는 것이었다.
내 그때 그 글을 읽으면서, 참 많이 울었었다.
내 어쩌다, 한 갑자 세월 전으로 거슬러, 내 나이 열여덟에 서른셋 나이로 세상을 뜬 울 엄마 사진 한 장 남겨놓지 못한 슬픔이 마구 몰아쳐서 그랬다.
또 그 노래를 떠올렸다.
2024년 5월 13일 월요일 오후 4시 반쯤 해서, 문경시 그 시내로 들어가는 고갯길에서 그랬다.
길 건너 ‘대구약국’ 터를 보고 그랬다.
지난해 겨울만 해도 내 초등학교 동기동창인 현순자 친구가 지키고 있던 약국이었다.
그런데 간판이 내려져 있었고, 불이 꺼져 있었다.
2024년으로 들어 선 올 초에 느닷없이 병을 얻어 불귀의 객이 되고 말았기 때문이다.
그동안 살아생전에 숱하게 어울렸고, 그 증표로 사진도 참 많이 찍어 남겼었다.
신현국 문경시장과 함께 찍은 사진도 있었다.
그러나 이젠 없다.
언젠가는 나 역시 우리들 사진에서 빠질 수밖에 없다.
그게 우리들 인생이다.
마음이 울적해졌다.
그 울적한 생각에, ‘가족사진’ 그 노래가 떠오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