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칼럼
[김윤덕 칼럼] '어퍼컷' 날리기 전에 묵념을 했더라면
조선일보
김윤덕 기자
입력 2024.06.05. 00:15
https://www.chosun.com/opinion/column/2024/06/05/XP25GFN5U5AWLOSHPM2Z2GBE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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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대 채 상병 순직 이은
12사단 훈련병 사망 사건에
MZ가 분노한 이유 알아야
'닥치고 충성' 않는 세대
모멸감으로 군기 못 잡아
국힘 '연찬회'도 아쉬워
건배 전 묵념할 순 없었나
30일 오전 전남 나주시 한 장례식장에서 얼차려 중 쓰러졌다가 이틀 만에 숨진 훈련병에 대한 영결식이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자식을 군대 보낸 엄마들이 무용담처럼 늘어놓는 ‘눈물의 입소식’을 경험하지 못했다. 코로나 시기에 아들이 입대했기 때문이다. 신병 훈련소 앞에 아이만 떨구고 가라는 지시가 서운해 차에서 내렸다가 군인의 제지를 받았다. 백미러 속 멀어져 가던 까까머리 아이들은 부모에게 잘 다녀오겠다는 인사도 못한 채 거대한 철문 안으로 사라졌다.
집으로 배달된 아들의 사복(私服)을 끌어안고 통곡한 건 아니다. 호기로운 예비역들 말마따나 제3차 세계대전에 참전한 것도 아니니까. 다만 5주의 훈련 기간을 포함해 1년 6개월 아들의 군 복무를 지켜보면서 한 가지 의문이 들었다. 국가는 왜 개인의 자유를 나라에 헌납한 젊은이들에게 진심으로 고마워하지 않을까?
국방의 의무를 당연하다 못해 신성하다고 여길 산업화 세대들은 웬 뚱딴지 같은 소리냐고 하겠지만, 그게 요즘 이십대 남성과 부모들 생각이다. 해병대 채 상병 죽음을 비롯해 일련의 군 사망 사건이 현 정권의 지지 기반을 흔들고 있는 것도 이걸 이해하지 못한 탓이라고 생각한다.
태생적으로 MZ세대는 징병제와 상충한다. “이걸요? 제가요? 왜요?”라며 달려드는 세대에게 ‘닥치고 충성’을 요구하는 건 그래서 어렵다. 초면의 부사관이 반말을 하고, 사람에 번호를 매겨 명령하며, 화장실도 맘대로 못 가게 하는 훈련소가 교도소와 뭐가 다르냐며 따지는 세대다. M16 소총이 아닌 탄도미사일로 싸우는 디지털 시대 병사들을 이끌 리더십부터 혁신해야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깐다면 깐다’를 외치는 석기시대 병영에 머물러 있는 듯하다.
최근 강원도 인제 12사단에서 벌어진 훈련병 사망 사건만 해도 군대가 언제까지 모멸감과 수치심을 주는 방식으로, 신체에 고통을 가하는 방식으로 MZ 병사들의 기강을 잡고 훈육할 것이냐는 의구심을 갖게 한다. 훈련병을 군인이기 전 하나의 인격체로 존중했다면, 20kg 넘는 완전군장에 다리 근육이 녹아내려 거품 물고 쓰러질 때까지 달리게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정신 나간 한 중대장의 과실치사로만 볼 수 없다는 건, 채 상병 순직 사건에서도 목격했다. 귀신 잡는 해병대이기 전에 한 가정의 귀하고 귀한 아들이라고 여겼다면 장갑차도 버거워한 물살에 안전로프도, 구명조끼도 없이 병사들을 하천에 투입하진 않았을 것이다.
군대에서 ‘일개 병사’는 사고로 죽을 수 있다는 인식을 예사로 하는 것도 문제다. 가혹 행위로 숨진 훈련병 장례식날 22대 의원 연찬회를 연 여당도 비난을 피할 수 없다. ‘일개 훈련병’의 죽음이니 왁자한 건배와 구호, 대통령의 어퍼컷이 나와도 괜찮다고 생각한 걸까. 국가엔 일개 병사일지 몰라도, 부모에게는 이 세상 전부이고 우주다. 술이 돌기 전 짧게 묵념이라도 했다면 ‘가짜 보수’ 소리는 듣지 않았다. 북한 주민의 인권은 안타까워하면서 우리 병사들 인권 문제는 왜 매번 진보의 먹잇감으로 던져주고 역공당하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지난해 채 상병이 순직했을 때 ‘스무 살 병사들 얼마나 더 희생해야 대한 강군 될까’라는 제목의 칼럼을 쓴 적이 있다. ‘좌경화된 기자’라는 비난과 함께 ‘군과 국민을 이간질하지 말라’ ‘당나라 군대가 돼도 좋다는 거냐’ 같은 악플이 여럿 달렸다. 일개 병사의 죽음을 안타까워하면 좌익인지도 의문이지만, 욕설과 얼차려, 폭력과 의문사가 횡행했던 왕년의 군대가 강군(强軍)이었다는 그들의 확신은 무엇에 기반한 건지 궁금했다. 이런 인식은 의외로 만연해서 과학과 창의로 무장해야 할 21세기 한국 군대와 젊은 장교들에게까지 대물림되고 있다.
총기를 다루는 군대에서 사고는 언제든 일어날 수 있다. 그러나 지휘관의 어리석은 판단과 오만으로 병사가 죽는 일은 없어야 한다. 불행히도 그런 일이 일어났다면 은폐하지 말고 즉시 사과해야 한다. 책임자를 엄중 처벌해야 한다. 가혹 행위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는 중대장을 엄벌하고 걸러내지 못한 군이야말로 당나라 군대다.
잘못했는데 훈육하지 말라는 게 아니다. 훈련 강도를 낮춰 달라는 것도, 월급을 올려달라는 것도 아니다. 분단된 조국을 지키는 일에 병사들이 자부심을 느끼게 해달라는 것뿐이다. ‘우리는 개목걸이(인식표) 한 군바리’라고 자조(自嘲)하지 않도록, 일개 중대장의 화풀이 대상으로 전락하지 않도록 새로운 리더십을 구축해 달라는 것이다. 그렇잖아도 젊은 층, 중도층을 파고들며 건국 대통령에 대한 자부심, 대한민국에 대한 자긍심을 갖게 해줬다는 영화 ‘건국전쟁’의 공(功)이 물거품 되고 있다는 탄식이 여기저기서 들려온다.
김윤덕 기자
KNO1
2024.06.05 02:59:22
젤렌스키는 매번 술마실때 전쟁에서 죽어가는 병사들 묵념하고 마실까? 그가 안하니 그는 보수적이지 않은 건가? 묵념 안하고 술 안마시면 안타까운 마음이 없는 사람일까? 당신은 그 영결식날 묵념을 하거나 술 안마셨소? 아님 회식? 윤석열이 총선 말아먹어 짜증나지만 흠 잡을 걸 잡아야지. 쓸게 없으면 박근혜 탄핵때 조선이 가짜뉴스 퍼뜨린 것 또 마녀사냥 칼럼 쓴 것들이나 반성하슈. 탄핵 징비록까지는 바라지도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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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좀도
2024.06.05 04:28:05
군대든 여타의 조직이든 불미스러운 사고는 있기 마련이다. 사고 예방에 만전 기하고 죽음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작태는 멈춰야 한다. 한국은 죽음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세력 때문에 발전이 더디고 늘 혼란스럽다. 나라 미래가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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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gong05
2024.06.05 04:36:20
MZ세대,미사일시대,외동이세대라 하여 전장에서 총알이 비켜가지 않는다.우리의 운명상 언제든지 분쟁이 발발할 수 있고 이에 대비 적과 싸워이길 수있는 강인한 체력과 정신을 요한다.이 칼럼대로 군인을 보호하고 보살피고 감싸안으면 베이비군대가 된다.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오합지졸밖에더 되겠는가.군대는 일반사외와 다른 모순덩어리의 구조를 가지고 있다.일부 바로잡아야할 문제점이 있는 것도 사실이나 지나친 보호나 염려는 군인다운 군인을 만들어 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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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an mie支那
2024.06.05 03:56:41
억울하게 죽은 어린 생명 앞에서 저렇게 나약해 빠져서야라고 말하는 정신병자도 많지는 않지만 본거 같다. 워낙 반국가세력들이 무슨 죽음만있으면 정치적으로 이용해 먹으니, 그것에 대한 반작용이겠거니 해도, 우파쪽도 마음이 병든 사람들이 적지 않아 있다. 인간성을 잃었다면 시시비비를 따져볼 능력이 있어야 하는데,그것도 아니라면 우파지 않은가? 고작 탁란정권 지키자고 군인의 죽음을 욕보이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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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분
2024.06.05 03:19:07
1975년에 육군 의무 복무를 마친 사람으로서 한마디 하자면 50년이라는 세월이 지나갔음에도 불구하고 군대는 여전히 모순으로 가득찬 집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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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에스티지
2024.06.05 06:26:38
공감하는 글입니다. 젊은 남성을 소모품으로 여기는 나라에서 미래는 없습니다. 국민의힘 다음번 선거 말아먹기 싫으면 정신 차려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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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an mie支那
2024.06.05 05:28:43
전국 방빙곡곡 경로당 공기가 이렇디고 상상하니 끔찍하네…무섭다 무서워. 혀를 끌끌차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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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y
2024.06.05 06:18:37
감윤덕 가자는 매번 삐떡한 마음 으로 세상을 바러보는것 같네요. 국가 기관이 개인한사람헌서람 다 챵기고 어찌서나요. 지금도 길가다 억울허게 죽은서람 많이 발샹하고 있어요. 먀번 그때마다 묵념허고 우ㅏ로하고 햐야하나요 덩신은 왜기사쓰면서 묵념은 뺘먹었는지요. 재발 정치적으로 이용허지마새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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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부스
2024.06.05 06:03:52
니가 사단장하고 국방장관해라. 그저 입만 살아서 비난하는거밖에 하는게 없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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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엉클
2024.06.05 05:56:14
사기공갈 집단 민주개딸당의 가짜눈물과 생떼에 이 나라는 개딸들의 생체실험장 이재명 표장사의 나와바리가 됐다. 뭘 해도 조롱 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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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천어
2024.06.05 05:53:58
군대를 너무 감상적으로 접근하지 마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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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형
2024.06.05 05:48:22
군인이기 전에 하나의 인격체로 존중 받아야할 존재임은 틀림 없다. 그러나 재발방지 대책을 맹그는 것 보다 정치적으로 울궈 먹는 참 나쁜 버릇도 질타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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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XYB
2024.06.05 05:30:44
전 국민이 김윤덕씨 같은 생각이라면 이 나라 군대가 유지될 수 있을까요? 무조건 반재 반대만 하면서 무조건 정권 흠집내기만 열중하는 정치 집단에 가서 출마라도 하시려고? 아무리 봐도 빨간 사상은 아닌 듯 하니, 괜히 그 쪽에 부화뇌동하다가 팽당하는 사람이 되지 마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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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동방
2024.06.05 06:33:11
윤대통령의 어퍼킷 이제 접어야 한다 왠지 어설프고 눈살찌푸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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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병이어
2024.06.05 06:34:33
김윤덕 기자님. 우리 선수들끼리 하는 얘기가 있지요. "머리를 올려야 어른이 되고, 머리를 올리고도 아이의 어미, 애비가 되어야 비로서 어른이 된다." 어른도 어른 나름이겠지만, 철딱서니가 절반 밖에 안되는 그릇들도 사회 구성원이 되어 파문을 일으키는 거겠지요. 청자연적의 파문은 예술적인 매력이나 있지. 인간의 파문은 (특히 정치꾼들)...볼썽사납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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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부스
2024.06.05 06:15:22
니가 사단장되어서 Mz세대 하늘처럼 모시고 강군 만들어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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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월
2024.06.05 06:38:24
‘깐다면 깐다.’의 유래를 알고 쓰신 건가요? 이런 속어를 공공연히 칼럼에 쓰시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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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뢰소리
2024.06.05 06:12:02
재명이가 형수 OO 찢는다고 한 것에 대해 검은 점있는 사타구니 뻔데기나 잘라 버리라고 해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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